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스》는 10년 동안 트로이 전쟁에서 벌어진 영웅들의 이야기와 전사들의 무용담을 그렸고, 《오디세이아》는 주인공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다시 10년에 걸친 귀향길에서 겪었던 모험, 사랑과 방랑 등 파란만장한 귀향길 이야기로 꾸며졌다.
트로이는 건설자 트로스(Tros)의 이름을 따서 ‘트로스의 도시’라는 뜻의 트로이아(Troea, 트로이 Troy)라 불렀으며, 그의 아들 일리오스(Ilios)의 이름을 따 ‘일리오스의 도시’라는 뜻의 ‘일리온’(llion)이라고도 불렀다. ‘일리아스’는 ‘일리온에 대한 이야기, 노래’라는 뜻이며,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의 여정, 귀환’이라는 뜻이다.
《일리아스》에서는 모든 사건이 분노의 모티프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오디세이아》는 여러 모티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두 서사시를 비교해 보면 《일리아스》는 비극적이고, 《오디세이아》는 낭만적이라고 흔히들 얘기한다. 《일리아스》가 인간의 조건을 보여주는 데 비해, 《오디세이아》는 인간의 삶이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제시한다는 견해도 있으며, 《일리아스》가 인간은 궁극적으로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분노를 표출하는 것인 반면에, 《오디세이아》는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사실 자체를 괴로워하는 내용을 담았다는 해석도 있다.
두 서사시의 대조적인 성격으로 인해 기원전 8세기 전후의 인물로 알려진 호메로스가 정말 실존인물이었는가, 호메로스 혼자 썼을까, 아니면 여러 사람들의 합작품인가, 등 작가 호메로스와 두 작품을 둘러싼 논쟁들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가 큰 틀을 잡아놓았고, 그 재료는 오래전부터 전해내려 온 것이라는 주장을 대체로 받아들이고 있다.
어떤 학자들은 《오디세이아》의 구성 등이 기원전 3000년경 메소포타미아의 도시 국가 우룩(Uruk)을 다스린 위대한 왕 길가메시(Gilgamesh)의 이야기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랑하던 친구의 죽음으로 인한 인간적 한계의 자각과 ‘영원한 생명’을 찾아 광야를 헤매는 인간적
고뇌의 표현, 몇 개의 에피소드로 나뉘어 전개되는 만남과 연애, 우정, 죽음, 모험의 작품 세계를 지닌 《길가메시》와 세상 끝으로의 여행, 길고 험난한 여행 끝에 귀향으로 마무리되는 것, 주인공에게 조언을 해주는 여인 등을 내용으로 하는 《오디세이아》가 서로 연결되는 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스어 판 일러스트와 풍부한 작품 해설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원작을 알기 쉽고, 읽기 쉽게 편역한 이 책은 그리스어 판에 들어있는 일러스트를 삽입해 내용의 이해도를 더욱 높였다. 작품 각 권의 이야기 중 인상적인 부분을 그림에 담아냈으며, 섬세하고 완성도 높게 표현된 일러스트들은 한컷 한컷이 수준 높은 작품을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앞머리의 알찬 해설을 통해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두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배경 지식들을 서술했고, 특히 파리스의 심판, 카산드라의 예언, 엘렉트라 콤플렉스 등 이 두 작품에서 유래된 말과 관용적 표현들, 등장인물과 신들의 계보 등의 자료를 풍부하게 덧붙였다.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의 줄거리
《일리아스》 그리스 군 용사 아킬레우스는 자신을 무시하는 총사령관 아가멤논에 게 화가 나서 전투를 거부한 뒤, 그리스 군은 위기에 처한다. 이를 보다 못해 아킬레우스의 절친한 친구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빌려 입고 나가 전투에 뛰어든다. 그는 잠깐 동안 큰 전공을 세우고 트로이 군을 무찌르지만, 결국 트로이의 헥토르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러자 분노에 찬 아킬레우스는 헤파이스토스가 만든 새로운 갑옷을 입고 나가 적장 헥토르와 싸워 그를 죽인다. 그날 저녁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는 몸값을 주고 헥토르의 시신을 찾아온다.
《오디세이아》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 위해 항해에 나서지만 올림포스의 신들이 결정한 그의 운명은 고난과 역경으로 가득 차 있다. 이타카에서는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에게 청혼자들이 몰려들고, 거친 바다를 표류하며 요정 키르케, 세이렌,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등을 물리치고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 오디세우스는 무례한 청혼자들의 처단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