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저
천선란 저
최재천 저
조셉 머피 저/조율리 역
천선란 저
[젊은 작가 특집] 예스24는 젊은 작가 소개에 진심입니다
2023년 06월 01일
[젊은 작가 특집] 친애하는 나의 젊은 작가들에게 - 한소범 기자
2022년 10월 07일
[커버 스토리] 천선란,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살아남은 소설가
2022년 09월 30일
[예스24 소설/시 MD 박형욱 추천] 2021 작가들 문장들
2021년 11월 12일
2021년 11월 02일
천 개의 파랑 속에서 콜리와 투데이를 가장 좋아하는데,
"콜리는 방에 웅크려 앉아 투데이의 등에서 느꼈던 진동을 떠올렸다. 메모리에는 '기쁨'이라고 저장해두었다." 라는 문장이 그 시작이었다.
또, "저는 팀이라는 게 그렇다고 생각해요. 물론 투데이는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저는 감정이 없지만 100마리의 말이 바다에 빠졌을 때 가장 먼저 저는 투데이를 구할 거예요. 바다에 빠진 모든 말을 결국에는 구하겠지만 가장 먼저 구하는 거요. 그건 아낀다는 뜻이래요." 라는 문장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러한 장면들이 내가 SF소설을 읽으며 느끼는 감동이다.
천 개의 파랑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감정이 정말 좋다.
천선란 작가님의 책은 언제나 읽기 좋고, SF의 매력을 끊임없이 느끼게 해준다.
기수에게 떨어져도 좋다는 말은 그의 존재(가치)를 더이상 의심하게 만들지 않는다. 파랑파랑이 그리 말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도 그렇다. 삶의 굴곡을 그저 뚜벅뚜벅 걸어가는 인간에게도. 동물, 식물, 생명이라 넓게 부를 수 있는 모두에게도 그러하다.
미래는 부정(不定)하다. 그렇기에 늘 미래는 약속된 찬란함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찬란함을 넓게 보자면, 미래는 부정하다는 말 또한 깨진다. 백, 천, 수천의 언어로 찬란을 말할 수 있지 않은가.
'우리는 실수를 한 게 아닙니다. 단지 행복한 사고가 일어난거죠.' 우리가 잘 아는 화가, 밥 로스가 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다. 콜리의 탄생은, 그의 감정과 마음이 생겨난 것은 인간의 실수에서 비롯되었지만 그것은 행복한 사고로 이어져 많은 이들의 삶을 변화시켰다.
나는 이전부터 마음을 가진 인공 생명체, 혹은 외계인 등을 좋아했다. 미지의 생명과 조우하고 감정을 나누고 유대를 쌓는다는 것은 얼마나 낭만적인가. 콜리가 하늘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러하였다. 그 누구도 콜리만큼 하늘의 빛깔을 사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인물이 나온다. 남편을 잃고 두 딸을 키우며 수없이 달려온 엄마 보영,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은혜, 언니에게 애정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던 연재. 이 세 모녀의 이야기가 콜리와 얽히며 사건이 시작된다.
책은 근 미래의 기술이 다소 발전한 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현재나 미래나 소수의 뒤쳐진, 그리고 어려운 사람과 다양한 사회문제등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음을 나타냄으로써 그것들을 비판하고 있다. 동물학대와 동물권, 장애인의 인권, 저소득층 등 미래를 배경으로 했음에도 그 문제들이 여전하다는 것이 입을 씁쓸하게 만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스스로에게 놀랐던 점 중 하나는 엄마인 보영이 보영이라는 지칭으로 나오는 것을 낯설게 느끼는 나 자신이었다. 지금껏 누군가의 엄마가 이런 식으로 이름으로 지칭하며 하나의 인물로 자리잡은 소설이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는 앞으로도 명심해야 할 것이라 생각되는 장애인의 시선에 대한 것이었다. 지체장애인인 은혜는 말했다. 자신은 다리를 갖고 싶은 것이 아니라 어디든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를, 시선에서 벗어날 자유를 원한다고. 이 말이 어찌나 부끄럽고 명쾌했는지. 시각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눈이 아니라 자유롭고 안전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거리일 것이다. 다른 모든 류의 장애인들이 이러할 것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결코 알 수 없었을 그들의 시선일 것이다.
사회는 너무 빠르게 돌아간다. 뒤쳐지는 이들은 안중에도 없이 아주 빠르게 변화하고 잔인해진다. 하지만 콜리는 그런 사회에서 뒤쳐져 슬픔에 잠긴 이들을 연결시켜 주고 너무나 가슴 아프게 끝을 맞이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생각했다. 작가님은 왜 콜리를 살리지 않았을까? 왜 그에게 이런 결말을 맞이하도록 했을까? 그래야 책이 아름답고 여운있게 끝나니까? 그것은 아마 알 수 없을 것이다. 글을 쓰는 작가님도, 나도 사람이기 때문이라 나는 생각한다. 달리는 것이 행복한 투데이를 위해, 오직 그녀의 마지막 소망을 이뤄주기 위해 그녀의 위에서 몸을 던진 이의 순수한 희생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그것은 오직 콜리같은, 마음을 가진 로봇만이 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너무 빠르게 달리는 줄 알았지만 사실 멈춰있던 보영에게 다시 천천히 달리는 법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콜리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연재의 이름 또한 기억에 남는다. 우연재. 우연. 콜리에게 마음이 주어진 것도, 연재가 콜리를 만나게 된 것도 그 모든 일들이 우연에서 시작한다. 투데이를 살리기 위해 힘을 합하는 등장인물들은 오늘을 살아가기에 그녀의 이름이 투데이라는 것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모든 사고는 우연에서, 실수에서 시작한다. 그것이 행복한 사고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화가의 말이 더욱 와닿게 했던 그런 아름다운 책이었다.
'천선란 ' 작가님의 소설 ' 천 개의 파랑 ' 리뷰입니다.
이 글에는 내용 전개와 관련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에 민감하시다면 주의해주세요.
북클럽으로 대여해서 보고 기억에 남는 문장이 많아서
소장하고 싶어서 구매했어요.
읽기 전에 SF 소재여서 망설였는데 기수 로봇이 나오는 정도라서
SF에 거부감을 가진 분들도 무난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평소 여러 외국도서 SF를 즐기는 편이라 이 책이 생소했다.
읽으며 한국의 정서가 담긴 SF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따뜻하면서 소박한 느낌이 내내 나를 감싼다.
사람의 마음, 동물의 마음, 그리고 로봇의 마음.
공존할 수 없는 세 개의 조합이 균형을 이루어 이야기를 풀어간다.
로봇의 마음...이라기엔 이상하지만, 생각을 하는 로봇이니 마음인가?
생각을 가진 로봇이라는 영화들이 여러개 떠올랐다.
마음이 따뜻해졌지만, 한편으로는 윤리적이고 철학적인 몽상을 많이 하게 했던 책이었다.
천선란 작가님의 <천 개의 파랑>은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라 기대가 컸던 소설입니다. 일부러 작품의 줄거리나 다른 정보를 접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그러길 잘했단 생각이 듭니다. 작품의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어요.
이 소설은 주인공 콜리의 최후로 시작되어 그가 주마등처럼 회상하는 과거 이야기가 풀립니다. 투데이와 달리며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배운 일, 그리고 죽을 위기에 처한 투데이에게 마지막으로 행복을 되돌려주고자 하는 것이 이야기의 큰 주제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함께하게 된 연재, 은혜 보경 세 가족의 이야기 또한 눈물나고 감동적이었어요.
SF 장르이긴 하지만 SF만을 다루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