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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세계라면

분투하고 경합하며 전복되는 우리 몸을 둘러싼 지식의 사회사

김승섭 | 동아시아 | 2018년 12월 19일 한줄평 총점 9.6 (4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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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인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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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지식의 전쟁터가 된 몸에 대하여
지식의 최전선에서 몸을 둘러싼 지식을 질문하다
1,120편의 논문 검토, 300여 편의 문헌 인용,
20년의 공부를 전작으로 집필하다!

1,120편의 논문을 검토하고, 300여 편의 문헌을 구체적 근거로 삼았다. 1348년 프랑스 국왕 필리프 6세의 지시로, 파리 의과대학 교수가 쓴 흑사병 원인에 대한 보고서부터 암 치료에 영향을 주는 세포 내 수용체가 사회제도의 영향으로 변화한다는 최신의 논문까지. 시대와 공간을 횡단하며 지식의 최전선에서 우리 몸을 둘러싼 지식의 경합과 지식인들의 분투를 담아냈다. 신간 『우리 몸이 세계라면』은 2017년 『아픔이 길이 되려면』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김승섭 교수의 신작이다. “인간의 몸은 다양한 관점이 각축하는 전장”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지식의 전쟁터가 된 우리 몸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몸을 둘러싼 지식의 생산 과정에 대해 말하면서, 어떤 지식이 생산되고 어떤 지식은 생산되지 않는지, 누가 왜 특정 지식을 생산하는지,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을 만들기 위해 ‘상식’이라 불리는 것들에 질문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말하고 있다.

전작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 10년간 김승섭 교수가 언론 매체를 통해 소통한 글들을 엮은 것이라면, 신간 『우리 몸이 세계라면』은 지난 20년 동안 의학과 보건학을 통해 공부해온 몸과 질병에 관한 주제들을 ‘지식’에 방점을 찍고 새로 집필한 책이다. 방대한 자료를 검토했고, 그것들을 저자 특유의 정갈한 언어로 담아냈다. 과학과 역사의 사례, 현대의 여러 연구를 망라하며, 사회역학자의 글답게 데이터를 근거 삼아 이야기한다.

목차

들어가며 _4
1. 권력 - 어떤 지식이 생산되는가
이름을 알 수 없는 지식에 대하여
: 여성의 몸이 사라진 과학
죽음을 파는 회사의 마케팅 전략
: 담배회사의 지식 생산 1
자본은 지식을 어떻게 섭외하는가
: 담배회사의 지식 생산 2
[왜 어떤 지식은 생산되지 않는가]
2. 시선 - 보는 것과 보지 않는 것
누가 전시하고, 누가 전시되는가
: 조선인의 몸에 제국주의를 묻다 1
일제강점기 동안 조선인은 더 건강해졌는가
: 조선인의 몸에 제국주의를 묻다 2
이 땅에 필요한 지식을 묻다
: 조선, 당대의 한계에서 최선의 과학을 한다는 것
3. 기록 - 우리 몸이 세계라면
불평등이 기록된 몸
: 건강불평등은 어떻게 사회에 반영되나
차별이 투영된 몸
: 과학적으로 불투명한 인종이라는 개념
4. 끝 - 죽음의 한가운데 있는 삶
가장 많은 이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
: 암으로 읽는 질병의 원인과 죽음의 원인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과학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 흑사병, 죽음이 일상이 된 중세의 풍경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
5. 시작 - 질문되어야 하는 것들
‘쓸모없는’ 질문에서 시작된 과학
: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질문하지 않은 과학이 남긴 것
: 비윤리적 지식 생산 과정을 말하다
6. 상식 - 지식인들의 전쟁터
자신의 경험을 믿지 않는 일
: 데이터 근거 중심 의학에 관하여
‘상식’과 싸우는 과학
: 당위에 질문하는 과학의 역사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을 만드는 일]
참고문헌

채널예스 기사 (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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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김승섭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보건대학원과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에서 일했고, 2022년부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부교수로 재임 중이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고려대학교 최우수 강의상인 석탑강의상을, 2018년에는 최우수 연구상인 석탑연구상을 수상했다. 의학과 역학을 이용해, 차별 경험과 고용불안 같은 사회적 요인이 비정규직 노동자나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천안소년교도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보건대학원과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에서 일했고, 2022년부터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부교수로 재임 중이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고려대학교 최우수 강의상인 석탑강의상을, 2018년에는 최우수 연구상인 석탑연구상을 수상했다.

의학과 역학을 이용해, 차별 경험과 고용불안 같은 사회적 요인이 비정규직 노동자나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천안소년교도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일한 이후, 재소자 인권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구금시설 건강권 실태조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2014년 ‘인턴·레지던트 근무환경 연구’, 2015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건강 연구’, 국가인권위원회의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2016년 ‘한국 성인 동성애자·양성애자 건강 연구’, 세월호 특조위의 ‘단원고 학생 생존자 및 가족 대상 실태조사 연구’, 2017년 ‘한국 트랜스젠더 건강 연구’, 2018년 ‘천안함 생존자건강 연구’, ‘백화점·면세점 화장품 판매직 노동자 근무환경 및 건강 연구’, 2021년 ‘소방공무원의 COVID19 관련 근무환경과 건강’ 연구를 진행했다. 삼성 반도체 직업병 소송, 동성결혼 소송, 트랜스젠더 성별 정정 소송, 군형법 위헌 소송, 성폭력 생존자 PTSD 소송에서 법정 증언을 하거나 전문가 소견서를 제출하며 참여한 바 있다. 현재 지체장애인, 발달장애인, 발달장애인 가족의 삶과 건강에 대한 장기 추적 관찰 연구와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취약계층 노동자의 건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환자를 치료하는 것만큼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이 자기 삶에 긍지를 갖지 못한다면 그것은 사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지은 책으로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오롯한 당신』(공저)이 있고 『장애의 역사』를 번역했다.

출판사 리뷰

왜 어떤 지식은 생산되고,
어떤 지식은 생산되지 않는가?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을 만드는 일에 관하여 묻다

혈액형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는 이야기는 2018년인 지금도 심심치 않게 매스컴에서 다루어지는 내용이다. 그 뿌리를 따라가면, 제국주의 시기의 혈액형 인류학을 찾을 수 있다. 루드빅 히르쉬펠트는 혈액형을 ‘과학’의 도구로 이용해 민족과 인종을 처음 설명한 사람이다. 그는 마케도니아 전장에서 16개 국가의 군인 8,500명의 피를 뽑아 분석한 후 ‘생화학적인종계수(AB형+A형/AB형+B형)’라는 지수를 만든다. A형 인자를 가진 사람이 B형 인자를 가진 사람보다 더 진화했다는, 인종주의적 전제를 담은 지표다. 이 지표는 당시 조선인과 일본인의 차이를 드러낼 도구를 찾던 일본에게 주요한 관심사가 된다. 일본은 조선에서 인종계수를 측정하면서, 일본과 가까울수록 인종계수가 높다는 계산을 도출해낸다. 김승섭 교수는 이러한 일제강점기의 인종주의 과학을 소개하면서, 어떤 현상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누가 왜 그 시기에 그 질문을 던졌는지, 그 질문을 답하기 위한 연구들은 어디에 발표되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지식은 이후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일제 강점기를 말하면서는 당시에 경제성장이 있었는지에 대한 물음을 보건학자로서의 관점을 담아 다른 방향에서 질문한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은 건강해졌는가를 물은 것이다. 김승섭 교수는 데이터를 통해 이를 입증해 보인다. 병원을 이용한 외래환자 수를 비교해봤을 때, 조선에 거주하는 일본인은 조선인에 비해 병원에서 치료받은 비율이 10배 이상 높았다. 한편 법정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조선인이 일본인의 10%에도 미치지 않았는데, 이 데이터를 해석하며 저자는 당시 조선인 전염병 사망자에 대해서는 그 규모조차 파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말한다. 또한 당시 조선인의 평균키 변화를 검토하면서 식민통치가 조선인의 건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보건학자로서의 질문에 답한다.

이 책에서는 병원 진단 과정이나 의학 지식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남성의 몸만을 표준으로 삼아 생긴 문제들을 지적하고, 신약 개발에 있어서 고소득국가에서 소비되는 약만 개발되면서 저소득국가에서는 필요한 약이 개발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기도 한다.

김승섭 교수가 이 책 전반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지식’ 그 자체에 질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지식이건 그 생산에는 누군가의 관점이 담기기 마련이고, 어떤 지식은 특정한 누군가의 이익을 반영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과학과 역사의 사례에서부터 현대의 연구까지 다루며 이러한 지식의 배경들을 드러내고 질문한다.

지식인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국의 연구가 한국 사회를 연구하지 않는 이유

2016년 담배회사 필립 모리스는 서울대 보건대학원에 4년간 1억 원의 장학금을 제안한다. 흡연자가 고객인 담배회사가 건강을 연구하는 보건대학원에 장학금을 제안한 이유는 무엇일까? 필립 모리스는 “기존의 담배가 중독성이 있고 사망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담배의 종류는 다양하며, 그 독성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오히려 흡연자의 알 권리를 침해”한다고 말하며, 장학금을 제안했다. ‘덜 해로운 담배 선택권’ 즉, 전자 담배에 대한 연구 제안을 한 셈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은 교수회의를 거쳐 이 제안을 거절한다. 이 책에서는 지식에 질문함과 동시에 이러한 지식 생산의 주체인 지식인들의 문제를 함께 다루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본이 지식 생산 과정에 관여한 사례로서, 담배회사가 자신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만들기 위해 과학자들을 어떻게 매수하는지 여러 사례와 연구를 통해 보여준다. 2018년 연구에서 국제구호단체인 유니세프(UNICEF, 유엔아동기금)가 담배회사의 후원을 받으며 어린이 흡연 예방 활동을 축소한 문제를 다루고, 미국에서 공개된 담배회사 내부문건에서 한국의 학자들이 등장한 내용을 다루기도 한다. 또한 최근 담배회사들이 주력하는 전자담배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다. 2018년 스탠턴 글랜츠 교수는 필립모리스가 전자담배 ‘아이코스’의 미국식품농약청 승인을 받기 위해 제출한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그 내용을 소개한다. 필립 모리스는 미국과 일본에서, 90일간 아이코스를 사용한 사람의 폐활량, 백혈구 수치, 콜레스테롤 수치를 포함한 24개 생체지표의 변화량을 제시했다. 분석 결과 24개 지표 중 23개에서 기존의 궐련 담배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책에서는 담배회사의 사례를 통해 지식 생산 과정에서 지식인들의 책무에 대해 질문한다.

여기에 더해 한국에서 학계 평가 시스템에 따라 미국 중심의 학술 주제를 선정하게 되는 상황이나 논문 발표 시에 한국에 필요한 지식이어도 국외 저널 즉, 영어논문으로 발표하게 되는 현실에 대한 문제도 제기한다.

데이터를 통해 읽는 몸과 질병의 사회사

저자인 고려대 김승섭 교수는 데이터를 통해 인구집단의 건강을 말하는 ‘사회역학’ 연구자이다. 전작 『아픔이 길이 되려면』에서 그러한 사회역학의 연구방법으로 질병의 사회적 원인을 드러냈다면, 이 책 『우리 몸이 세계라면』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해 몸과 질병의 사회사를 이야기한다. 조선시대를 말하면서는 중종 시기 티푸스로 추정되는 전염병의 실제 사망자 수 데이터를 제시하고, 일제강점기를 말하면서는 병원을 이용한 외래환자 수, 법정 전염병 사망자 수, 평균키 데이터를 보여준다. 중세 흑사병을 말하면서는 ‘14세기 유럽에서 흑사병으로 인해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이 사망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흑사병 유행 시기와 유행하지 않은 시기의 남녀 사망비를 분석한 2017년 네덜란드의 연구를 소개한다. 데이터를 보여주며 동시에 질문한다. “대규모 재난 앞에서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죽음의 불평등을 묻는다. 대규모 재난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오늘날 그 함의를 떠올리게 한다.

또한 가장 최신의 연구들을 소개하면서, 사회의 제도나 폭력이 우리 몸에 어떻게 기록되는지 데이터를 통해 말하고 질문한다. 소득수준에 따라 영유아의 뇌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자녀의 대뇌 회백질 크기가 달라진다는 연구를 소개한다. 대뇌 회백질은 뇌에서 정보 처리와 학습 능력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사회 환경에 따라 신체가 변화한다는 여러 연구 사례를 소개하며, 가난의 문제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2018년 사회역학자인 낸시 크리거 교수는 데이터를 통해 출생연도별로 유방암 환자의 암세포에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있는지를 분석한다. 이 수용체가 있을 경우, 타목시펜과 같은 약을 통해 치료가 효과적이고 완치 가능성도 높아진다. 연구에서 미국의 인종차별법인 짐크로우법 폐지 전후로, 인종별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가진 사람의 수에 차이가 있음이 드러난다. 사회의 제도와 차별이 우리 몸 안의 세포에까지 변화를 일으킨다는 최신의 연구를 보여주면서, 저자는 사회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금 질문한다.

종이책 회원 리뷰 (37건)

구매 당연한 앎에 대하여 질문하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s********m | 2023.09.26

2023.09.26. 김승섭의 '우리 몸이 세계라면(동아시아)'을 읽고

 

1. 감정적이지 않고 논리적인데 따뜻하다.

처음에 이 책을 만났을 때 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네트워크를 인간의 몸으로 빗대어 설명하는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깜냥도 안되는 내가 너무나 가볍게 판단했다. 이 책이 단순한 1차원적인 몸의 비유가 아니라는 것은 5페이지만 읽어도 깨닫게 된다. 인간의 질병을 보여주는 여러 통계 자료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지녀야 할 책임감과 사회에서 소외된 자들에 대한 우리들의 비정한 외면을 잘 보여주었다. 객관적인 통계 자료가 방대하게 자리 잡고 있고, 이를 분석하는 저자 김승섭 교수의 시각은 감정적이지 않고 논리적임에도 불구하고 따뜻하다. 전체적으로 책이 차분하고 따뜻하다.

사회에 관한 책을 읽을 때 간혹 감정을 다스릴 수 없는 임계점을 넘는 순간이 한 번씩 오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활활 타오르는 감정이 올라올 때 지식인이란 무릇 이러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을 다 읽고 저자 김승섭 교수에 대해 찾아보았다. 대부분 저자에 관한 자투리 정보뿐이었는데, 교수님과 직접 인터뷰한 글이 있어서 따뜻하게 읽었다. 그리고 김승섭 교수의 다른 책을 주문했다.

 

2. 지식이 권력을 만나면.

분명히는 '의학 지식'이 권력을 만났을 때라고 해야 옳겠다. 이 책의 첫 장을 읽고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우리가 좋아라하는 권력 지향과 또 우리가 좋아라하는 의학과 만나기 때문이다. 의학적 지식과 권력이 만나면 우리 사회는 좀 더 나아질까. 일제강점기, 일본의 의학적 지식으로 우리 조선인들은 건강하게 잘 살았던가. 답은 생각보다 빨리 나온다.

뉴스 기사를 통해, 혹은 인터넷 배너 광고를 통해 아프리카의 아이들이 전염병으로 혹은, 기아로 죽어 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후자는 논외로 두고, 전자에 대해 나는 가끔 이러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우리의 의학적 지식이 이렇게 최첨단을 달려가도 아프리카의 전염병은 구제할 수가 없는가 보다, 아니면 비위생적(국가적 재난에 따른 비위생적 환경 구조를 말함) 국가에서는 전염병이 끊임없이 창궐하는가 보다라고 말이다.

2002년 패트리스 트루일러 박사 연구팀은 학술지 랜싯에 논문 소외 질환을 위한 신약 개발 : 결핍된 시장과 보건 정책의 실패(58)에서 전 세계적으로 DALY(장애보정손실연수)가 가장 큰 항목은 결핵, 말라리아를 포함한 감염병, 신경계 질환, 심혈관 질환, 암 순으로 나타났다고 하였다. 그러나 개발된 신약의 질병별 분포를 보면 신경계, 심혈관계 질환이 높게 나타난다. 오늘날 가장 많은 사람들을 죽게 하는 질병들을 치료하기 위한 신약 개발이 적게 이루어진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 저소득 국가의 질병에 대하여 이윤이 남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약 개발을 하지 않는 민간 제약회사의 입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권력과 자본을 가진 나라에 필요한 신약만 개발이 되고, 그 나라에 거주하는 사람들만이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받게 되는 상황이 곧 지식과 지식인 생산의 불평등인 것이다.

 

3. 그렇다면, 권력과 자본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사회 구성원 모두는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는가.

2004년에서 2015년 사이 평균수명의 변화를 살펴보면, 2004년 소득수준 하위 20%74.64, 상위 20%80.69세로 그 격차가 6.05년이었다. 이는 12년 동안 6.59년으로 더 벌어져 있었다. 기대수명은 한 인간이 인간으로서 누릴 기회의 시간인데 소득수준에 따라 누군가는 그 삶의 전제 조건이 달라지는 것이다.(135) 태어날 때부터 이 격차를 들여다보면 섬뜩해진다. 우선 가구 소득수준에 따른 영유아의 대뇌 회백질 크기와 변연계, 해마 세포 변형에 영향을 끼쳤다.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감당해야 하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뇌는 가난으로 인해 자신의 잠재적인 역량 자체를 발휘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대학에 가는 AI VS 교과서를 못 읽는 아이들'을 쓴 아라이 노리코 교수가 진행한 문해력 원인에 대한 연구에서 그 어떤 것도 상관관계를 찾기 힘들었는데, 부모의 경제 수준은 상관관계가 있었다는 결과와 맥이 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유아 시절의 건강 불평등과 응급실에 대해 알아보고자 살펴본 아버지 교육 수준에 따른 1-4세 영유아 사망률에 대한 통계는 안타깝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피할 수 있는 아이들의 죽음은 부모의 낮은 학력 탓이라는 말인가. 사회적 환경은 살펴보지 않고 개인의 책임만을 묻는 이 사회의 능력주의 '정의'는 과연 공정한지 묻고 싶다.

소득 불평등에 따라 암을 초기에 발견하는 수치가 다르고,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여건도 달라진다.

소득 불평등이 심한 나라는 사람들이 '지위 불안'을 겪는다. 즉 소득 불평등이 심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일수록 상대방이 나를 무시할 수 있다는 불안 속에 살아가는 것이다. 문화 인류학자인 김찬호 교수는 이와 같은 상황을 한국 사회에 적용하여 '모멸감'이라고 표현하였다. 심각한 소득 불평등으로 인해 사람들 사이의 신뢰 수준이 떨어지고 상대방이 나를 무시할까봐 불안해하는 사회적 환경의 청소년들이 학교 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위험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을 국가별 소득 불평등 정도에 따른 청소년 학교 폭력 발생비율(150)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묻지마 폭행, 살인의 원인을 우리 사회 소득 불평등과 연결 시켜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한 사람의 도덕적 일탈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이렇게 될 때까지 우리 사회는 무엇을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

소득 불평등은 나아가 죽음 역시 빈부로 나누었다. 처참하게도.

 

4. 병원에서 죽는다는 것(228)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필립 아리에스는 산업화 이후 공중위생의 개념이 생겨나면서 죽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겼다(233)고 한다. 병원은 이러한 추한 죽음을 사회적으로 은폐하기 위한 공간이었으며 이상적인 죽음은 생명 연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다가 '의료적 처치의 중단으로 인한 기술적 현상'이 되었다. 질병이 발생한 몸은 환자 자신의 몸이지만 의사에게는 외부의 공간이 되는 것이다. 의학은 병든 몸의 통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 몸은 의학의 식민지가 된다는 표현을 나는 오랫동안 생각했다. 우리의 죽음이 주도권을 잃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5. 조선인의 몸에 제국주의를 묻다(88)

일제강점기에 우리 조선인들의 삶은 나아졌는가, 우리 조선인들은 건강했는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보는 것이 식민지 근대화론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인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 교육을 심어놓았다. 결국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조선은 결국 식민 교육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라고 했던 아베 노부유키의 말은 볼 때마다 분노를 일으키지만 볼 때마다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낀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이렇게 잘 들여다보고 있으니 그에게 혜안이 있었다고 해야 하나.

저자는 구한말 시대의 한계 속에서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고자 했던 지석영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그가 종두법을 배우기 위해 기울인 열정은 감히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부산까지 걸어서 가서, 말도 통하지 않는 일본인을 붙들고 종두법을 배웠다. 이렇게 배운 종두법을 알리는 책을 써내고, 종두 의무 접종을 국가 정책으로 입안시켰다. 당시 이 뜻을 함께 했던 동료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고군분투했다. 이를 일본은 활용했다. 지석영을 통해 제국주의 통치를 정당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석영의 노력과 조선이 국가 정책의 차원에서 종두법을 도입하고자 했던 노력은 사라져 버린다. 결국 지석영은 일본의 우수한 의학 기술을 배우고자 했던 합리적인 식민지 조선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지석영은 단순히 제국주의에 이용당한 희생자가 될 수도 없다. 그는 1909년 이토 히로부미가 사망했을 때 추도사를 읊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은 오사카 박람회에서 전시를 당하기도 했다. 일본보다 덜 진화된 민족으로 조선이 두 명이 전시된 것이다. 이러한 인간 전시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유행과 같은 것이었다. 조선인을 이렇게 생각한 일본이 인도주의적으로 조선인의 근대화를 애썼다고 할 수 있겠는가. 조선인의 삶은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고 여러 통계가 말해준다.

지배받고 이용당하고, 비참하게 꾸역꾸역 보낸 시간도 슬프지만 우리의 역사이다.

 

6.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을 만드는 일

대학을 평가할 때 교수와 연구진들이 한국어로 논문을 쓰거나 학술지에 제출한 것은 가장 낮은 점수를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교수들과 연구진들은 자신들의 연구를 영어로 내기 급급하다. 이를 두고 저자는 몸은 한국에 있지만 지식 기반과 정보를 유출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영어로 번역하여 해외 학술지에 게재하면 다른 나라 사회학 교수들이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 학교 평가의 실적을 쌓을 수도 있지만 정작 우리 사회에 필요한 지식은 공론화되지 못하고 나아가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게 된다.

대학이 지금과 같은 지식 생태계 시스템으로는 한국 사회의 고유한 문제를 한국어로 쓰는 연구자들이 대학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는 한국에서 권력과 자본에 소외된 이들의 삶을 연구를 한 결과가 더 발전적으로 더 나아가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자신의 연구 결과를 영어와 한국어로 모두 공유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는 김승섭 교수의 뜻이 거룩해 보인다. 부조리한 사회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의 고통을 과학의 언어로 세상에 내놓는 일의 필요성에 따르겠다는 그 의지를 지지한다. 저자가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를 찾아 읽으며 그가 하는 일이 묻히지 않도록, 소외된 이들에게 살아가는 힘이 되기를 관심 갖고 살펴보고 끝까지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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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우리 몸이 세계라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정****6 | 2023.06.18

저자는 우리가 우리의 죽음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는 문제에 대헤 언급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손쓸 수 없는 마지막 순간에조차 환자들이 자기 죽음의 주도권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모두를 괴롭히는 것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시대에 병원은 추한 죽음을 사회적으로 은폐하기에 가장 적절한 곳이 되었다라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나는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을까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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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세계라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t****s | 2021.04.09

"분투하고 경합하며 전복되는 우리 몸을 둘러싼 지식의 사회사"

이 책은 사람을 사람으로 보도록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기록한 사회사이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권력, 시선, 기록, 끝, 시작, 상식 총 6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다.

권력편은 다수자의 평균으로 나온 수치들이 소수자들을 어떻게 배재했는지, 자본을 가진 거대 권력 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과학자들을 이용하여 결과를 조작하여 말그대로 잘못된 지식을 유통시켜 당시의 여론을, 지금의 여론을 어떻게 몰아가는지를 말한다. 담배관련은 금연캠패인을 통해 어느정도 알려진바 있으나, 여전히 진행중이라니....

 

시선. 시선은 역사를 설명한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문명의 우위와 인종의 우월성을 가지기 위해 어떻게 연구를 조작했는지, 그리고 우월성을 증명하기 위해 전시라는 것을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말한다. 사실 시선편은 현재까지 사과하지 않는 일본에 대한 가진 적대감으로 읽는 내내 화가 났지만, 3장의 기록편을 읽으며 우리는 일본과 같은 '시선'을 가지지 않았다고 과연 말할 수 있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통해 우리는 같은 가해자가 되지 말하야한다는 사실을 배웠는가.라는 것에 대한 생각이였다.)

 

3장의 기록은 불평등이다.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자, 어느 나라 못지 않게 인종차별주의가 뿌리깊게 내려 있는 우리나라. 물론 책은 인종에 대한 부분을 미국과 유럽의 역사를 통해 이야기하지만, 우리는? 이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돈. 소득 불평등에 따라 가난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는가. 가난이 가난을 재생산하는 것에 대해, 그것을 개인의 문제라고만 치부할 수 있는가를 그것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하지 않는가를, 가난이 한 개인의 몸을 정신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 책속에서 결과를 눈으로 읽으며 구체화 된 무거워지는 마음을 어찌할 수 없었다.

 

"문화인류학자인 김찬호 교수는 한국사회를 분석하는 핵심키워드로 모멸감을 말합니다. 모멸감은 상대방이 나를 '업신여기고 얕잡아보는 감정'을 뜻합니다. 오늘날 직장과 가정에서 서로 모멸감을 주고받는 일이 잦아지고,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많아지는 이유를 분석할 때, 지난 20년간 급격히 악화된 한국 사회의 소득불평등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겁니다." p.149

 

그리고 끝. 사망의 가장 많은 병명중 하나인 암. 암은 과연 유전일까? 환경적요인일까? 유전이라면 그 끝에는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환경적요인이라면 왜일까. 시작과 상식 파트는 과학이 미신과 다른 점과 의학의 발전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질문과 근거 즉 증명과 연구를 통해 당시의 당위성와 어떻게 싸워왔는지를 말한다. 하지만 그런 역사 중에서 해야 했으나 하지 않았던 질문과 의문에 의해 스러져간 사건 '터스키키' 실험의 폭력성을 통해 인간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윤리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런 비윤리적인 실험으로 인해 더 얼마나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갔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들은 그 실험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건강해졌고, 의학적 지식을 쌓을 수 있다고 항변했으나, 그 실험으로 인해 갖는 의사와 그 사회에 대한 불신으로 더 많은 이들이 죽음으로 내몰려 졌는지를 이제서야 우리는 알 수 있다. 

 

사실은 별 생각없이 가볍게 읽기시작했는데, 각 챕터를 읽어나가면서, 나의 생각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 그것도 굉장히 무겁게. 특히 3장 기록부분에서 차별이 내재화된 사회속에서 나는 열등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그 질서 안에 내면화 한다는 부분을 읽으면서는 가슴이 떨렸다. 그 파트는 인종차별을 말하고 있으나, 지금의 사회는 인종과 자본으로 더 철저하게 구분된 사회 속에서 누군가를 또는 나를 그렇게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를 말이다. 

 

"'너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말을 매일 듣게 되면 나중에는 스스로 그것을 믿게 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대해도 괜찮다고 믿었다. 왜냐하면 나는 인간이 아니라 더러운 아이였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인이 될 수 없었다. 거리에서 살아남는다 해도 직업을 가질 수 없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내게는 미래가 전혀 없었다." p.175

 

우리몸을 둘러싼 지식의 사회사는 완성이 아니다. 여전히 우리는 그런 몸을 둘러싼 사회사를 만들어간다. 이 책은 그 방향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가야 함을 말하는 이정표 같다. 또한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 스스로 가장 기본에 인식해야 하는 '사람을 사람으로 바라보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말한다. 특히나 요즘을 생각해보면 우리는 서로를 동등한 사람으로 바라보고 있는가?!를 그 근원에서 들여다 봐야 하지 않을까.

 

진짜 진짜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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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3건)

포토리뷰 당신의 몸은 어디에 있습니까?_『우리 몸이 세계라면』 독서후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m******6 | 2021.04.27


 

https://blog.naver.com/mate3416/222325012588

< 책방 하고 싶은 면서기 >

 

  두어 시간만 내어 김승섭 교수가 하는 말을 들어보자.

  연세대 의과대학 학사, 서울대 석사, 하버드대 박사 학위에 이르는 학문적 결실이 전부가 아니다. 1,120편의 논문과 300여 편의 문헌을 살폈다. 시설 구금자, 소방공무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트랜스젠더, 천안함 생존자, 세월호 생존 학생과 가족, 백화점 화장품 판매자의 건강과 인권에 대한 실태를 조사했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동성결혼, 트랜스젠더 성별 정정, 군형법 위헌을 다투는 소송에서 법정증언을 하고 전문가 소견을 제출했다. 그렇게 체득한 20년의 공부를 올리브 색 예쁜 책 한 권에 담아 건네는 그의 친절에 우리도 화답을 하자.

  두어 시간이면 읽을 것이고, 이삼일 뭉근할 것이고, 어쩌면 그의 친절이 당신이 살아갈 오랜 날들이 정의로울 수 있도록 단단히 받쳐줄 지도 모른다. 그러기를 바라보자.

 

  생산되지 않는 지식과 측정되지 않는 고통. 이것에 관한 이야기다.

  아이의 아토피는 엄마의 책임인가? 허리케인으로 사망한 흑인들은 운이 없었던 걸까? 저소득층 유방암 환자들은 치료비가 없어 목숨까지 잃었던 것일까 

  피가 나도 손톱을 세워 긁을 수밖에 없는 아이의 괴로움은 게으른 엄마 탓이 아니다. 백옥 피부를 가진 아이의 해맑음은 능력 있는 엄마의 자랑이 아니다. 아토피를 낳는 환경을 유지하는 사회에, 자신의 죄는 은폐하고 은근슬쩍 엄마들에게 죄를 떠넘기는 사회에 물어야 한다.

  2005년 미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루이지애나에서 사망한 사람은 971명이었다. 사망률은 흑인이 백인에 비해 1.7~4배가량 높았다. 그들은 태풍에 취약한 곳, 홍수에 위험한 곳에 살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미국 캐나다 영국에서도 유방암 발병은 부유한 여성들에게 더 많다. 하지만 이들은 더 적게 죽는다. 죽음에까지 이른 유방암 환자들은 이들보다 조금 배우고 조금 가진 여성들이다. 발병과 사망의 위치가 다른 이유가 궁금하다면 누군가는 왜 조기 검진을 받지 못했는지, 그것을 물어볼 일이다.

 

  이런 일들은 숱하다. 가까운 곳에서 끊임없이 숱하다. 어쩌면 내가, 당신이 그 안에 서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런 물음들비용은 누가 내야하지? 누가 시간을 내고 체력을 쓰고 갈등에 지쳐야 하는 거지? 누가 죽인 거지 에 멈추게 될 것이다. 나는 그랬다.

 

  그래서 그 다음은?

  책을 열어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분명 당신에게 전보다 더 눈 밝고, 똑똑하고, 반듯하고, 자유로운 삶을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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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우리 몸이 세계라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t*********k | 2020.10.25

개인적으로 비문학을 좋아하는데, 그 중 사회문제를 다루는 책을 좋아한다.

읽으면서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반성해 볼 수도 있고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개달음을 얻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한다.

이 저자의 책은 <아픔이 길이 되려면>으로 처음 접해 봤는데 너무 잘읽은 기억이 있어 바로 구매하게 되었다. 아직 완독하진않았지만 챕터 하나하나마다 너무 생각이 많아진다..

개인적으로 비문학을 좋아하는데, 그 중 사회문제를 다루는 책을 좋아한다.

읽으면서 생각할 거리가 많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반성해 볼 수도 있고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개달음을 얻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한다.

이 저자의 책은 <아픔이 길이 되려면>으로 처음 접해 봤는데 너무 잘읽은 기억이 있어 바로 구매하게 되었다. 아직 완독하진않았지만 챕터 하나하나마다 너무 생각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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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우리 몸이 세계라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m**e | 2019.11.15

저자의 전작 <우리 몸이 세계라면>을 워낙 감명 깊게 읽어서 후속작이 나왔다는 소식에 주저 없이 선택했다. 각종 수치와 데이터, 지식을 나열할 때는 특정 사안에 대해 중립적 태도를 보이는 것 같지만 결국 약자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을 잊지 않는데 저자의 이런 모습이 전혀 인위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저자의 책 두 권은 기회 될 때마다 주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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