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고 사회적 교류를 나누는 데 있어 점점 소극적이 되어간다. 하지만 ‘하버드 성인발달연구’를 이끌었던 정신과 의사 조지 베일런트는 우리가 건강하게 나이 드는 데 있어서 가장 핵심은 ‘관계, 관계, 관계’라고 강조한다. 공동체 의식과 사람 간의 상호작용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깨닫게 하고, 혼자 있을 때보다 우리를 더 활동적이게 하며, 누군가에게 내가 꼭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고 나도 의지할 곳이 있다는 생각에 정서적 안정감을 안겨준다.
의지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80세에도 정신이 또렷했고, 신체적 고통에 시달릴 때조차 더 행복하다고 알려졌다. 전 세계에서 주민들의 만성 질환 비율이 낮고 유난히 장수하는 지역인 블루존 가운데 하나인 오키나와의 사람들이 ‘모아이(Moai)’라는 친지들 간의 공동망 지원을 통해 얻는 것도 바로 이러한 것들이다. 로봇이 질병을 치료하고 힘든 일을 도와주며 친구가 되어주는 세상이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이며, 기술과 인간성이 조화를 이루는 좀 더 온정적인 시스템과 사회제도가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또한 세대 간의 갈등은 우리가 온전하게 엑스트라 타임을 누리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는 시대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사회계약의 필요성을 심도 있게 다뤘는데,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가장 나이 든 세대의 경제적 자원에 대한 부담으로 지금까지 유지해온 사회계약과 경제 성장을 지속할 수 없음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운 없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들을 위한 세대 간의 불공평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그것의 기본적인 원칙은 어떤 세대도 자신들이 받을 예상치보다 더 많이 노인 세대에게 도움을 제공하도록 요청받아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다.
젊음과 건강, 사회 제도의 혜택은 특정 계층만이 누리는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되며,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야 한다.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는 결국 각 개인이 누리는 엑스트라 타임의 가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함께 만들어갈 때 빛나며 국가, 사회, 지역, 가족 등의 공동체에서 누군가의 희생이 아닌 서로 배려하며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답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엑스트라 타임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무언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못했다면 그것을 하기에 가장 좋은 두 번째 시기가 될 것이다. 따라서 그것의 가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며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일 수 있다. 책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물결 속에서 사회와 개인이 시대에 뒤떨어진 나이의 관념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무한한 가능성이 내재된 엑스트라 타임 안에서 우리는 결국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음을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