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가 될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디자인적 관점, 사고방식은 앞으로 어떤 일에 종사하더라도 분명 필요할 것입니다. 그런데 대체 왜 필요할까요. 그리고 어떤 식으로 필요하게 될까요. p11
디자인의 힘을 통해 브랜드의 잠재력을 끄집어내고, 상품을 ‘팔다’가 아닌 ‘팔리다’로 만드는 것이 컨설턴트로서의 저의 일입니다. p15
브랜드라는 것은 그 물건이 지닌 개성이나 특징, 독특한 멋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이런 뜻들을 종합해봤을 때 저는 ‘브랜드란 ‘-다움’이다’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p28
이런 이미지는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는지를 비유해 설명하자면, 강가의 자갈밭에서 돌을 쌓아올리는 듯한 느낌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나의 커다란 돌이 아니라 작은 자갈들이 미묘하게 균형을 맞추며 힘겹게 쌓여 하나의 산을 만들어가는 것. 브랜드는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p29
브랜드를 만들고자 생각한다면, 그 기업이나 상품에 관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몸으로 느껴지는 모든 것의 디자인을 제대로 만들어’야만 합니다. p30
일단 전달되어야 할 정보를 우선순위로 정리해서 편집한 후에, 그것을 의도한 대로 전달할 수 있는 디자인은 무엇일까 하는 기능적인 요소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정해진 다음에야 비로소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 장식적인 요소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p36
저보다 연배도 매우 높고, 다양한 경력이 많은 사람도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전에 꼭 “저는 센스가 없어서 잘 모르지만……”이라는 말을 덧붙이며 양해를 구하는 제스처를 취합니다. 마치 자신은 의견을 말하면 안 되는 사람처럼 말입니다. p47
예를 들면 아버지가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유년 시절부터 영화만 보며 자랐다면 당연히 영화에 관한 지식이 축적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에게 영화를 추천 받으면 분명 아주 나쁜 경우는 없습니다. 주위에서는 바로 이런 때 “그 사람은 영화 센스가 참 좋아”라고 말하겠지요. p52
저는 주로 기업이나 상품에 관한 일을 하는데, 각각의 업계나 시장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마다 매번 그 분야의 ‘대표 상품’ ‘기본 상품’이 무엇인지 탐색합니다. p54
요즘 시대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찾아내는 쪽이 어렵습니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문제를 찾으면 좋을까요, 포인트는 ‘받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p68
콘셉트라는 말은 제작 의도 등 여러 가지로 사용될 수 있는데 저는 ‘물건을 만들기 위한 지도’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사회에 나가면 알게 되겠지만 대부분의 일은 여러 명이 함께 진행합니다. 그때 얼마나 단순하고 정확한 ‘지도’를 공유할 수 있느냐가,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합니다. p71
지식을 쌓는 것도 분명 중요합니다만, 단지 아는 것뿐 아니라 제대로 뜻을 음미해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기 나름의 지식으로 새로이 하라’고 제가 말하는 것은, 지식을 날 것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니라 분석하고 해석해보라는 뜻입니다.
이를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많은 것을 보고 그 근간에 흐르는 공통점이나 규칙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p73~74
센스가 지식의 총합을 근거로 하는 한 설명할 수 없는 디자인은 없습니다. 명확히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라면 어떤 것이라도 당연히 설명할 수 있습니다. p80
애플 제품을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외형이 근사’하기 때문입니다. 제품은 물론 애플 스토어 건물도, 웹사이트도, 포장 방식조차도 근사합니다.p88
브랜드가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어느새 그것을 목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브랜딩은 수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앞에 있는 목적입니다. 이것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p98
브랜딩은 기업 자체의 힘도 향상시킵니다. 물론 브랜딩을 하면, 직원의 동기부여도 향상되고 우수한 인재도 모이게 됩니다. 그것을 한 곳과 안 한 곳 사이엔 10년 정도 지나면 확연한 차이가 생겨납니다. p110
그래서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기업의 ‘목적’과 ‘대의’입니다.
저는 기업의 활동은 모두 이 두 가지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파악해놓으면 방향을 잘못 잡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p115
요컨대 ‘다움’은 자신 안에 있습니다. 유행하는 무엇이나 빌려온 아름다움으로 곱게 단장하여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그것은 기업이나 상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이나 상품의 ‘다움’은 그 기업과 상품 자신 안에 있습니다. p131
여러분이 만약 경영자가 되거나 기업의 홍보나 광고 일을 맡게 되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나 아트디렉터, 디자이너에게 일을 의뢰하게 된다면, 반드시 빠르게 기획 방침을 정해주세요.
이후 산출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이 진짜 효과적으로 일을 완성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p138
편지는 대부분 ‘잘 지내십니까?’로 상대를 문안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상대방을 떠올리며 씁니다.
기획서도 그것은 동일합니다. 읽는 상대, 전하고 싶은 상대를 생각하면서 씁니다. p152
궁극의 프레젠테이션은 프레젠테이션이 필요 없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정된 시간 내에서 서로를 떠보려고 이야기하기보다는, 몇 번이라도 이마를 맞대고 서로 토론하며 진행하는 편이 서로에게 분명 플러스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p159
뭔가 의미를 아는 듯한 말이어도, 제안하는 측과 항상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어서, 그래서 뉘앙스가 달라진다면, 전하려는 바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키워드가 되는 용어나 단어는 명확히 확인해두어야 합니다. p165
저는 기획서에 데이터를 넣지 않습니다. 데이터에 관해서는 제게서 듣지 않아도 클라이언트 쪽이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프레젠테이션에서 알고 싶은 것은 틀림없이 데이터를 모은 그 이후의 것입니다. p189
요령 같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자신을 자신 이상으로 보이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을 자신 이상으로 보이려고 하면 긴장하게 됩니다. 긴장하면 평소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평소대로 이야기하지 못하면 전달될 것도 전달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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