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진 저
염지현 저
이광연 저
롭 이스터웨이 저/고유경 역
레일라 슈넵스,코랄리 콜메즈 공저/김일선 역
키트 예이츠 저/이충호 역
<미술관에 간 지식인> 시리즈 중 마지막으로 기록을 남기게 될 [미술관에 간 수학자]. [미술관에 간 물리학자]가 제일 어려울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나는 이 [미술관에 간 수학자]가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었다. 수학적으로 접근하는 그림 관련 이야기는 당연히 흥미로웠지만, 그 뒤 이어지는 수학 공식이라거나 원리 이해를 돕는 설명에서는 머리도 눈도 뱅글뱅글.
그럼에도 책을 읽는 내내 명화 속에서 수학 원리를 도출해내는 글들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림을 볼 때 단순히 이야기에 집중해왔고, 학창시절 내내 수학을 공부하면서 '대체 수학을 어디에 사용하나' 투덜거렸던 내게 그림 속에서 보여지는 소실점이나 원근법, 기하와 같은 수학 원리 등은 신비로운 경험 그 자체였다고 할까. 과장 조금 보태서, 어쩌면 수학이 발전하지 않았다면 명화도 발전하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르네 마그리트가 원근법을 이용해 착시를 일으킨 작품. <유클리드의 산책>은 대표적인 원근의 착시로,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유클리드가 '아무리 연장해도 절대 만날 수 없는 직선'을 평행선이라고 정의한 것에 대해, 마그리트는 그가 옳지 않을 수도 있음을 표현했다고 한다. 그림의 왼쪽 원뿔 모양의 탑과 오른쪽 도로를 한 화면에 그린 것은 평행선으로 이뤄진 도로도 원뿔처럼 한 점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두 사람이 걷고 있는 도로의 끝이 멀리서 만나 원뿔처럼 보이는 것이 이 그림의 착시!!
나처럼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런 그림은 나라도 그리겠다!'라고 여길 뻔했던 그림이 있다. 바로 몬드리안의 <빨강, 검정, 파랑, 노랑, 회색의 구성>이다. 얼핏 보면 우리집 아이들이 평행선 몇 개 그려놓고 그 안을 색깔들로 가득 채운 것 같은 이 작품에는 빨강, 파랑, 노랑 3원색 혹은 검은색, 흰색, 회색의 무채색만을 사용하기, 직선과 사각형만으로 구성하기, 미적 균형을 이루기 위해 대비를 사용하기 등 창작의 원리가 숨어 있다고 한다. 몬드리안은 자신의 작품을 '신조형주의'라 규정했는데, 직선, 수평선, 원색, 무채색만으로 표현되는 자신의 작품들에 대해 진리와 근원을 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알고 있던 작품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 경우도 있다. 가츠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의 큰 파도>. 그저 유명한 목판화인 줄 알았던 이 그림에는 '프랙털'이라는 구조가 그려져 있다. 부분의 모양이 전체 모양과 닮아 있을 때 '자기 닮음'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하고, 자기 닮음 모양의 성질을 지닌 도형을 '프랙털'이라고 한다. 일부분을 아무리 확대해도 그 구조는 확대하기 전과 똑같은 모양이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삼각형 모양의 파도가 여러 개 겹쳐서 마치 발톱을 세운 괴물이 배를 집어삼킬 듯 하다. 작은 파도는 뒤쪽 후지산과 파도의 선이 똑같아 그림 속에 마치 후지산이 두 개 있는 것 같다. 파도를 관찰해 보면 큰 파도에 작은 파도가 부서지고 있는데, 그 모양이 큰 것을 줄인 것 같다. 또 가장 작은 부분들도 반복적으로 연결되어 프랙털 구조임을 알 수 있다.
소올직히 그림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듣다 보면 이건 좀 확대해석이 아닐까 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수학 원리를 잘 이해하지 못한 나의 지식 부족에서 온 생각일 수도 있지만, '굳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한다면 또 그렇게 보지 못할 이유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어서, 이 책을 읽는 내내 알쏭달쏭한 기분이었다고 할까.
<미술관에 간 지식인> 시리즈 다섯 권을 완독하고 난 지금 무척 뿌듯하다. 내용 이해의 완벽성을 떠나서 평소 어려워하던 과학 분야를 그림을 통해 조금은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 우리 세상은 이렇게나 경이로운 사실들로 가득 차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기도 했다. 두 어달 정말 열심히 읽어온 시리즈. 앞으로도 다양한 학자들의 시각에서 전개되는 이 시리즈를 계속 만나볼 수 있게 되기를 바라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학자는
화가들이다!
「미술관에 간 수학자」
미술관에 간 지식인 시리즈 중 두 번째로 읽은 「미술관에 간 수학자」,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을 유발하며 ‘수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머리 아픔이 아닌 생각보다 실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던 수학을 발견하는 재미를 가져다준 책이다. 이제는 왜 수학을 배워야 하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예시를 들면서 당당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성적과 진학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는 수학을 한 번쯤은 틀에서 벗어나 우리의 삶 속에 녹아있는 수학을 찾아보는 재미를 함께 느껴볼 수 있게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본다.
산술과 기하를 모르면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없다!
「미술관에 간 수학자」 팜필루스(고대 마케도니아 화가)
이광연 저자가 르네상스시대를 이끈 인물 중 가장 선구적이었던 사람으로 꼽은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 그는 인문학자이자 시인이었고 고전학자이자 미술이론가였으며 건축가이자 수학자였다고 한다. 다방면에 뛰어났던 알베르티는 기하학을 모르면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없다고 항상 말하며 화가들이 기하학을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르네상스시대에서 기하학은 수학을 의미한다. 수학의 여러 원리를 통해 그림의 구도에 조회와 균형을 깨트리지 않는 방법을 제시했고, 그로 인해 점점 화가들은 수학에 눈을 뜨기 시작했으며 작품에 서서히 수학을 활용해 나간다.
미술에 수학이 투영된 가장 커다란 사건은 마사초의 원근법의 발견으로 회화의 2차 원성을 극복하였고, 화가이자 수학자이기도 했던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가 원근법을 통해 '소실점'의 존재를 밝혀냈으며 미술을 예술적으로 완성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은 황금비를 통해 뒤러는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찾았다.
놀랄 만큼 황금비에 가깝다는 <모나리자>, 브뢰헬이 그린 <바벨탑>의 밑각 황금 삼각형과의 일치, 점과 선, 면에 천착해 사물의 본질을 그렸던 현대화가 몬드리안의 작품 등 거장들의 작품 속에서 수학적 시선으로 바라보며 수학적 사고와 원리를 찾아볼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던 알고 있지 않던 작품들이 새롭게 보이는 순간들이다.
책을 읽다 보면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을 유발한다. ‘당신의 시선을 의심하라! 착시현상’, ‘거의 모든 과일은 왜 둥근 모양일까?’, '악성코드 ‘트로이 목마’의 침투를 막는 일방향함수', '수학적으로 가장 완벽한 수 4', '거미가 방사형 구조를 고수하는 이유', '‘스타벅스’라는 이름' 등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수학자 이광연 교수의 눈으로 보는 미술과 신화, 음악 그리고 수학이 한데 어우러져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수학적으로 가장 완벽한 수 4', 글을 읽는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흔히 숫자 4는 재수가 없는 숫자로 느껴 간혹 엘리베이터에 숫자 4를 다른 방식으로 표시하기도 할 정도인데 수학에서는 가장 완벽한 숫자라고 하니 '왜?'라는 의문이 생겨 더 집중해서 읽었던 부분이다.
수학적으로 '4'를 나타내는 '테트라드(Tetrad)는 '완결'을 의미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사계절이고 우주를 이루는 물, 불, 흙, 공기도 네 개의 원소이며, 산술, 기하, 음악, 천문학적의 네 가지 분야는 '수학적 과학'이라며 진리의 기초를 이룬다고 한다. 더 나아가 그리스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4'를 정의의 원천으로 생각했으며 공간에서 점 네 개만으로 최초의 삼차원 입체인 피라미드를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죽음의 숫자 '4'로 인식되었던 숫자가 새롭게 다가온다.
한 잔의 커피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신화 속 세이렌을 거쳐 인어공주와 사이렌 이야기로 그리고 이어 옥타브로 또 그 옥타브는 피타고라스의 콤마로 이어진다. 가족 구성원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가계도를 보고 ‘거듭제곱의 원리’를 떠올리는 저자,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수학적 방법과 해석을 설명해 주는데 역시 수학자의 시선이라며 감탄을! 때론 복잡한 수학공식이 나와 눈이 어지러워 지려고 하면 귀신같이 독자의 마음을 안다는 듯 공식 이야기를 잘 끊어놓아 그 부분도 색다른 재미로 다가올 정도였으니!!
언제부턴가 수학은 성적과 진학을 위한 수단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수학을 공부하는 아이조차 나에게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이 부분들이 현재 실생활에 사용되고 있긴 하냐고 물어볼 때가 있다. 그리고 기본 연산만 하면 되지 않냐고 오히려 반문해온다. ‘왜’ 수학을 이렇게까지 깊게 배워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단지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다. 나 또한 그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공부를 했으니 매번 얼버무리며 이야기는 끝이 났다.
「미술관에 간 수학자」를 읽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곳에 수학이 적용되고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묻는 답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조금이라도 수학이라는 과목을 배워나가기 전에 실생활에서 어떤 부분에 수학이 적용되었는지,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되는지 수학에 관한 역사를 조금이나마 배우고 수학이라는 과목을 배우기 시작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들기도 했다.
성적과 진학을 위한 수단이 아닌 수학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조금은 더 재미있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수학이 되었으면 좋겠다. 수포자라는 단어가 생기지 않는 그날이 오길!!
미술관에 간 수학자, 재미있네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최적의 관람 거리를 구해서 그 지점을 과연 조각상 앞에 표시해두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또한 그 최적의 관람 거리를 구한 그 과정을 작품 해설판 근처에 함께 기재해두면 수학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한번더 눈길을 주지 않을까,
수학자 역시 미술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재미있는 관점으로 미술관을 들여다 본 책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러스트나 디자인을 할 때 스스로 납득할 요소로 그리드를 자주 활용하는 편이라 수학자가 바라본 미술에서 그리드와 비슷한 그런 아이디어들을 얻을 기대로 구매한 책입니다
솔직히 제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네요. 그냥 다양한 미술의 관점에 대해 알고싶은 분이 읽을만한 책입니다
책 내용 자체는 준수한 편이지만 전문 디자이너분들께는 잘 모르겠네요
흥미롭긴 한데 내용이 좀 어렵긴 합니다.
미술작품에 수학공식이 적용되어있기에 그만큼 눈으로 봐도 아름다운 비율이 나오는거겠죠.
예술로서만 볼 수 있었던 작품을 수학의 관점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되서 흥미롭긴 했지만
역시 수학을 손놓은지 오래된 저로서는 좀 어렵긴 했습니다.
중간에 나오는 외계어같은 수학이야기들을 띄엄띄엄 뛰어넘어 읽는 다면 나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