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수염의방
푸른 수염의 방의 모티브가 된 푸른 수염 동화는 여성에게 사회적 기준을 내세워 복종하도록 하는 가부장제를 상징하는 이야기입니다. 성폭행 피해자에게 ”네가 여지를 준거야.“ ”그러니까 왜 밤에 다녀“등으로 말하는 사회적 인식과 같습니다. 이 이야기 속의 가해자도 (약속을 어기면 벌을 받기로 약속했고, 은수는 약속을 어겼다)라고 읊조립니다. 하지만 (지내는 여자들이 결국 마주하게 될 끝은 남자가 설계해 두었으니까)라는 말에서 이 모든 상황의 책임이 남자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의 핵심은 희생당한 여자가 아니라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이 같은 방법으로 복수를 한다는 점입니다. 델마와 루이스처럼 확실하죠.
결말이 확실함에도 슬프게 느껴졌던 것은 주인공이 어른들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결국, 전과자가 되는 가출청소년에서 성인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여서입니다. 전과자가 되고 나니 사건 사고가 생겨도 경찰을 믿지 않고 법의 경계선을 두려워합니다. 마음이 아프죠. 보호자가 없이 성장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이성의 명령에 지배당하고 학대당하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라니...
여성이 피해자가 아닌 복수의 이야기 #우리가다른귀신을불러오나니 를 떠오르게 하는 작품입니다. 체육계 여주인공이 아니어도, 천재 여주인공이 아니어도 복수하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재미있습니다.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밥하고 화날 때 한편씩 읽어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나비클럽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