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희,이슬기 저
최정희,이슬기 공저
박종석 저
강영현 저
이금희 글,그림/윤재수 원작
주식의 도라는 제목은 조금 고리타분해 보일 수도 있다. 길 도라는 한자를 쓴 것만큼 무게감 있어 보이는 경향도 있다. 생존제테크라는 저자 이름도 그렇고 분명 전문성은 있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마냥 응용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와닿는 건 많지 않고 저자의 대단함을 느끼게 되는 종류의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나름 내가 하는 바에 따라 도움이 되냐 안 되냐가 달라질 것 같은 글이었다.
이 책은 주식을 아주 처음 시작하는 초보이거나, 주식에 대해 어느정도 공부를 했지만 성과가 없어 좌절하는 이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책의 대부분이 '당신도 할 수 있다, 단 매매일지를 꾸준히 쓰고 부지런히 노력한다면.' 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결국 성급하지 않게 차분하고 꾸준한 노력을 한다면 당신도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책이다. 중간중간 저자의 기간매매 수익을 공개하며 그런 희망은 더욱 커진다. 그렇다고 아예 허황된 꿈만 불어넣는 책은 절대 아니다. '꾸준히, 성실하게 노력하며 차분한 마음으로 매매에 임할 것'을 계속해서 강조한다.
그러나 책의 지면 중 상당 부분을 저자의 기간매매 수익 인증에 할애하고 있다. 매수나 매도 타점이 분봉 기준으로 공개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일봉상 매수-매도 평단이 공개되어 있거나, 그도 없는 페이지에서는 그냥 계좌 수익금과 종목 이름만 공개되어 있다. 이런 정보는 의미 없는 지면 차지하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매매 기법에 대한 부분을 배우고 싶은 중급 독자 이상이라면 이 책을 읽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없다. 사실 책에서 강조하는 '마음챙김', 즉 심리 다스리기를 강조하는 책은 이밖에도 많으며, 아마 중급 독자 이상이라면 이러한 '마인드 다지기' 서적들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장전 낙주 매매에 대한 파트나, 원유 ETF 매매에 관한 부분은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낙주 매매는 특히 신선했으나 이는 약 3-4쪽 분량에 해당한다. 원유 ETF 파트에서는 원자재 가격에 대한 저자의 논리 진행 방식을 참고하는 데에 도움이 됐다. '정확히 무엇을 해라' 라는 기법이나 지침 측면에서는 도움되지 않았다. 그러나 원자재 가격에 대응하는 데에 저자가 어떤 논리를 활용하는지와 그를 위해 저자는 어떤 공부를 했을지, 어떤 정보들을 참고했을지 짐작하는 과정에서 얻을 것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도 중급 이상의 독자 기준으로는 원자재 거래 커뮤니티나 증권사 원자재 관련 레포트 등을 참고하면 되는 부분이라 굳이 이 책을 읽을 메리트는 없다고 본다.
책은 투자 마인드의 중요성과 계좌 인증, '본인이 운영하는 카페와 앱 홍보'로 이루어져 있다. 정말 투자 서적을 한번도 제대로 읽어본 적 없는 초보 투자자나 누군가에게 말로 뼈를 맞을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게으른 투자자들에게는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예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감도 잡히지 않는 독자에게도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의 단점에 대해서만 늘어놓은 것 같지만, 분명 마음을 다잡기에는 상당히 좋은 책이다. 남들이 다 하는 소리이기는 하지만 매매일지 작성과 주도 섹터 정리 (인포스탁 정보 받아읽기가 아닌 수기로 작성) 의 중요성 등을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강조하고 있다. 또 게으른 투자자나 성급한 투자자의 뇌동매매를 강도 높게 비판한다. 이런 점에서 초보나 쓴소리가 절실한 투자자에게는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