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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리 dele 2

혼다 다카요시 저/박정임 | 살림출판사 | 2021년 4월 26일 한줄평 총점 0.0 (10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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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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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당신이 죽은 후, 불필요한 데이터를 삭제해드립니다. _dele. LIFE
사라져가는 기억, 삭제된 진실
유타로의 과거에 다가가다

디지털 장의사가 마주하는 사건들을 그려낸 연작 미스터리
야마다 다카유키, 스다 마사키 주연의 TV 아사히 인기 드라마 [디리] 원작 소설


죽은 뒤에 아무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데이터를 의뢰인을 대신해 디지털 기기에서 삭제하기. 그것이 ‘dele. LIFE’의 업무다. 의뢰받은 일을 담담하게 수행하는 소장 케이시와는 달리, 신입사원 유타로는 여전히 의문을 느끼고 있다. 두 사람은 유타로의 여동생 린의 죽음과 관련된 비밀에 다가가는데…….

이제 우리는 디지털 기기가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에는 사진과 문서, 동영상과 이메일, 메시지가 지난 삶의 궤적을 보여주듯 저장되어 있기 마련이다. 또한 SNS를 통해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일상을 공유하고 생각을 나누게 된 지 오래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디지털 기기를 매개로 안부를 전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일은 한층 더 활발해졌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내가 갑자기 죽으면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남겨진 자료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인터넷 여기저기에 떠다니는 내 흔적들을 말끔히 없애버릴 수는 없을까?’ 하며 고민하고 걱정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처럼 디지털 데이터의 처리 문제를 염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사망한 사람이 인터넷에 남긴 흔적을 청소해주는 ‘디지털 장의사’라는 직업이 생겼고 이들에 대한 수요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소설 『디리』의 두 주인공이 바로, 의뢰인이 죽은 뒤에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데이터를 대신해서 삭제해주는 일을 하는 디지털 장의사다. 의뢰인이 특별히 지정한 데이터를 사망 확인 후 해당 기기에서 수동으로 삭제한다는 점이, 보통 디지털 장의사가 인터넷에 남은 흔적을 지운다는 것과 차별화된다. 이 소설의 제목 ‘디리dele’는 컴퓨터 자판의 딜리트delete(삭제) 키에서 따온 것이다. 사무소 이름 ‘디리 닷 라이프dele. LIFE’는 의뢰인 ‘인생’의 산물인 기록을 지워준다는 의미를 지닌다. 죽음을 앞둔 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아르바이트생 이야기 『모먼트』, 자살 충동이라는 소재를 다룬 『체인 포이즌』 같은 작품을 통해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사람들을 그려온 혼다 다카요시는 ‘디지털 유품’이라는 화두에 착안한 이 소설에서 구체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의뢰인이 위탁한 데이터에는 무언가 비밀이 숨겨져 있고, 두 주인공은 그 비밀의 정체를 밝혀내려다가 갖가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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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언체인드 멜로디Unchained Melody _7
유령 소녀들Phantom Girls _65
그림자 추적Chasing Shadows _125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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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혼다 다카요시 (Takayoshi Honda,ほんだ たかよし,本多 孝好)
1971년 도쿄에서 태어나, 게이오대학 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을 다니던 당시 동급생이던 가네시로 가즈키金城一紀의 영향을 받아 쓴 단편 「잠자는 바다眠りの海」로 1994년 제16회 소설추리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99년에는 수상작을 포함한 소설집 『미싱MISSING』을 출간했는데, 이 작품은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000년』에서 톱10에 진입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고, 45만 명의 독자를 사로잡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후 연애소설, 청춘소설 등 장르를 넘나드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독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200... 1971년 도쿄에서 태어나, 게이오대학 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을 다니던 당시 동급생이던 가네시로 가즈키金城一紀의 영향을 받아 쓴 단편 「잠자는 바다眠りの海」로 1994년 제16회 소설추리신인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99년에는 수상작을 포함한 소설집 『미싱MISSING』을 출간했는데, 이 작품은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2000년』에서 톱10에 진입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고, 45만 명의 독자를 사로잡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후 연애소설, 청춘소설 등 장르를 넘나드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독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2005년 『자정 5분전眞夜中の五分前』으로 제132회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고, 2008년 『FINE DAYS』에 수록된 「Yesterdays」가 영화화되며 젊은 층의 열광적 지지를 얻었다. 독특한 감성과 동시대를 응시하는 날카로운 시선, 섬세하고 투명한 문체로 혼다 다카요시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기대되는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Alone Together』, 『MOMENT』, 『정의의 아군 - I’m a loser』, 『WILL』, 『체인 포이즌』, 『파인 데이즈』, 『내일까지 5분 전』, 『정의의 편』 등이 있다.

『미싱』, 『모먼트』 같은 작품을 통해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사람들을 그려온 그는 새로운 대표작 『디리』를 계기로 미디어믹스 작업에도 참여하여 2018년 여름 아사히 TV에서 방영된 드라마 [디리]의 원안과 각본(1, 5, 8화)을 맡았다. 이 드라마는 방영 후에 각종 드라마상을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아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역 : 박정임
경희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른을 넘기며 무작정 유학을 떠나 일본 지바대학에서 일본근대문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출판기획과 번역을 하고 있다. 마스다 미리 [수짱 시리즈], 다니구치 지로의 『고독한 미식가』와 같은 굵직한 만화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미야자와 겐지 전집』, 다카하시 겐이치로 『은하철도 저 너머에』, 온다 리쿠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 마쓰이 게사코 『유곽 안내서』, 『어쩌다 보니 50살이네요』,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이제 좀 느긋하게 지내볼까 합니다』, 마스다 미리의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주말엔 숲으로』, 『나답게 살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른을 넘기며 무작정 유학을 떠나 일본 지바대학에서 일본근대문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출판기획과 번역을 하고 있다. 마스다 미리 [수짱 시리즈], 다니구치 지로의 『고독한 미식가』와 같은 굵직한 만화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미야자와 겐지 전집』, 다카하시 겐이치로 『은하철도 저 너머에』, 온다 리쿠 『로미오와 로미오는 영원히』, 마쓰이 게사코 『유곽 안내서』, 『어쩌다 보니 50살이네요』, 『설레는 일, 그런 거 없습니다』, 『이제 좀 느긋하게 지내볼까 합니다』, 마스다 미리의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주말엔 숲으로』, 『나답게 살고 있습니다』, 다니구치 지로의 『고독한 미식가』, 『산책』, 온다 리쿠의 『메이즈』, 『클레오파트라의 꿈』, 『블랙 벨벳』, 사와무라 고스케의 『밤의 이발소』 등 다양한 일본 에세이와 소설을 번역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사라져가는 기억, 삭제된 진실
유타로의 과거에 다가가다


“디지털 기술이 생활에 침투해 있는 지금, 개개인이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는 그 사람 본연의 모습을 단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듯합니다. 사람들은 죽을 때 되도록 자신의 아름다운 것만 남기고 싶어 하지요. 유가족들도 되도록 고인의 아름다운 것만 기억하려고 할 테고요. 한편, 디지털 기기는 그러한 가치판단을 일절 하지 않고, 고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영속적으로 남겨버립니다.
앞으로 디지털 기기에 남겨진 데이터를 통해, 보고 싶지 않았고 알고 싶지 않았던 고인의 모습을 발견하고 당황하는 유족들도 늘어나지 않을까요? 이 소설에서는 그런 사회 사정을 배경으로, ‘고인이 죽은 후에 삭제하려고 한 자신 속의 어두운 부분을, 남겨진 사람은 어떻게 파악하고 어떻게 마주해가는가’를 서로 다른 타입의 두 젊은이의 눈을 통해 그리고 싶었습니다.“
_혼다 다카요시가 서평지 「다빈치」 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디리』 집필 의도

삭제된 진실에 다가가 비로소 밝혀낸 과거란?
상실의 아픔을 위무하는 연작 미스터리


마시바 유타로는 ‘dele. LIFE’ 사무소에서 소장이자 유일한 동료인 사카가미 케이시와 함께, 의뢰인에게서 위탁받은 데이터를 당사자 대신에 디지털 기기에서 지워주는 일을 한다. 케이시의 지시를 받아 의뢰인의 사망을 확인하는 유타로는, 이 세상과 이어지는 한 줄기 인연을 뚝 끊어버리는 듯한 업무에 석연치 않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 그러면서도 ‘프리랜서 잔심부름꾼’을 자처하며 음지의 일을 하던 시절보다는 조금은 나아진 기분을 맛보곤 한다.
케이시와 유타로는 의견 차이로 갈등하면서도 힘을 합쳐, 길거리에서 갑자기 쓰려져 사망한 의뢰인의 노트북에 남은 음악 파일에 얽힌 비밀, SNS를 통해 20대 직장인 여성의 즐거운 일상을 공유해오다 사망한 의뢰인의 정체를 파헤쳐나간다. 이렇게 업무의 일환으로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그간 냉정한 태도를 견지해온 케이시가 의뢰인의 사연에 점차 관심을 기울이는 등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유타로의 여동생 린이 다녔던 대학병원의 전직 교수 무로타 가즈히사에게서 데이터 삭제 의뢰가 들어온다. 무로타 교수의 사망 여부와 데이터의 위치를 어렵사리 확인하는 와중에 그 교수가 린이 참가했던 신약 임상시험의 책임의사였음을 알게 된다. 린은 이 임상시험 중 사망했는데, 유타로의 가족은 단순 병사가 아니라 의료사고로 인한 죽음이고 은폐공작이 있었으리라 의심해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단지 진실을 밝히고 싶었을 뿐인 유타로의 가족은 보상금을 노린다는 음해를 받아 소송을 단념했고, 그 상처로 인해 뿔뿔이 흩어지고 만 아픈 과거를 지녔다. 케이시와 유타로는 린의 죽음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해가면서 진실에 점점 다가서게 되는데…….
그동안 소설 속에서 조금씩 언급되어온 유타로의 여동생 린과 그 죽음에 얽힌 일들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이와 관련한 케이시의 비밀도 점차 드러나게 된다. 앞에서 깔아둔 복선들이 서로 연결되어 퍼즐이 맞춰지는 듯한 쾌감을 선사하는 2권에서는 점점 흐릿해지는 기억을 붙잡고 싶어 하는 마음, 상실의 아픔을 치유해가는 여정을 섬세히 그려내며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소장 케이시와 신입사원 유타로
두 사람의 절묘한 콤비 플레이


의뢰인의 요청에 별다른 동요 없이 데이터를 삭제하는 소장 케이시는 냉정하고 정적인 두뇌 활동가 타입으로, 갖가지 기록과 정보를 철저히 분석함으로써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휠체어를 타야 하지만 운동신경이 뛰어나 결정적인 순간에 폭발적인 힘을 발휘한다. 직원 유타로는 직접 발로 뛰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활동가 타입으로, 체험을 통해 얻은 정보들로 비밀에 다가간다. 고인이 삭제를 의뢰한 데이터를 내용 확인도 하지 않고 없애버리는 데 불편함을 느끼며 고인, 고인의 지인들의 사연에 관심을 기울이고 연민을 느끼기도 한다.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차갑고 무뚝뚝해 보이는 케이시에게서 인간적인 일면이, 단순하고 쾌활한 유타로에게서 어두운 과거와 우울한 면모가 점점 드러난다. 두 사람은 서로 갈등하고 충돌하면서도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조금씩 감화되어간다. 이렇듯 의외성 있고 입체적인 인물 묘사가 이 소설에 매력을 더해주며, 상반되는 두 인물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힘을 합쳐 시너지를 내며 임무를 수행해나가는 모습도 흥미를 북돋는다.

미디어믹스의 성공 사례
소설 『디리』와 드라마 〈디리〉


이 소설과 주요 인물 및 설정이 같은 드라마는 2018년 7월 27일부터 9월 14일까지 총 8부작으로 TV 아사히에서 금요일 심야 시간대에 방영되었다. 호화 캐스팅과 배우들의 호연, 비밀스러운 느낌을 자아내는 연출, OST가 잘 어우러져 영화라고 해도 손색 없는 수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원작자인 혼다 다카요시가 원안과 각본(1, 5, 8화)을 맡았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그의 오랜 친구로, 소설가의 길로 이끈 동료이자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 『Go』 『플라이 대디 플라이』로 유명한 재일교포 소설가 가네시로 가즈키가 이 프로젝트의 기획과 6화 각본 및 액션 감수를 맡은 것도 화제였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접해온 사람이라면 낯익을, 연기력이 뛰어난 야마다 다카유키(드라마 〈백야행〉 〈사채꾼 우시지마〉, 영화 〈크로우즈 제로〉 등 출연), 스다 마사키(드라마 〈수수하지만 굉장해! 교열걸 코노 에츠코〉, 영화 〈기린의 날개〉 〈은혼 1·2〉 등 출연), 아소 구미코(드라마 〈시효경찰〉, 영화 〈간장선생〉 〈인스턴트 늪〉 등 출연)가 각각 사카가미 케이시, 마시바 유타로, 사카가미 마이 역을 맡았다.
기본 설정과 주요 등장인물은 같으나 내용 전개는 소설과 다르다는 점이 특이한데,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소설은 소설대로 각기 다른 내용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는 평이 많다. 애초에 영상화는 물론, 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배우의 이미지까지 염두에 두고 소설을 쓴 원작자가 드라마에 직접 관여했고 둘 다 호평받았다는 점에서 미디어믹스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방영 후에는 2018 갤럭시 드라마 부문 우수상, MIPCOM 바이어즈 어워드 일본 드라마 부문 그랑프리, 2018 제13회 컨피던스 드라마 어워드 주연남우상(야마다 다카유키, 스다 마사키 공동 수상), 제98회 더 텔레비전 드라마 아카데미 감독상, 2019 도쿄 드라마 어워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으며 화제작으로 자리를 잡았다.
드라마를 보고 관심이 생겨서 소설을 읽게 되었다는 독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소설과 드라마 모두 속편이 나오길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드라마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 유타로의 사생활, 고양이 다마 씨와 여동생 린의 친구 하루나가 소설에는 자주 등장해 흥미로웠다는 의견도 있다. 이 소설 속에는 여러 차례 언급되면서도 미처 풀리지 못한 수수께끼들이 남아 있어,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부풀게 하고 있다.


오늘날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디지털 단말기에는, 그것을 소지한 사람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후에 남기고 싶지 않은 데이터는 분명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남겨진 사람에게는 정말이지 알고 싶지 않았을 내용을 담은 데이터도 있을 것이다. 모르고 지워버려야 했을 ‘기록’이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구원이 되는 일도 확실히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부드러운 감회가 가슴에 남는다.
엔터테인먼트적인 힘이 발군인 『스트레이어즈 크로니클』이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는 가족 소설 『굿 올드 보이즈』 등 근래에 발표한 소설들을 읽는 기분과는 조금 다르게,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되묻는 『미싱』으로부터 이어진 데뷔 당시의 작품을 상기시킬 수 있지만, 보다 깊은 맛이 더해졌다.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으면서, 죽음에 정면으로 맞서 살아갈 각오를 촉구하는 이야기다.
_후지타 가오리(서평가), 문예지 「책의 여행자本の旅人」 2017년 7월호

이 작품은 『미싱』 『모먼트』 등을 통해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사람들을 그려온 저자의 새로운 대표작이다. 이 책과 관련하여 영상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디지털 기술로 야기되는 현대적 문제와 삶과 죽음이라는 보편적 주제가 교차하는 이 책.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꼭 확인해보기 바란다.
_「다빈치」 웹사이트 2017년 11월 12일 자

종이책 회원 리뷰 (10건)

포토리뷰 디리 dele 2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오* | 2021.05.05

<디리> 2권에서는 유타로의 비밀, 그의 과거 이야기가 등장해요.

디지털 기기에 남겨진 데이터는 고인의 흔적들이에요. 감추고 싶기 때문에 '디리 닷 라이프'에 삭제를 의뢰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그 일을 하고 있는 유타로의 사연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언체인드 멜로디>와 <유령 소녀들>은 온라인 세상의 허상을 보여주고 있어서 뭔가 안타깝고 슬펐어요. <그림자 추적>은 미스터리 영화를 보는 것 같았어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는 것 같아요. 만약 그 죽음이 억울하다고 느꼈다면 더더욱...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떠났고 남겨진 사람의 마음 속에 남은 건...

한편으론 <그림자 추적>의 의뢰인 무로타 가즈히사의 부인이 했던 말이 좀 충격이었어요.

 

"... 아무라도 좋아요. 부모님이든, 연인이든, 친한 친구든.

자신이 가장 가깝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갑자기 타인처럼 느껴진 경험 같은 거 없나요?"

유타로의 뇌리에 소송을 포기했을 때의 부모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이후의 대화가 사라졌던 시간이 기억났다.

부인이 유타로의 눈을 보며 끄덕였다.

"제게는 그때가 그랬어요. 당신과는 상관없어, 하고 남편이 차갑게 대꾸했을 때 깨달았죠.

이 사람과 나는 남남이었구나.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내 부모님과 살았던 시간보다 긴 시간을 부부로 살아왔지만,

그래도 역시 타인이었구나, 하고."   (186p)

 

무로타 가즈히사는 당시에는 몰랐겠지만 그때부터 이미 벌을 받았던 게 아닌가 싶어요. 가장 가깝고,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떠났다면 그건 모든 걸 잃은 것이니까요.

우리의 기억이 소중한 이유는 그 기억 속에 수많은 감정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에요. 아프고 괴로운 기억은 잊고 싶겠지만 그걸 극복해내는 과정을 통해 더욱 단단해지고 성숙해진다고 생각해요. 유타로와 케이시는 고인의 데이터를 삭제하면서 그들이 감췄던 진실과 거짓을 목격하게 돼요. 늘 이런 내용을 읽다보면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 드러나는 과거의 기억이라면 그걸 삭제할 것인가, 남길 것인가.  

죄를 짓고도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사람은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세상에는 그런 부류들이 어지럽히고 있지만 결국에는 인과응보, 뿌린 대로 거두는 게 진리인 것 같아요. 

디지털 장의사 케이시와 유타로의 연작 미스터리, 마지막까지 긴장되는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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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리2 - 혼다 다카요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h*****1 | 2021.05.05

디리1에 이은 두번째 이야기이다.

점점 인간적으로 변해가는 케이시와 유타로의 활약이 펼쳐진다.

1권에서 점점 발전하여 세 개의 이야기가 조금은 길게 이어진다.

특히 마지막 이야기는 두 사람의 과거 흔적을 찾아간다.

케이시의 과거는 점점 다리가 마비되어 가고 감각을 잃어가면서 스스로 재활을 포기하든 단계이다.

어린 나이의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가 되었을까.

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조금 불편한 것이 아니라 시선도 의식해야하는 것이다.

표현도 말투도 남들이 오해하기 좋은 조금 냉소적인 성격으로 나타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유타로의 경우는 여동생의 병으로 가족이 해산된 경우이다.

딸의 부재를 견디지 못한 부모님이 이혼을 하고 각자 결혼을 하면서 할머니와 살다가 돌아가신 후 할머니의 늙은 고양이 다마씨를 키운다.

가끔은 여동생의 친구인 하루나가 방문해 적적함을 덜어준다.

하루나를 위해 저녁도 해주는 다정한 오누이같은 사이다.

혹시나 로맨스로 이어지지 않을까 했는데 서로 그런 마음이 없는 것 같다.

친구를 기억하고 그에게 관심을 가지는 주변 인물이다.

유타루의 여동생 린의 이야기는 신약실험의 희생자가 아닌가 여겨진다.

이런 경험때문인지 죽은 사람의 데이터를 삭제하기 전에 속사정을 궁금해하고 가능한 도와주려는따뜻한 마음씨를 지니고 있다.

케이시의 경우는 원리원칙에 근거하는 정확한 성격인데 유타루의 영향으로 조금씩 세상에 문을 열고 마음을 나누는 사람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유령소녀'들은 SNS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들 즐겁고 멋지게 살고 있다고 부러워하는 사람의 실체를 알려준다.

환상 속의 자기를 꾸미며 대리만족을 하는 것.

삶의 우울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신데렐라 같은 꿈을 꾸는 것이 과연 나쁜 것일까?

현실과 환상이 너무나 다르기에 괴리감을 느끼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말 그리 많을까 싶기도하다.

남들의 화려한 모습 뒤에 감추어진 진실은 무엇일까.

가끔은 머리 속으로 그려보던 세상을 향해 꾸며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것이 현실과 혼동된다던지 아니면 자신을 좀먹어가는 것이 되어서는 곤란하겠다.

과시용을 보고 상처받는 사람들의 멘탈이 강해지기를 바란다.

주위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니 소설임을 알면서도 더욱 내용이 궁금해진다.

서로 숨기고 있는 자기만의 내밀한 비밀을 생각하게 하는 것.

이것이 이 이야기를 독자에게 끌어들이는 주요한 시사점이 아닐까 싶다.

유타루는 이런 경험때문인지 죽은 사람의 데이터를 삭제하기 전에 속사정을 궁금해하고 가능한 도와주려는 마음씨를 지니고 있다.

케이시의 경우는 원리원칙에 근거하는 정확한 성격인데 유타루의 영향으로 조금씩 세상에 문을 열고 마음을 나누는 사람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유타루의 여동생 린의 이야기는 신약실험의 희생자가 아닌가 여겨지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디리2#혼다다카요시#살림#책좋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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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리 DELE 2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김*철 | 2021.05.05

이 2권에는 모두 세 편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마지막 에피소드가 분량이 좀 길며 읽어 보면 아 그럴 이유가 있었구나 하게 됩니다. 왠지 사연이 여기서 다 정리가 되는 느낌인데, 명탐정 코난이 아직도 검은 조직에 의해 아이의 몸이 된 채 머물고 20년 동안이나 사골을 우리듯, 이 독특한 이야기도 좀 계속 속편이 나와서 독자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탐정이나 범인이 아니라 일종의 디지털 장의사들이, 한 사람은 두뇌 한 사람은 액션으로 역할을 나눠 그 나름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무척 재미있으니 말입니다.

 

1권 독후감에서도 말했지만 주인공들의 역할이란 아주 제한되어 있습니다. 의뢰인이 지목한 파일을 삭제하고, 그 내용은 삭제자인 자신들도 보면 안 되며, 나머지는 경찰이 해결하든 뭘 하든 자신들은 손을 떼고 그걸로 끝입니다. 그런데도 보면, 케이시는 자신들이 하는 일이 불법에 협조하거나 기타 합당치 못한 결과를 남기는 걸 아주 싫어하며, 사후 합리화인지는 모르겠으나 여튼 "이러이러하기에 나머지는 우리가 손 안 댄다"며 아주 깔끔하게 일을 처리합니다. 하지만 이런 업종이 실제 존재한다면 그렇게 모든 건이 말끔하게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첫째 사연 <언체인드 멜로디>(이것도 미국의 스탠다드 넘버 제목이죠)에는 유명 연예인이 나오는데, 외모 때문에 좋은 역할을 동생에게 다 맡긴 어느 비운의 작곡가, 뮤지션 이야기입니다. 여기서도 유타로는 또 헛다리를 짚고 멀쩡한 사람을 범죄자로 ㅎㅎ 몰고 가는데 뻔히 사정을 알지만 독자는 그의 시나리오가 너무 그럴싸하게 들려서 나중에 뒤집어질 줄 알고도 일단 속아넘어가게 되네요. 

 

사실 자칫하면 자신이 큰 누명을 쓸 뻔했으나.... 보다 고상하고 인간적인 동기 때문에 이를 감수하고, 또 한 사람은 역시 자신보다 상대방을 더 배려하고 사랑했기에 그 엄청난 짓을 저지르고 마는데... 역시 이 시리즈에는 좀 부담스러울 만큼 고상한 인격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하다못해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에도 구제불능의 악당들이 전면이 많이 나서는데, 이 작품에는 의외로 독자의 심금을 울리는 순정파들이, 억울하게 악의 가면을 쓰고 많이들 등장합니다. 여튼 읽기에 흐뭇해서 좋았습니다. 

 

<유령 소녀들>. 제목에서도 나오듯 가짜 삶을 사는 젊은 여성들 이야기인데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더 어린 나이에 인생의 쓰디쓴 진실을 알게 되어 보는 입장에서 더 안타깝습니다. 이 에피소드에는 유타로가 비교적 큰 액션을 치르는 과정이 나오는데 미국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을 보는 것 같습니다. 케이시는 아주 유능한 프로그래머이며 세상사에 밝고 나이에 비해 인생 관록이 두텁게 묻어나는 편이어서 사소한 단서로도 많은 걸 알아내는 게 대단합니다.

 

이 이야기에는 일단 젠트리피케이션 이슈가 살짝 나오는데 확실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닙니다. 또 SNS 때문에 삶 자체가 이상해진, 가짜의 모습을 웹상에 드러내고 이에서 벗어날 줄 모르며, 어쩌면 가짜인지 뻔히 알면서도 이에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고 열광하는 희한한 군상도 나옵니다. 얼마 전 일어난 모녀 살인 사건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소셜 미디어가 처음 생길 때에는 이런 기이한 부작용을 아마 아무도 예상 못 했을 것입니다. 어린 소녀가 그 모든 걸 알면서도(자신이 정상이 아님) 나쁜 환경 때문에 쿨한 척 적응해 가는 과정이 안타까웠습니다. 저 1권에 나오던 <스토커 블루스>에서 여동생 복슬이가 잠시 겹치기도 했고요.

 

마지막 이야기 <그림자 추적>은 여태 명확히 드러나지 않던 유타로의 과거, 그리고 케이시에 얽힌 사연까지 다 정리되는 내용이라 독자에겐 좀 충격이며 분량도 그래서 좀 깁니다. 일단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신약 개발로 떼돈을 벌려는 이들이 많은 건 공통이며 한국의 코스닥에서 왜 그렇게 제약바이오 업종에 거품이 많이 끼는지도 이 에피소드를 통해 내막 그 일단이 짐작이 갈 만큼입니다. 

 

유타로는 이 에피소드에서 그의 실력을 마음껏 드러냅니다. 여태 그는 전화를 통해, 혹은 직접 찾아가서 다른 사람인 척 능청을 떨며 의뢰인의 사망 여부를 확인하거나 혹은 그 이상의 어떤 정보를 캐는 게 장기인데, 이 사연 속에서 그의 매력이 최대한 다 드러나는 게 특징이더군요. 특히 아마다 사에 찾아가서 구사카베를 구워삶은 후 데이터를 빼내는데 뜻하지 않게 어떤 여직원 때문에 방해 받는 장면은 잘 만들어진 미국 오락물을 보는 듯 흥미진진했고 서스펜스 만점이었습니다. 

 

인물 묘사도 매우 구체적이어서 p179의 "미인이었지만 표정이 부족했다"라든가, 고인의 아들 이치로의 미숙하고 유치한 성격(이 점을 구사카베도 미리 알고 있었기에, 이치로를 사칭하는 유타로를 두고 "생각보다 듬직한데?" 같은 말을 하죠) 묘사 같은 게 일품이었습니다. 이 소설에는 디지털 기술도 제법 세부적으로 서술되며, 저 앞 에피소드 <유령 소녀들>를 보면 어떻게 소설 미디어에서 사기를 치는지 매우 자세하게 그 요령이 나오는 등 디테일이 장난 아닙니다. 여튼 이 2권에서 유타로와 케이시의 개인사가 일단 다 정리되는 만큼 여태 애착을 갖고 캐릭터를 봐 온 독자들은 미리 마음을 정리해야 할 겁니다.

 

인간은 죽음 앞에서 모두가 평등해집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부자와 권력자 혹은 깡패나 사회 낙오자 등 죽음을 앞두고는 그저 필멸의 존재로서 한없이 작아지고 또 스스로 겸손해집니다. 죽음 앞에서는 허세도 사술도 돈도 배짱도 폭력도 다 무소용입니다. 죽음 앞에서 부끄러워질 부분이 많이 남았는지 아닌지, 남들은 속일 수 있어도 자신은 못 속입니다. 파일은 쉽게 지울 수 있어도 죄업과 후과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죠.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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