지난번 나카타 에이이치의 이야기 속에 존재감이 매우 옅은 캐릭터가 나와 그의 작품이 이걸 떠올렸는데, 여기서 이 존재가 공기인 소녀는 바람이 너무 커서 능력, 초능력이 되어버렸다. 역시나 나카타 에이이치는 사랑스럽다.
소년 점퍼
얼굴이 못생겨서 여동생이나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소년. 아, 네가 옆에 있다면 꼭 안아주고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네가 깨끗하고 네 자신감의 무게중심을 잡고 네가 스스로 사랑해서 웃고 네가 재미있으면 네 생김새는 중요하지않을거야. 그리고 너는 못생기지않았어. 라고
여하간, 이 소년은 점퍼의 능력을 가지게 되고, 학교에서도 손꼽히게 예쁜 소녀의 사랑을 이뤄주기도 한다. 그러기까지 미국을 여행하고 영어까지 저절로 습득하게 된 소년. 거봐, 어느새 너는 네 안을 채워나갔고 네 생김새만을 보는 아이들에게 네 가치를 증명했잖아. 아니, 증명할 이유도 없지마서도.
나는 존재가 공기
폭력을 휘두르던 생부, 그리고 재혼가정에서 겉도는 소녀는 존재감을 지워나간다. 그리곤, 자신의 존재감을 유일하게 깨달은 친구의 사건을 통해 성폭행범을 잡는데.
교정하는 어머니 덕분에 눈에 힘을 주면 존재를 파악해낸다는 소녀까지 정말 너무 사랑스러운 이야기. 거봐, 첫번째 소년아, 외모가 중요한게 아냐.
사랑의 교착점
아주 짧지만 귀엽다. 맨뒤에는 손을 잡은 남자친구가 다른 사람으로 바뀐다고 하지만, 이 바뀐다는 사람이 다른 인물로 (속은 같지만) 바뀐다는게 아니라 손을 자꾸만 놓친다는 것. 하지만, 끝내 잡으려는 의지. 정말 사랑스러워.
스몰라이트 어드벤처
몸을 비추면 작아지는 스몰라이트를 받고 애견 페스의 몸에 타서 유괴범을 무찌르는 소년. 그것보다는 이제 겁먹지않게된 개 페스의 자신만만함이 더 귀여워.
파이어 스타터 유카와씨
오, 이건 거의 르와르영화급이었다. 파이로키네니스 (스티븐킹의 작품에서 나왔다고).
자연발화를 조절할 수 있는 여인과 그 여인에게 부모를 잃은 남자의 만남. 그리고 또다른 악당과의 대치.
사이킥 인생
텔레키네시스 또는 사이코키네니스. 투명한 팔, 염력으로 물건을 이동시키는 능력. 하지만, 외부인이 이를 알게된다면 비극이 탄생하는데. ㅎㅎ, 이걸 통해 사랑을 쟁취했던거 아냐?
바지 먹었다 (판츠, 쿳다), 빵 만들었다. (팡, 츠쿳다). ㅎㅎ 재밌네.
초능력을 가지게 되면 그만큼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스파이더맨 아저씨의 말이 생각나지만, 이 이야기는 그러한 책임감까지 가지않는, 소박한 귀여운 이야기라 다행.
주인공들의 나이는 다양하지만 <사랑의 교차점>을 제외하면 전부 학생들이다.(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그리고 이 젊은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3개의 필명을 가진 이 책의 작가는 '오츠 이치라는 필명으로 미스터리나 호러를, 야미시로 아사코라는 필명으로 괴담을, 나카다 에이이치라는 필명으로 연애 소설을' 쓴다고 한다.(옮긴이의 글 중, 371p) 나는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주인공들이 가진 초능력에 포인트를 맞췄는데, 작가의 필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연애소설'이었다. 젊은 주인공들의 풋풋한 연애 감정과 사랑 이야기는 (모험과 도전은 있을지라도)대체로 큰 갈등이나 격변 없이 발랄하고 부드러운 인상이었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 초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 능력을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을 위해 쓴다면 비록 그 힘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 얼마나 로맨틱하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요. - 옮긴이의 글 中
모든 이야기가 두근두근하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하나같이 잔잔한 마음을 그리고 있어 읽으면서 조금 설렜다. 그중에서 가장 로맨스가 짙은 이야기는 <사랑의 교차점>이다. 이 이야기의 초능력은 사실 초능력이라고 하기 조금 애매하다. 연인과 손을 잡고 사람 많은 교차로를 건너려 하면 꼭 잡고 있는 손의 주인이 바뀌어버리는 것. 누구의 초능력인지, 원치 않는데도 제멋대로 실행되는 이런 사소하고 불편한 현상 때문에 이 커플은 결혼을 결심하기에 앞서 작은 불안을 품게 된다. 이 불안함을 깨기 위해 서로에게 더 굳건한 마음을 얻기 위해 두 사람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의 과정과 결말이 참 사랑스러웠다. 표제작인 <나는 존재가 공기>는 자신의 존재감을 지우는 능력을 얻은 주인공이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노라 고백하는데, 담담하게 말하지만 그 기적같은 순간을 만끽하는 소녀의 마음이 느껴져 조금 설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첫 번째 이야기인 <소년 점퍼>였다. <소년 점퍼>는 공간이동 능력을 가진 고등학생의 이야기인데 외모 때문에 이지메를 당하고 히키코모리가 되어버린 주인공 가케루에게 이 능력은 그다지 쓸모있지 않고 그 능력을 적극 활용할 의욕도 없다.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를 제외하고는 은근 낙천적이고 약간은 뻔뻔하고 태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밀고 나가는 가케루는 매력적이었다. 그 외에도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그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이야기의 전개까지 하나하나 다 마음에 들었지만, 그것과 별개로 주인공 가케루의 여행 방법이 정말정말 부러웠다. 공간이동 능력의 한계는 자신이 가본 곳에만 갈수 있다는 것인데, 그는 짝사랑하게 된 선배의 생일선물을 위해 어릴 적 가족여행으로 갔던 샌프란시스코를 기점으로 그랜드캐니언까지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하루 종일 낯선 곳을 여행하고 길을 걷다 밤이 되면 집에서 잠이 든다. 원하면 여행 도중 집 밥까지 먹을 수 있다. 비행깃값도 숙박비도 안 드는 최고의 여행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인상적인 이야기였다.
각 단편의 이야기 끝에는 한 장씩 이미지가 수록되어있다. 아마도 이야기의 주인공들을 이미지화한 그림일 것이다. 가장 궁금했던 퍼니 페이스의 얼굴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나머지 등장인물들의 얼굴은 아마도 일본에서 깔끔하지만 평범한 이미지의 인물들이 아닐까. 초능력이 하나씩 추가되어있지만 그 외에는 평범한 각 나이대의 일상과 사랑을 담았다는 이야기의 의도를 생각해보며 그런 추측을 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스몰 라이트 어드벤처>의 주인공이 내 상상과 가장 닮았고, <사이킥 인생>의 주인공의 모습이 가장 의외였다. 그리고 역시 <소년 점퍼>의 그림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나는 존재가 공기 서평
이 책은 일본 소설로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소설이다. 나는 존재가 공기라는 제목이지만 이 안에 여러 가지 단편들이 들어있었는데 이 각각의 내용들을 보다가 떠오른 것은 도라에몽이었다. 책에서도 도라에몽이 등장했는데, 도라에몽이 가진 주머니가 있다면 이 책의 스토리에 등장하는 일들을 모두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물론 도라에몽과 다른 점은 초능력과 이들의 로맨스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판타지 로맨스 소설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판타지의 장르를 좋아해서인지 이 책의 내용들이 흥미로웠다. 각 단편들을 살펴보면 소년 점퍼, 나는 존재가 공기, 사랑의 교차점, 스몰 라이트 어드벤처, 파이어 스타터 유카와씨, 사이킥 인생 순서로 나왔다. 일단 주인공들에게 초능력이 있다는 점에서 평범하게 표현되고 있는 주인공들에게 특별한 점들이 생긴다. 그래서 너무 평범했던 이들이 보여주는 러브 스토리가 더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다양한 초능력들이 등장해서 더 좋았다. 단편이라서 스토리가 조금 짧아서 아쉽고, 결말 부분이 조금 아쉬웠는데 그래도 재미있어서 빠르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15p)
갑자기 초능력이 생기게 되면 어떨까? 이 단편의 주인공은 히키코모리로 밖에 잘 나가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다른 곳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는 순간이동, 점프능력이 생기게 되었다.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83p)
존재가 공기인 초능력의 장점은 무엇일까? 사실 이 능력은 있으나마나한 능력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이 능력이 도움이 될 때가 있었던 점이 흥미로웠다.
초능력과 관련한 소설들은 우리가 지금 현실에서 구현할 수 없는 것들을 상상해볼 수 있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초능력과 로맨스를 합쳐서 결말과는 관계없이 조금 더 흥미로웠던 책 ‘나는 존재가 공기’였다.
나카타 에이이치(Eiichi Nakata,なかた えいいち,中田 永一,오츠 이치) 저/주자덕 역 나는 존재가 공기를 대여로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초능력을 지닌 사람들의 각기다른 이야기가 6개 실려있습니다. 그중에서 소년점퍼를 읽으면서 주인공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얼굴은 엄청 못생겼지만 학교를 안가고 집에서 게임하고 라노벨만 보는데 아무도 뭐라안하고 외출한다고 하면 부모가 용돈도 주고 공간이동능력을 자기가 가본데에만 사용가능한데 미국도 가고,, 얼굴만 흉하지 되게 행복해 보였어요
나카타 에이이치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책이 총 6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인 <나는 존재가 공기>는 6편의 단편 중 한편의 제목입니다.
나머지 제목들은 <소년 점퍼>, <사랑의 교차점>, <스몰 라이트 어드벤처>, <파이어 스타터 유카와 씨>, <사이킥 인생> 이렇게 있습니다.
6편 모두 초능력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즉, 존재감을 지우는 소녀, 공간 이동 능력을 가진 소년, 엄청난 발화 능력을 가진 정체불명의 혼혈 소녀, 염력으로 유령의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소녀 등등, 특별한 능력을 가진 소년 소녀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다루고 있어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