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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의 천사 죽이기

버지니아 울프 저/최애리 | 열린책들 | 2022년 6월 10일 한줄평 총점 10.0 (5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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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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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버지니아 울프의 세계를 다각도로 조명하며

종합적으로 집대성한 산문선




20세기 영문학의 기념비적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빼어난 에세이들을 테마별로 엄선한 선집. 버지니아 울프는 『등대로』와 『댈러웨이 부인』 등 모더니즘 문학의 걸작들을 남긴 소설가일 뿐 아니라, 정력적인 에세이스트이기도 했다. 울프는 잡지에 서평을 기고하면서 작가로 출발했으며, 소설가로 성공한 후에도 다양한 종류의 에세이들을 꾸준히 발표하며 백만 단어 이상을 쏟아부었다. 이런 에세이들은 울프가 문학과 인생과 세계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표출하는 주요한 언로가 되었으며, 소설 속에서는 볼 수 없었던 울프 자신의 생생한 육성을 들려준다.



[버지니아 울프 산문선]은 이 책을 옮긴 최애리 역자가 울프가 남긴 방대한 분량의 에세이들 중 특히 핵심적이고 빼어난 60편의 산문을 엄선한 것으로, 테마별로 4권의 선집으로 엮어 울프의 세계를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울프 산문들의 전체적인 지형을 그려 볼 수 있도록, 울프의 사유의 특색과 발전 과정을 보여 주는 글들을 선별하여 종합적인 시각으로 집대성하였다.



총 4권으로 편성하여, 페미니즘적 이슈나 여성 문학론 등 여성과 관련된 테마의 글들을 제1권(『집 안의 천사 죽이기』), 문학에 대한 울프의 생각을 보여 주는 문학 원론에 가까운 글들을 제2권(『문학은 공유지입니다』), 한 사람의 독자로서 울프가 읽은 개별 문학 작품 및 작가에 대한 글들을 제3권(『어느 보통 독자의 책 읽기』), 울프 자신의 삶이 담겨 있는 개인적인 수필이나 자전적인 글들을 제4권(『존재의 순간들』)으로 엮었다. 이런 여러 면모를 통해 버지니아 울프를 여성으로서, 작가로서, 독자로서, 인간으로서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하고자 했다. 또 권별로 역자의 충실한 해설을 달아, 울프의 사유가 나아간 궤적들을 독자들이 그려 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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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버지니아 울프 산문선을 엮어 내며

여성의 직업
여성의 지적 지위
남과 여
여성과 소설
뉴캐슬 공작 부인
도러시 오즈번의 『서한집』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세라 콜리지
제인 오스틴
『제인 에어』와 『폭풍의 언덕』
하워스, 1904년 11월
조지 엘리엇
끔찍하게 민감한 마음
두 여자
여성 노동자 조합의 추억
왜?

역자 해설: 집 안의 천사에서 글 쓰는 주체로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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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버지니아 울프 (Adeline Virginia Woolf)
작가 한마디 여성에게는 시를 쓸 수 있는 눈곱만 한 기회도 없었던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나는 돈과 자기만의 방을 그토록 강조한 것입니다. 본명은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으로 188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 정신 질환을 앓으면서도 다양한 소설 기법을 실험하여 현대문학에 이바지하는 한편 평화주의자, 페미니즘 비평가로 이름을 알렸다. 빅토리아 시대 소위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환경에서 자랐고, 주로 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았다. 비평가이자 사상가였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오빠 토비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한 후 리턴 스트레이치, 레너드 울프, 클라이브 벨, 덩컨 그랜트, 존 메이너드 케인스 등과 교류하며 ‘블룸즈버리 ... 본명은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으로 188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 정신 질환을 앓으면서도 다양한 소설 기법을 실험하여 현대문학에 이바지하는 한편 평화주의자, 페미니즘 비평가로 이름을 알렸다.

빅토리아 시대 소위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환경에서 자랐고, 주로 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았다. 비평가이자 사상가였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오빠 토비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한 후 리턴 스트레이치, 레너드 울프, 클라이브 벨, 덩컨 그랜트, 존 메이너드 케인스 등과 교류하며 ‘블룸즈버리 그룹’을 결성하기도 했다. 이 그룹은 당시 다른 지식인들과 달리 여성들의 적극적인 예술 활동 참여, 동성애자들의 권리, 전쟁 반대 등 빅토리아시대의 관행과 가치관을 공공연히 거부하며 자유롭고 진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어머니의 사망 후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아버지의 사망 이후 울프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었다. 평생에 걸쳐 수차례 정신 질환을 앓았다. 1905년부터 문예 비평을 썼고, 1907년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에 서평을 싣기 시작하면서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파도』 등 20세기 수작으로 꼽히는 소설들과 『일반 독자』 같은 뛰어난 문예 평론, 서평 등을 발표하여 영국 모더니즘의 대표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소설가로서 울프는 내면 의식의 흐름을 정교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내면서 현대 사회의 불확실한 삶과 인간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1970년대 이후 「자기만의 방」과 「3기니」가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으로 재평가되면서 울프의 저작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자기만의 방」이 피력한 여성의 물적, 정신적 독립의 필요성과 고유한 경험의 가치는 우리 시대의 인식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버지니아 울프는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며 다작을 남긴 야심 있는 작가였다. 그녀의 픽션들은 플롯보다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더욱 초점을 맞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해 쓰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소설 『출항』, 『밤과 낮』, 『제이콥의 방』, 『댈러웨이 부인』, 『파도』,『현대소설론』 등과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에세이 『자기만의 방』과 속편 『3기니』 등이 있다. 1927년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인 『등대로』를 발표하며 소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고 『올랜도』, 『물결』, 『세월』 등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평화주의자로서 전쟁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쳐 왔던 울프는 1941년 독일의 영국 침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신 질환의 재발을 우려하여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역 : 최애리
서울대학교 및 동 대학원에서 불어불문학을 공부했고, 중세 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오스카 와일드의 『오스카 와일드, 아홉 가지 이야기』,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피에르 그리말의 『그리스 로마 신화 사전』(공역), 크레티앵 드 트루아의 『그라알 이야기』, 슐람미스 샤하르의 『제4신분, 중세 여성의 역사』, 프랑수아 줄리앙의 『무미 예찬』, 자크 르 고프의 『연옥의 탄생』,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와 벤치의 사나이』, 『생폴리앵에 지다』, 『타인의 목』, 『안개의 항구』, 앙리 보스코의 『이아생트』, 조지 허버트의 『합창』 등이 있으며, ... 서울대학교 및 동 대학원에서 불어불문학을 공부했고, 중세 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오스카 와일드의 『오스카 와일드, 아홉 가지 이야기』,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피에르 그리말의 『그리스 로마 신화 사전』(공역), 크레티앵 드 트루아의 『그라알 이야기』, 슐람미스 샤하르의 『제4신분, 중세 여성의 역사』, 프랑수아 줄리앙의 『무미 예찬』, 자크 르 고프의 『연옥의 탄생』,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와 벤치의 사나이』, 『생폴리앵에 지다』, 『타인의 목』, 『안개의 항구』, 앙리 보스코의 『이아생트』, 조지 허버트의 『합창』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여성 인물 탐구 시리즈인 『길 밖에서』, 『길을 찾아』가 있다.

출판사 리뷰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개진했던
버지니아 울프의 생생한 육성이 담긴 에세이들

울프의 세계를 다각도로 조명하며
종합적으로 집대성한 네 권의 산문선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들을 테마별로 엮은 선집 『버지니아 울프 산문선』(전4권)이 최애리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20세기 영문학과 모더니즘 문학의 기념비적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는 『등대로』와 『댈러웨이 부인』 등의 빼어난 걸작들을 남긴 소설가일 뿐 아니라, 정력적인 에세이스트이기도 했다. 울프는 잡지에 서평을 기고하면서 작가로 출발했으며, 소설가로 성공한 후에도 다양한 종류의 에세이들을 꾸준히 발표하며 백만 단어 이상을 쏟아부었다. 남편 레너드 울프에 따르면, 생전에는 울프의 소설보다도 에세이가 더 폭넓게 읽혔다고 한다. 이런 에세이들은 울프가 문학과 인생과 세계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표출하는 주요한 언로가 되었으며, 소설 속에서는 볼 수 없었던 울프 자신의 생생한 육성을 들려준다. 소설과는 또 다른, 당차고 명징하며, 쾌활하고 위트가 넘치는 울프의 다양한 목소리를 만날 수 있다.

『버지니아 울프 산문선』(전4권)은 이 책을 옮긴 최애리 역자가 울프가 남긴 방대한 분량의 에세이들 중 특히 핵심적이고 빼어난 60편의 산문을 엄선한 것으로, 테마별로 4권의 선집으로 엮어 울프의 세계를 다각도로 살펴보며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울프 사후에 남편 레너드가 울프가 남긴 글들을 모아 수차에 걸친 에세이 선집들을 출간한 이래, 울프의 에세이들은 좀 더 작은 선집들로 거듭 간행되어 왔다. 영미권은 물론 기타 언어권에서 발간된 많은 에세이 선집들은 보통 다양한 종류의 글을 한데 엮어 내는 방식을 택했다. 이런 선집들은 여러 방면의 글을 한자리에서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울프 에세이를 전체적으로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또 간혹 주제를 정해 엮은 선집들이 있기는 하나, 여성, 글쓰기, 여행, 런던 산책 등 특정 주제에만 국한한 것들이라 역시 전체적인 시각을 얻기 어렵다. 열린책들에서 출간하는 『버지니아 울프 산문선』(전4권)은 이런 점을 보완하고자 했다. 울프의 산문들의 전체적인 지형을 그려 볼 수 있는 테마를 설정하고, 테마별로 울프의 사유의 특색과 발전 과정을 보여 줄 수 있는 글들을 세심하게 선별하여 종합적으로 집대성하고자 했다.

총 4권으로 편성하여, 페미니즘적 이슈나 여성 문학론 등 여성과 관련된 테마의 글들을 제1권(『집 안의 천사 죽이기』), 문학에 대한 울프의 생각을 보여 주는 문학 원론에 가까운 글들을 제2권(『문학은 공유지입니다』), 한 사람의 독자로서 울프가 읽은 개별 문학 작품 및 작가에 대한 글들을 제3권(『어느 보통 독자의 책 읽기』), 울프 자신의 삶이 담겨 있는 개인적인 수필이나 자전적인 글들을 제4권(『존재의 순간들』)으로 엮었다. 이런 여러 면모를 통해 버지니아 울프를 여성으로서, 작가로서, 독자로서, 인간으로서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하고자 했다. 또 권별로 역자의 충실한 해설을 달아, 울프의 사유가 나아간 궤적들을 독자들이 그려 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여성으로서, 작가로서, 독자로서, 인간으로서
치열하게 분투했던 울프의
사유의 궤적을 보여 주는 산문들


집 안의 천사 죽이기 ― 버지니아 울프 산문선 1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여성 작가로서 언제나 여성 문제를 깊이 고민했던 울프. 집 안의 천사에서 글 쓰는 주체로 나아가기까지 그 치열한 고민의 궤적을 보여 준다. 여성의 여건을 논하는 논쟁적인 글들부터 역사 속의 흥미로운 여성 작가들의 삶을 스케치한 글들까지, 〈여성〉과 관련된 테마의 글들을 모았다.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 버지니아 울프 산문선 2
울프는 문학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문학이라는 드넓은 공유지에 길을 내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길 지향했을까? 울프는 단순히 작가가 되고자 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문학을 열어 가고자 했으며, 그 밑바탕에는 문학에 대한 깊은 성찰이 있었다. 소설, 시, 에세이, 서평, 전기 등 다방면의 문학에 대한 울프의 예리한 통찰을 보여 주는, 문학 원론에 가까운 글들을 모았다.

어느 보통 독자의 책 읽기 ― 버지니아 울프 산문선 3
울프는 작가인 동시에 누구보다 열정적인 독자였고 진지한 평론가였다. 몽테뉴, 소로,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체호프, 하디, 프루스트, 헤밍웨이 등등 세계 여러 나라 작가들의 작품을 울프는 어떤 시선으로 읽어 냈을까? 한 사람의 〈보통 독자〉이기를 자처했던 울프의 흥미진진한 독서 기록을 보여 주는 글들을 모았다.

존재의 순간들 ― 버지니아 울프 산문선 4
내밀한 가족사, 어린 시절의 빛나는 기억들, 블룸즈버리 그룹의 탄생 배경, 순간순간의 사소한 체험에서 날아드는 단상 등 울프가 자신의 삶에 대해 입을 여는 개인적인 기록들. 울프의 삶을 구성해 온 〈존재의 순간들〉을 담은, 자전적인 글들과 신변 수필들을 모았다.


옮긴이의 한마디

각 분류 안에서 울프의 생각이 발전해 가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는 최소한의 글들을 엮었는데도 적지 않은 분량이 되었다. 이런 여러 면모를 통해 버지니아 울프를 여성으로서, 작가로서, 인간으로서 이해하는 새로운 시야가 열리게 되면 좋겠다.

종이책 회원 리뷰 (3건)

구매 파워문화리뷰 집 안의 천사 죽이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나*벨 | 2023.01.20

 


 

 

18, 19세기는 여성에게 가혹한 시대였지만 그곳에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있어서 나는 그 시절을 돌아보기를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때에도 글을 쓰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기 시작하던 여성들의 변화와 진취적인 행보가 있어서, 그런 이야기들을 경탄해 마지않는 마음으로 배워갈 수 있어서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집 안의 천사 죽이기』는 나에게 확실한 재미를 보장하던 책이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만큼이나 내가 좋아할 만한 요소가 가득했다. 버지니아 울프에게 듣는 제인 오스틴 이야기라거나 브론테 자매의 생가 방문기 같은. 조지 엘리엇이 그녀의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내고, 엘리자베스 개스켈이 쓴 샬럿 브론테의 전기를 울프가 읽고 글을 쓰는 등의. 내 안에서 고유한 영역으로 분리되어 있던 세계관들이 충돌하며 나는 마치 그 시절을 다녀오기라도 한 것처럼 흥분하곤 했다.

 

책 속에는 여성, 여성의 지위 혹은 그 변화 등에 대한 버지니아 울프의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열여섯 편의 산문이 실려있다. 연설을 바탕으로 쓴 글이거나 서평, 서문 등이 그것이다. 「여성과 지적 지위」 같은 경우는 데즈먼드 매카시와의 논전을 실은 글인데, 데즈먼드 매카시가 ‘상냥한 매’라는 필명으로 여성 비하의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을 옹호하는 서평을 싣자 그걸 읽은 버지니아가 반론이 실린 편지를 편집자에게 보내며 시작되었다. 당연한 얘기라는 듯 여성의 지적 수준이 낮음을 말하는 상대에게 조곤조곤하면서도 얼마나 조리 있고 박력 있게 반박 의견을 펼치던지. 굉장히 재미있게 읽은 글 중 하나다.

 

그 글을 읽으면서 울프는 행동하는 작가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여성 노동자 조합의 추억」을 읽으면서도 같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이 글은 여성 노동자 조합의 연례 총회에 참관했을 때를 회고한 글로, 당시 연단에 나와서 연설하던 여성 노동자들을 바라보던 버지니아 울프를 상상해 볼 수 있다.

 

저마다의 지역구를 대표해서 나온 여성들이 차례로 연단에 오르며 자신에게 주어진 5분 동안 이혼과 교육, 임금 인상과 근무 시간 단축 등 지당한 일을 요구했다. 하지만 당시는 여성에게 참정권이 없던 시절로, 그 여성들은 그 일들을 관철시키기 어려운 존재였다. 그런 생각에 울프는 “몹시 짜증이 나고 울적해졌”다. 실체가 없는 그런 연설들은 “몽롱하고 공허한” “말잔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연설자들을 이해해 보려고 했는데, 그들이 되어서 그들이 겪어야 했던 일을 자신의 것처럼 느껴보려는 시도가 그것이었다. 하지만 “결국 상상력이라는 것도 육체의 산물이니, 세탁 대야 앞에 서보지 않은 몸으로는(207쪽)” 세탁 대야 앞에 서본 여인이 될 수 없었다. 이에 버지니아는 “아무리 그녀들에게 공감한다 해도 우리의 공감은 다분히 허구적(213쪽)”이며 “그런 공감은 항상 신체적으로 불편한 법(같은 쪽)”이라는 말로 연설회장에서 자신이 느꼈던 불편함을 밝힌다.

 

이 글은 버지니아 울프가 중산층 여성이기에 노동하는 여성들에게 온전히 공감할 수 없던 한계를 보여주는 글이기에 더욱 인상 깊었다. 「두 여자」에서 케임브리지 여자 대학 커턴 칼리지를 설립했던 에밀리 데이비스와 빅토리아 여왕의 시녀였던 레이디 오거스타가 여자 대학 설립이라는 문제로 만나던 지점처럼 여성 안에서도 분리되어 있던 어떤 면을 맞대어 보는 장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여성 노동자 조합의 추억」은 연설회가 있은 지 17년이 지나서 쓴 것이고, 말미에서 울프는 당시 조합의 여성들이 쓴 글을 “문학으로서도 식자들이 부러워할 만한 자질들을 지니고 있(226쪽)”다고 평하며, “그 총회를 그토록 잊을 수 없게 했던, 답을 알 수 없는 의문들로 무성하게 했던 오래된 궁금증과 당혹감에 다소나마 빛을 던져 주었(225쪽)”다고 썼다. 17년의 세월이 여성의, 버지니아 울프의 무엇을 바꾸어놓았는지를 헤아려보게 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 헤아림은 언제나처럼 현재의 시간까지 쏘아진 듯 이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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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스스로 던지는 질문, 집 안의 천사는 죽였습니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시* | 2022.11.05
버지니아 울프를 조명하는데 꼬리표로 달라붙는 수식으로 ‘모더니즘’과 ‘페미니즘’이 있다. 그녀를 지칭하는 명사가 거창한 탓인지 소설이 탄생한 토양에 관한 주목도는 명성에 비해 낮은 편이다. 19세기 말, 아직 사회에 만연하게 깔린 낡은 이데올로기 체계 속에 울프는 글을 썼다. ‘집 안의 천사’라고 불리는 허구의 여성상과 싸우며 자신만의 생각을 확립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간 울프가 도달하고자 한 목적지는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그 시대에 무엇을 보았기에 우리에게 유의미한 고전을 남긴 것일까? 그 해답의 파편을 일부분 모아 놓은 것이 <집 안의 천사 죽이기>이다.

<집 안의 천사 죽이기>는 버지니아 울프 산문집 중 여성 문학론 내지 페미니즘 관련 글을 엮은 책이다. 현실의 문제를 꼬집는 태도에서 다소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자세히 바라보면 울프의 내면에 존재한 이타성이 엿보인다. 울프의 목적은 방 하나를 얻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각자에게 방을 나눠주어 함께 공존하는 것을 택했으니 말이다. 다양한 관점에서 사유하여 확립된 작가관은 그녀가 글을 쓰는데 한 면만 비추게 만들지 않은 듯하다. 시대의 한계 속에서 이토록 다층적인 글을 우리에게 남겼으니까.

“여러분은 지금까지 남성들이 전유하던 집에서 자기만의 방을 획득했습니다. 여러분은 엄청난 노력과 수고 끝에 그 집세를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연수 5백 파운드를 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유는 시작일 뿐입니다. 방은 이제 여러분 자신의 것이 되었지만, 아직은 휑한 방입니다. 가구도 들이고, 장식도 하고, 함께 살 사람도 있어야겠지요. 여러분은 이 방에 어떤 가구를 들이고, 어떻게 장식하렵니까? 이 방을 누구와 함께, 어떤 조건으로 공유하렵니까? 이런 것들은 대단히 중요하고 흥미로운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여러분은 그 질문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또한 처음으로 어떤 대답을 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는 기꺼이 남아서 그런 질문과 대답 들에 대해 토론하고 싶습니다.”

여성의 자아는 스스로 질문하는 동시에 생성된다. 여성이란 그 무엇으로도 정의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던지는 질문과 대답은 자유를 개인적인 것에서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집단으로, 대중으로, 나아가 세상으로 날개를 펼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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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집 안의 천사 죽이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루* | 2022.09.04

열린책들에서 출간한 버지니아 울프 작가님의 <집 안의 천사 죽이기> 리뷰입니다.

평소에 열린책들에서 나오는 시리즈물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좋은 시리즈로 찾아왔습니다.

<자기만의 방>으로 유명한 버지니아 울프의 시리즈입니다. 

아름답고 감각적인 표지 디자인과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판형, 가벼운 무게 등으로 이동하면서 읽기 딱 좋은 책입니다. 

시작은 페미니즘과 여성 문학에 관한 에세이와 글을 중점으로 싣고 있습니다.

여성이 직업과 지적 지위를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나오는데 지금 당장 읽어도 적용되는 논리라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타 출판사에서 읽은 버지니아 울프의 글은 조금 딱딱하고 이해가 어려웠는데 열린책들에서 나온 글들은 번역도 쉽고 단어가 유려하여 읽는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강력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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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1건)

구매 버지니아 울프의 산문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A***c | 2023.07.10

버지니아 울프가 말하는 집 안의 천사는 무엇일까. 심지어 죽여야 한다니?
<집 안의 천사 죽이기>는 완벽한 실험이면서 훌륭한 증명이다. 책의 언어들이 남성작가들에게 맞춰져있어 여성작가들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주장은 은연중에 순응했던 나의 잘못을 반성하게 된다.
남성들이 만든 문장은 ”너무 헐겁고 너무 무겁고 너무 위세를 부린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알아야 하고 진실할 용기를 지녀야 한다. 책을 들어가기 전 작가는 이러한 고뇌와 자신의 지향을 분명히 언급한다.


”여성의 재능은 훈련되고 강화되어야 한다.“


이전에 버지니아 생애를 담은 책을 읽었는데 불안정하지만 내면의 열정이 느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산문집은 간결하고 주저함이 없는 목소리를 내기에 역시 예술가의 자질을 지녔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특한 서술과 물흐르듯 이어지는 담담하고 확신에 찬 문장은 실로 매력적인데, 비평적이면서도 건조한 성격의 어우러짐이 절묘하다.

여성 작가와 작품, 시대적 상황을 서술하는 데에 이토록 솔직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통쾌하면서도 씁쓸함이 남는다. 지혜롭고 현명한 책이라는 수식을 붙이고 싶다.


읽으면서 밑줄 친 부분이 많았으나 집 안의 천사에 관한 부분을 몇 곳 발췌했다.


<그녀는 아주 정이 많습니다. 아주 매력적이고 자기 욕심이라고는 없습니다. 가정생활의 어려운 일들을 척척 해냈지요. 날마다 자신을 희생했습니다. (…)
다정하고 상냥하게 굴어요. 아첨하고 적당히 비위를 맞춘는 거예요. 우리 여성의 모든 술수와 책략을 쓰도록 해요. 당신에게 당신만의 생각이 있다는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해요. 무엇보다도, 정숙하세요.>


<남자들이 충격받을 거야>라고 그녀의 이성이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자신의 정열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는 여성에 대해 남자들이 뭐라고 할지를 의식하자 그녀는 예술가다운 무의식 상태에서 깨어나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었습니다. 무아경은 지나갔습니다. 그녀의 상상력은 더는 작동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여성 작가들에게 아주 흔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 중에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자유롭게 쓰는 것이 작가의 일이라면, 집 안의 천사는 이러한 글쓰기를 막는 장애물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집 안의 천사를 죽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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