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1 저
작가1 저
정경숙 저
과거 왕조시대 기미상궁의 역할을 했던 마고 뵐크는 열다섯 명의 히틀러 시식가 중 살아 있는 유일한 생존자였다. 독일 패망후 히틀러의 음식을 시식하던 여자들은 전부 처형되었다. 뵐크 여사는 평생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함구하다가 96세의 나이가 되어서 젊은 시절 겪었던 나치의 만행과 진실을 알리고자 결심했다. 이탈리아 작가인 로셀라 포스토리노는 실존인물 마고 뵐크의 고백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 주인공 로자는 나치에 동조하지는 않았지만 가해자인 독일인으로 태어났다는 원죄의식을 지닌 인물이다. 그리고 로자는 히틀러의 시식가로서 끊임없이 죽음의 위험에 노출되는 희생양이자 모든 이들이 굶주리는 전쟁 통에서 히틀러 덕분에 호의호식하는 전체주의의 수혜자라는 양면적 특징을 가진 인물이다. 로자의 죄책감은 결국 생존 자체에 대한 죄책감이다. 살아남았다는 것은 비인간적인 시스템에 적응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은 살아남기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라도 선택을 해야만 하는 참혹한 전쟁의 비극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사라져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하루속히 끝나기를...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은 가족이 해체되고 인간의 생존 본능조차 망가진 시대를 살아가며 인간성의 파멸을 겪는 한 여성에 대한 소설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유대감과 연민을 통한 인간의 존엄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인간성의 파멸과 그로 인한 죄책감도 잘 드러난다. 국가과 개인, 인간의 선악과 모순, 전쟁의 책임 등 묵직한 질문을 통해 독자로 하여금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무엇보다 전쟁 속에서 여성들이 어떤 위치에 놓이는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소설 속 이야기는 1943년 가을 무렵부터 시작된다. 스물여섯의 로자 자우어는 베를린에서 폭격으로 부모를 모두 잃고, 전장으로 떠난 남편 그레고어의 고향인 그로스-파르치에 홀로 오게 된다. 당시 그로스-파르치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히틀러의 동부전선 본부인 ‘볼프스샨체(늑대소굴)’가 있었다. 적에게 독살당할 것을 의심했던 히틀러는 그 근처의 여성들을 모아 자신의 음식을 미리 먹어보게 했고, 로자는 그중 한 명으로 선택된다. 이렇게 소집된 열 명의 여성들은 매일 히틀러의 음식을 먹으며 하루에 세 번씩 음식이 주는 희열과 죽음의 위협을 함께 느낀다. 이러한 소설의 설정은 실존인물 마고 뵐크의 고백이 기반이 되었다. 실제로, 소설이 시작된 1943년은 나치 독일의 총통이었던 히틀러의 기세가 꺾인 시기이기도 했다. 1941년 6월 히틀러는 소비에트 연방과의 불가침조약을 파기하고 소련을 침략하는 ‘바르바로사 작전’을 실행한다. 그로 인해 ‘독·소 전쟁’이 시작됐고, 전쟁 초기 우세를 보이던 독일은 1942년 7월부터 1943년 2월까지 계속된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크게 패배하며 심각한 전력 손실을 입게 된다. 작가는 2차 세계대전 전후의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큰 줄기로 삼아, 도처에 깔린 죽음의 위험 속에서 살아야만 했고, 또 살기 위해 죽어야만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전쟁의 단면과 그 이면까지 예리하게 포착한다.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제목을 보고 조선시대의 기미상궁이 떠올랐다....
임금의 음식에 독이 타져 있는지 미리 맛을 보고 있으면 죽음을 당하는 사람들...
이 책의 주인공 로자도 히틀러의 기미여자들 중 하나가 되어 하루를 살아간다...
부모는 연합군의 베를린 공습으로 죽고 남동생은 생사를 모르고 남편인 그레고어는 나치군에 자원입대하며 외톨이가 된 로자는 시댁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어찌 알았는지 히틀러의 시식녀로 끌려가고 그곳에서 만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여자들을 만난다...친구가 되고자 자신을 믿어준 주방장을 배신해 우유도 훔치고 남편의 실종소식에 허물어지다 나치중위의 말없는 권력의 무서움과 외로움이 점철되어 불륜을 저지른다...
한쪽에선 유대인이 학살당하는데 한쪽에선 너무나 평범한 일상이 펼쳐져 놀라웠다...
한명의 뒤틀린 독제자가 자행한 일에 한없이 나약한 인간들이 버티든가 거기에 휩쓸려 더 나쁜짓을 자행하는 틈바구니에 그래도 살려고 했던 26살 로자의 삶...
그 시대를 보면서 느꼈던 암울함, 무거움과 씁쓸함이 교차되어 뭐라고 할말이 없게 만드는 소설이다...
히틀러에 동조하지 않아도 죄가 되고 살려고 가만히 있어도 죄가 되는 세상...아버지는 이런체제에 사는 것도 죄가 된다고 하며 나치에 반대했다...잘 읽었어요..
로셀라 포스토리노 작가의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을 전자책으로 읽었다.
제목부터가 이목이 집중되는 이 책은 2차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음식을 먹기 전 먼저 시식을 하는 일을 맡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단순 창작물이 아닌 역사적 배경과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만드는 형식의 작품은 읽어보면 이야기나 담긴 메세지의 울림이 강렬하다. 생각만으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격한 사건과 진실된 감정들이 전해지는듯한데 이 책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작가가 당시 생존자를 직접 만나거나 인터뷰한것이 아니라 아쉽긴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감동받기엔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