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무라 야스후미 기획/송경원 역/김범준 감수
폴 데이비스 저/박초월 역
브루스 바셋 저/랄프 에드니 그림/정형채,최화정 역
[예스24 자연과학 MD 김태희 추천] 양자역학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2021년 11월 05일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문학적 표현이 아니라 과학적 표현이다. 빅뱅으로 우주가 폭발할 때, 최초의 원자인 수소와 헬륨이 생성됐다. 폭발 후에는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라 서로 끌어당긴다. 더 무거운 쪽으로 원자가 모인다. 중력 수축이다. 모든 원자는 떨린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은 질량과 에너지의 등가원리를 말한다. 유명한 E=mc^2다. 에너지는 질량에 속도의 제곱을 곱한 값이다. 질량이 무수하게 작다고 하더라도 속도가 빛에 속도에 가까우면 에너지는 엄청나게 커진다. 빠르게 떨고 있는 원자들이 중력에 의해 모여 들면 원자 사이에 밀도가 높아진다. 온도도 높아진다.
원자의 모형을 보면 가운데 커다란 '양성자'가 있고 그 주변으로 전자가 도는 모형을 볼 수 있다. 전자는 마이너스 전하를 갖고 양성자는 플러스 전하를 갖는다. 플러스 전하가 강력하게 가운데로 모여든다. 플러스 극을 가진 자석을 가까이 가져가면 서로 밀어내는 것처럼 양성자들도 서로 밀어내는 힘이 있다. 운동에너지의 크기는 온도를 통해서 측정할 수 있다. 온도가 높아지면 분자의 운동에너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고로 온도가 초고온 상태가 되면 양성자의 운동에너지가 엄청나게 커지는데 이렇게 높아진 운동에너지의 힘이 서로를 밀어내던 힘을 이겼을 때, 두 원자핵이 서로 충돌하게 된다. 두 원자핵이 충돌하여 하나의 원자핵으로 결합될 때, 아주 강력한 끌어당기는 힘이 발생한다. 서로가 서로를 끌어당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속도 높아지면 역시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렇게 두개의 원자가 하나의 원자로 융합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에너지를 '핵융합 에너지'라고 한다. 아무튼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면 기존 원소는 서로 결합하여 새로운 원소로 생성된다. 새로운 원소는 이전 원소보다 질량이 더 크다. 원소들이 폭발로 인해 우주로 흩어졌다가 다시 무거운 원자로 모여든다. 다시 중력 수축이다. 이렇게 수축과 핵융합 반응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점차 무거운 원소가 만들어진다. 점차 원소가 무거워지다가 철이 만들어지면 같은 방식으로 더이상 무거운 원소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철은 모든 원자핵 가운데 가장 강한 결합을 한 상태다. 고 가장 안정되어 있는 상태다. 고로 철 역시 가장 무거운 원소이기 때문에 주변 원자를 끌어당긴다. 기본적으로 철을 만들기 위한 핵융합 온도는 30억도다. 중심이 철로 가득찬 중력덩어리가 점차 모여든다. 중력에 의해 철이 꾸준하게 모여들면 질량은 점차 커진다. 그러나 철은 아무리 온도가 높아져도 핵융합하지 않는다. 점차 철은 철끼리 끌어당기며 압력이 높아진다. 이때 철의 중심 핵이 압력을 버티지 못하면 양성자와 전자가 합쳐지며 중성자가 되어버린다. 우리가 보는 원자 모형은 커다란 양성자를 전자가 돌고 있지만 실제 양성자와 중성자는 그렇게 가까이 붙어 있지 않다. 양성자와 전자의 거리는 서울에 둔 오렌지와 수원에 있는 꽃가루 사이의 비율과 같다. 다시 말하면 원자의 99%는 비어있다. 이 비어 있는 공간이 꾸준하게 압축되다가 결국 붕괴되면 원자가 무너지며 수축한다. 이 수축 속도가 빨라지면 폭발한다. 이 폭발이 초신성 폭발이다. 별들 중에서 태양보다 10배 정도로 무겁고 태양보다 10억 배 밝은 이런 초신성은 중심핵이 수축하며 폭발에 이른다. 이것이 우주 전체로 흩어지고 흩어진 우주 알갱이가 다시 모여 만들어진 것이 우주다. 지구상의 모든 것들은 결국 별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그것은 우리도 다르지 않다. 우리 모두는 별의 후손인 셈이다. 이렇게 원자가 뭉쳐지고 흩어지는 과정에서 태양계와 지구는 만들어졌다. 지구에는 이처럼 별에서 흩어져 나온 원자들이 득실 거린다. 이 중 10억년 동안 지구에 떨어진 번개로 인해 생명체가 탄생하게 된다. 지구에는 35억년 전 엄청나게 많은 번개가 내렸다. 이 것은 생명에 필수적인 물질인 인을 만들어냈다. 이 인은 점차 발전하다가 단세포 생물로, 그 단세포는 분열을 하면서 다세포로, 그 아주 극희귀한 경우의 수를 뚫고 어류가 되고 그것은 다시 땅으로 기어 나온다. 극한의 숫자를 뚫고 그것은 멸종하고 탄생하길 반복하다가 나온 것이 지금의 우리다.
그것은 우연인가. 양자역학에 따르면 모든 것은 확률이다. 양자역학은 참 재미있는 것이 모든 것을 확률로 표현한다. 우리가 우너자 모형을 보는 것처럼 원자는 양성자 주변에 전자가 돌고 있지 않다. 양성자 주변에 입자도 아니고 파동도 아닌 '무언가'가 구름처럼 있다가 그것을 관찰하는 순간 그것은 입자가 된다. 그것은 우리가 바라보는 거시세계와는 첨예하게 다르다. 고로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이끄는 하나의 공통 이론을 찾는 것이 우리 시대의 최대 난제 중 하나다. 어쨌건 거시세계에서 우리를 이르게 한 것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별들이다. 그러나 미시세계에서는 모든 것은 파동으로 존재하다가 관찰자의 개입에 따라 그것이 입자가 된다. 그것은 단지 동시에 존재할 뿐이다. 고로 우리가 있는 세계가 놀랍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라는 박권 작가의 책은 읽으면서 전체적인 맥락은 파악할 수 있었으나 어려웠다. 우리가 살아가는 것이 '기적'이라는 것을 아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다양한 수학적 공식과 인문학적, 역사적 사실을 섞어 이야기 한다. 철학과 역사, 인문학으로도 설득 할 수 없는 것에 물리학과 과학, 수학을 들이밀며 일어날 일이 일어난다는 것, 기적에 대한 것에 대해 수학적 증명을 해보인다. 수학에서 '라플라스의 마녀'라는 말이 있다. 19세기 프랑스의 천재 수학자 피에르 시몽 라플라스가 제창한 용어로 모든 물질의 역학적 상태와 에너지를 알고 그 모든 데이터를 분석 가능한 능력을 갖는다면 그 역학적 상태에 따른 미래를 계산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 우리가 어떤 의미를 갖고 우리가 하는 자율적인 선택들이 단순히 물리학적 계산으로 이뤄진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다만 미시세계에서 라플라스의 마녀는 존재하지 않는다. 고로 우리는 어쩌면 우주에서 가장 신비로운 존재이며 그것을 알고 있는 유일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양자역학과 본인의 생각들. | 양자역학을 위한 물리학의 기초부터 쭉 설명하고 있는데 그러함에도 이해는 어렵다. 양자역학과 자유의지사이의 일들에 대해 고찰한 부분이 느껴진다. | [운명이란 단순히 결종론이나 자유의지가 아니라, 우연과 필연의 절묘한 교차점에 존재하는 그 무엇이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