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아스의 내용이 무엇인지 잘모르고 첫장을 넘기고 그리스와 트로이, 그리고 신들의 이름이 적혀있는것을 보고 책장을 몇장 넘길때까진 다시 앞을 보면서 책 내용을 이해하느라 조금 힘들었어요. 몇장 읽다보니 이름이 익숙해져서 내용을 이해하면서 이제 내용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리스와 트로이의 전쟁을 통해본 인간들의 이해관계에 얽힌 모습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모습들.신들의 질투와 견제, 자기가 지지하는 사람의 보호 하고 상대편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계략..
축야본이지만 내용을 이해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고 중간중간 적절한 그림들이 내용을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고 보는 재미까지 더했어요. 현재 우리들이 사는 세광과 다를바 없는 고대사람들과 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고 고전은 고전이다..라는 생각이들었어요.
진형준교수님의 나머지 세계문학컬렉션의 전집도 기대가 되고 꼭 다읽어보고 싶어요.
아이들이 좀더 자라면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면서 아이들의 소양도 넓혀주고 싶어요.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를 읽었다. 이 책은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중의 첫 번째 책으로, 성인뿐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이 읽고 이해하기 쉽게 쓰인 축역본(Remaster)이다.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고전은 인류 문화와 역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고전을 통해 인간 삶의 단면을 엿볼 수도 있다. 하지만 수많은 고전을 직접 골라서 찾아 읽기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이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는 고전을 읽고 생각을 펼쳐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책의 뒤편에는 ‘바칼로레아’가 수록되어 있는데 프랑스의 논술형 대입자격시험을 의미한다. ‘바칼로레아’에는 책의 내용과 관련된 질문이 있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다른 사람과 토론해볼 수 있다. 또, 책의 곳곳에 [일리아스]의 주요 인물 소개, 트로이 전쟁 지도, 이야기와 관련된 회화나 조각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내용 이해를 돕고 재미를 배가시킨다.
나는 트로이 전쟁 이야기를 대강만 알고 있었다. 영화 ‘트로이’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일리아스]를 책으로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들과 인간들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음식을 꼭꼭 씹어먹듯이 책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었다. 그리스와 트로이의 전쟁을 그린 서사시는 총 8권이었다고 하는데, 그중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만 온전히 남아 있다. 다른 서사시들도 잘 보존되어 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약 3000년 전의 이야기라고 알려진 일리아스. 고대 그리스인의 상상을 읽는다고 생각하니 더욱 신비롭다.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으로 아르테미스를 지목한다. 아르테미스는 그 보답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을 선물로 주는데, 그녀는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인 헬레네였다. 아내를 빼앗긴 메넬라오스는 아가멤논, 아킬레우스, 오디세우스, 디오메데스, 아이아스 등으로 구성된 그리스 연합군과 함께 트로이를 공격한다. 트로이에는 파리스 왕자뿐 아니라 헥토르, 아이네이아스 등의 전사가 있다.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이 일어난 지 9년이 되던 해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트로이의 왕자 헥토르가 죽는 장면까지를 묘사했다. 이렇게 인간들이 전쟁을 하는 동안, 그리스의 신들 또한 싸우고 있었다. 그리스의 신들은 불멸의 생명과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처럼 화내고, 질투하고, 고민에 빠진다. 신들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어서 각자의 입장에서 인간의 전쟁에 개입하는데, 그 과정이 흥미로웠다. 아킬레우스가 분노를 ‘달디단 꿀보다 더 달콤해서 한번 가슴에 맺히면 연기처럼 피어올라 퍼져나간다’고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고, 자신의 아들들을 살해한 아킬레우스에게 가서 헥토르의 시신을 달라고 애원하는 프리아모스의 부성애가 안타까웠다. 인간의 곁에 신이 함께 했던 시절, 신과 인간의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은 여운이 오래도록 계속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