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나 저 저
글렌디 밴더라 저/한원희 역
캐서린 메이 저/이유진 역
강성봉 저
클라라 뒤퐁-모노 저/이정은 역
SBS 스페셜 제작팀,이큰별,이승미 공저
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그림과 시, 그리고 에세이가 한 권에 모아 있는 책이라, 제목에서 느껴지듯 전체적인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는 글이다. 헤세의 완전 새로운 이야기가 아닌 기존의 이야기를 좀 더 깔끔하게 편집하고, 그림과 시등 그의 이야기를 넣어 좀 더 보기 편하게 접할 수 있다. 제목에서 느껴지듯 이 책에서 헤세는 삶에서 오는 부담과 절망에서도 삶 속의 희망을 솔직하게 서술해 와닿았다.
온라인서점을 기웃거리다가 이 책이 눈에 띄었다.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
'삶을 견디는 기쁨' 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하였다.
책을 받아보니 작고 얇다 싶었는데 300페이지 가량. 얇지 않다. 책장이 얇았다.
에세이이고 글과 시, 그림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가독성이 좋았다.
초반에 읽다보면 집중도 잘 되었는데 이상하게 모두 읽는데 오래 걸렸다.
내가 그에 대해 아는 것은, 데미안의 저자라는 것.
그림도 많이 그린다는 것은 작년말 명화 달력을 받으면서 알게 되었다.
데미안을 2번인가 읽었지만 그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해 언젠가 한 번 더 읽어야지 하면서 미루고 있었고, 그의 다른 책들은 읽은 것이 없었다.
그 책들을 좀 더 읽었다면, 내가 고전을 이해하는 내공이 더 깊었다면 이 책을 조금 더 제대로 읽을 수 있었을까.
중간에 다른 책을 읽기도 하고, 매일 시간에 쫓기다가 조금씩 읽다보니 오래 걸렸지만 이상하게 포기할 수는 없는 매력이 있었다. 읽을 때는 집중해서 문장에 빠져들고 또 내려놓고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였다.
뒷표지의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질곡 많은 인생을 살지 않았다면
나는 이 책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 헤르만 헤세
2014년 초판 1쇄 발행하였고, 이번에 2022년 12월 개정판 1쇄가 발행된 것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영혼이 건네는 목소리
2부 조건 없는 행복
3부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
총 48편의 글이 들어있다.
헤르만 헤세의 경험에서 나온 일기, 편지 형식의 글, 삶과 죽음에 대해 노래하는 시, 짧은 동화까지 다채로운 글들과 그림들로 가득 채워져있다. 스위스 산골의 풍경화가 대부분이라 글을 읽으며 함께 보면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준다.
그는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소재로 삼아 행복과 고통, 삶과 죽음에 대해 깊이 고찰했다.
잠을 이루지 못한 밤의 기록, 어젯밤에 꾼 꿈, 독자들에게 받은 편지들, 아름다운 음악과 불꽃놀이 등.
자기 작품을 낭독하는 모임에 슬쩍 참여한 일은 상황이 연상되어 재미있었다.
이 책을 읽으려면 그에 대해 조금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출판사 리뷰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1877년, 독일 개신교 목사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난 헤르만 헤세는 작가로서는 영광스러운 일생을 누렸으나 정작 개인의 삶은 어두웠다. 익히 알려진 대로 어렸을 때는 예민한 성격과 자살 충동 탓에 괴로워했고, 아내는 정신병에 시달렸으며, 세계대전 때는 조국(독일)에 대항해 반전 운동을 벌이면서 같은 나라 사람들에게 온갖 비난을 당했다.
이처럼 고통과 슬픔으로 얼룩진 삶은 그렇지 않아도 예민한 헤세의 신경을 자극했다. 이 책에 실린 수필들이 대체로 잔잔하면서도 우울하고 때로는 격정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행스럽게도 화가의 감성과 작가의 이성을 지닌 헤세는 삶의 고통을 외면하거나 왜곡하지 않았으며 거기에 정복당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천재적인 예술가답게 글과 그림, 여행을 통해 우울함을 삶에 끝없이 도전하는 용기로 바꾸어 냈다.'
결국 행복과 고통은 우리 삶을 함께 지탱해 주는 두 기둥이다. 사람들은 대개 고통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더욱 처절한 아픔을 겪는다. 헤세는 부드럽지만 단호한 어투로, ‘고통은 사람을 부드럽게도 만들고 강철처럼 단단하게도 만들어 준다.’면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응원의 손길을 내민다.
헤세가 발견한 진리에 따르면 모든 고통에는 한계가 있고 거기에 이르면 고통은 끝이 나거나 다른 모습으로 변하여 삶의 색채를 띤다. 갖가지 괴로움을 글과 그림에 녹여 새로운 생명과 희망으로 만들어 내는 그의 모습은 온갖 세상사에 치여 우울해하는 우리에게 ‘삶을 견디는 기쁨’ 그 자체로 다가온다.
헤르만헤세 삶을 견디는 기쁨 출판사 리뷰 중
현대에 나오는 에세이들은 읽기 쉬운 것들이 많다. 현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고 느낄 수 있다. 에세이를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적었기에 책의 깊이가 깊지 않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에세이는 가벼운 책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단순히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라 그렇게 생각한 것일수도 있고, 나와 전혀 다른 시대를 살았고 그의 경험은 내가 상상할 수도 없는 것들이라 그런것인지, 이 에세이는 에세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고전 작품 같았다.
헤르만 헤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보고 들은 것들을 소재로 그의 생각을 더해 적은 글인데 삶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여 적은 글 같다. 삶에 대한 통찰력이 느껴진달까.
때로는 엄청 비관적이고 우울한 듯 보이면서도, 또 그 안에서 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고, 고통을 이겨내려는 것이 글에서 느껴진다. 그래서 집중해서 읽으면 나까지 우울해지다가 위로를 받다가 또 깨달음을 얻는다.
나도 생각하면서 조금씩 천천히 읽었으면 더 이 책이 이해되지 않았을까 싶다.
언젠가 책의 내공을 더 쌓은 후 다시 곱씹어 읽어봐야겠다.
인간의 삶은 어둡고 슬픈 밤과 같아서 가끔 번개라도 쳐서 잠시나마 주변의 어두움을 당당하게 물리친 것처럼 보이게 해 주지 않으면 잘 견뎌 내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아무런 위로도 되지 못하는 어두움은 우리 일상에서 반복되는 끔찍한 일일 뿐이다.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하루를 보내고 다시 잠자리에 드는 것일까?......
행복과 고통은 우리의 삶을 함께 지탱애 주는 것이며 우리 삶의 전체라고 할 수 있다. 고통을 잘 이겨 내는 방법을 아는 것은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산 것이라는 말과 같다. 고통을 통해 힘이 솟구치며 고통이 있어야 건강도 있다. 가벼운 감기로 인해 어느 날 갑자기 푹 쓰러지는 사람은 언제나 '건강하기만'한 사람들이며 고통받는 것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다. 고통은 사람을 부드럽게도 만들고, 강철처럼 단단하게도 만들어준다.
외로운 밤 중
'외로운 밤' 중 내용이 가장 인상적이었던 문구였다.
헤르만 헤세 연보도 마지막에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