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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코일기 2

작가1 | 북로그컴퍼니 | 2019년 3월 7일 한줄평 총점 9.8 (25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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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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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로 보는 책

책 소개

SNS를 뒤집어놓은 화제의 만화,
『탈코일기』 정식 출간!

2019년 1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 사이트에서 1억 9천만 원의 경이적인 모금액, 텀블벅 도서부문 최고 후원액을 기록한 『탈코일기』의 정식판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화장, 날씬한 몸매, 제모, 긴 머리 등 사회가 여성들에게 강요하는 외모 코르셋을 거부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책으로, 제목 그대로 ‘코르셋’에서 탈피한 여성들의 일기다.

이 책은 이제 막 탈코르셋을 한 김뱀희, 아주 예전에 탈코르셋을 한 도수리, 코르셋을 놓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백로아 세 주인공을 통해 탈코르셋을 한 여성들이 처한 현실, 그리고 코르셋을 찬 여성들의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만화로 이루어져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으며, 흡입력 있는 스토리라인은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여기에 매력적인 거친 그림체, 탈코르셋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그려진 상징적인 이미지들이 독자들의 눈을 단숨에 잡아끈다.

목차

들어가는 말
등장인물
18화
19화
20화
21화
22화
23화
24화
외전 1화
외전 2화
외전 3화
외전 4화
작가와의 인터뷰

상세 이미지

상세 이미지

저자 소개 (1명)

여성 창작자. 페미니스트. 항상 연대하는 사람. 스물하나, 탈코르셋을 실천한 뒤부터 자신이 바라보는 세계가 바뀌었다. 사회에서 이기적이고 유별나다는 소리를 들을수록 내 삶이 행복해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우리가 이기적인 게 아니라 당당한 거고, 유별난 게 아니라 멋진 거라는 사실도. 세상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이들의 거대한 움직임을 체감한다. 이 몸짓들이 모여 만들어 낼 너른 흐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오늘도 쓰고 그린다. 우리의 빵과 장미를 위해. 《탈코일기》, 《B의 일기》 등을 쓰고 그렸다. 탈코르셋 이야기를 담은 《탈코일... 여성 창작자. 페미니스트. 항상 연대하는 사람.

스물하나, 탈코르셋을 실천한 뒤부터 자신이 바라보는 세계가 바뀌었다. 사회에서 이기적이고 유별나다는 소리를 들을수록 내 삶이 행복해진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 우리가 이기적인 게 아니라 당당한 거고, 유별난 게 아니라 멋진 거라는 사실도.

세상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이들의 거대한 움직임을 체감한다. 이 몸짓들이 모여 만들어 낼 너른 흐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오늘도 쓰고 그린다. 우리의 빵과 장미를 위해.

《탈코일기》, 《B의 일기》 등을 쓰고 그렸다. 탈코르셋 이야기를 담은 《탈코일기》는 텀블벅에서 1억 9천만 원이라는 경이로운 금액으로 펀딩에 성공하며 Z세대의 페미니즘 필독서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탈코일기》의 주인공 도수리의 7년 전을 그린 《B의 일기》는 딜리헙에서 분야 1위 달성, 누적 조회수 223만 뷰 이상 기록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인스타그램 @offthe_0931

출판사 리뷰

작가 인터뷰, 일러스트, 페미니즘 용어 해설까지!
더욱 풍성해진 콘텐츠!

이 책은 텀블벅에서 나온 책의 정식 출간본이자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SNS에서 연재되던 콘텐츠는 아무래도 페미니즘을 잘 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알아보거나 이해하기 힘든 지점들이 많았다. 이 책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은 독자뿐만 아니라 페미니즘을 잘 모르는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몄다. 페미니즘 관련 단어들에 대한 해설을 달았으며, 주인공들의 자세한 소개글을 실어 독자들이 스토리라인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 특히 탈코일기 시리즈 중 《탈코일기 2》에는 작가의 인터뷰가 실려 있어 책의 내용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어디에도 선보인 적 없는 컬러 일러스트까지, 눈과 귀와 두뇌가 한꺼번에 즐거워진다. 특히 초판의 경우 초판 한정 사인이 선물처럼 독자를 맞이한다. SNS 혹은 텀블벅에서 《탈코일기》를 봤던 독자라면, 반드시 소장해야 할 책이다.

꾸미지 않을 자유는 없는 현실 속,
‘탈코동지’를 찾는 그대들을 위한 책

여성들은 “화장은 예의다”, “꾸미지 않으면 여자가 아니다”, “예쁘지 않으면 살이라도 빼라” 같은 폭력적인 말에 여자들은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탈코르셋이란, 사회적 매장을 각오하지 않으면 힘든 일이다.

그래서 탈코르셋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외롭다. 친구들에게 탈코르셋에 대해 몇 번 이야기하면 “너 지금 나 ‘명예남성’ 취급하니?” 하는 싸늘한 반응이 돌아오기 일쑤다. 하지만 가장 견디지 못하는 것은, 정작 중요한 자리에서는 본인이 탈코르셋을 했다는 사실을 밝히지 못해 화장을 해야 한다는 것. 사회적인 불이익을 당할까 봐 본인이 페미니스트라는 사실을 드러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을 비롯해 코르셋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너무나 외로워 보였다고 했다. 그래서 이 책은, 하루하루를 적대적인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페미니스트들에게 진정으로 위로와 용기가 되어주고자 만든 책이다. 서로에게 “너도 용기 내기 힘들었구나.”라고 따뜻하게 말해줄 수 있도록 이끄는 책이다.

지금까지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도수리와 김뱀희, 그리고 백로아가 서로에게 힘이 되었듯이, 우리도 꿈꿀 수 있다. 모든 여성들이 ‘외모 강박’ 때문에 고통 받지 않는 사회. 그 누구도 외모 때문에 상처받거나 좌절하지 않는 사회. 고작 겉모습 때문에 자신의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는 사람들. ‘이왕이면 예쁜 게 낫다’라는 말보다, ‘예쁘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말이 더 자연스러운 사회.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서로에게 말해주자.
그 코르셋을 벗고 이제 그만 사람답게 살자고.

종이책 회원 리뷰 (4건)

구매 탈코일기2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0*****4 | 2020.01.20

1권에서는 외모 코르셋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니, 2권에서는 효도 코르셋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이 사회에서는 특정 성별에게만 완벽함을 요구한다. 예쁘고 마름에도 글래머러스하지만, 예의 바르고 겸손하며 어른을 공경할 줄 알고 다른 성별의 기를 살려줄 줄 알아야 한다. 여자라 선천적으로 원래 그런 것을 추구하고 그게 미덕이니까. 그리고, 실수나 악함은 전혀 용납하지 않는다. 감히 여자가 무슨, 걔는 정말 이상하다며. 그렇게 소극적 완벽주의를 주입당한 우리들 모두 알 것이다. 말하기 전에 열댓 번은 검열해야 하고, 내가 한 업무는 그저 당연한 것이니 겸손하게 조아려야 하고, 조금만 실수해도 꼬리표가 죽을 때까지 따라붙을 거라는 남의 걱정 아닌 압박을 들은 내가 걱정해야 한다. 짝다리를 한 번 짚었다간 걔 원래 싸했다고 갑자기 등을 돌린 원래부터 보지도 않았다던 사람들의 말, 연애했던 것일 뿐인데 헤어지기 전부터 안전이별을 응원하는 친구들의 말, 내 건강과 시간과 돈인데 가족끼리 어떻게 잴 수가 있는 거냐고 매도하는 친족들의 말. 말, 말, 말! 그게 과연 나를 위한 것인가? 어떻게 특정 성별에게만 그렇게 박정하게 굴 수 있는지 세상 참 알기 쉽고 번거롭다.

효도 코르셋도 정말 알기 쉽다. 특정 성별이라 태어나기도 전에 죽도록 특정 성별만 할 수 있는 역할을 행위자로 몰아세울 때는 언제고 이제는 딸이 최고라 한다. 어째서? 그야 당연히 열 아들이 있어도 딸 하나가 늙은 나를 돌봐주니까! 아들은 가정 경제 상황이 중상층이라 착각하고, 특정 성별만 가내 빚 갚는 것에 도움을 줄 수밖에 없도록 부담스럽게 한다. 어째서? 그야 당연히 넌 시집 가면 그만이니까! 그렇지만 나 늙으면 병수발 드는 것도 네가 해야지. 어째서? 넌 어쨌든 이 집 딸이잖아! 오, 어떻게 특정 성별에게만 그렇게 다양하게 요구할 수 있는지 세상 참 알기 어렵고 번거로움이 이루 말할 데 없다.

수리와 같은 특정 성별 친구들과 함께 가족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부친 파트에서 어쩌면 그렇게 비슷한지 마치 그 가정폭력범이 두집살림을 하는데 내 집과 네 집인가 싶다. 하지만 우리 가족에게 피해만 주는 가정폭력범에의 효도 코르셋에 대해서는 이후로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보다 하등 존재 이유가 없는 코르셋도 없으며 수리의 부친은 정말 다행히도 병환으로 죽었고 사망 보험금을 주었으니 우리 집에 기생하는 부친도 그렇게 간단히 사그라지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니 수리의 모친에 대한 효도 코르셋에 대해서만 언급할 것이다. 나는 정말 다행히도 아니었지만 그 중에는 간혹 정말 수리와 같이 모친 또한 가정폭력에 대항하지 못하여 동조한 경우도 있다. 나는 그렇기에 엄마에 대한 효도 코르셋과 은혜 갚기를 분리할 수 없지만 감내하고 사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 그런데 수리와 같은 경우에도 분명 효도 코르셋을 강요당하고 못내 그것이 도리라고 생각해 모친을 용서할 수 없는 자신을 역겨워하는 가여운 사람이 있다. 나는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고 약자로서의 용서를 종용하는 이 괴이한 세상이 특정 성별만 갈아왔기에 번성했다는 근거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특정 성별이 제발 자신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특정 성별은 이기적이 되는 것도 어렵다. 사회적 시선 때문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들은 이기적인 성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조차 없다. 기본적이고 가장 현실적인 돈에 대해서만 얘기해봐도, 고용 불평등과 대우 불평등 그리고 꾸밈 불평등으로 인해 하다못해 월세 내며 살 만한 돈만 모아서 바로 독립하여 가정폭력범들을 전혀 안 보고 산다는 것조차 고르기 너무 어려운 선택지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이기적인 성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조차 없다고 말한 것이다. 그래서 막상 독립을 고를 수 없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조차 자신의 부족함이라고 오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효도하기 너무 싫은 자신을 이상하게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전하고 싶다. 다른 성별 형제는 가사노동을 고작 집안일이라 치부하면서 전혀 손대지 않는다면, 그것을 대신 하도록 내몰리는 것은 제일로 우리들 아닌가. 하지만 이조차 결과적으로는 모친을 용서할 수 없는 자신이 모친에게 효도하는 것이다. 어째서? 가사노동은 무조건 모친의 일이라고 내몰려지는 제1의 필수노동이니까. 가사노동이 아니라 가내 빚을 갚는 것에 조력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이미 말했듯 특정 성별에게만 가정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해야 함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가사노동이나 가내 빚 청산에 일조하지 않더라도 당신은 이미 받은 것에 비해 넘치도록 효도하고 있다. 당신의 길 잃은 울분을 친족살해 등 범죄로 끝맺지 않았으니까. 친족살해 등 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당신은 효도했다. 분명 당신은 기억하지 못하도록 별 것 아닌 취급을 한 양친일 테다. 그러니 어떤 경우에 해당하든 당신은 이제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 오히려 무엇이든 받아내도, 심지어 사망 보험금을 뜯어내도 당신은 전혀 이기적인 것이 아니다. 왜 당신은 받지 못한 은혜를 갚고 있는가. 왜 당신만 은혜를 베풀고 있는가. 그것이 왜 당신에게만 요구되는지 내 글을 읽었다면 알 것이고, 그러니 부디 당신만 짊어진 것 같은 그 부담을 이제는 분명 불합리한 것임을 깨닫고 그 이상 당신의 정신력을 넘는 효도 코르셋에 짓눌리지 않기를 바란다.

제발, 다시 한 번 말하건대 당신이 느끼는 불효자식의 꼬리표를 붙인 자에 대한 감정을 자신에게 잇지 말기를. 당신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부담감을 끊어 숨통이 트이기를. 당신은 분명 이미 넘치도록 효를 행했으며 그 누구보다도 이기적이어도 괜찮음을 깨닫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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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작가1] 탈코일기 2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목* | 2019.09.18

 

 

이 책은 안흥도서관에서 만나게 된 책이다. 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그림체가 단순해서 읽기가 편안할 듯했고, 둘째는 모두 2권이니 시간적인 부담이 적을 듯해서이다. 얼마 전에 이두호 화백의 20권짜리 임꺽정을 읽으면서 고단함을 느꼈으므로 이제는 좀 쉬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 인연으로 만나게 된 책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2권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는 여성들의 고통이 느껴져서 무거운 마음을 느꼈다.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화장을 하고 몸을 조이거나 행동이 불편한 의상을 입고 평생을 살았거나 살고 있는 여성들의 고통을 다는 아니겠지만, 상당 부분 이해를 했다. 나의 대학시절에는 장발과 미니스커트가 유행했었다. 자신의 사생활은 그리 깨끗한 것 같지 않지만 국민들의 이탈은 불편했던지 당시 대통령은 장발과 미니스커트를 단속했다. 경찰을 통해 머리를 자르기도 했고, 치마 길이를 재기도 했다. 그 무렵 나도 머리를 기른 적이 있는데, 장발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저항의 표시였다. 그러나 머리를 그리 오래 기르지는 못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불편해서이다. 머리가 기니 머리도 자주 감아야 하고 관리 자체도 불편했다. 나의 그 불편이 여성들의 화장이나 의복 등에 대한 불편에 비할 수 있을까? 몸을 관리하기 위해서 얼마나 수고를 했을 것이며 치마를 입었을 때는 불편함은 어떠했을까? 한겨울에도 짧은 치마에 스타킹만 신은 여성들을 보면서 여성은 남성과 달리 추위에 강한가 보다, 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그런 것을 견디면서 고통이 얼마나 컸겠는가? 그런 고통에서 해방되자, 라는 탈코 운동의 속뜻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둘째, 여성을 바라보는 나의 자세에 대해서도 반성의 마음이 일었다. 나는 페미니즘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성을 상품화하는 생각과도 거리가 멀다. 나름으로 여성을 동등한 인간으로 생각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교단에서의 마지막 학교에서의 나의 생활이 마음에 걸렸다.

 

나는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교사는 아니었다. 어떤 특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도 아니었다. 그저 수업 내용만 전달하고, 해야 할 말만 전하는 밋밋한 교사였다고 할까? 어느 학교에서든지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교사였던 적은 없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학교에서는 상당한 인기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 학교는 여자중학교였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속에서 학생들에게 잘해주자는 생각을 했다. 수업을 할 때마다 학생들의 칭찬을 한 것이다. ‘너희같이 예쁜 얘들을 가르치게 되어서 기쁘다던가, 교실에 들어올 때부터 기분이 좋다, 너희를 만난 것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등의 말을 자주 했다. 학생들은 선생님은 말로만 그러신다. 다른 교실에서도 똑같은 말씀을 하신다.’라고 하면서도 싫지는 않은 듯했다. 나를 최고의 인기 교사로 꼽는 학급이 여러 곳이었다고 하는데, 그 비결은 칭찬이었던 듯하다. 그런 사실을 한참 뒤에 동료 교사가 귀띔을 해주는 바람에 알았는데, 퇴임 이후에도 나름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탈코 선언을 한 여성의 관점에서 나는 상당히 문제 있는 교사였던 듯하다. 여학생들에게 예쁘다고 칭찬을 하는 것은, 그녀들에게 예뻐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준 것이 아니겠는가? 내 수업을 받은 학생들은 무의식적으로 여성은 예뻐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언행이 모든 여성의 탈코 선언을 꿈꾸는 이들에게 악영향을 주었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반성을 했다. (아마 나의 마지막 학교가 남학교였다면, 나는 학생들에게 잘생겼다라고 칭찬을 했을 듯하다. 그렇다면 나도 남성은 잘 생겨야 하고, 여성은 예뻐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

 

셋째, 탈코 운동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실행은 현명하게 했으면 좋겠다. 이 책은 주인공 김뱀희의 친구인 백로아가 뱀희를 따라 탈코 선언에 동참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로아는 뚱뚱한 자신의 몸매가 싫어서 살인적인 다이어트 끝에 30kg 감량에 성공한다. 그 후 아름다워진 자신을 선망하는 주변의 시선을 즐기면서 여성의 권력은 아름다움에 있다는 신념을 지니게 된다. 그러던 중 뜻한 바 있어서 뱀희를 따라서 탈코 운동에 동참하면서 몸무게가 한 달 사이에 20kg이나 늘었다. 다이어트를 포기하니 그렇게 된 것이다. 로아는 그런 자신의 변화에 대견해 하는 듯하지만…….

 

탈코가 뚱보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적당한 몸을 유지하는 것은 아름다움 이전에 건강을 위해서 필요하다. 괴물과 싸우다 보니 괴물이 되었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지나치게 감량을 하는 것이 괴물의 몸이라면서 마음껏 먹고 뚱보가 되는 것 역시 괴물이다.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자신을 괴물로 만드는 것 못지않게, 본능대로 먹고 놀면서 괴물이 되는 것도 한심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넷째, 작가의 의도와 무관하게 개인적인 깨달음을 얻었다. 탈코 운동에 동참하기를 결심하는 로아는 화장품을 버리면서 이런 독백을 한다.

 

불쌍한 여자들……, 우리는 스스로를 안타깝게 여길 필요가 있다. 아주 짧게, 아주 잠깐 동안 슬퍼하고, 오래 분노하라(163)”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그것은 남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만족이라고 믿고 싶어 했던, 예쁨이 권력이라고 착각했고, 가질 수 있는 권력이 그것밖에 없던, 그 사실에 의문조차 품지 못했던 지난날의 자신(대부분의 여성을 상징하는 듯)에 대해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게 어리석게 살았던 과거를 잠깐만 슬퍼하되,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환경(여성을 그렇게 만든 사회와 남성)에 대해서는 오래오래 분노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나는 그 말에서 엉뚱하게도 이런 생각을 했다.

 

불쌍한 대한민국 역사……, 우리는 스스로를 안타깝게 여길 필요가 있다. 아주 짧게, 아주 잠깐 동안 슬퍼하고, 오래 분노하라

 

시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다가 35년 동안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고, 해방이 되고도 이승만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서 반민특위를 해체하는 등, 친일 청산의 기회를 놓쳤으며, 박정희와 전두환 같은 군인들의 반란을 막지 못한 우리 역사를 안타깝게 여길 필요가 있다. 그러나 너무 비탄에 잠기지는 말자. 아주 짧게, 아주 잠깐 동안 슬퍼하되, 야당 대표라는 사람이 국회에서 반민특위는 민족을 분열시켰다는 망언을 해도 계란 하나 던지지 못하는, 아직도 친일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현실에 대해서는 오래 분노하자고……. 아마도 작가는 자신의 책을 읽은 독자들이 이런 생각을 하리라고는 짐작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진리는 통하는 것이 아닐까? 모든 길이 로마와 통하듯이 독립 투쟁, 민주 투쟁, 인권 투쟁, 노사 투쟁, 탈코 투쟁 등에 몰입하다 보면 어쩌면 어느 순간에 같은 정상에서 만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잘 모르겠다. 페미니즘에는 관심이 없고, 탈코에 대해서는 뜻도 모르던 나와 같은 문외한을 2권까지 완독했다는 것은 이 책이 그만큼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의 내용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하는 이는 아직은 그보다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들의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책인 것은 분명한 듯하다. 여성들은 중학생 이상이라면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하고, 여성의 삶이 궁금한 남성들에게는 흥미 있는 책이 될 것이다.

 

* 덧붙임 : 이 책의 주인공 김뱀희, 백로아, 도수리이다.

  

 
 

 

 

머리를 보면, 뱀희와 수리는 단발이고, 로아는 장발이다.

이 책에서는 탈코의 1단계를 단발로 보았다.

로아 혼자 립스틱을 발랐다.

2단계는 화장을 서서히 줄이는 것이고…….

탈코 선언을 한 로아는 뱀희와 수리처럼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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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코일기 2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또*리 | 2019.08.14

탈코일기 2권을 읽고 느낀 것은 확실히 사회가 병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왜 여자에게만 병든 사회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을까.

무엇이 이 사회가 여자들을 병들게 한걸까.

 

주인공의 친구 백로아가 남자친구에게 데이트 폭력을 당했을 때도 무력감을 느꼈다.

이것 마저도 남일 같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난 학창 시절 사귀던 남자친구의 성추행으로 몇달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야 했다.

하굣길, 학생들이 가득한 버스 안에서 소리도 지르지 못한채 당해야만 했던 치욕스러움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렇게 몇주를 버텨야 했고 어렵사리 헤어지자는 말을 건넸을 땐 X년, 김치녀 라는 온갖 폭언들이 뒤따라 왔다.

그나마 문자로 얘기해서 다행이었다. 만약 실제로 눈 앞에 두고 얘기했다면 어땠을까.

백로아의 상황이 내 상황이랑 겹쳐 보이기 까지 한다. 끔찍하다.

 

 

탈코일기를 읽고 완벽하게 코르셋을 떨쳐낸지 벌써 9개월이 되어간다.

한달에 20만원을 옷과 화장품에 쏟던 내가 생각난다. 지금은 그 돈을 차곡차곡 모아 여행을 갈 예정이다.

코르셋을 벗어버리니 좀 더 실용적이고 나를 위해 돈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리뷰 쓴 김에 또 정주행 하러 갈 예정이다. 몇번을 읽어도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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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2건)

구매 바이블 그 자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s********7 | 2022.03.04
저는 이 책을 보기 전에 진작 탈코했지만 탈코를 하고 싶어도 다른 시선이 두려워서, 외로워서 등 다양한 이유로 탈코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보기 좋은 책입니다.
전남충의 가스라이팅과 데이트 폭력도 다루면서 우리는 좋아한다고 연애하지만 사실 위험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메세지도 전하고 있고요.
자신이 진심으로 코르셋을 좋아해서 조인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걸 보고 자아 성찰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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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작가1] 탈코일기 2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2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o*z | 2021.03.12
전 남친의 폭력적인 행동으로 인하여 자신을 압박하는 '코르셋'의 존재를 느낀 로아가 탈코를 하면서 이야기가 마무리 되네요. 갑자기 20키로 찌면 관절 나가니까 주의하고 (무리한 다이어트로 뼈가 약해졌는데 갑자기 늘어난 중량을 버텨야 하니 심하면 부러져요.) 깨달은 것을 잘 실천하면 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간다는 기쁨을 알게 되지 않을까요.

로아와 전남친의 에피소드를 보며 '지상파에서 이렇게까지 선정적이어도 되나?'싶었던 고민해결 프로그램의 사연이 생각났습니다. 아내의 몸무게를 매일 아침 체크한다던 남편...어휴! 그 남자는 아내의 가치를 외모와 몸무게 정도로 평하며 살 찌면 이혼이라고 했었는데, 정말 끔찍했었어요. 그 당시에도 보는 제가 모욕감을 느꼈었는데,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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