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진 저
김영아 저
최혜진 글/해란 사진
나---------자아
너---------관계
우리-------생태
이 책은 세 가지 큰 분류에 따라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다.
공저로 세명의 작가의 이름이 있는데 세 명의 작가가 하나씩 맡으셨을까? 하는 궁금증도 일었다. 특히나 큰 분류가 어쩐지 나-너를 주장한 마틴 부버의 실존주의 철학자가 떠오른다. 부버가 강조한 만남의 철학말이다. 인간이 세계와 관계를 맺는 형태로 나-너를 언급했는데 이 책은 어떨까? 호기심이 생겼다.
이 형태, 구성때문에 이 책을 구입했다. 결론은 이 책은 그림책 너머의 작가라는 배경에 대한 이해, 그림책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관한 자기의, 자신만의 의미들을 담고 있다. 독자의 입장이라고 하기에는 그림책에 대한 이해가 깊고 수업,강의 등등의 활용도에 관한 것도 아닌어떻게 말하면 [나-그림책]인것이다.
앞서 마틴부버를 잠깐 언급한 바 있다. 부버는 나-너의 관계야말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진정한 만남이 된다고 했는데 이 책은 철저히 내가 알게된, 내게서 의미가 된 그림책의 실존적 의미를 밝히고 있다. 세세한 발견들, 내포된 의미들이나 개별적 감성을 담고 있다. 어떤 부분은 공통적으로 아, 그 그림책 그렇지....라는 일반적 의견도 있다. 작가들이 그 정도로 그림책을 이해라고 존중하며 의미를 부여한 것에 그림책을 공부하는 이로서는 기쁜 마음이 드는 건,
한국의 그림책 위상이 높아진 것 만큼이나 자신들만의 렌즈로 담은 결과물 같아서이다. 선배들이 이렇게 열심인데 후발대로서 더 열심을 내야겠다는 생각과 열정이 타오르게 된다. 다만, '이럴때 읽어주세요' 라는 부분에 대한 어떤 증빙? 어떠한 근거나 이론의 제시가 없었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려웠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부분은 무척 좋아서 추천 그림책을 옆에 두고 같이 읽어보고 싶었다. 나만 느끼는 게 아닌게 지인에게도 이 책을 선물했더니 지인 역시 그렇게 느꼈다고 한다.
다방면의 그림책이 출간되고 있다. 노력하는 작가들의 손길에 박수를 보내듯, 이러한 그림책에 대한 연구들이 담긴 책들도 계속적으로 출간되길 응원하는 마음이 생겼고 세분의 작가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
이미 그림책의 찐한 매력에 빠진 분들이라면 ' 아! 맞아 이 그림책 이 장면 참 좋지!' 하면서 단숨에 넘길 수 있는 책이에요. '그래, 이 책 참 좋았는데' 하면서 책장 속 그 그림책을 다시 꺼내들게 만드는 책 이기도 하고, '이 책 참 좋다 들었는데, 이런 책이었구나' 하면서 다시 장바구니에 그림책을 담아넣는 책이기도 하구요.
커버를 벗기니 그라데이션으로 서서히 물드는 노란 빛이 나옵니다. 모두 잠든 밤에 이 책의 표지를 보니
달빛같기도 하구요. 나홀로 그림책 모임 나서는 기분으로 읽었어요.
그림책이 세상을 물들일 때, 부제는 테마로 읽는 2010년대 우리 그림책 입니다. 제목을 보자마자 궁금했어요. 왜 하필 2010년대, 우리 그림책을 이야기했을까? 이 책의 작가인 박선아,손미영, 조유정은 현장에서 감동으로 만났던 한국 그림책 중에서도 우리 그림책 역사에서 눈부신 변화와 성장이 돋보이는 2010년대 그림책에 특히 주목했대요. 마지막장에 '수박이 먹고 싶으면'이 탄생한 이야기를 들으니....2010년대에 다양한 사회적 메세지를 담은 이야기가 나올만하다는 생각이!!!
책머리에선 2010년대 한국 그림책의 특징으로
첫쨰, 작가층이 넓어지고 사회 변화와 더불어 다양한 주제를 담은 그림책이 출간된 것.
둘째, 독자층의 확대로 그림책이 영유아는 물론, 어린이, 청소년 이 시대의 어른에게 위로와 다독임을 선사하게 된 것.
셋째, 사회 전반에 걸친 그림책 문화의 확산으로 각종 그림책 동아리, 연구모임, 책방, 전문출판사와 교육기관, 마을공동체 곳곳에서 그림책을 주제로한 사업이 활발해진 시기.
마지막으로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한국 그림책의 높아진 위상 등을 꼽고 있네요. 그러고보니 제가 큰 아이를 낳아 기른 시기, 이 시기가 우리 그림책이 다양한 주제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된 시기와 겹치네요^^ 어쩌면 그림책을 읽을 운명이었나봐요.
아이과 함께 그림책을 읽다가 그 시간이 좋아서, 머무는 장면이 많아 나홀로 다시 넘겨보다 함께 읽을 이들을 찾고 여기까지 왔는데...확실히 이전보다 그림책을 주제로 이야기 나누는 모임과 공간이 많아진 느낌입니다. 코로나 시기엔 그림책을 더 사모으기도 했구요.
책의 구성은 나-자아, 너-관계, 우리-생태 의 세 가지 주제로 나누어 그에 맞는 2010년대 한국그림책을 들여다보고 있어요. 그림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나'의 이야기를 꺼내게 되죠.
첫 장, '나-자아'에서는 그래, 나 개구리다! 라고 외치는 장면이 또렷한 장현정 작가님의 <그래봤자 개구리>를 시작으로 이 수지 작가의 경계 3부작, 아니 이런 무서운 신인이! 하며 감탄을 자아냈던 오소리 작가님의 <노를 든 신부> , 소리내서 읽으면 더 뭉클한 김장성 작가의 <민들레는 민들레> 등의 책이 소개되요. 익숙한 그림책이 많았던만큼
"그렇지, 이 책이 빠지면 안돼지. 나도 좋아해!" 환호하며 장을 넘겼어요. 이야기꽃 출판사의 책은 대부분 소장하고 있거나 읽어봤다고 생각했는데 청년실업 문제를 다룬 문인혜 작가의 <선아>는 찾아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 장, '너 관계'는 제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부분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라 더 반가웠어요.
"관계를 만드는 이가 우리임을 깨닫고,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
살아가면서 맺게 되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포용력을 갖게 도와줍니다.
이들 그림책과 더불어 타인을 편견없이 바라보고 인정하는 열린 사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p.107
알아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서로에 대한 오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관계 속 다양한 상황과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그림책만큼 좋은 친구가 어디 있을까 싶어요. 아이들과 함꼐 그림책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제가 가장 인상적으로 읽은 부분은 마지막 장, '우리-생태' 입니다. 생명의 소중함과 환경보호에 대한 메세지를 담은 책들을 소개하고 있거든요. 도깨비 작가로 알려진 한병호 작가님이 자연보호에도 관심이 많으셨다는 것, 도로 공사와 개발로 개체수가 줄어든 미산계곡 이야기를 담은 책은 이번에 알게 되었어요. 어쩐지 으스스한 그림인데 큰아이가 유독 좋아하는 소윤경 작가님의 책들과 왠지 푸른 바다가 떠오르는 이명애 작가님의 작품, 그림책 속 메세지 뿐 아니라 제작 방식에서도 친환경 방식을 고수하는 작가님들의 작업 이야기까지. 좋은 책인 줄 알았지만 담긴 의미를 알고 나면 더 감탄하게 되는 책들이 우수수 쏟아지던 장이었습니다.
특히 여름 그림책하면 빼놓을 수 없는 '수박이 먹고 싶으면'이 이 그림책의 계기가 되었다고 하는 이야기는 이 책에서 처음 알았어요. 이미 제이님들은 다 알고 계신가요?
김장성 작가는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는 수고와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는 정성어린 과정은 증발된 채 한탕의 욕망만 번들거리는 '대박'이라는 표현을 들었을 떄 이 그림책을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하네요.
이토록 세련된 저항메세지라니! 이 부분을 읽고 '이 그림책 더 좋아졌습니다.
각 장마다 '이럴 때 읽어주세요.'와 '함께 보면 좋은 그림책/영화' 등을 소개하고 있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감상을 돕는 길잡이가 될 듯해요. 그림책 모임은 더 많아졌지만 집에 돌아오면 쓰러져 잠들고, 정작 외출 한 번 시간내기 힘든 때, 이 책을 만나 더 반가웠어요.
?? 이 글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