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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천선란 | 허블 | 2020년 8월 19일 한줄평 총점 9.6 (590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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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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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한국과학문학상’의 또 다른 성취로 기억될 이름!
우리 SF가 품게 된 가장 따뜻한 물결, 천선란!

2019년 첫 장편소설 『무너진 다리』로 SF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2020년 7월,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을 통해 우리 SF의 대세로 굳건히 자리 잡은 천선란.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수상작 『천 개의 파랑』은 이를 방증하듯 출간 전부터 많은 SF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모았다. 『천 개의 파랑』은 한국과학문학상 심사위원 김보영에게 “천 개의 파랑이 가득한 듯한 환상적이고 우아한 소설”, “이미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 해도 믿을 법했다” 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이는 김창규 작가가 한국과학문학상 심사평에서 언급한 말과 맥을 같이 한다. “더 이상 좋은 한국 SF의 가능성’이란 얘기는 듣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 그만큼 SF를 충분히 소화하고 빚은 작품들이, 가능성을 넘어 다양한 길을 정하고 완성되고 있었다.” 천선란은 더 이상 SF의 가능성이 아니다. 그는 이미 완숙하게 무르익은 상태로 우리에게 도달한 ‘준비된 작가’다.

SF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예견하는 장르라면, 『천 개의 파랑』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올곧게 응시하는 소설이다. 발달한 기술이 배제하고 지나쳐버리는 이들, 엉망진창인 자본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 부서지고 상처 입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이들을 천선란은 다정함과 우아함으로 엮은 문장의 그물로 가볍게 건져 올린다. 그의 소설은 희미해진 이들에게 선명한 색을 덧입히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천 개의 파랑』은 천선란 작가가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놓은 한 줄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풍경 속에서도 ‘있는 힘껏 고개를 돌려 흐릿한 풀잎을 바라보는’ 천선란의 시선은 올곧으며, 개미 한 마리조차 밟지 않기 위해 느린 걸음을 연습하는 작가의 태도는 믿음직스럽다. 그렇기에 우리는 천선란의 시선과 발걸음에 맞추어 『천 개의 파랑』을 읽는 동안 ‘부서지고 다친 작은 존재들의 끈질긴 연대 너머로만 엿볼 수 있는 촘촘한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목차

천 개의 파랑 · 7

작가노트 · 356
심사평 · 359
수상소감 · 373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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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천선란
1993년 인천에서 태어나 안양예고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동식물이 주류가 되고 인간이 비주류가 되는 지구를 꿈꾼다. 작가적 상상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늘 고민했지만, 언제나 지구의 마지막을 생각했고 우주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꿈꿨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일들을 소설로 옮겨놔야겠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시간 늘 상상하고, 늘 무언가를 쓰고 있다. 2019년 9월 첫 장편소설 『무너진 다리』를 썼고,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천 개의 파랑』으로 장편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 그리고 작가가... 1993년 인천에서 태어나 안양예고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동식물이 주류가 되고 인간이 비주류가 되는 지구를 꿈꾼다. 작가적 상상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늘 고민했지만, 언제나 지구의 마지막을 생각했고 우주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꿈꿨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일들을 소설로 옮겨놔야겠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시간 늘 상상하고, 늘 무언가를 쓰고 있다. 2019년 9월 첫 장편소설 『무너진 다리』를 썼고,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천 개의 파랑』으로 장편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 그리고 작가가 뱀파이어 로맨스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를 썼다. 모호한 소설을 쓰고 있다.

출판사 리뷰

‘한국과학문학상’의 또 다른 성취로 기억될 이름!
우리 SF가 품게 된 가장 따뜻한 물결, 천선란!


열일곱 살, 천선란은 무작정 소설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부모님의 허락 없이 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과에 진학한다. 소설을 쓸 수 있는 공간이라면 아주 작은 곳이라도 어디든지 발을 디뎠다. 잠시 소설 쓰기를 작파한 적도 있지만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망은 뿌리칠 수 없었다. 그는 언제나 ‘작가’였다. 글을 쓰지 않을 때도 언제나 무언가를 상상했고, 이야기를 꿰고, 인물에게 숨을 불어넣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선란은 데뷔 전부터 브릿G, 환상문학웹진 거울 등 여러 플랫폼에 꾸준히 작품을 업로드하며 내실을 다져왔다. 소설가를 꿈꾸던 소녀는 10년 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받으며 한국 SF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총아가 된다.

2019년 첫 장편소설 『무너진 다리』로 SF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2020년 7월, 소설집 『어떤 물질의 사랑』을 통해 우리 SF의 대세로 굳건히 자리 잡은 천선란.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수상작 『천 개의 파랑』은 이를 방증하듯 출간 전부터 많은 SF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모았다.

『천 개의 파랑』은 한국과학문학상 심사위원 김보영에게 “천 개의 파랑이 가득한 듯한 환상적이고 우아한 소설”, “이미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 해도 믿을 법했다” 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이는 김창규 작가가 한국과학문학상 심사평에서 언급한 말과 맥을 같이 한다. “더 이상 좋은 한국 SF의 가능성’이란 얘기는 듣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 그만큼 SF를 충분히 소화하고 빚은 작품들이, 가능성을 넘어 다양한 길을 정하고 완성되고 있었다.” 천선란은 더 이상 SF의 가능성이 아니다. 그는 이미 완숙하게 무르익은 상태로 우리에게 도달한 ‘준비된 작가’다.

천선란은 어느 날 홀연히 우리에게 다가온 혜성 같은 빛이 아닌, 바위마저 뚫는 꾸준함으로 조금씩 스며든 물방울이다. 그 물방울들은 이제 하나로 모여 거대한 파랑波浪을 이룬다. 긴 습작의 시간으로 단련된 문학적 근육, 그 동력으로 지금 이 순간도 쉼 없이 쓰고 있는 작가. 이 성실함만으로도 천선란의 행보는 더할 나위 없이 미더운데, 그는 언제나 여기보다 더 먼 곳을, 더 넓은 곳을 응시하는 곧고 너른 시선까지 가지고 있다. 10년 동안 모인 작은 물방울들이 만들어낸 물결은 이제 막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미 완성된 작가’ 천선란, 그의 이름은 한국과학문학상의 또 다른 성취로 기억될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속도 속에서,
있는 힘껏, 여린 풀잎 하나 놓치지 않는 올곧고 믿음직한 시선


SF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예견하는 장르라면, 『천 개의 파랑』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올곧게 응시하는 소설이다. 발달한 기술이 배제하고 지나쳐버리는 이들, 엉망진창인 자본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 부서지고 상처 입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이들을 천선란은 다정함과 우아함으로 엮은 문장의 그물로 가볍게 건져 올린다. 그의 소설은 희미해진 이들에게 선명한 색을 덧입히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식물과 자연, 다수에 속하지 않는 인간을 배제하는 발전을 추구한다면 인류는 빠르게 멸망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천 개의 파랑』을 읽으며 다시 배워야만 한다. 행복과 위로, 애도와 회복, 정상성과 결함, 실수와 기회, 자유로움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는 ‘천천히, 천천히’ 나아가도 된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무엇도 배제하지 않고 함께 나아가는 방법을 보여주는 따뜻하고 찬란한 소설을 만났다. 고맙고 벅차다.” -최진영(소설가)

최진영 소설가가 추천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천 개의 파랑』을 읽으며 행복과 위로, 애도와 회복, 자유로움과 같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안락사당할 위기에 처한 경주마 ‘투데이’, 하반신이 부서진 채로 폐기를 앞둔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 장애를 가진 채 살아가는 소녀 ‘은혜’, 아득한 미래 앞에서 방황하는 ‘연재’, 동반자를 잃고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끝없는 애도를 반복하는 ‘보경’, 『천 개의 파랑』은 이렇듯 상처 입고 약한 이들의 서사를,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따뜻한 파랑波浪처럼 아우른다. 세계의 구석에서 누구도 홀로 물방울처럼 울지 않게 말이다. 눈을 감았다가 뜰 때마다 천변만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천 개의 파랑』은 변하지 않는 것, 이 세계의 가장 느리고 약한 것들과 기꺼이 발걸음을 맞추며 걷는다.

『천 개의 파랑』은 천선란 작가가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놓은 한 줄에서부터 시작한다.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한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풍경 속에서도 ‘있는 힘껏 고개를 돌려 흐릿한 풀잎을 바라보는’ 천선란의 시선은 올곧으며, 개미 한 마리조차 밟지 않기 위해 느린 걸음을 연습하는 작가의 태도는 믿음직스럽다. 그렇기에 우리는 천선란의 시선과 발걸음에 맞추어 『천 개의 파랑』을 읽는 동안 ‘부서지고 다친 작은 존재들의 끈질긴 연대 너머로만 엿볼 수 있는 촘촘한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동물과 로봇 그리고 인간,
종을 넘어선 이들의 아름답고 찬란한 회복의 연대


★“달리는 순간만큼은 저도 호흡하고 있어요”
-폐기를 앞둔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의 이야기
2035년, 경마 경기의 기수는 인간에서 휴머노이드로 대체된다. 인간보다 가볍고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운 휴머노이드를 태우고 뛰는 경주마들은 그전보다 훨씬 빠르게 질주해야 한다. 계속 빠르게 달리기만을 강요당하다 연골이 다 닳아버려 더는 뛸 수 없게 된 경주마 ‘투데이’, 그리고 투데이의 파트너로 호흡을 맞춰온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 콜리는 어느 날, 늦여름의 경기에서 스스로 낙마를 선택한다. 투데이가 다리를 완전히 잃기 전에, 투데이를 지키기 위해.

★“살아간다는 건 늘 그런 기회를 맞닥뜨리는 거잖아”
-기적을 만들어낸 소녀, 연재의 이야기.
로봇 분야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소녀 연재는 집안 형편 때문에 ‘소프트 로봇 연구원’이라는 꿈을 잠시 접어둔 채 방황하고 있다. 어느 날, 연재는 우연히 들린 경마공원의 마사 한구석에서, 부서진 채 폐기를 두고 있는 휴머노이드 ‘콜리’를 발견한다. 다른 휴머노이드 기수와는 다르게 경기 중 ‘하늘을 바라보다가’ 낙마했다는 콜리에게 연재는 강렬한 끌림을 느낀다. 그렇게 기적을 이뤄낼 연재와 콜리의 만남은 시작된다.

★“삼차원의 우리가 일차원의 말에 상처받지 말자”
-진정한 자유로움을 원하는 소녀, 은혜의 이야기.
연재의 언니, 휠체어를 타는 은혜에게 바깥세상은 ‘위험천만한 모험’이다. 은혜는 다리를 잃은 경주마 ‘투데이’에게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며 매일 투데이를 보러 가지만, 휠체어를 타고 밖으로 나서야 하는 은혜의 여정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은혜에게 필요한 ‘자유’란 생체 적합성 의족이나 전동 휠체어가 아닌, ‘인도에 오를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와 가게로 들어갈 수 있는 리프트, 횡단보도의 여유로운 보행자 신호, 버스와 지하철을 누구의 도움 없이도 탈 수 있는 안전함’이다. “삼차원의 우리가 일차원의 말에 상처받지 말자.” 친구 주원이 건넨 용기에 힘입어, 비로소 삼차원의 은혜는, 일차원의 세상이 규정한 ‘정상성’에 도전한다.

★“행복한 순간만이 유일하게 그리움을 이겨.”
-멈춰버린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누군가를 애도하는, 보경의 이야기
불의의 사고로 소방관인 남편을 잃고, 은혜와 연재 두 딸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보경에게 은혜는 ‘아픈 손가락’ 연재는 ‘신경이 손상된 손가락’이다. 가난한 살림 때문에 은혜에게 의족을 달아주지 못했다는 부채감, 은혜에게만 신경 쓰느라 연재의 재능을 살피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보경이 두 딸을 향해 뻗은 손은 언제나 닿지 못하고 머뭇거리기만 한다. 그러나 서로를 안아주는 팔보다 더욱 진실 된 것은 서로 안기 직전 뻗은 두 팔의 머뭇거리는 떨림일 것이다. 보경은 우연히 집으로 들어오게 된 휴머노이드 콜리와의 교감을 통해 다친 마음을 회복하고 조금씩 두 딸에게 다가가려 한다.

종이책 회원 리뷰 (230건)

구매 천 개의 파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b******6 | 2023.11.26

천 개의 파랑 속에서 콜리와 투데이를 가장 좋아하는데,

"콜리는 방에 웅크려 앉아 투데이의 등에서 느꼈던 진동을 떠올렸다. 메모리에는 '기쁨'이라고 저장해두었다." 라는 문장이 그 시작이었다.

또, "저는 팀이라는 게 그렇다고 생각해요. 물론 투데이는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할 수 없고 저는 감정이 없지만 100마리의 말이 바다에 빠졌을 때 가장 먼저 저는 투데이를 구할 거예요. 바다에 빠진 모든 말을 결국에는 구하겠지만 가장 먼저 구하는 거요. 그건 아낀다는 뜻이래요." 라는 문장을 정말 좋아하는데, 이러한 장면들이 내가 SF소설을 읽으며 느끼는 감동이다. 

천 개의 파랑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감정이 정말 좋다.

 

천선란 작가님의 책은 언제나 읽기 좋고, SF의 매력을 끊임없이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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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미래는 수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l****6 | 2023.11.21

 기수에게 떨어져도 좋다는 말은 그의 존재(가치)를 더이상 의심하게 만들지 않는다. 파랑파랑이 그리 말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도 그렇다. 삶의 굴곡을 그저 뚜벅뚜벅 걸어가는 인간에게도. 동물, 식물, 생명이라 넓게 부를 수 있는 모두에게도 그러하다.

 미래는 부정(不定)하다. 그렇기에 늘 미래는 약속된 찬란함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찬란함을 넓게 보자면, 미래는 부정하다는 말 또한 깨진다. 백, 천, 수천의 언어로 찬란을 말할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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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알**즈 | 2023.11.21

'우리는 실수를 한 게 아닙니다. 단지 행복한 사고가 일어난거죠.' 우리가 잘 아는 화가, 밥 로스가 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다. 콜리의 탄생은, 그의 감정과 마음이 생겨난 것은 인간의 실수에서 비롯되었지만 그것은 행복한 사고로 이어져 많은 이들의 삶을 변화시켰다.

나는 이전부터 마음을 가진 인공 생명체, 혹은 외계인 등을 좋아했다. 미지의 생명과 조우하고 감정을 나누고 유대를 쌓는다는 것은 얼마나 낭만적인가. 콜리가 하늘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러하였다. 그 누구도 콜리만큼 하늘의 빛깔을 사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인물이 나온다. 남편을 잃고 두 딸을 키우며 수없이 달려온 엄마 보영,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은혜, 언니에게 애정을 양보할 수밖에 없었던 연재. 이 세 모녀의 이야기가 콜리와 얽히며 사건이 시작된다.

책은 근 미래의 기술이 다소 발전한 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현재나 미래나 소수의 뒤쳐진, 그리고 어려운 사람과 다양한 사회문제등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음을 나타냄으로써 그것들을 비판하고 있다. 동물학대와 동물권, 장애인의 인권, 저소득층 등 미래를 배경으로 했음에도 그 문제들이 여전하다는 것이 입을 씁쓸하게 만들었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스스로에게 놀랐던 점 중 하나는 엄마인 보영이 보영이라는 지칭으로 나오는 것을 낯설게 느끼는 나 자신이었다. 지금껏 누군가의 엄마가 이런 식으로 이름으로 지칭하며 하나의 인물로 자리잡은 소설이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는 앞으로도 명심해야 할 것이라 생각되는 장애인의 시선에 대한 것이었다. 지체장애인인 은혜는 말했다. 자신은 다리를 갖고 싶은 것이 아니라 어디든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를, 시선에서 벗어날 자유를 원한다고. 이 말이 어찌나 부끄럽고 명쾌했는지. 시각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눈이 아니라 자유롭고 안전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거리일 것이다. 다른 모든 류의 장애인들이 이러할 것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결코 알 수 없었을 그들의 시선일 것이다.

사회는 너무 빠르게 돌아간다. 뒤쳐지는 이들은 안중에도 없이 아주 빠르게 변화하고 잔인해진다. 하지만 콜리는 그런 사회에서 뒤쳐져 슬픔에 잠긴 이들을 연결시켜 주고 너무나 가슴 아프게 끝을 맞이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생각했다. 작가님은 왜 콜리를 살리지 않았을까? 왜 그에게 이런 결말을 맞이하도록 했을까? 그래야 책이 아름답고 여운있게 끝나니까? 그것은 아마 알 수 없을 것이다. 글을 쓰는 작가님도, 나도 사람이기 때문이라 나는 생각한다. 달리는 것이 행복한 투데이를 위해, 오직 그녀의 마지막 소망을 이뤄주기 위해 그녀의 위에서 몸을 던진 이의 순수한 희생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그것은 오직 콜리같은, 마음을 가진 로봇만이 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너무 빠르게 달리는 줄 알았지만 사실 멈춰있던 보영에게 다시 천천히 달리는 법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콜리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연재의 이름 또한 기억에 남는다. 우연재. 우연. 콜리에게 마음이 주어진 것도, 연재가 콜리를 만나게 된 것도 그 모든 일들이 우연에서 시작한다. 투데이를 살리기 위해 힘을 합하는 등장인물들은 오늘을 살아가기에 그녀의 이름이 투데이라는 것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모든 사고는 우연에서, 실수에서 시작한다. 그것이 행복한 사고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화가의 말이 더욱 와닿게 했던 그런 아름다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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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27건)

구매 천 개의 파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m********y | 2023.11.28

'천선란  ' 작가님의 소설 ' 천 개의 파랑 '  리뷰입니다.

이 글에는 내용 전개와 관련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에 민감하시다면 주의해주세요.

북클럽으로 대여해서 보고 기억에 남는 문장이 많아서 

소장하고 싶어서 구매했어요.

읽기 전에 SF 소재여서 망설였는데 기수 로봇이 나오는 정도라서 

SF에 거부감을 가진 분들도 무난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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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천 개의 파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t**********e | 2023.09.08

평소 여러 외국도서 SF를 즐기는 편이라 이 책이 생소했다.

읽으며 한국의 정서가 담긴 SF라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따뜻하면서 소박한 느낌이 내내 나를 감싼다.

사람의 마음, 동물의 마음, 그리고 로봇의 마음.

공존할 수 없는 세 개의 조합이 균형을 이루어 이야기를 풀어간다.

로봇의 마음...이라기엔 이상하지만, 생각을 하는 로봇이니 마음인가?

생각을 가진 로봇이라는 영화들이 여러개 떠올랐다.

마음이 따뜻해졌지만, 한편으로는 윤리적이고 철학적인 몽상을 많이 하게 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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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A****c | 2023.08.27

천선란 작가님의 <천 개의 파랑>은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한국과학문학상 대상 수상작이라 기대가 컸던 소설입니다. 일부러 작품의 줄거리나 다른 정보를 접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그러길 잘했단 생각이 듭니다. 작품의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어요. 

이 소설은 주인공 콜리의 최후로 시작되어 그가 주마등처럼 회상하는 과거 이야기가 풀립니다. 투데이와 달리며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배운 일, 그리고 죽을 위기에 처한 투데이에게 마지막으로 행복을 되돌려주고자 하는 것이 이야기의 큰 주제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함께하게 된 연재, 은혜 보경 세 가족의 이야기 또한 눈물나고 감동적이었어요. 

SF 장르이긴 하지만 SF만을 다루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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