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별들
유비는 한중을 정복한다. 이후 황제에게 스스로를 천거하여 한중왕이라는 칭호를 얻게 된다. 서촉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또한 그와 함께 한 다섯 장수들을 '오호대장군(관우, 장비, 조자룡, 마초, 황충)'이란 이름으로 부르고 관직도 준다. 촉나라의 어벤저스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하지만 사람은 태어나면 언젠가는 죽게 된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탄생과 죽음의 과정을 피할 수 없다. 바로 유비의 의형제인 관우가 처음으로 유비의 곁을 떠난다. 관우는 명장이긴 하다. 그의 죽음으로 오나라의 여몽, 위나라의 조조까지 죽음의 행렬에 동참하게 된다. 관우가 직접적으로 그들의 죽음에 관여했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소설 속에서는 죽은 후에도 관우는 이들에게 영향을 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던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이러한 모습은 소설 속 허구이지만 관우를 신격화하는 모습이 반영된 부분이다. 관우에 대한 후세의 신격화된 모습들은 이 책에서도 알 수 있지만, 실제로 관제묘, 관왕묘와 같은 이름으로 사당이 지진 걸 볼 수 있다. 《만화로 읽는 조선 왕실의 신화(우용곡, 한빛비즈, 2022)》에서도 조선시대의 신화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조선시대에 중국사람이었던 '관우'를 신과 같은 수준으로 보고 사당과 신위를 두고 제례를 행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상식이 통하는 지시
조조가 죽고 장자인 조비가 위나라의 황제에 오른다. 조비는 기존 한나라의 황제를 폐위하고 황제가 된 것이다. 이를 듣고 촉의 제갈공명과 신하들도 유비를 황제로 옹립한다.
하지만 유비는 관우를 잃은 뒤 관우의 복수를 위해 오나라 공격을 준비한다. 황제가 된 후부터는 기존에 늘 문무백관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대하던 유비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된다. 초심을 잃은 것이다. 권력이나 재력은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 큰 능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여하튼 유비는 관우의 원한을 갚겠다는 뜻으로 장비와 함께 출전을 결심한다. 허나 장비는 부하들의 배신으로 전쟁에 나가지 못하고 죽게 된다. 장비의 죽음은 무척이나 허무한 죽음이다. 출전 전에 현실에 맞지 않는 지시를 하게 되어 반발을 사게 된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듯 상식이 맞는 지시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장비처럼 허무한 생의 종료를 맞을 수도 있다.
고정욱 삼국지도 완결까지 4권이 남았습니다.
7권에서도 여전히 자신의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나서는 영웅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늙어버린 영웅들의 전쟁 무용담이 이어지고요.
늙었지만 기백과 용력이 여전한 황충장군의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옛말에 늙으면 아이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정말 맞는건지 제갈량의 호승심을 일으키는 언사에 죽을 결심을 하고 싸우는 모습이 어린아이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조는 조조대로 늙어서 의심이 더 많아져서, 전쟁에서 계속 잃는 패를 내보이고 도망다니는 신세가 되고...
조조와의 전쟁으로 큰 대승을 이룬 유비는 한중땅을 얻어 한중왕으로 승격하게 됩니다.
하지만 태평성대를 이루고 살면, 그 밑의 백성들이 편안할텐데 또다시 동오와의 전쟁으로 관우와 그의 아들인 관평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전쟁에서 크게 져서 동오에 형주를 빼앗기고야 맙니다.
유비는 도원결의를 약속했던 관우의 죽음으로 인해 크게 절망하고, 식음을 전폐하는 사태까지 일어납니다.
위왕인 조조는 풍이 오게되어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 보여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되고, 조조의 장자인 조비가 위왕을 이어받아서 황제 야욕을 보입니다.
한나라를 멸하고 위나라로 다시 세울려는 마음을 먹은 조비와 그의 측근들이 한나라의 마지막 황제인 헌제를 내쫓고 새로운 발령지로 향하는 헌제는 의문의 자객에게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런 사정이 촉나라에도 소식이 전해지고, 한나라가 망했으니 이젠 충성을 맹세할 나라가 없는 유비는 황제로 승격합니다.
유비는 촉의 황제로 승격하고 첫번째 위업으로 관우의 복수를 하는 것이라고 동오와 전쟁을 일으킵니다.
장비는 전쟁을 준비하는 와중에 그의 과격한 성정때문에 그가 관리하는 부하에게 죽임을 당하고, 그를 죽인 범강과 장달은 장비의 목을 들고 오나라로 도망가버립니다.
관우의 아들인 관흥과 장비의 아들인 장평의 세대를 잇는 전쟁이 이어지는데...
이번 권도 너무 많은 인물이 등장해서 정독을 하게 하는 삼국지였습니다.
1권을 읽었을 때 네임맵을 적다가 그냥 포기했었는데, 삼국지는 정독만이 헛갈리지 않고 끝까지 읽는 비결인 듯 싶습니다.
전에 중국에는 관우를 모신 사당이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관우가 신격화된 이야기도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입니다.
그나 삼국지에 나온 영웅들이 젊을 때는 명망을 널리 알리더니, 늙어서는 망령된 행동들을 해서 죽음을 맞이하는게 너무 슬픈 일이었습니다.
8권에는 위나라와 오나라의 전쟁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이고, 1세대 영웅들의 자식들의 패권다툼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그들의 활약이 어떻게 이어질지 너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