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구독자 16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 운영자, 13년 차 책 소개 프로그램 MBC 「라디오북클럽」의 디제이, 누구보다 먼저 눈에 띄는 신간을 발견하고 함께 읽자고 퍼뜨리는 성실한 독자, 책 읽는 사람은 물론 읽지 않는 사람까지 책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작가 김겨울이 자신을 책 가까이 머무르게 한 글과 장서를 엮어 독서 에세이를 내놓았다. 대중에게 김겨울은 ‘말하는 사람’이자 책과 독서를 ‘보여 주는 사람’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이 책에서 김겨울은 ‘읽고 쓰는 사람’으로서 그간 대중에게 내보인 말과 행동 이면에 묻어 둔 생각을 100권의 책을 통해 풀어 놓는다. 책 좋아하는 이들은 물론 갈수록 책과 멀어지고 있는 이들, 주변 사람들을 책의 세계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이들 모두에게 유익한 자극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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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무조건 1번은 이 문장이다’ 생각했어요 (G. 북튜버 김겨울)
2021년 03월 18일
[궁금하면 선Talk] 제목은 ‘사기캐 김겨울’로 할게요 – 김겨울 편
2021년 03월 15일
유튜브 겨울서점으로 유명한 김겨울 작가의 책에 관한 문장과 글을 담은 책이다. 그녀의 책장 속 '책' 혹은 '책과 관련된 단어'가 나오는 문장과 그녀의 생각이 담긴 이 책을 읽다보면, 책을 읽으면서도 책이 읽고 싶어진다. 책을 꺼내 냄새를 맡아보고, 종이를 넘겨가며 촉감을 느끼고 싶어진다. 좋아하는 문장에 밑줄을 긋고, 만년필을 꺼내 필사를 하고 싶어진다.
나는 귀하고 조용한 말을 들으러 간다. 삶의 벌어진 틈을 유영하는 이야기를 읽는다. 비유와 상징과 추상의 글을 읽는다. 140자로 쓸 수 없어 14만 자가 된 노래를 읽는다. 알알이 작은 폐포를 모두 펼친 스무 평짜리 글의 숨소리를 듣는다. 그곳에서도 이따금 온갖 말들, 기행, 말다툼, 자랑, 음해, 유행이 있지만 그것들은 왜인지 숨차게 동분서주하지 않고 가만히 실려 간다. p67
들이마시고, 내쉬고, 들이마시거, 내쉬고, 찌르르 타들어 가는 책의 향을 잔뜩 들이마시고, 그걸 피에 돌려서 만들어 낸 생각을 내쉰다. 증기처럼 퍼져 있는 생각을 액화시켜서 비커에 똑똑 담으면 그게 다시 책이 되는데, 그래서 이 책은 책들이 폐포 구석 구석을 돌고 나와 흔적도 없이 사라진 다음 다른 모습이 되어 나타난 결과물이다. 원래의 책에서 유래한 원자들이 희미한 향을 내뿜고 있다. 각자의 코에서 다르게 펼쳐지는 향미. p.201
내가 왜 그 문장에 밑줄을 그었는지 모르겠어. 시간이 지나고 읽었던 책을 다시 들춰보면서, 혹은 책을 읽고 나서 몇 자 끄적여놓은 것을 다시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왜 이 문장에 표시가 되어 있지? 지금 보면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는데, 지금 보니 별 느낌도 없는데 말이다. 기억나지 않아도 한 가지 분명한 건, 그 책을 읽을 그때는 그 문장에 꽂힐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을 테다. 그 이유를 다시는 알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김초엽의 추천사처럼,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할 수도 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안다. 독서는 지나치게 개인적인 행위여서 가끔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문장이 실은 그 책에서 가장 무쓸모한 문장일 때도 있다는 것을.’
저자가 추린 100개의 문장은 100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긴 말들이다. 그러니 이 책은 책에 관한 책이기도 하고, 그 책과 전혀 상관없이 흘러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 문장에 연관되어 이어지는 같은 경험일 수도 있고, 그 문장과는 전혀 다르게 기억하는 어떤 장면일 수도 있다. 어떻게 얘기하더라도 책에 관해 이야기하자면 역시 공감할 수밖에 없는 책이다. 우리가 책을 읽는, 쌓여가는 책이 감당이 안 되면서도 습관처럼 다른 책을 기웃거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부제처럼, 다른 세계를 상상하고 공감하기 위하여. 읽다 보면 저절로 다른 책, 하나의 문장에 눈길이 간다.
만약에 말이죠, 제가 이 서점에서 내 평생의 짝을 만나게 된다면, 서점의 어느 책 옆에 서 있어야 그렇게 될 확률이 가장 높아질까요? (젠 캠벨, 『그런 책은 없는데요…』)
아, 영화나 드라마가 우리를 다 세뇌한 것만 같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 이런 상상 좀 해본 적 있지 않은가. 도서관의 서가 사이를 돌다가 눈이 마주친 누군가와 인연이 되는, 서점의 높은 책장에 꽂힌 책을 못 꺼내 뒤꿈치 들고 손을 뻗을 때 등 뒤에서 쑥 올라오는 기다란 팔 하나가 내가 찾는 책을 꺼내주는. 너무 유치한가? ㅎㅎ 유치해도 어쩌겠나, 이미 이런 걸 너무 많이 봐 버린 것을. 그러니 이런 가능성을 상상하며 서점을 찾은 이에게 서점 직원은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싶다. 그래요, 그런 책은 없어요. 상상과 현실을 혼동하지 마세요. 이렇게 말해주고 싶은데 혹시나 이런 상상으로 인연을 맺은 누군가가 있을 수도 있으니 함부로 단정할 수도 없겠다. 그래도 이런 상상, 살짝 즐겁지 않아? 괜히 한번 설레고 싶을 때 이런 이야기를 찾아 읽고 싶은 건 독자의 비슷한 감성이 아닐까.
그러니까 소설책을 두 번째 장만 찢어서 가지는 사람은 없잖아요. (장류진, 「다소 낮음」,『일의 기쁨과 슬픔』)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고민할 때 이 문장이 떠오를 것 같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건 단순하지 않다. 듣고 생각하고, 그 말의 의미 역시 곱씹기도 한다. 책도 그렇다. 그러니 책을 읽어낼 때, 중간부터 읽어도 괜찮은 책이 있는가 하면, 소설처럼 처음부터 읽어야 이야기의 내용을 확인하게 되는 때도 있다. 그 일은 왜 시작되었는지, 과정이 어떠한지, 결말은 왜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 작가의 강연을 듣는 것도 마찬가지. 저자 역시 비슷한 마음으로 이 문장을 적어두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글을 쓰는 일도, 강연에서 독자가 경청하며 듣는 과정도 마찬가지라고. 항상 그렇게 하면 좋으련만, 우리는 너무 바쁜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때로는 비디오 빨리 감기처럼 축약본이나 줄거리를 찾는다.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시간이 허락하는 한 온전히 내가 직접 읽은 책으로 이야기의 힘을 느끼고 싶다.
전쟁 영화를 봐도 사실이 아니고 책을 읽어도 사실이 아닌 거야.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영화나 책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사는 이곳의 현실이라는 걸 안다. 세상이 변해가는 것만큼 우리가 느끼는 고통의 모습도 달라진다. 어느 시절의 기아가 힘들었던 때를 지나고 나니, 이제는 또 다른 고통이 우리 삶을 파고든다. 저자의 말처럼, 플랫폼 시장의 우리는 상품이 되고, 그에 따른 문제는 또 다른 양상으로 펼쳐진다. 부딪히고 겪어봐야 내가 아는 일이 되는 걸까. 나는 이 문장을 두고 저자가 무엇을 생각했는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도 언제나 그랬듯 각자의 경험만이 사실이 된다는 게 아닐까. 이 시대를 살면서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돈키호테는 실제로 책이 되었고, 따라서 자기 자신으로서의 책에 충실해야 한다. (미셸 푸코, 『말과 사물』)
내가 하는 말과 글은 내가 된다. 누군가의 글을 읽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그 글을 쓴 이의 많은 것을 상상하는 일이다. 문장 하나로, 말 한마디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이미 익숙해졌다. 저자도 안다. 자기가 쓴 글이 자기를 대신하고 있다는 것을. 그런데도 우리는 실제의 모습과 다른 글로 말을 풀어내기도 한다. 저자도 경험했듯이, 실제로 그를 만난 사람들은 자주 놀란다고 한다. 글과 저자의 실제 모습이 달랐다는 의미겠지. 비슷한 경험, 이 온라인상의 누군가도 많이 겪어보지 않았을까? 이 공간에 끼적이는 말은, 정말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고 평소에는 못 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 문장 하나로 나를 상상하는 사람은, 실제 나와 똑같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문장과 전혀 다른 나를 만날 수도 있다. 나 역시 평소에 하지 못하는 말을 이 공간에 풀어낼 때도 많으니까. 그러니 우리, 어떤 글과 그 글을 쓴 사람이 온전히 일치하지 않다는 것을 미리 연습하자. 혹시라도 문장 너머로 만나게 된다면 놀라지 않게. ^^
글자와 눈앞에 있는 멋진 세밀화들이 미워지기 시작하고, 결국에는 덮어 버린 책을 베개 삼아 깊은 잠에 빠지고 만다. (조르조 아감벤, 『행간』)
저자만의 불면증 치료를 내놓는 문장이었다. 아무리 재밌는 책이라도 졸음을 이길 수 없듯이, 아무리 읽고 싶어도 읽히지 않아 수면제로 쓰이는 책도 있다. 보통 나는 취향에 안 맞는 책을 수면제로 이용하곤 하는데, 친절하게도 많은 책을 읽어온 저자는 우아하게 수면에 좋은 책 고르는 법을 알려준다. ‘너무 흥미진진한 소설이나 자극적인 주제의 책 말고, 적당히 어려우면서 적당히 관심 없는 책이라면 완벽’하다고 한다. 너무 재미있으면 책 속에 빠져들 테고, 너무 어려우면 자꾸 책 펴놓고 딴짓하겠고, 취향인 책을 만나면 또 파고들게 될 테니, 적당히 거리감(?)이 있는 책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수면제겠지. 안 그런가
나는 무슨 내용인지 이해도 못 하면서 생소한 책을 읽어 나간다. (세라 워터스, 『핑거스미스』)
저자와 비슷한 이유로, 이해도 안 되는 책을 꾸역꾸역 읽은 적이 있다. 읽어야만 했던 이유가 있기도 했고, 전투하는 마음으로 읽기도 했다. 저자의 말처럼 시간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한 사람이 써낸 책에는 많은 것이 담겼을 테다. 어떤 연구 결과, 경험으로 배운 세상을 보는 눈, 어떤 지식을 배우는 일 등 많은 것을 그 책에 쏟아부었을 테니, 한 권의 책을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 문장으로 써진 것 이상의 많은 게 책에 있다고 생각하면, 책은 책 이상의 존재가 된다. 이런 문장을 만날 때마다 왜 책을 읽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재미로 읽기도 하고, 내가 책으로 배운 것이 무엇인지 떠올린다. 확실히 책으로 배운 것이 일상에 도움이 될 때가 많긴 하다. 소심하고 수줍은 내가 말싸움에서 이긴 적도 있다. (이렇게 활용해서 미안하지만) 결론은, 책을 읽어서 손해 본 적은 없었다는 거다. 그러니, 앞으로도 계속 읽겠다.
책을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하자면, 누구나 할 말이 많을 듯하다. 그래서 독서 토론도 하는 건가 싶지만, 선천적으로 게으른 인간인 나는 독서 모임에 참여한 적이 없다. 내가 나를 안다. 꾸준히 성실하게 독서 모임에 참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정해진 기간에 정해진 책을 읽고, 약속한 시각에 각자 읽은 책을 이야기하는 일이 나에게는 버거운 일이기에 진즉에 포기했다. 대신, 내가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나 혼자 재밌게 읽어야지 하는 다짐은 변함이 없다. 어쩌겠어, 이렇게 생겨 먹은 것을.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상하게도 책의 문장은 차치하고 나와 비슷한 구석이 있는지부터 찾게 되더라. 비슷하면 어떻고 다르면 또 어때서. 저자의 방송을 챙겨보는 편이 아니고, 이제까지 두세 편 본 게 전부인 것을 생각하면, 나는 이 책을 팬심이나 저자의 방송 때문에 읽게 된 건 아니다. 몇 번째 책인지 모르겠지만, 저자가 소개한 한 문장에 꽂혀서 펼쳐 들었는데, 얼마나 됐다고 그 문장이 또 기억이 나지 않는다. ㅠㅠ
책을 읽는 독자이자, 책을 소개하는 사람이자, 책을 쓰는 작가인 저자가 쏟아놓은 100권의 책 속 100개의 문장으로 무엇을 생각하는 그건 또 읽는 우리의 마음일 테다. 분명한 건 이 책 속에 담긴 책의 목록이 또 우리를 책의 세계로 끌어들일 거라는 것. 한 문장 때문에, 그 책을 읽은 저자의 또 다른 문장 때문에 말이다. 특히나 이 책의 끝부분에 소개된 이 문장으로 나는 더 책을 가까이하게 될 것 같다. “그러나 고독한 이는 모름지기 책을 벗 삼아야 한다.”(라르스 스벤젠, 『외로움의 철학』) 인간이기에 외롭지 않기는 어렵겠지만, 책을 좋아하는,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이 책이라는 친구로 덜 외롭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나 역시 그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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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말들 리뷰를 쓰려고 다른 리뷰를 살펴보다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부분에 있어서는 다 비슷하구나 싶어 피식 웃었다. 책의 물성을 좋아해 집을 서재처럼 꾸미는게 로망이라거나, 유튜브를 못보는 이유가 내가 책 읽는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라거나. 결국 유튜브를 통해 겨울서점을 알게 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책을 소개받고 읽게 되었으면서도 책을 읽을 시간을 확보할려면 영상보는 시간을 줄여야 하는 아이러니. 그래서 그냥 뭘 읽고 싶은지 스스로 잘 모르겠을때 겨울서점이나, 책읽어주는 나의 서재 영상들을 가끔 찾아본다.
나 역시 저자의 생각처럼 죽을때까지 내가 다 읽고 싶은 책을 읽어보지 못하고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닥치는대로 읽기보다는 내 나름의 기준으로 꼼꼼하게 살핀 뒤 구매하여 소장하며 읽는 편이다. 어이없는 책 역시 읽다보면 내가 책을 고르는 수준을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안그래도 없는 시간 쪼개서 읽는 책이 형편없으면 너무나 화가 난다. 다행히도 그런 책 보다는 정말 읽고 싶은데 나의 미천한 독서력 때문에 완독을 못한 책이 더 많은게 웃플 뿐.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겨울서점이 소개한 책의 한문장 때문에 읽고 싶은 책들도 분명 있었고, 그렇게 다른 책을 소개 받는 느낌이랄까.
사실 책을 읽는다고 세상이 달라져보인다거나, 모든 일을 평화롭게 허허 하며 받아들일 수 있는 엄청난 내공을 가진 사람으로 바뀌진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아마 죽을때 까지 책을 읽을 것이다. 생각하는 사람으로 삶을 살아내고 싶기 때문이다.
왜 샀는지 이유를 적으려고 했는데.. 그새 또 까먹었다. 책에 대한, 글에 대한 애정이 넘실거리는 책이다. 처음에는 펼쳤을 때 이게 뭐야? 싶었는데 조금씩 읽다보니 이렇게 많은 문장을 사랑하려면 얼마나 책을 읽어야 할까 아득해졌다. 문장으로, 글로 하는 책의 마인드맵. 생경할 수 있으나 참신한 내용이라 가끔 특이한 책하면 생각난다. 유튜브를 구독도 하지 않고 누군지도 잘 모르면서 덥썩 책부터 산 만용에 보답받았다.
책 덕후들 중 아마 많은 이들이 겨울서점 구독자일 테고 따라서 이 책 역시 채널을 통해 자연스럽게 알았을 터. 그러다 예스 24에서 단독으로 전자책 대여를 해준다니 이 얼마나 땡큐였는지.
물론 그러다보니 머리말에서 저자가 좋다고 말한 "책의 사각사각한 질감"을 십분 공감하면서도 정작 이 책에서는 느끼지 못해 괜스레 저자한테 미안해지기도.
우선 책의 말들이라는 제목이 좋았다. 책의 내용과도 당연히 맞아 떨어지면서도 낯설지 않은데 그러면서도 동시에 참신한 느낌도 드는. 책 덕후들은 역시 어디가 달라도 다르다.
벽돌책에 대한 저자의 견해에 가장 먼저 공감했다. 다이아몬드의 <어제까지의 세계> 원서도 방금 리뷰하긴 했는데 거기서도 잠깐 언급한 것처럼 설령 그 책에 사실 관계와 맞지 않은 부분이 있더라도, 지금 읽기에는 올드한 부분들이 많더라도, 70이 훌쩍 넘은 노학자가 한 권도 아니고 그 방대한 양의 저서를 여러 권 남겼다면 그 자체로 일단 먼저 최소한의 리스펙은 깔아주는 게 독자로서 예의 아닐까 싶다.
"그 정도로 하고 싶은 말이었다면, 누군가는 들어 주어야 할 거야" 라는 저자의 벽돌책 견해 역시 리스펙.
프랭클린 포어의 "생각을 빼앗긴 세계"에 대한 부분에서는 인용한 대목에도 물론 공감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책에서 저자가 말한 "현대판 소농"이 아직까지도 굉장히 인상 깊은 대목이다. 유튜브를 비롯해 각종 SNS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이들이 바로 그 '현대판 소농'인데 물론 예전의 그 소농에 비하자면 소득이 꽤 되는 이들도 있지만 사실 소수이고 대다수는 말 그대로 '현대판 지주'의 소유물을 가져다가 열심히 일은 하지만 소득은 시원치 않다. 생계형으로 하는 게 아닌 이들도 물론 있을 테니 한꺼번에 일괄적으로 그들을 묶음 짓는 것은 맞지 않을 테지만 저자의 그 용어는 분명 시사하는 바가 적지도 작지도 않다고 믿는다.
어쨌거나 결론은 겨울서점 구독하길 잘했다는 건데 딱히 SNS를 잘 하지도 않으면서 (계정은 있지만) 현대판 소농을 '구독'하는 나는 그럼 어떤 존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