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건은 아니지만 채식을 '지향'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비건'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오랜시간 미국에서 채식을 실천해온 일본인 mariko는 로푸드의 건강함과 맛에 반해 비건 레시피를 제공하는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활동 범위가 강의까지 확대됐다. 책 <비건 치즈>는 그녀의 비건 강의 중 가장 인기 강좌였던 '비건치즈 클래스'의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은 비건의 개념부터 시작한다. 기존에 봤던 비건의 그룹핑과 조금은 다르다. 그녀가 정리해둔 범주 안에서 나는 '플랜트 베이스드(다이어트)'에 해당한다. 순 식물성 식생활과 식사법, 식품을 의미하지만 라이프 스타일까지 순 식물성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그 다음 소개된 내용은 비건치즈의 개념이다. 비건치즈란 '동물성 재료를 배제하고 만든 순 식물성 치즈'(p.15)를 말한다. 유제품 대신 견과류로 베이스를 만들고 양념으로 치즈와 같은 짭조롬한 맛을 낸다. 식감은 굳히는 과정으로 조절한다.
책은 크게 두 종류의 비건 치즈를 소개한다. 발효하지 않는 비건치즈와 발효하는 비건 치즈다. 전자에서는 두부, 두유 등으로 베이스를 만들고 허브, 과일, 야채 등을 넣어 부르생 치즈, 모차렐라 치즈, 체다치즈 등을 만든다. 책은 이것들을 활용한 요리들도 함께 소개한다. 후자에서는 누룩 등을 활용한 발효한 비건치즈를 소개한다. 여기서는 모두 견과류를 베이스로 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두유로 만드는 <리코타 치즈>다. 우리 부부는 가끔 치즈를 곁들여 와인을 마신다. 열번 중의 한 번은 꼭 탈이 난다. 남편이 유당불내증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곤혹스러움을 피할 수 없는 이유는 치즈의 베이스가 생각보다 자세히 적혀 있지 않기 때문이고, 그 함량에 따라 그의 반응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우유는 못 먹지만 치즈는 먹고 싶은 자의 서글픈 운명이라고나 할까. 이런 남편에게 딱 맞춤한 치즈가 책에 소개되었다. 바로 집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리코타 치즈다.
책에서는 무첨가 두유를 활용한다. 두유를 중불에 올려 저어준 후, 레몬즙을 넣고 가볍게 섞으면 순두부처럼 몽글해진다. 이걸 면보에 걸러 유장을 빼고 냉장실에 굳히면 리코타치즈 완성! 우유 대신 두유가 들어갈 뿐 평소 만들던 방법과는 대동소이하다. 또, 선식을 먹을 때 자주 곁들이는 아몬드 밀크 만드는 방법도 책에 소개되어 있다. 아몬드, 밀크. 아몬드로 만드는 우유인데 이걸 만들 수 있다니. 사먹을 줄만 알았지 내가 직접 만들어볼 생각은 못했는데 책을 보니 꼭 한번 만들고 싶다.
비건이 꼭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비건은 나 뿐만 아니라 환경과 동물도 고려하며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착한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나는 계속 비건을 지향한다. 지금까지는 육류 소비 줄이기가 전부였다. 이제 비건치즈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다. 저자 mariko는 '밥이 보약이라는 말처럼, 아름다움의 비법 역시 잘 먹는 데 있다.'(p.7)고 말한다. 그녀는 이런 사상을 바탕으로 비건에 입문해 레시피를 개발하고, 비건 치즈까지 만들어 전파하고 있다. 건강한 식습관이 만드는 건강한 삶. 그리고 선한 영향력. 내가 지향하는 모습이다.
비건이란 단어가 생소하신 분도 계실 듯해요. 비건이란 육류, 생선, 유제품, 달걀, 꿀 등 동물유래 식품을 먹지 않는 순수 채식인을 뜻해요. 음식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동물성 제품을 소비하지 않는 사람들이지요. 흔히 우리가 말하는 채식인들 중에서도 가장 정제된 채식생활을 하는 사람들이지요. 제가 소개드릴 책은 <비건 치즈>인데, 이제는 비건치즈가 어떤 뜻인지 아시겠지요? '치즈 = 유제품'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유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치즈가 너무 신기하고 그런 치즈를 만들겠다고 마음 먹은 요리사의 발상이 너무도 기발하게 느껴져요. 그런데 책을 펼쳐보면 신기하다는 마음대신에 꼭 한 번은 먹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치게 하는 책이에요.
비건치즈는 동물성 재료 대신에 식물성 재료를 사용해요. 견과류로 크리미한 베이스를 만든 다음 양념을 더해 치즈와 비슷한 맛을 내요. 필요에 따라 코코넛 오일로 식감과 질감을 조절하기도 하고요. 비건 치즈는 발효치즈와 발효하지 않고 만드는 치즈가 있어요. 발효치즈는 시간이 좀 더 걸리고 좀 더 어려워보이지만, 진짜 유제품으로 만든 치즈 같은 비주얼을 보이더라구요. 이런 치즈를 먹으려면 <비건 치즈>의 저자가 있는 로스앤젤레스로 가야 하려나요? 책을 열심히 펼쳐보고 제가 직접 비건 치즈를 만들어봐야겠어요!!
발효하지 않는 치즈 중에 제일 만들어보고 싶은 치즈는, 리코타 치즈예요. 우유로 리코타 치즈를 종종 만들어봤기 때문에 무가당 두유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맛이 날지, 정말 우유로 만든 리코타 치즈와 비슷한 맛이 날지 넘 궁금하네요. 무가당 두유를 우리 동네에서는 구할 수가 없어서 두유부터 만들어야겠지만 꼭 만들어볼 거예요.
발효치즈 중에서 만들어보고 싶은 것은 치즈는 엄청 많지만, 그 중에서 크림치즈와 모차렐라 치즈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발효치즈에는 현미 리쥬베락이라는 액체가 들어가요. 비건 치즈가 생소하듯이, 비건 치즈를 만드는 재료들도 다소 생소한 것들이 많지만, 책에서 찬찬히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알려주기 때문에 어렵지 않아요. 현미 리쥬베락은 발아현미를 소독한 유리병에 담아 하루 정도를 발효시킨 물이에요. 이 물로 다양한 비건 발효치즈를 만들 수 있다고 해요. 비건발효치즈는 식물성 치즈인데다가 발효식품이니 건강에는 더욱 좋을 듯해요.
저는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비건식을 엄청 좋아해요. 비건식을 먹으면 더 건강해지는 느낌이고 세상에 대한 죄책감이 덜 한 느낌이더라구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한 비건치즈이지만, 자주 해먹다보면 아이들의 입맛에 맞겠죠? 어릴 적 먹은 음식, 어릴 때 길들여진 입맛으로 아이들은 평생을 살아간다고 하니, 매일 집밥하는 엄마가 비건식 음식을 더 많이 해주고 싶어요.
출판사에서 책을 무상으로 받아 읽고 솔직하게 서평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