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제대로 된 협상을 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길잡이
협상력을 높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
하버드 협상 강의. 하버드공개강의연구회. 북다이제스트.
작년 11월에 사놓고, 읽어야지 읽어야지 생각만 하고 있던 책. 의지를 불태우며 가방 속에 집어넣었지만, 의지만 불태우다 끝난 적도 몇 번.
사실. 나는 협상이라는 작업 썩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조건 충족시켜줄 수 있는지 물어보고. 된다고 하면 그대로 계약 체결하고. 안 된다고 하면 말고. 가게에 가서 흥정하며 자신이 원하는 가격 맞추는 데서 흥미를 느끼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난 아니다.
물론 살면서 누군가와 협상을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없진 않겠지만,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것만큼은 포기할 수 없어. 이런 일이 없지는 않겠지만. 지금은 그것도 아니고.
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 책 자체는 재미있었다. 협상 기술도. 그 협상 기술이 적용된 예시도. 이 책만 보면 협상은 하나의 종합 예술과도 같다. 상대방에 대한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동시에 내 정보도 수집하고.
상대방의 패는 최대한 빼내면서 내 패는 최대한 보여주지 않고. 그러면서도 상대방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노력은 게을리 하지 않는. 협상 그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왜 많은지 알 것 같았다.
다만. 귀차니즘 말기인 나로서는, 이런 부담스러운 놀이 사양하고 싶다.
인상적인 예시 중 하나. 협상 마감일을 알게 된 상대방은, 마감일을 취대한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협상을 밀고 갔다고 한다. 생각없이 드러낸 정보가, 어떤 식으로 자신의 발목을 잡는지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야 할까. 왜 협상장에 베테랑을 보내는지, 알 것 같았다. 그 정도 능력가가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에.
협상을 좋아한다면, 협상에서 우위를 잡고 싶다면 도움이 될 책. 그렇지 않더라도 상대방이 어떻게 협상에서 행동하는지 안다면, 그 대응에 도움이 될 책. 내가 협상을 싫어한다고 상대방도 싫어하리라는 법은 없는 만큼 알아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될 듯하다.
이 책을 통해 유능한 협상가의 길로 접어들기 바란다.
그리고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지만. 이런 책은 우리나라 외교관을 비롯한 협상 전문가들이 달달 외워주면 좋겠다. 진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