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저/민경욱 역
장다혜 저
TJ 클룬 저/송섬별 역
김유원 저
박현숙 저
오윤희 저
까라!는 안전가옥 출판사에서 내놓는 단편집 브랜드인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 중 하나로, 이 책 속에 수록된 까라!와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모두 경성 시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켠 작가의 까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을 들여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여러 작가분들의 매력을 확인하고 싶다는 마음에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를 읽어 보기로 마음먹은 후, 심너울 작가의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와 김여울 작가의 잘 먹고 잘 싸운다, 캡틴 허니 번에 이어 세 번째로 완독한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 작품이었는데, 까라! 역시 그러한 제 의도에 제대로 부합했던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첫 번째 수록 작품이자 표제작인 '까라!'는 갖은 차별과 편견을 견대내면서 여자 축구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익숙하지 않은 서간체 형식의 전개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었는데, 그 부분을 넘기고 나니 그 서간체 형식의 전개 때문에 더욱 즐겁고 깊게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포일러가 될까 봐 자세하게 언급할 수는 없지만 저로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던 결말 또한 (무척이나 슬프기는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여담으로 까라!를 읽는 내내 김혼비 작가의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떠올렸었는데, 이 책의 말미에 김혼비 작가의 추천글이 있는 것을 보고 비단 저만 그런 생각을 했던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까라!의 두 번째 수록 작품인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경성판 페니 드레드풀 정도가 될 듯한데, 분량상으로는 까라!가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에 비하여 월등히 길었음에도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가 그리 잘 읽히는 작품이 아니었던 관계로 이 작품을 읽는 데 있어 까라!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까라! 속 두 작품 중 하나는 제 마음에 들었고, 다른 하나는 그렇지 않았기에, 한켠 작가님에 대한 제 나름의 결론을 아직 도출하지는 못했는데, 한국인은 삼세판이라고 그에 대한 결정은 한켠 작가님의 다른 작품인 탐정 전일도 사건집을 통해 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