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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와 달리기

중년의 철학자가 달리면서 깨달은 인생의 지혜와 성찰

마크 롤랜즈 저/강수희 | 유노책주 | 2022년 10월 13일 한줄평 총점 0.0 (13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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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철학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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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육체는 허물어져 가더라도
삶은 아직 살 만한 가치가 있다”
중년의 철학자가 달리면서 깨달은 인생의 지혜와 성찰

저자 마크 롤랜즈는 달리는 철학자이다. 그는 여기저기 고장 난 중년의 육체를 이끌고 42.195km의 마라톤을 달리기 시작한다. 그동안 거의 전 생애에 거쳐 달리고 달렸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가장 처음에는 거대한 몸집의 래브라도 리트리버인 부츠와 함께 딱히 특별한 이유도 없이 뛰었다. 아이나 개는 꼭 이유가 있어야 뛰는 게 아니니까. 그 다음 어른이 된 후에는 혈기 넘치는 늑대 형제 브레닌으로부터 집안의 모든 물건이 깨부수어지는 일을 막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독일 셰퍼드와 말라뮤트의 잡종인 니나와, 브레닌의 딸인 테스까지 이 달리기 무리에 합류하게 되었다. 저자는 이 말없는 친구들과 함께 산으로, 바닷가로, 정글로 달리며 달리기의 고유한 리듬과 심장박동을 느낀다. 그리고 달리고 또 달려 생각이 마침내 사유로 전환되는 곳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인지 발견했다. 그는 이 모든 깨달음과 발견을 사르트르, 하이데거, 플라톤 같은 철학자들의 사유에 대입하여 사색하고 성찰한다.

이제 그에게 달리기란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자, 허물어져 가는 육신을 진정한 자유와 환희로 안내하는 방법이다. 저자는 달려야 할 운명을 가진 엉덩이 큰 영장류의 불행에 대해 토로하면서도 달리기의 목적은 그저 달리기 위함에 있음을 발견한다. 달리기에서 발견하는 자유 역시 원하는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종류의 자유가 아니라 오히려 그런 종류의 자유로부터 얼마나 멀어질 수 있는지 깨달을 때 오는 자유라고 설명한다. 바로 그 순간 어떠한 이유도 자신을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찾아오는 환희를 만끽한다. 마크 롤랜즈는 유려한 문체를 통해 외부에 목적이 있는 것은 어떤 것도 삶을 살 만한 가치가 있게 하는 후보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풀어낸다. 목적을 따라 논리적 결론을 내리다 보면 계속해서 삶만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삶의 진짜 가치, 즉 삶의 의미의 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을 찾고자 한다면 목적이 없는 것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달리기가 자극하는 매력적인 명상이 진솔하고도 열정적이며 위트 넘치는 그의 회고록에 실려 펼쳐진다. 저자 특유의 유쾌하고 감각적인 문장을 통해 달리며 느끼는 자유가 허물어져 가는 육신에 환희의 세계를 선물하는 과정을 함께해 보자. 이 환희의 세계는 중년의 철학자가 달리며 깨달은 삶과 죽음, 나이 듦과 자유가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성찰의 세계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1장 삶도 달리기도 핵심은 도전이다
2011년의 달리기, 마이애미, 미국
준비는 끝났다?
무모한 정신과 고장 난 육체
미국적 사유 방식과 달리기
삶은 내리막길이다
노년을 향해 뛴다
달리기는 육체가 기억하는 방법이다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의 마술
2장 삶도 달리기도 자유를 찾아 나서는 일이다
1976년의 달리기, 미니드 마엔, 영국
기억은 내용보다는 방식이다
기억 속 첫 달리기에는 이유가 없었다
달리기 젬병이 달리기에 열중했던 이유
모든 달리기에는 고유의 심장박동이 있다
생각이 사유로 변하는 순간
나는 사람이 아니라 개와 달린다
3장 삶도 달리기도 작은 변화가 쌓여 큰 변화가 된다
1999년의 달리기, 래스모어 반도, 아일랜드
늑대 브레닌과의 첫 달리기
무리 지어 달리기
큰 엉덩이 영장류의 달려야 할 운명
우리는 달리도록 진화했다
굳이 숨차도록 달려야 하는 이유
4장 삶도 달리기도 놀이가 될 때 가장 가치 있다
2007년의 달리기, 마이애미, 미국
가 버린 시간의 달리기
스프링클러와 아메리칸드림
일을 숭상하고 놀이를 거부하는 나라
달리기의 본질은 놀이이다
언덕을 전력 질주하는 즐거움
영원의 관점으로 응시하면
5장 삶도 달리기도 잘못되어 가는 것에 더 집중하게 된다
2009년의 달리기, 마이애미, 미국
삶도 죽음도 빠르게 흐르는 곳
에덴의 뱀들
고통과 즐거움은 모두 인식에서 비롯됐다
삶은 인간에게 가장 나쁘다
염세주의가 찾아낸 삶의 희망
사랑이 있을 자리는 어디인가
모든 사랑은 신에 대한 전쟁이다
6장 삶도 달리기도 그 자체가 목적이다
2010년의 달리기, 오브 강둑, 프랑스
우리를 파괴하는 것은 시간의 범람이다
브레닌의 마지막 불꽃
진화의 제비뽑기에서 실패했을지도 모른다
무너져 가는 세월을 어찌할 것인가
환희는 삶의 메아리를 타고 반복된다
내 삶에 젊음을 복원하는 법
7장 삶도 달리기도 선택의 연속이다
2011년의 달리기, 마이애미, 미국
하프 마라톤과 풀 마라톤의 갈림길
‘데카르트기’에서 ‘흄기’로
‘사르트르기’의 신세계
아무것도 나를 멈추게 할 수 없다
육체적 고통에서조차 자유로워지는 순간
자유의 경계에서 달리기
8장 삶도 달리기도 모든 의미와 목적이 멈출 때 시작된다
2011년의 달리기, 마이애미, 미국
42.195킬로미터, 삶의 의미와 목적이 멈추는 곳
놀이는 살 만한 가치가 있게 만든다
삶의 가장 중요한 임무
페이디피데스의 달리기
쾌락과 환희와 행복 사이
주어진 운명과 화해하는 법
감사의 글 나의 인간 무리들에게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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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마크 롤랜즈 (Mark Rowlands)
영국 웨일스 뉴포트 출신의 괴짜 철학자이자 현재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다. 그가 11년간이나 동고동락했던 그의 오랜 친구 늑대 브레닌 이야기는 세계 15개국에서 출간되고 전 유럽 아마존 6년 연속 베스트셀러가 된 그의 대표작 『철학자와 늑대』 덕에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젊고 매사 삐딱했던 저자는 이 놀라운 책에서 가슴 찡한 늑대의 철학을 빌려 우리 인간의 모습을 날것으로 보여 줘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제 두 아이의 아빠이자 나이 오십을 2년 앞둔 저자는 한편으로는 여전히 까칠하지만 전반적으로 완숙해진 중년의 철학자 모습으로 다시 우리 앞... 영국 웨일스 뉴포트 출신의 괴짜 철학자이자 현재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다. 그가 11년간이나 동고동락했던 그의 오랜 친구 늑대 브레닌 이야기는 세계 15개국에서 출간되고 전 유럽 아마존 6년 연속 베스트셀러가 된 그의 대표작 『철학자와 늑대』 덕에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까지만 해도 젊고 매사 삐딱했던 저자는 이 놀라운 책에서 가슴 찡한 늑대의 철학을 빌려 우리 인간의 모습을 날것으로 보여 줘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제 두 아이의 아빠이자 나이 오십을 2년 앞둔 저자는 한편으로는 여전히 까칠하지만 전반적으로 완숙해진 중년의 철학자 모습으로 다시 우리 앞에 섰다. 이번에는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웨일스의 돌산에서, 프랑스의 해변에서, 플로리다의 늪지에서 그리고 마이애미의 마라톤 출발선에서 달리고 달리면서 깨달은 인생의 의미를 전한다. 특히 나이 들어 비로소 얻게 되는 진정한 자유와 끝없이 반복되는 환희의 세계로 안내한다.
주요 저서로 대표작 『철학자와 늑대』를 비롯해 『동물권』 『동물의 역습』 『동물은 윤리적일 수 있는가』 『SF철학』 『내가 아는 모든 것은 TV에서 배웠다』가 있다.
역 : 강수희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철학자와 늑대』, 『철학자가 달린다』, 『인생은 불친절하지만 나는 행복하겠다』, 『속도의 배신』, 『지금 생각이 답이다』, 『마음에 대해 달리기가 말해 주는 것들』 등이 있다.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철학자와 늑대』, 『철학자가 달린다』, 『인생은 불친절하지만 나는 행복하겠다』, 『속도의 배신』, 『지금 생각이 답이다』, 『마음에 대해 달리기가 말해 주는 것들』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나는 내가 왜 달리는지 안다.
바로 중년의 위기 때문이다”

미국의 마라토너 이언 톰슨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행복하기 때문에 달리고, 달리기 때문에 행복하다. 이 과정을 통해 가장 순수한 나를 만난다. 달리기를 통해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깨닫게 된다.”

2년만 있으면 50이 되는 중년의 철학자 마크 롤랜즈는 이리저리 고장 난 육체를 이끌고, 훈련도 거의 하지 못해 찜찜한 마음을 안은 채 마이애미 마라톤의 스타트라인에 섰다. 별안간 신발을 신을 수도 없을 정도로 엄지발가락이 퉁퉁 붓고, 내리막길을 천천히 걸어도 아킬레스건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재활을 했음에도 종아리 근육 파열이 재차 찾아오는 일도 그를 막지는 못했다. 바로 그 순간, 인생의 의미 있는 달리기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고향 웨일스에서 하루 종일 달리던 소년, 사랑하는 늑대 브레닌과 함께 프랑스의 해변과 아일랜드의 산을 누비던 청년, 그리고 이제는 플로리다의 늪지를 개 휴고와 달리는 중년의 자신이. 철학자 마크 롤랜즈는 거의 전 생애를 달렸다. 그에게 있어 달리기와 철학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수많은 달리기의 기억을 더듬고 그 속에서 여러 철학자의 사유를 찾으며 저자는 묻는다.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보는 질문인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하고. 달리 말하면, ‘삶에서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또는 ‘삶에서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이며, 살아가는 방식이 내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들을 반영한다고 가정한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꾸어 볼 수도 있다.

삶도 달리기도 놀이가 될 때
가장 가치 있다

우리는 어떤 측면에서 괴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 바로 쓸모를 효용과 가치에만 두는 공리주의 시대이다. 돈은 필요한 물건을 사는 수단이다. 약은 건강을 되찾아 주는 수단이므로 도구적 가치가 있다. 달리기 역시 건강하고 싶다든가 여가 활동으로 한다는 등의 도구적 가치를 가진다. 그러나 도구적 가치‘만’ 가진다는 주장은 틀렸다. 도구적 가치는 달리기의 주된 가치도 아닐뿐더러 그 주장은 사실도 아니다.

달리기에서는 삶의 본질적인 가치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본질적 가치란 행복처럼 가치 자체가 목적인 가치를 말한다. 달리다 보면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새롭게 찾은 앎이라기보다는 되찾은 앎에 가깝다. 어렸을 때 체화했지만 어른이 되어가며 잊어버린 이 앎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힌트는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삶의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은 가장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있다.

열셋부터 마흔여덟이 될 때까지 달리고 또 달린 저자는 마침내 달리기가 놀이가 될 때, 그저 순수하게 달리기 위해 달릴 때 가장 가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이와 개는 이유 없이 달린다. 그리고 놀기 위해 논다. 삶에서 본질적으로 가치 있고 삶을 살 만한 가치가 있게 만드는 것은 일이 아닌 놀이이다. 그들은 애쓰지 않고도 본질적 가치를 직관적으로 안다. 환희는 본질적 삶의 가치를 인식하는 것이기에 이런 열정과 함께 환희가 온다. 도구적 가치의 지배를 받는 삶은 무엇을 하건 그 목적이 다른 것에 있기에 늘 쫓아다니기 바쁜 삶이다. 현세에 의미가 있다면 ‘쫓아가지 말고 그저 달려라’ 이외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반문한다.

42.195km,
삶과 죽음, 나이 듦과 자유를 깨닫는 거리

살아가다 보면 큰 소리로 나를 덮치고 멈추게 하려는 수많은 이유를 알게 된다. 삶이 지쳐갈수록 그 이유들은 더 많고 거세진다. 하지만 달리기를 통해 느끼는 자유는 그 이유들이 아무리 거칠게 으르렁대도 나를 강제할 수 없음을 알게 한다. 바로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노년의 자유이다. 나이가 들면 삶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향하고 있는 목적지가 아니라 외부의 환희가 내부로 들어와 우리를 따뜻하게 하는 그러한 순간에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즉 결과가 아닌 활동에, 목표가 아닌 행동 자체에 혼신을 다하는 순간에 가장 근본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환희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무엇인가를 ‘인식’하는 것이며, 한 사람의 삶에서 자명해지는 본질적 가치를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몰입과 집중, 혹은 심지어 고통도 환희의 한 형태일 수 있다. 그 형태가 무엇이든 환희는 달리기의 심장박동에서 가장 뚜렷하게 경험된다. 달리기가 이 중년의 철학자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그토록 중요한 이유이다.

달리기는 마치 기억이 날 듯 말 듯 애태우다 사라지는 꿈처럼 한때 알았지만 기억할 수 없었던 진리를 속삭인다. 자유와 환희는 삶에서 본질적 가치를 느낄 때 찾아오는 가장 확실한 증상이며, 목적과 의미가 멈춘 곳에만 존재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느끼는 것이다. 이 독창적이고도 감동적인 책 속에 녹아 있는 죽음, 중년과 삶의 의미에 대한 성찰을 통해 정점에 오르는 순간부터 언제나 내리막길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삶에 달리기가 가져다줄 최고의 선물을 만나 보기를 바란다.

종이책 회원 리뷰 (13건)

구매 달리기를 ‘놀이’라며 달리는 철학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w*****2 | 2023.01.24
이 책의 저자는 영국 출신의 철학자이고 현재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다. 세상과 사물을 약간은 삐딱선 타듯이 즐기며 바라보는 저자는 수십년간의 달리기 경험을 가지고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진정한 삶의 의미를 무엇으로 찾을수 있는지를 이 책에 쓰고 있다.
나는 장거리 운전을 할 때면 지나간 팟캐스트를 챙겨서 듣곤 한다. 이 책은 어느 날 라디오 북클럽 팟캐스트에서 소개한 내용이 귀에 들어와서 구입했다.

저자가 청년 시절에 어린 새끼를 데려와서 키운 늑대 브레닌과 브레닌의 친구인 두마리의 개의 힘이 너무 넘쳐난 나머지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것을 지켜보다 못한 저자는 이들을 지치게 만들려는 의도로 들판을 뛰게 하면서 자신도 함께 달리게 된 것을 계기로 달리기를 시작하였다. 중년의 나이에도 계속 달리기를 해온 저자는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선 50대 초반에 달리기에 대한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이 책에 담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달리기라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다. 달리기는 스포츠로서 운동 이전에 인류의 오래된 생존수단이었다.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같은 공격수단이 없고 순간적인 순발력도 많이 떨어지는 인류가 자신보다 빠르고 공격적인 동물을 사냥하는데 오래 달리기 만큼 유효한 사냥방법은 없었다. 인간은 직립자세에서 장거리 달리기에 유리하도록 엉덩이 근육이 유난히 발달하였고 달릴 때 몸에서 발산하는 열을 식히기 위하여 털이 없고 땀을 잘 배출하는 피부를 가지도록 진화하였다.

달리기는 적당한 러닝화와 계절에 알맞는 운동복만 입으면 언제 어디서나 약간의 사전 준비만으로 시작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운동이다. 나처럼 운동신경이 무딘 사람도 달리기는 배우지 않아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달리기에 중요한 몇가지 팁을 배우면 훨씬 도움이 되는데 이 기술을 배우기는 생각보다 쉽다.
사실 달리기는 어느 정도 몸이 워밍업이 되기까지의 초반의 숨이 차는 구간과 중반이후로 다리가 무거워지고 지친 상태에서는 힘들고 지루한 운동이다. 계획한 구간을 목적지 까지 에누리 없이 한발 한발 내딛어야만 도착할 수 있는 참으로 정직한 운동이기도 하다. 장거리 달리기는 가능한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같은 속도로 달리는 것이 좋은데 힘들더라도 목표한 구간의 달리기를 달성하고 나면 그렇게 상쾌하고 뿌듯할 수가 없다.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운동신경이 젬병인 나는 달리기에서도 남달리 뛰어난 체질은 아닌 것 같고 그냥 힘들어도 참고 견디며 달린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체력이 특별히 좋아서 달리는 것 같지는 않고 그냥 깡으로 달리는 것 같다고 말하는 지인도 있는데 어찌 보면 맞기도 하다.

나는 마라톤 하프코스를 2시간 초반에, 풀코스를 5시간반에 주파하는 기록이다. 내 나이에 하프코스의 기록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본다. 그러나 풀코스는 오버페이스를 안하고 아무리 속도를 조절해서 달려도 30Km 지점에서는 여지없이 종아리에 쥐가 날 지경인지라 이 지점에서는 어느 정도 걷지 않을 수 없다. 수 키로미터를 걸으면서 다리의 뭉친 근육을 푼 후에 다시 달려서 마라톤 풀코스를 제한시간인 6시간 안에 큰 부상없이 피니쉬 라인을 통과할 수 있으니 나는 이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것을 내 건강 지표의 하나로 삼고 해마다 봄과 가을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려고 하고 있다. 풀코스는 최소한 대회 석달전 부터 많은 연습량이 필요하고 그래야 코스 중에 죽을 고생을 덜하는데 아무래도 사전 운동량을 충분히 채우기가 어려운 나는 작년 가을 춘천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 삼세판을 달성한 것을 마지막으로 이제는 많은 준비를 안해도 비교적 무리없이 감당할 수 있는 하프코스 대회만 참가하려고 마음 먹고 있다.

나는 철학적 사유에 기대지 않고 그냥 한참 달리고 난 후에 이마에 흐르는 땀이 주는 기쁨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렇지만 철학자인 저자는 달리기에서 삶의 무언가 의미를 찾으려는 시도를 이 책에서 한다. 철학자답게 놀이로서의 달리기가 어떻게 본질적 가치인 행복과 연결되는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 책의 후반에 설명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정리한 철학적 사유와 논리의 전개를 빌려서 달리기의 본질적이고 긍극적인 가치를 요약해 본다.

***?
쾌락과 고통은 재미(fun)와 속이다(cheat)라는 공통의 어원을 가지는 서로 연결된 단어이다. 쾌락은 도구적 가치로 점철된 삶을 잠시 잊고 기분전환을 해 주는 의미에서 속임수가 된다. 우리가 쾌락에 가치를 두는 삶은 모든 것이 오직 수단일 뿐인 치열한 인간활동이 일(work)로 채워진 것을 보여 주는 증상이다. 쾌락은 본질적 가치가 부재한 삶에서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쾌락은 현대 사회의 거대한 속임수요 장난이다.

도구적인 것에 더 많이 지배받는 삶일 수록 쾌락에 가치를 두게 된다. 도구적 가치에 지배를 받는 삶은 무엇을 하건 그 목적이 다른 것에 연결되어 있기에 늘 쫓아다니기 바쁘다. 만약 우리가 행복을 쾌락과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쾌락으로서의 행복은 다른 무언가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행복을 원하게 만든다.
쾌락주의적 접근에서는 행복은 어떤 종류의 감정으로 본다. 그러나 행복을 다른 것을 구하기 위한 수단이 아닌 행복 그 자체를 원하는 본질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행복이 본질적인 가치 있다는 주장은 보편적인 정도이기를 넘어서 최소한 철학자들 사이에서는 당연시 되는 견해이다.

본질적으로 행복은 삶의 의미나 목적이 멈추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나 쾌락은 더 큰 쾌락을 원할 뿐 스스로를 비움으로 멈추지 않는다. 쾌락으로 이해되는 행복은 끝없는 인간적인 욕구의 반복일 뿐이다. 행복이 언제나 쾌락을 수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행복은 어느정도 돈으로 살 수 있기에 사람은 당연히 돈을 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으로 무엇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사람들은 다른 이유가 없이 그냥 행복해지고 싶어서 행복을 원한다. 바로 이 지점이 의미나 목적이 멈추는 곳이다. 따라서 행복은 본질적으로 가치 있는 것이라야 한다.

삶에서 본질적으로 가치 있고 삶을 살 만한 가치가 있게 만드는 것은 일이 아닌 놀이이다. 그리스 신화의 신은 놀이는 인간이 살 수 있는 삶의 최고 핵심적 요소이자 삶을 살 만한 가치가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달리기를 하면서 달리기가 놀이이며 그렇기 때문에 본질적 가치를 지니고 삶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는 선(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달리기를 포함한 모든 놀이에서 우리는 본질적 가치, 즉 삶의 선(善)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본다. 달리기는 가장 오래되고 또 가장 단순한 놀이이다. 그렇기 때문에 달리기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단순한 인간 활동에서 선(善)의 표명이다. 달리기는 삶의 본질적 가치가 체화된 것이다. 이것이 달리기의 의미이며 바로 이것이 달리기다.??

http://m.blog.naver.com/wesley22/22299109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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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철학자와 달리기 - 마크 롤랜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l*****y | 2022.10.31


 

유려한 글쓰기란 무엇인지를, 유려하다는 것이 뭔지를 이 책을 통해서 저자인 마크 롤랜즈를 통해 실감할 수 있었다. 유쾌하고 위트 넘치는 문체는 ...를 떠올리게도 했지만,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책 전체를 통해 보다 명확하고 적절하게 잘 전달하는 유려함은 마크 롤랜즈라는 작가의 능력인 것 같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의 글에 감탄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꼭 킨들을 통해 원서를 사서 한 번 더 읽어볼 생각이다.

저자는 아이와 개는 이유가 있어서 뛰는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데 저자는 항상 아이나 동물과 함께 달린다. 본인이 달리는 이유는 중년의 위기라고 말하면서 역설적이게도 말이다. 그래서 인지, 저자는 달리다가 달리기의 목적을 발견한다. 달리기의 목적은 그저 달리기를 위함이다. 아이와 동물들 처럼 말이다. 그리고 다른 일들도 그렇다. 저자는 달리기를 통한 자유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유가 아니라고 말하며, 오히려 그러한 자유라는 개념에 대해서 벗어날 수 있어서 자유롭다고 말한다. 도구적 가치에 대해서 부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삶에서 의미를 갖는 일들은 이유나 목적이 없는 것에서 찾아봐야 한다거 말한다. 삶의 진짜 가치는 그곳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자체로의 목적, 그러한 일들이 우리의 삶을 가치있게 만든다.

저자는 본인의 깨달음을 성찰하는 과정에서 여러 철학자들의 사유를 대입하여 소개한다. 이러한 부분도 너무 좋았고, 저자의 특징이자 장점인 것 같다. 너무 즐겁게 잘 읽었다. 이 책의 읽음에 시작은 도구적 가치를 생각했지만, 읽다보니 그냥 그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 이래서 독서를 하는건가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철학자와달리기 #마크롤랜즈 #유노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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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철학자가 달리면서 깨달은 인생의 지혜와 성찰. 철학자와 달리기. 마크 롤랜즈 지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b*******3 | 2022.10.29

이 세상에 태어나면 누구나 하루 24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그런 하루가 쌓여 우리의 삶을 이룬다. 어린 시절부터 장성하여 청년이 된다. 그리고 언제나 청년의 때를 보낼 것처럼 시간을 보내지만, 그리고 언제나 청년이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우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나이 들고, 중년이 되어간다. 중년. 그리고 노년의 삶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어느덧 나도 중년의 시기에 접어든 것 같다. 애써 아직은 아니라고 말하려면 아직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 시기. 하지만 애써 아직은 아니라고 말하는, 그 애씀도 씁쓸한 듯 웃기고, 굳이 아직은 아니라고 말할 필요도 느끼지는 못하겠다. 이른 중년 정도 되려나? 저자는 중년의 위기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젊을 때 하는 스포츠와는 달리 중년의 장거리 달리기의 자유에서 육체와 정신의 경계는 흐려지기보다는 더 뚜렷해지는 것 같다고 표현하고 있다.

 

책을 계속해서 읽어가다보면 물리학자들이 시간은 엔트로피의 표현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엔트로피는 무질서이다. 물리학자들의 말을 따르면 시간은 질서가 무질서로 변화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우리를 파괴하는 것은 시간의 화살이 아니라 시간의 범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그리고 각 장마다 언제, 어디에서의 달리기인지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각 달리기에서 저자가 느끼고 깨달은 바를 철학자의 관점에서 기술하고 있다. 이것은 철학책도, 그렇다고 에세이도 아니다. 철학책이라고 하기엔 삶의 내용이 들어있어 읽기 수월한 느낌이지만 에세이라고 하기엔 철학적 사유가 함께 있어 수월하게 읽혀지지 않는 느낌이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중년의 위기의 시절을 보내면서 저자의 달리기를 통해서 깨달은 내용들이 우리 삶에, 그리고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준다는 것이다. 출산과 육아를 하고, 최근엔 가벼운 사고로 반깁스를 4주간 했었다. 운동, 특히 달리기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오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기를 통해서 나를, 그리고 자유를 깨닫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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