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저
조정래 저
조정래 저
조정래 저
조정래 저
조정래 저
안녕하세요~
원하는대로 이루어지는 깡꿈월드입니다.
일본이 24일부터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합니다.
이럴 때 이분이 계셨다면 어떤 반응을 하셨을까요?
조선 최고의 실학자 정약전의 불꽃같은 이야기.
1189. " 자산어보 1 " 입니다.
경신년 (1800) 유월에 정조께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선대왕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정순왕대비는
조정을 노른 벽파에게 맡겼다.
이것이 그동안 개혁을 주도했던 남인 몰락의 시작이었다.
이어서 천주교 탄압의 피바람이 불었다.
잡혀간 신도들은 배교를 당했고
신앙을 굽히지 않은 신도들은 신남터로 끌려가서 목이 달아났다.
이른바 신유년의 대박해다.
신유박해로 약전은 흑산도로,
약용은 전라도 강진으로 유배되었다.
약전이 섬에 발을 디딘지 한 달이 되었다.
마음을 붙일 수 있는 일거리를 찾아 헤매던
그는 물고기 족보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시간이 지나 흑산도에 조기잡이 철이 돌아왔다.
조기는 홍어와 더불어 흑산도 어민들에게 귀중한 밥줄이다.
그 해의 조기잡이 조항에 따라서
흑산도 사람들은 그런대로 먹고 살 만한지 아니면
일 년 내내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살아야 할지가 가늠된다.
올해 알이 탱탱하게 배고 살도 실한
조기를 보는 순간 어민들의 얼굴에는 함박꽃이 피었다.
예년 같으면 불야성을 이루었을 섬이 쥐 죽은 듯 조용했다.
구름처럼 몰려왔어야 할 어상들이
그림자도 보이지 않은 것이다.
영문도 모르는 채 전전긍긍하기를 며칠,
뭍의 사정을 살피려 법성포며 나주목에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오면서 어민들은 마침내 일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
차현장 상단에서 흑산도의 파시를
독점해 버릴 요량으로 배들을 전부 틀어쥐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나주 향상들의 돈줄을 죄어 버리는 바람에
지금 나주는 돈줄이 막혀서 좌고에 찬바람이 쌩쌩 일고 있다고 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약전은
불현듯 감회가 밀려왔다.
아우 약용과 더불어 채제공 대감을 보필하며
시정개혁을 주도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다.
지금 흑산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어쩌면 그때 이미 예견했던 일일지도 모른다.
세 사람은 독점을 금하는 통공책을 만들었다.
그 후에 매점매석으로 폭리를 취하고 있는
사상도고들을 상대하기 위해 개혁을 시도했지만
채제공과 정조가 차례로 세상을 뜨면서
약전과 약용의 날개도 꺾였다.
시간이 갈수록 어민들은 숨이 넘어갔다.
싼값에라도 조기를 팔지 않으면
모두 폐기처분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 년 내내 굶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만 볼 수 없었던 약전은
붓을 들어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한양에서 다 피우지 못한 '실학'을
흑산도에서 펼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최초의 물고기 사전인
"자산어보"와 "표류기"를 저술한
정약전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확인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