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우에노 지즈코, 미나시타 기류의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 리뷰입니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여성학자 우에노 지즈코가 미나시타 기류 씨와 나눈 대담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인문사회서이지만 대담 형식이라 힘들지 않게 집중해서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SNS상에서 인상깊은 발췌문을 보고 구매하게 된 책인데, 읽으면서 공감하게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삼포, 오포, 칠포, 그러더니 이젠 ‘N포 세대’라는 말이 아무렇잖게 통용되고 있다. 연애나 결혼, 출산 등 당연히 누려야 하는 것들이 격렬한 투쟁을 통해 쟁취해야만 하는 버거운 것으로 인식되면서 젊은 층들은 차라리 이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이웃 일본은 우리와 여러 모로 비슷하다. 그들은 유래 없는 고령화를 겪었으며, 혼밥, 혼술 등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보편적이 되어버린 혼자 무언가를 하는 문화 또한 일찌감치 꽃 피웠다.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인 줄 알았더니 일본 또한 비슷한 듯했다. 우리나라에서건 일본에서건 결혼은 이제 필수 아닌 선택이다.
책은 우에노 지즈코와 미나시타 기류가 허심탄회하게 나눈 이야기들을 수록하고 있었다. 이들의 대화를 접하며 나는 처음으로 결혼하지 않는 게 왜 문제인지를 묻게 되었다. 욕망을 포기해서? 개개인의 욕구 실현을 고민할 정도로 정부가 한가할 리는 없다. 서구 사회에서야 꼭 결혼이 아닐지라도 아이를 낳을 수 있으며, 법적으로 엮이지 않은 남녀가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에 대해 비난 일색조의 분위기가 형성되지도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 자녀로 구성된 가족을 마치 표준 모델처럼 여기고 있다. 만일 결혼을 하지 않았는데 아이를 낳았다거나, 결혼을 했음에도 아이를 낳지 않은 경우, 결혼을 해 아이를 낳았으나 헤어졌거나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 등에 대해서는 비정상이라며 낙인을 찍는다. “남들과 비슷하게 사는 게 정답”이라며 얼른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것을 요구하는 일 또한 비일비재하다. 개입이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는 사적 영역에 정부가 이토록 공을 들이는 까닭은 인구가 곧 노동력이자 국력이라는 식의 사고를 정부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제 입장이 마치 객관적인 무언가라도 되는 양 전파할 수 있는 정부의 힘은 막강하다. 그래서인지, 많은 이들은 정부의 입장을 좇아 결혼을 않고 아이를 안 낳는 사회라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대고는 한다. 그렇게 개인의 선택은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해치는 행위로 전락하고야 만다.
하지만 비혼은 비정상이기에 앞서 합리적인 선택이다. 저자들은 ‘결혼하면 손해’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세심히 살폈다. 여전히 많은 부분 가사노동과 육아는 여성의 몫으로 남아 있다.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는 게 여성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버거울 수밖에 없다. 육아를 위한 인프라가 충분치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딸이 낳은 자녀를 노부모가 돌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다면 차라리 결혼하지 않음으로써 혼자 남는 편이 합리적이라는 판단도 선다. 어차피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 하였다. 어렵잖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들, 이를 테면 결혼을 했지만 외롭다거나 배우자로서는 돈 많고 명 짧은 이가 최상이라는 둥,을 고려한다면 굳이 결혼을 꼭 해야만 할 필요성은 없지 싶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까.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복안들이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인간은 언제나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하기 마련인데, 이 경우에도 이러한 인간의 습성(?)은 고스란히 반영됐다. 아이를 더 낳으면 수당을 더 준다는 식의 방식은 명쾌하다. 성과 측정 또한 용이하기 때문에 많은 지자체가 선호한다. 이러한 시스템 하에서 누군가는 분명 소외를 경험한다. 모든 인구에게 효과가 긍정적으로 돌아가는 정책을 발굴해 시행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그 과정이 누군가를 다른 이들보다 우월 혹은 열등하다는 판단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 비혼도, 결혼도, 출산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사회, 그래서 모든 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우린 지향해야 할 것이다.
한 언론조사에 따르면 2011년에서 2016년 사이 SNS에서 비혼을 언급한 비율이 700퍼센트가량 늘어났다. 또 결혼 관련 설문 조사에 ‘결혼 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응답자가 55퍼센트를 넘어섰다. 이쯤 되면 ‘비혼’이라는 말은 이미 우리 사회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고 해도 무리 없을지 모른다.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은 입담 좋은 두 페미니스트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와 미나시타 기류의 대담집이다. 기본적으로 두 사람의 생각은 같다. 결혼을 하고 안 하고는 전적으로 개인이 선택할 문제이며, 비혼은 결혼과 마찬가지로 삶의 방식 가운데 하나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 책을 통해 비혼을 둘러싼 사회 변화, 가족관계의 변모, 저출산 문제 등을 넘나들며 풍부한 논의를 펼친다.
우에노 지즈코와 미나시타 기류는 개인 경험과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혼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반박하는 한편, 비혼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지혜를 제공한다. 비혼을 지향하거나 고민하는 사람들. 특히 결혼하라는 압력에 질린 여성들이라면 두 사회학자의 이야기에서 많은 도움을 얻게 될 것이다.
몇 년 전까지도 ‘비혼’은 낯선 단어였다. ‘기혼’과 ‘미혼’이라는, 결혼을 당연하게 여기는 표현만 두루 쓰였을 뿐. 그런데 한 언론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에서 2016년 사이 SNS상에서 비혼을 언급한 비율이 약 700퍼센트가량 늘어났다. 또 결혼 관련 설문 조사에 ‘결혼해도 좋고, 안 해도 좋다’는 응답자가 55퍼센트를 넘었다. 이쯤 되면 비혼이라는 말이 이미 우리 사회 깊이 스며들어 있다고, 지금을 ‘비혼 시대’라고 해도 무리 없을지 모른다. 그런 우리 시대를 다룬 책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는, 입담 좋은 두 페미니스트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와 미나시타 기류의 대담집이다. 두 사람은 비혼 및 결혼을 둘러싼 사회 변화, 가족관계의 변모, 저출산 문제 등을 넘나들며 풍부한 논의를 펼친다. 기본적으로 두 사람의 생각은 같다. 결혼을 하고 안 하고는 전적으로 개인이 선택할 문제이며, 비혼은 결혼과 마찬가지로 삶의 방식 가운데 하나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와 같은 입장에서 두 사람은 개인 경험과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혼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반박하고, 비혼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지혜를 제공한다. 비혼을 지향하거나 고민하는 사람들, 특히 결혼하라는 압력에 질린 여성들은 두 사회학자의 이야기에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