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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지글러 저/유영미 역
N.H클라인바움 저/한은주 역
[스테디셀러가 궁금해] 동아시아 : 교양의 대중화를 꿈꾸다
2020년 09월 09일
2020년 05월 25일
아픔이 길이 되려면/김승섬/동아시아./2017
오래전 부터 한번 읽어 봐야지 하면서도 분명 마음이 불편해 질 것이 빤히 보였기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가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읽게 된 책입니다.
저자는 연세대 의학과 출신에 보건학으로 석박사를 마치고 사회역학을 전공으로 연구하고 있는 교수님입니다. 사회적 소수자들이 고용 불안, 차별 경험을 겪으면서 건강을 해치게 되는 상황을 주로 연구하여 발표한 정말 그간 너무나 열악했던 우리나라의 사회 역학 부분에서 노력하고 있는 학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책은 크게 4 부분입니다. 첫번째는 차별, 가난, 자신의 몸에 대한 자의권의 말살 등으로 인해 우리 몸이 아프게 되는 기전에 대해서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똑같이 차별을 경험했지만 그것을 인지하고 주변에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사회와 그렇지 않은 사회가 얼마나 천양지차인지, 이러한 사회적 배려로 인해 끔찍한 참사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그리고 불합리한 사회적 강제가 얼마나 사람을 죽음으로 내모는지 말이지요.
두번째는 저도 관심이 많은 부분입니다. 고용 불안과 위험한 작업 환경에 관한 이야기지요. 과거 원진 레이온과 석면 그리고 최근의 삼성 백혈병, 그리고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의 과중한 노동으로 인한 의료의 질 저하와 안전을 지켜야 할 소방 공무원이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당연히 알고 있는 일이고, 저도 병원 근무를 해 봤던지라 겪기도 했던 일이지만 지금도 크게 개선된 것은 없는 듯 하여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현대중공업 건물 담벼락에는 오래된 표어가 붙어 있습니다. 나라가 잘 되는 것이 우리가 잘 되는 것이고, 우리가 잘되는 것이 나라가 잘되는 것이다. 고 정주영 회장이 한 말이라지요. 그런데 반대편 담벼락에 등장한 표어가 이채롭습니다.
우리 회사에는 당신이 다치면서 까지 해야할 중요한 일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이 표어가 무척 반가웠고, 또한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과거 기업들이 처음에는 몰라서 나중에는 알았더라도 쉬쉬하고 감추었던 작업 환경의 열악함과 유해성이 결국엔 드러났고 이런 저런 대책들도 마련되었지만, 실제 이러한 작업환경이 사라지게 된 것은 이러한 공장들 상당수가 해외로 나가버렸기 때문입니다. 유럽과 미국에서 일본으로 그리고 우리나라로 그리고 중국으로 그리고 지금은 동남아와 북한으로 가고 있는 것이지요. 이 책에서도 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개선은 사실상 없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결국 이러한 개선을 대기업에서 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사실상 인구 구조의 현격한 변화로 기업에 필요한 좋은 인력을 더 이상 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절박함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자본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 괴거에는 사람을 갈아넣었지만, 이제는 사람을 귀하게 대접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는 것을 현장에서 느끼게 되었던 것이지요.
황당하게도 이 문구에 대해서 노조 측 인사들은 별 반응도 없고, 심지어 비꼬는 듯한 댓글도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우리 나라 노조의 역사는 IMF 이전과 IMF 이후로 극명하게 갈립니다. IMF 이전에는 대기업 노조에서 투쟁을 해서 임금을 올리면 다른 곳의 임금도 같이 비슷한 율로 올라가는 낙수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IMF 이후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극심해 지면서 힘쎈 정규직 노조는 자신들의 임금을 올리는 것에는 분투하고 시간외 수당을 받아 챙기면서 고임금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할 생각은 찾아보기 힘들고, 심지어 자신들이 일을 더할 수 있다며 새롭게 정규직으로 들어오려는 신규 채용에 걸림돌이 되기까지 합니다. 젊은 이들에게 제조업 현장은 워라벨을 추구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기피 직종이 되었고, 거기에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할 것을 강요하는 그것도 사측에 의해서가 아니라 같은 임금 노동자들의 문화 자체가 그러한 환경이니 기업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입니다. 이래서 이러니 저러니 해도 상황 인식 제대로 하고 돌파구를 찾는 것은 정부도 민간도 아니고 기업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오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게 됩니다.
세번째는 사회적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숱한 사회적 재난이 있었습니다. 서른살 즈음까지 대구에서 살았기에 상인동 가스 폭발 사건이나 지하철 참사도 바로 피부로 느꼈고(심지어 제 친구는 불이 처음 난 객차에 탔었습니다. 역에 멈춰 서면서 반대편으로 가던 객차에 옮겨 붙었고 실상 더 큰 참사는 그 객차에서 벌어졌죠. 친구와 저는 아무 것도 모르고 여행을 갔다가 저녁에 뉴스를 보고 알았습니다. 친구는 자신이 탄 객차에서는 다들 무사히 내렸는데 무슨 소리냐며 황망해 했었습니다 ㅜㅜ ) 삼풍 백화점에 세월호 사건에 이 책이 나올 때 쯤에는 아직 벌어지지 않았던 이태원 참사에 거슬러 올라가면 와우 아파트 풍괴에 성수대교 붕괴에 이르기 까지 그야말로 기적의 나라이면서 또한 참사의 나라였습니다. 그 숱한 기적 이야기 속에 참사 이야기는 묻혀 갔습니다. 이제 기적이 흔하다 보니 당연시 되어 피로도만 높아가게 되었죠. 거듭되는 참사 속에 사회적 안전망의 붕괴를 느끼면서 기쁨을 상실하고 불안해 하면서 사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네번째는 국가적 사회적 인식과 제도가 개개인에게 미치는 여러 영향들과 사회적 연결망의 절실함에 대한 것입니다. 총이 있어야 자신을 더 잘 지킬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화가 나도 총이 없으면 쏠 일이 없지만, 있으면 쏠 확률이 높지 않겠습니까. 이 책에서 제시한 여러 데이터까지 가지 않아도 당연한 일입니다. 제가 내내 속상해 했던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여기 언급되어 있습니다. 과거 미국에서 벌어진 유연 휘발류 사건, 담배 사건, 최근의 테프론 사건 등등 헤어릴 수 없는 많은 유해 물질로 인한 피해 이야기들은 지금도 전 지구적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건이 벌어지는 건 벌어지는 것이고, 사회가 보다 유기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있는 곳이라면 이렇게 허망하게 결론이 났을까 싶기도 합니다. 유죄 판결도 나왔고, 어느 정도 배보상도 이루어진 것만으로도 진보라 할 만한 부분이 있지만 아직 갈길이 멀구나 하게 됩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진 사회입니다. 홀로 살 수 있게 된 것은 사회적으로 그만큼 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처럼 농사도 짓고 나무도 하고 길쌈도 하고 밥도 짓고... 아이가 없어서 육아를 하지 않는 상황이라 해도 이런 걸 다 혼자서하는 건 불가능하지요. 과거 사회의 결혼은 삶의 방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고독사가 흔해 지는 세상이 올 것이고, 곧 각 구청이나 동사무소마다 고독사 관리 부서와 공공 장례 부서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점차 현재 누리고 있는 사회적 시스템도 한계에 도달하게 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로봇으로 대체 된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단 한번도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살아보지 않아서 제대로 그리는 건 불가능합니다만, 분명 훨씬 더 불편할 겁니다. 뒷 세대에게 짐이 되진 않을까, 그러지 않으려면 건강을 잘 유지해야지, 뭔가 좀 더 익혀서 오래 활동해야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러려면 정말 국가적 사회적 정책 안배가 시급합니다. 아, 그런데 이 나라 정치는 이 나라 언론은 도대체 어디에 촛점을 맞추고 있는 걸까요 ㅡㅡ;;
좋은 책 읽어놓고 엉뚱한 사변만 늘어놓았습니다. 제 이야기는 흘려 보시고 책은 꼭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가독성도 무척 좋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분이 있어서 반갑고 기뻤답니다.
북소리라는 연수로 알게 된 책입니다.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되었을 때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나에게 너무 가까이 붙어있어 눈치채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저자의 철학을 옆에서 말해주는 듯한 생생한 글이 좋았고 혐오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말을 들이 많아 반성이 됩니다. 좋은 글이자 필요한 글을 써주신 저자님께 감사합니다.
김승섭 작가님은 의사일뿐만 아니라 사회역학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사회역학이라는 학문은 자칫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질병의 원인과 해결 방법을 사회적인 관점에서 찾는 것이라고 한다. 신생학문이라 잘 알려지진 않은 편인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사회역학이라는 것이 있구나 알게 되었다.
왜 이 사람이 이러한 질병을 겪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이러한 원일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가 어떤 식으로 바뀌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각종 객관적인 조사들을 통해 알아보고 연구하는 것.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가져야 할 의문점들을 잘 제시해주는것 같다.
책 중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다.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집니다'
김승섭 작가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라는 책은 사회를 둘러보고 싶은 마음에 여기저기 뒤져보다가 한번 쯤은 읽고 생각해볼만한 책이라 추천받아 구매한 책입니다.
참 제목도 멋있는 책입니다. 내용도 훌륭하구요.
다른분처럼 멋있는 리뷰를 남기진 못하겠어서 잠시 머뭇거리게 되는데요.
음.. 저 스스로는 인지하고 있지 못하지만 저 역시 기득권층의 무의식적 차별속에서, 사회가 내면화시킨 구조적 차별속에서 살아가면서 타인의 차별과 아픔은 조금 무감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그들에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관련 분야의 책을 전혀 읽어본적이 없다.
강추가 많아 읽기 시작해본 아픔이 길이 되려면.
현 사회의 문제들을 사회역학으로 바라볼때 과거는 어땠고
현재는 이러하며 앞으로는 어떻게 가야 할지 서술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마음이 아팠다. 항상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지켜주지 못한 그들.
앞으로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또한 살아남은 생존자들에게 ,
살아내고 있는 유가족에게 더 큰 아픔이 되지 않도록 우리모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하늘에 있는 그들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