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섭 저
헨리 조지 저/이종인 역
김승섭 저
하루 저
벤 윌슨 저/박수철 역/박진빈 감수
정석 저
먼저 이 책의 제목에 이끌렸다. '공간'과 '비밀'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젊은 건축가가 경험과 사유로 발견한 좋은 곳들의 비밀을 담았다고 한다. 누구든 어떠한 모습이든 자신만의 공간에서 살아간다. 잠도 자고 휴식도 취하고 일도 하면서 일상을 보낸다. 바삐 활동하는 곳도 공간이고, 무언가 새로운 창조를 해내는 공간도 주어진다. 이 책은 공간에 대해 인문학적인 에세이로 사색에 잠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건축가가 들려주는 좋은 곳들의 비밀이 궁금해서 이 책『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최경철. 글쓰는 건축가다. 현재 서울에서 건축사무소 모프를 운영 중이다.
책의 주인은 이제 내가 아니라 당신이다. 글을 읽다가 불현듯 어린 시절의 할머니의 집을 떠올리기를, 인상 깊게 보았던 이름모를 건축과 공간과 함께 있었던 사람을 떠올리기를, 자주 다니는 산책길을 걷다가 벽돌이 차곡차곡 쌓인 담장을 뒤덮고 있는 넝쿨에서 시간의 흔적을 발견하기를, 건축가가 건물에 숨겨둔 비밀들을 하나씩 발견해 나가기를, 도시와 건축이 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잠시 생각해 보기를. 그래서 이 책이 내 손을 떠나 오롯이 당신의 것이 되었으면 한다. (6~7쪽, 저자의 말 中)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도시와 건축: 공적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2부 '개인과 공간: 사적 경험이 모이는 공간에 대해서', 3부 '영감의 원천: 건축가를 깨어나게 하는 순간에 대해서'로 나뉜다. 두 건축가 이야기, 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 낡은 동아줄을 잡은 건축가, 기념 공간의 필연적 이유, 슬럼의 변신은 무죄, 장례식의 기억, 조용한 어느 곳에 불시착한 건축, 가장 가까운 거리의 건축가, 최초의 웅크리는 존재, 대체 불가능한 건축, 내 방 여행하기, 시골 마을의 화장실, 고양이와 건축가의 거리, 백자 하나 두심이, 돌과 나무의 시간, 이사의 추억, 도시 읽어주는 남자, 건축 비엔날레의 단상, 최초의 어루만짐 등의 글이 담겨 있다.
'건축'은 나와 거리가 멀고 잘 모르는 분야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데에 이르렀다.
우리는 무수히 많은 건축가를 본다. 물론 내 주변에는 건축가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건축가를 본다는 의미를 한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을 본다는 의미로 치환한다면, 우리는 살면서 무수히 많은 건축가를 본다고 말할 수 있다. 건물은 건축가의 의도와 의지가 담긴 결과물이다. (25쪽)
'내 방 여행하기'를 보며 내 방의 역사를 생각해보았다. 처음 내 방이 생겨서 설렜던 일, 너무 고요해서 잠만 쏟아지던 그곳이 지겨워지던 일, 방문을 닫고 들어가면 외부와 단절되어 편안해지던 느낌까지, 생각해보니 나의 역사와 같이 가고 있다.
방이란 어쩌면 그곳을 점유한 사물과 내가 만들어 내는 관계의 실타래가 아닐까? 그 관계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드러난다. 그러므로 내가 살던 방을 이야기하는 것은 곧 나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내 방의 역사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된다. (101쪽)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짐작하게 된다. 그것이 에세이를 읽을 때, 의외의 소득이기도 하다. 저자의 성향과 자신이 비슷하다고 생각된다면 이 책으로 더 오랜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건축에 별 관심이 없고, 건축과 상관없다고 생각해왔지만,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생각을 달리해보는 시간을 마련하게 되었다. 별 생각 없던 것에 대해 이렇게 한 권 분량, 혹은 그 이상의 생각에 잠길 수 있도록 하는 책이어서 한동안 여운이 남을 것 같다.
얼마 전 종로 일대를 걷다가 새로 새워진 '새문안 교회'를 보게 되었다. 아마 광화문 근처에 갔다가 본 사람은 알겠지만 새문안 교회의 모습은 사람을 압도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엄청나게 큰 건물은 물론 특유의 유선형 모양은 마치 피라미드 앞에 선 고대의 이집트인이 그러했을 것처럼 압도감을 느끼게 했다. (물론 피라미드에 비하면 훨씬 작겠지만) 건물 내부까지 구경하는데, 막상 안쪽은 평범한 개신교 교회처럼 생겨서 좀 실망하긴 했었다. 그럼에도 새문안 교회가 가진 외관의 충격은 실제로 엄청났다.
건축물은 이렇게 우리 삶에서 무척 가까운 실용품이자 예술품이다. 틀에 찍어낸 듯한 빌라나 아파트, 원룸 등을 볼 때는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지만, 롯데타워같은 건물을 볼 때면 신선한 자극이 된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그토록 거대한 건물 앞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감정은 건축만이 가진 힘이다. (무엇보다 그런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자본이 들어가기도 하고)
이 책 <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는 제목 그대로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건축을 공부하고 건축 실무를 맡은 작가가 직접쓴 책이기 때문에 이 책에는 이론과 현실 둘 모두가 잘 녹아 있다. 이 책이 주목하는 건축의 중심은 '도시'에 있다. 이는 부제 '도시인이 가져야 할 지적 상식에 대하여' 를 통해서도 잘 나타난다.
나 또한 도시에서 난 것은 아니지만, 성인 이후의 삶을 도시에서 보내고 있는 도시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감명 깊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는 총 24개의 소재를 가지고 도시와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 안에는 건축가가 바라보는 도시, 공간의 깊이는 어떻게 구현되는지, 죽음(장례식)에 필요한 집의 형태 등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들로 가득하다. 인문학적 내용을 담고 있지만, 그것들이 다루는 소재만큼은 지극히 우리 삶에 가깝기 때문에 쉽게 공감할 수 있었다. 특히 건축가가 바라보는 건물, 그리고 도시 등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비밀을 간직한 공간. 너무 설레는 문장이다. 건축에 대해 아는 것은 거의 없지만, 공간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다. 어떤 건물을 가거나 새로 고층건물이나 쇼핑몰 등이 생기면 층마다 다니며 공간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를 탐험(?) 하곤 한다. 그러다 보면 숨겨진 공간도 보이고 죽은 공간들도 보인다. 건축 의도는 모르지만, 의도된 마진이 아닌 그냥 스페이스로 남아있는 공간들을 볼 때면. 아! 정말 아깝다.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좋아하는 공연이 자주 올라오는 공연장이 있는 데. 디자인 대학 건물임에도 여기저기 죽은 공간들이 보여 공연장에 갈 때마다 이런 좋은 공간을 그냥 놀리다니. 왜 이렇게 설계했을까...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축가의 책이 반가웠다. 건축가는 공간을 어떻게 바라볼까.
솔직히 우리나라에는 랜드마크라고 내세울 건물들이 별로 없다(고 생각 한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찾아가 인증샷을 찍는 그런 건물 말이다. 얼마 전 뉴욕이 사는 동생이 뉴욕의 핫플레이스인 '허드슨 야드 베슬(The Vessel)'에서 찍은 가족사진을 보내왔는데, 일반인들이 찍은 사진에 담긴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그 사진을 보면서 와! 여긴 어디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냥 외향이 독특해서가 아니라 어디서 찍느냐에 따라 느낌 자체가 달라지는 공간이 주는 매력 때문이었다. 왜 우리는 그런 건축과 공간이 별로 없을까. 늘 가지는 아쉬움이었다.
저자는 건축을 도시를 만드는 요소로 바라본다. 그 건축물에 의해 도시는 매일 자란다고 말한다. 수평적으로 넓어짐은 물론이고, 하늘에 닿을 듯 매일같이 새로운 건물을 쌓아올리며 도시의 인상을 바꾼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건축물과 공간이 따로 논다고 할까. 도시에 사는 도시인으로 늘 가지는 아쉬움이다.
저자 역시 경제적 가치로만 건축을 바라보기보다는 사람이 사는 공간의 느낌을 강조한다. 가장 은밀한 개인의 공간부터 죽음을 맞이하고 기억하는 공간까지. 경제적 가치로는 볼 수 없었던 나와 우리의 공간을 가진 건축과 도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공간의 어떤 모습인지 조금씩 구체화하게 된다.
건축을 설계하고 지을 수는 없지만 인간이 중심이 된 공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요구가 있다면 천편일률적인 도시의 얼굴도 조금씩 달라주지 않을까.
일상의 경험 속에서 건축과 공간의 이해를 돕는 책입니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을 건축 공간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보내지만 정작 건축과 공간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사람들에게 저자는 공간의 비밀과 의미를 돌아보게 하고 도시 공간에서 좋은 건축이 무엇이고 인간 중심의 건축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건축과 공간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시선을 바탕으로 일상 속의 건축물의 존재 의미에 의문을 품고 나의 공간과는 대화를 함으로써 단조로운 일상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사고를 확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 리뷰
오구오구 페이백 이벤트로 구매한 책입니다.
건축과 공간에 관한 책인데 미술사와 건축사가 엮여 생각보다는 흥미로운 내용의 책이었습니다.
제목만 보고는 집의 빈 공간을 활용하는 평범하다 못해 흔한 내용이 아닐까 싶었는데 예상 밖이었어요. 건축가의 설명이 덧붙여진 건축 관련 책이라 많은 도움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읽기 편했어요
건축가의 시각으로 공공건축과 인테리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책입니다. 페이백이벤트의 좋은점이 이렇게 평소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분야의 정보를 접해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인 것 같고, 이 책 또한 마찬가지로 평소라면 읽어볼 생각조차 안했을 분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다양한 방식의 정보제공처는 독자에게 유용한 것 같습니다. 건축을 전혀 모르는 독자가 보기엔 조금 어려운 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 완독할 가치는 있었던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