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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이 없이 살기로 한 딩크 여성 18명의 고민과 관계, 그리고 행복

최지은 | 한겨레출판 | 2020년 6월 23일 한줄평 총점 9.8 (2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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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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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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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나는 무엇이 되고 싶으냐면
엄마가 되지 않고도
‘무엇’이 되고 싶다

배우자와 어떻게 합의하느냐부터
시부모의 압력과 내 부모의 기대에 대응하기,
무례한 오지랖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까지

혼자만의 고민에서 시작된
‘딩크 여성 찾기 프로젝트’,
글쓴이와 17명의 무자녀 여성들이 들려주는
가족, 친구, 일, 사회에 관한 리얼 토크

“다른 딩크 부부들은 100% 확신해서 결정했을까?” “낳을지 말지 고민한다는 건 결국 낳고 싶다는 건가?” “남편과 어떻게 합의했을까?” “지금 생활에 만족하지만... 나중에 후회하면 어떡하지?”
결혼과 출산이 동의어로 여겨지는 때는 지났다고 하지만, 결혼한 자녀를 둔 부모와 주변인들은 출산을 약속된 일처럼 기대하고, 결혼한 당사자까지도 마음에 얼룩처럼 달라붙은 ‘아이’라는 단어를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 합의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배우자가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건 아닐까 내심 불안하고, 결혼은 사방의 공격이라더니, 시부모의 압력과 내 부모의 기대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스럽기만 하다.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는 이런 혼자만의 고민과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같은 무자녀 여성들 17명을 만나 (무자녀 여성들에게 가장 쟁점적이고 중요한) 32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책이다. 여성으로서 대중문화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해주고, 여성의 다양한 이야기를 써온 최지은 작가는 무자녀 기혼자이다. 앞으로도 아이가 없을 예정이지만, ‘앞으로도’라는 말을 누군가에게 할 때는 늘 조금 망설이게 된다. 작가는 “100%의 확신보다 흔들림에 관한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를 포함해 각기 다른 상황과 이유로 딩크를 택한 18명의 목소리를 담은 이 책은, 딩크 여성 개인의 에세이에선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상황, 고민, 행복 들을 담고 있다. 1부는 흔들리는 내 마음과 모성 서사에 관한 이야기다. 딩크를 결심하게 된 계기, 결심했지만 여전히 고민되는 지점들은 무엇인지, ‘부모가 돼봐야 어른이 된다’는 말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 아이에게 들이지 않는 시간과 돈을 저마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등을 이야기한다. 2부는 배우자와 부모, 친구들과의 관계와 ‘엄마 됨’에 대한 이야기다. 딩크 부부에게 가장 고민되는 지점은 바로 이 ‘관계’와 얽힌 문제다. ‘아이가 없으면 빨리 헤어진다’는 (저주 어린) 말부터 온갖 무례와 오지랖을 어떻게 쳐내야 하는지, 시부모의 압력과 내 부모의 기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피임과 조카, 반려동물의 이야기까지 나눈다. 3부는 개인, 가족을 넘어 사회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에서 딩크 여성으로 살아가는 삶은 어떤지 커리어와 구직 측면에서 살펴보고, 반대로 한국에서 엄마로 사는 삶이란 어떤지도 이야기한다. 아이 없는 부부의 집안일 나누기부터 지방에서 무자녀로 살 땐 어떤 걸 ‘감수’해야 하는지, 무자녀 부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한지까지 이야기한다.

딱히 진지하게 들으려 하지 않아서, 또는 이해해줄 사람을 만나지 못해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속 이야기들이 매우 사적인 영역과 맞닿은 질문과 대답으로 이어진다. 그 내밀한 대화를 듣다 보면 마치 조용한 참여자가 되어 인터뷰에 함께하는 느낌마저 든다. 같은 고민을 했던 독자라면 이 책을 읽으며 문제의 답을 찾고, 나를 불안하게 하는 원인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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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들


1부 아이 없이 살기, 모두 100% 확신해서 결정했을까?
: 내 마음과 모성 서사에 관한 토크

‘엄마’라는 욕망에 대한 질문
흔들림을 두려워하지 말 것
임신과 출산은 가족 드라마가 아니다
임신 중지에 대한 생각
아이를 정말 싫어하세요?
엄마가 된다는 두려움
어느 날 [맘마 미아!]를 보다가
부모가 되어야 어른이 된다고요?
아이 없는 삶의 여유, 이렇게 돈과 시간을 씁니다
아이 대신 세상에 투자한 이야기


2부 출산은 내가 하는데, 왜 비출산은 모두와 합의해야 할까?
: 배우자, 부모, 친구들과의 관계와 ‘엄마 됨’에 대한 토크

배우자와 어떻게 합의했나요?
아이가 없어서 배우자와 헤어진다면

결혼은 사방의 공격이다! : 시부모의 압력
결혼은 사방의 공격이다! : 내 부모의 기대
피임은 어떻게 하세요?
남자가 아이를 낳을 수 있다면
오 마이 조카!
고양이 키우는 며느리로 산다는 것
아이가 있든 없든 언제나 친구였으면
부모님 때문이냐고 묻지 마세요
온갖 무례와 오지랖의 퍼레이드
결혼은 왜 했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법


3부 한국에서 엄마가 되어도 괜찮을까?
: 무자녀 여성의 커리어, 구직, 사회 구조에 대한 토크

아이 없는 부부의 집안일 나누기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기’ 돌려봤더니
비출산과 커리어의 상관관계
직장 내 불이익을 만드는 진짜 요인
무자녀 여성의 구직이 힘든 이유
지방에서 무자녀로 산다는 것
육아 예능으로 육아 배우지 맙시다
노키즈존에 가지 않는 이유
무자녀 부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할까?
한국에서 아이 낳고 싶은 날이 올까?

에필로그
미주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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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최지은
재미있는 이야기와 멋진 사람들의 세계에 다가가고 싶어 방송작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매거진 t], [아이즈] 등에서 10여 년간 대중문화 기자로 일했다. 언제나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었지만 늘 뜻대로 되지는 않았고, 2015년 이후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여성으로서 한국 대중문화를 어떻게 볼 것인지 고민하다가 『괜찮지 않습니다』,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등을 썼다. 여성과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주로 쓴다 함께 쓴 책으로는 『을들의 당나귀 귀』와 『페미니즘 교실』, 『나의 복숭아』 등이 있다. 삶의 기본 상태가 느림과 미룸인 탓에 늘 마음이 바쁘지만, 천천히 계속 쓸 이... 재미있는 이야기와 멋진 사람들의 세계에 다가가고 싶어 방송작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매거진 t], [아이즈] 등에서 10여 년간 대중문화 기자로 일했다. 언제나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었지만 늘 뜻대로 되지는 않았고, 2015년 이후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여성으로서 한국 대중문화를 어떻게 볼 것인지 고민하다가 『괜찮지 않습니다』,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등을 썼다. 여성과 대중문화에 관한 글을 주로 쓴다 함께 쓴 책으로는 『을들의 당나귀 귀』와 『페미니즘 교실』, 『나의 복숭아』 등이 있다. 삶의 기본 상태가 느림과 미룸인 탓에 늘 마음이 바쁘지만, 천천히 계속 쓸 이야기를 찾고 있다.

출판사 리뷰


1부 아이 없이 살기, 모두 100% 확신해서 결정했을까?
: 내 마음과 모성 서사에 관한 토크

“차라리 병원에서 저더러 임신을 못 한다고 하면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엄마가 되지 않는 삶은 끝없는 노력의 연속이죠”
“내가 아이라는 거대한 불확실성을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없으니 더 의미 있게, 즐겁게 보내야 할 것 같은 부담감, 저만 느낄까요?”

저자를 포함해 18명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아이를 갖지 않았다. “내 삶을 흔들어놓을 타인”을 받아들일 엄두가 나지 않아서,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부부만 있는 삶이 좋아서, 아이에게 투자하기보다 세상에 다른 방식으로 투자하고 싶어서 무자녀를 택했다.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무심한 듯 솔직한 저자의 질문 속에서 인터뷰 참여자들은 자신의 마음을 돌아본다.

아이 없는 삶을 살기로 선택했지만 여전히 불안하게 하는 세상의 말과 요소는 넘친다. 모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는 ‘내가 경험 못 할 세계’라는 묘한 아쉬움과 부담을 갖게 하고, ‘아이라는 연결고리가 없으면 부부가 오래 못 간다’, ‘나중에 애가 없으면 외로워’ 등의 예언(?)은 언어적 폭력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이런 불안과 질문들을 마주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세상의 많은 사람이 내가 모르는 세계에 살고 있다는 걸 느낄 때 왠지 조급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한다. 어차피 누구도 모든 이야기에 속할 수는 없듯,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겠다는 것 또한 내 치기 어린 바람이 아니었을까 하고. 나는 이 세계의 자유를 선택하면서 저 세계로 향하는 문을 닫았다. 내가 속한 이야기가 너무 적어 쓸쓸하다면, 내 자리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수밖에.”

2부 출산은 내가 하는데, 왜 비출산은 모두와 합의해야 할까?
: 배우자, 부모, 친구들과의 관계와 ‘엄마 됨’에 대한 토크

“결혼 전부터 배우자와 합의했냐고요? 그보단 우리가 원하는 삶이 뭔지 충분히 대화했어요”
“결혼은 강화도 조약이에요. 사방에서 다 쳐들어와요~”
“제가 강아지 사진을 엄마한테 보내면, ‘네 애는 더 귀엽지~’ 그러세요. 그래서 이젠 전략을 바꿔서 ‘여기 엄마 손주 사진!’ 하고 보내요”

아이 없는 이들은 여러 편견에 맞서 분투하는데, 그중 가장 직접적인 곤란함은 가까운 사람에게서 온다. 아이가 있는 친구들과 관계가 묘하게 달라진다거나 배우자와 합의했어도 시부모의 기대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것, 형제자매가 아이를 낳지 않았으면 ‘나라도...?’라는 생각이 들면서 괜히 마음이 무거운 것 등. 게다가 무자녀 부부가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할 때는 ‘아이고, 차라리 애를 낳지 동물한테 정을 쏟네’ 하는 오지랖까지 더해진다. 2부에서는 무자녀 여성을 괴롭게 하는 이 같은 간섭과 관계뿐 아니라 여기서 비롯한 긴장과 복잡한 감정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무자녀에 대한 결정은, 누군가와의 타협이나 합의가 아니라, 부부 둘이 어떤 삶을 가장 이상적으로 여기는지에 달려 있음을 말한다.

3부 한국에서 엄마가 되어도 괜찮을까?
: 무자녀 여성의 커리어, 구직, 사회 구조에 대한 토크

“경제적으로도, 일의 성취라는 측면에서도 둘이 충분히 잘 사는 상태가 예상돼야 낳을 수 있지 않을까요?”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기를 돌려봤더니, 3억원이 훌쩍 넘게 나오더라고요. 근데 진짜 무서운 건 다음 문장이었어요. ‘물론, 이 명세표에는 집값이 제외됐습니다.”
“지방에선 아이 얘기가 일종의 통성명이에요. ‘결혼은 했고?’ ‘아이는 있고?’ 영고(영원히 끝나지 않는 고통)예요”
“면접 때 일어나는 일은 보통 두 가지예요. 출산 계획을 묻거나, 비출산이라고 하면 훈계하거나”

3부에선 여전히 많은 조사에서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이유 1위로 꼽히는 경제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만, 주요하게는 딩크 부부의 가사 노동, 딩크 여성의 구직이 힘든 이유, 지방에서 무자녀로 산다는 것, 육아예능에 담긴 대한민국 사회의 정서 등을 다룬다. 무자녀 여성이든 유자녀 여성이든 어느 쪽도 삶이 쉽지 않음을 이야기하며, 한국에서 여성으로서 사는 삶이 계속 취약하고, 돌봄 노동을 당연하게 요구받는 한 “어딘가에서 엄마가 될지 모르는 사람들도 한국에서는 출산과 멀어”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저자는 “아이를 낳고 싶지 않거나 확신이 서지 않아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이 책의 인터뷰 참여자들을 대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세상에는 이런 삶도 있고 우리는 이 삶이 마음에 든다”는 것을, 그리고 ‘아이를 낳지 않아도 될까’ 하는 흔들림과, ‘아이를 키우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봐야 할까?’ 하는 소외에 대한 불안감이 자연스러운 감정임을. 이 책을 읽은 여성들은 삶에 훨씬 많은 선택이 있음에 충분한 용기를 얻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안 낳고와 관계없이 나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는 삶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삶임을 깨달을 것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15건)

구매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h*****1 | 2021.06.25

아이 없이 살기로 한 딩크 여성 18명의 가족, 친구, 일, 사회에 대한 이야기.

인터뷰 형식이라 마치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것 처럼 생생하게 전달됐다.

또, 챕터 하나하나 읽으며 다양한 생각을 향유하고, 공감할수 있음에 감사한 책이였다.

 


안 낳은게 기본적인 형태니까 왜 낳았냐고 물어봐야지,

왜 안낳냐고 물어보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지 않나요?


아이를 낳고 싶지 않다. 라고 항상 생각을 해왔고, 누군가 "왜 안낳게?"라고 물어보면 대답해줄 이유들은 너무나 많지만, 머릿속에만 가득하지 정리가 안된 느낌이였는데, 이 책을 읽으며 정리가 딱 되었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내 몸을 희생해서까지 남편의 성을 가진 아이를 낳(아주)고 싶지 않아서"이고,

가장 큰 두번째 이유는 "엄마가 아닌 '나'자신으로 존재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사실, 그들에게 이유를 말하다 보면, 내면에서 의구심이 든다.

'내가 왜 내 몸으로 낳기 싫은 이유를 타인에게 설명해줘야하지?'

'낳음'을 정답으로 제시하는 세상에 살다보면, 그 답에 대한 의문을 갖는 것 조차 차단당하기 쉽다.

'고민되면 일단 낳아봐.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낳고나서 생각해. 애 낳으면 외벌이 월급으로도 어떻게든 살아져. 부부가 살다보면 사이가 나쁠때가 있는데 애가 없으면 헤어지게 돼.'

"사이가 나쁠 때 애가 없으면 좀 더 수월하게 이혼하고 나는 더 행복할수 있겠죠."


아이를 낳음으로써 불행해질 거라 생각하지 않고,

저기에 행복이 있을 수 있지만 그 행복은 내 것이 아니라는 거죠.


나는 아이를 낳을 준비를하고, 출산해 시간적 여유와 경제적 여유를 포기하면서 육아노동에 시달리는 다수의 엄마들을 존경한다. 그러나 그들이 아이를 보며 갖는 행복을 그들만 만끽했으면 좋겠다.

사람의 생각이란 정말 다양하고, 좋고 싫음이 있듯, 그들이 행복하다고 아이를 낳지 않은 여성들이 불행할 이유는 없다. 각자의 행복을 각자의 자리에서 빌어주었으면.


나는 내 아이의 이익보다 나의 신념을 우선해 지킬 수 있을까?

내가 과연 아이의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과도한 사교육을 지양하며, 아이가 자신의 길을 자연스럽게 찾아가도록 지켜볼 수 있을까?


나와 같이 사교육계에서 일을하는 분의 인터뷰가 인상깊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아이에게 굉장히 폭력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막상 아이를 키우면 선생님 마인드로 훈육하게 될 것 같아요.'라는 말에 엄청 공감이 됐다.

위에 서술한 아이를 낳지 않을 가장 큰 이유는 '나'의 기준으로 정했다면, 그다음 큰 이유는 아이 때문이다.

내가 아이를 보육하게 된다면 아이가 과연 행복할까? 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인 엄마 밑에서 학교, 학원이 아닌 집에서조차 선생님과 함께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

나는 욕심이 많고, 완벽주의 성향과 강박을 가지고 있다. 나는 내 자신을 너무 잘 알아서 아이가 내 밑에서 크게 되면 힘들것이다 자부할 수 있다.

또한, 나는 철저한 계획주의자이기 때문에, 아이라는 거대한 불확실성을 견딜수가 없다. 내가 낳을 그 애가 어떤 아이일지 모른다는게 나에게는 너무나 큰 공포로 다가온다.


우리나라 드라마 대부분 모성애, 부성애, 고정적 젠더 역할 같은 걸 계속 강요하잖아요.

엄마가 처음부터 끝까지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그림이 있으면 피해요.

세계를 너무 평평하게 그린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누군가는 그가 '어려서' 다시말해 미성숙한 사고 때문에 일시적으로 비출산을 원할 뿐이라 여길 수도 있지만, 나는 그동안 한국 사회가 아이를 원하지 않는 기혼 여성들의 욕망을 무시하고 억압해왔다고 본다.


아 이 구절은 진짜 할말이 많다. 28살 어리다면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고, 결혼전에도, 한 후에도, 지금도 나는 철저하게 '아이 생각이 없다'고 이야기 하고 다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아직 어려서 그래ㅎㅎ "

"아직 신혼이라 그래 ㅎㅎ"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과연 내가 28이 아닌 38살에 결혼을 했어도, 48살에 결혼을 했어도 이런말을 했을까?

앞으로도 출산과 비출산을 결정할 여성들이 어떤 결정을 하던, 그가 지금까지 가져온 욕망과 태도가 충분히 존중되어야 한다.

우리에겐 출산을 선택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아이를 낳지 않는 여자는 '못됐고',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합의한 남자는 '착하다'고 평가되는 것은 '애도 안 낳아주는 여자랑 살아주는 남자는 참 관대하다'는 인식에서 나온다.

남자들이 아이라는 존재 자체를 갈망해서라기보다 자기 몸 하나 상하지 않고 자기 성까지 따르는 아이를 편하게 얻을 수 있으니 쉽게 아이를 바란다는 쪽에 가까울 것이다.



'아이를 안 낳을거면 왜 결혼을 했어요?


나는 이 질문이 제일 이상하다.

결혼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본질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고 싶다' 그 외적인게 이유가 된다는게 이상하다.

결혼생활을 '오래' 유지하는 것만이 결혼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자 행복의 의미는 아니다.

현재의 생활에 충분한 행복을 느끼고 있고, 아이를 갖지 않는 것은 이 행복을 유지하기 위한 선택중 하나일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아이를 낳아서 얻었다고 하는 행복을 결혼으로 이미 얻었고, 한해가 지날 수록 더 행복한데,

글쎄, 애가 없다고 우리의 결혼생활이 갑자기 불행해지지는 않을것 같다.


엄마가 되지 않고도 무엇이 되고 싶다.

세상에는 엄마가 되지 않아야만 될 수 있는 무엇도 있다.


나는 내 근로소득으로 얻은 돈을 내가 쓰는게 너무 좋다.

만약 출산과 육아로 2년정도 일을 쉬게 된다면, 그 시간동안 일하면서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출산과 육아로 맞바꿀 가치가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직종을 떠나, 경력을 쌓고 유지하려는 여성에게 출산은 현실적으로 불리한 선택이다. 시간과 돈 중 하나는 반드시 포기할 수 밖에 없고, 건강을 비롯한 삶의 다양한 영역에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생긴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네가 원하고, 결정해서 낳은 거잖아'라며 여성이 아이를 사랑하며 헌신적으로 돌볼수록 '새로운 행복을 얻었으니 감사하라'며 그의 삶에 생겨난 손실을 함께 복구하려 하지 않는다. 이 문제의 공동 책임자여야 할 남성은 책임을 간과하거나 회피하는 경우가 수도없이 많다.

여성의 인생 목표에 아이는 기본값이 아니다. 여성은 무엇이 되든 '무엇보다도 엄마'여야 완성되거나 더 가치가 높아지는 존재가 아니다.

나는 무엇이 되고싶은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

내 인생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


나는 여성들이 제발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성이 자기 커리어를 포기하고 육아를 선택하는 것이 깊은 고통이나 상실감 없이,

마음속의 부대낌 없이 그저 기껍고 행복하기만 할거라 여기는 사람들,

특히 가사 노동과 육아의 공통 책임자인 남편에게 화를 내면 좋겠다.



가르치는 아이들이 왜 아이가 없냐고 물어요. 자기들에게는 너무 이상한 일이고 한번도 본적 없는 가정의 형태인 거죠.

그래서 나는 더 확고하게 아이들에게 얘기해줘요.

그게 이상한 모습이 아니라는 의미로.


학부모님들과 가르치는 아이들이 '나의 아이'에 대해 물으면 결혼한지 얼마 안되서 생각중이다라던지,

결혼한지 얼마안됐다 라는 대답으로 회피하곤 했다.

그도 그럴것이, 멀리서 전설처럼 들려오던 일이 신혼여행 다녀온 뒤 나에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내가 가르치던 다수의 아이들 중 한 아이의 학부모님은 내가 결혼을 했으니 곧 아이를 낳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다른 '미혼' 여성 선생님에게 아이를 맡기기로 하셨다. 그 또한 그들의 선택일 수 있으나,

결혼을 하고나면 퇴사 압박을 주는, 기혼 무자녀 여성에게 한국사회의 현 주소 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이 적은 자본으로 아이에게

충분히 안전한 삶의 토대를 마련해 줄 수 있을까.

나도 용기를 가지고 매일 사는게 쉽지 않은데, 자식에게 내가 물려줄 수 있는게 없는거예요.

꼭 재산이 아니더라도.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여기고, 아이를 낳은 여성에게는 끊임없이 죄책감을 주입하며 불이익을 주는 사회에서 엄마가 되고 싶지 않은 여성이 늘어나는건 당연한 결과다.

여성이 인간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약자가 평등한 권리를 누릴 수 없는 사회라면,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소멸해갈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저출산 대책이 뭐가 있을까.

다자녀 지원제도, 교복과 급식 무상제도 등등 뭐 이것저것 다양하게 있겠으나, 내 생각에는 정부에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아이를 낳을 가임기 여성들은 80~90년 생으로 우리나라에서 잠시 낙태를 허용했던 시기에 엄마 뱃속에서 운좋게 살아남은 여성들이다. (ex 90년생 백말띠)

또,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화장실에 가서 운좋게 죽지 않은 여성들이다.

다른 여성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이 사회에 아이를 낳아주기 싫다.

여성 인권은 바닥을 치고 있고, 남성과 여성의 임금 차이는 매우 크며, 경력단절과 유리천장이 판치는 한국 사회에나는 아이를 낳아주기 싫다.

정부에서 저출산을 극복하려면, 낳은 사람들의 경제적 지원보다도 낳기 싫은 여성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대한민국 여성들의 인권 문제를 먼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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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L*******e | 2021.04.22

딩크족, 비혼? 결혼? 연애...모두 내가 고민하며 답을 구하려 이 책 저 책을 기웃거린 주제이다.한 마디로 표현하면 (진부한 표현이긴 하지만) 메마른 땅에 단비같은 책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 나온 분들과 차 한잔 놔두고 하루종일 수다를 떨며 내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은 기분이다.

결혼하면 아이는 당연히 가져야하는 것으로 아는 주변 사람들, 협의했다고는 하나 만약 배우자가 아이를 원하면 어쩌나 내가 괜한 욕심으로 배우자를 힘들게 하는 건 아닌지, 시부모의 압박은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 등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 32가지의 중요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엮은 책이다. 세상에 나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다니, 알 수 없는 위로까지 얻은 기분이다.

 

p.67

아이라는 그 거대한 불확실성을 견딜 수가 없더라고요. 아이가 태어난 뒤에 재편될 제 인생에 대한 것 외에도 일단 그 애가 어떤 애일지 모른다는 게 저한테는 너무 미지의 공포예요. <케빈에 대하여>같은 영화를 보면 너무 무섭잖아요. 엄마한테 " 내 애가 정말 감당할 수 없는 애면 어떡하느냐"고 했더니 되게 낙관적으로 "너랑 박서방 애가 그럴 리 없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니 엄마, 그게 무슨 소리야? 나는 그걸 복권 긁는 기분으로 하는 게 너무 무서워"라고 했죠.

 

복권 긁는 기분..내가 느끼고 있는 바를 아주 정확하게 표현한 문장이다. 애를 낳으면서 망가지는 내 몸은 부수적으로 친다고 해도 내가 낳은 아이가 학교폭력 가해자거나 성폭행 가해자가 된다면, 싸이코 패스라면, 이것도 아닌 그 무엇이라면 난 감당할 수 있을까 세상이 너무 흉흉해서 딸이라도 낳으면 하루종일 아이 걱정에 신경쇠약에 걸리지 않을까...하는 아득한 두려움이 있다. 내 아이에게 이유없이 화내거나 때리지 않고 잘 양육할 자신도 없으며, 내 성에 찰 때까지 아이를 닥달할 내 성격을 알기에 시작도 하지 말아야겠다는 고민도 든다. 

아이를 낳기 전에 반드시 100% 아이를 낳지 않기로 확신해야하는가? 미리 배우자와 협의한다고 나중에 달라지는 것인가? 이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까지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엿볼 수 있어 내 사고의 폭이 한 층 더 확장된 느낌이다.

내가 아이를 원하지 않으니 배우자가 만약 아이를 원하면 이혼을 하거나 미리 헤어져야하나 하는 고민에 막힌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던 구절이 있었다.

배우자가 자신과 비슷하게 혹은 자신보다 더 적극적으로 무자녀를 원하는 참여자들은 "한 번도 그런 두려움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호정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어떤 존재 때문에 내가 만나 사랑한 사람을 버리는 남자가 있을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떤 두려움은 제 3자나 미디어를 통해 주입되기도 한다.

그렇다. 아직 태어나지도 어떤 존재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는 배우자란 없겠지...저것이 정답이겠거니 하고 지금은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

여성의 삶은 단순히 미혼자와 결혼한 유부녀로, 엄마로써가 아니라 온전히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존중받아야하는지 알려준 책이다. 내 몸, 내 출산, 내 선택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입방아를 찧어댈 사람들이 오조오억명이겠지만...그럼에도 내 결정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 엄마가 아닌 나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 결혼을 생각하거나 앞둔 사람들은 배우자와 함께 읽어보면 정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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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a*****g | 2021.01.10

최지은 작가님의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결혼을 하면 당연히 출산을 해야 한다는 것이 사회의 주류 의견임에도, 결혼-출산이라는 연결고리를 정중히 사양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이유로 엄마는 되지 않기로 결심한 여자들의 이야기다. 직업도 나이도 결혼 기간도 제각각이며, 각자의 이유를 들어 엄마라는 신분을 거절했다.

가장 와닿았던 이유는, 남편이 아이를 낳는다면 아이 낳는걸 고려해봤을 것 같다는 말이었다. 미국 대법관에 여성 대법관이 몇 명이나 필요하냐는 질문에 10명 전원이라고 대답한 긴즈버그의 말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그러게. 만약에 남편이 아이를 낳는다면 나는 셋 정도는 낳아야 한다고 말했을 것이다. 남편은 나보다 체력도 좋고 튼튼하니까 셋 쯤은 거뜬하지 않을까.  

이런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해줬으면 좋겠고, 합리적인 이유로 합리적인 선택을 한 그들을 존중해줬으면 좋겠고, 그래도 애 하나는 낳아야지 라고 말할거라면 그렇게 말하는 본인이나 하나 더 낳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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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1건)

구매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띠* | 2021.05.28
일단 딩크분들 얘기를 읽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지인과 친구들은 기혼 유자녀 부부 아니면 미혼뿐이라 딩크 부부로서의 고민을 혼자만 생각할 뿐이었거든요. 제가 고민했던 지점들이 많이 나와서 좋았어요. 본문에도 나오는데 못 낳는 건데 안 낳은 척한다는 말은 애를 안 낳는 부부에게도 애를 간절히 원하지만 못 낳는 부부에게도 무례한 말이죠. 부부의 일을 추측하고 왜 안 낳냐 애 없으면 빨리 헤어진다 바람 피운다 마치 그러기를 바라는 양 말하는 사람들에 넌더리가 나는 딩크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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