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저
천선란 저
안데르스 한센 저/김아영 역
조원재 저
김민경 저
마이 티 응우옌 킴 저/배명자 역/김민경 감수
유려한 글쓰기란 무엇인지를, 유려하다는 것이 뭔지를 이 책을 통해서 저자인 마크 롤랜즈를 통해 실감할 수 있었다. 유쾌하고 위트 넘치는 문체는 ...를 떠올리게도 했지만,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책 전체를 통해 보다 명확하고 적절하게 잘 전달하는 유려함은 마크 롤랜즈라는 작가의 능력인 것 같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의 글에 감탄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꼭 킨들을 통해 원서를 사서 한 번 더 읽어볼 생각이다.
저자는 아이와 개는 이유가 있어서 뛰는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런데 저자는 항상 아이나 동물과 함께 달린다. 본인이 달리는 이유는 중년의 위기라고 말하면서 역설적이게도 말이다. 그래서 인지, 저자는 달리다가 달리기의 목적을 발견한다. 달리기의 목적은 그저 달리기를 위함이다. 아이와 동물들 처럼 말이다. 그리고 다른 일들도 그렇다. 저자는 달리기를 통한 자유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유가 아니라고 말하며, 오히려 그러한 자유라는 개념에 대해서 벗어날 수 있어서 자유롭다고 말한다. 도구적 가치에 대해서 부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삶에서 의미를 갖는 일들은 이유나 목적이 없는 것에서 찾아봐야 한다거 말한다. 삶의 진짜 가치는 그곳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자체로의 목적, 그러한 일들이 우리의 삶을 가치있게 만든다.
저자는 본인의 깨달음을 성찰하는 과정에서 여러 철학자들의 사유를 대입하여 소개한다. 이러한 부분도 너무 좋았고, 저자의 특징이자 장점인 것 같다. 너무 즐겁게 잘 읽었다. 이 책의 읽음에 시작은 도구적 가치를 생각했지만, 읽다보니 그냥 그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 이래서 독서를 하는건가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나면 누구나 하루 24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그런 하루가 쌓여 우리의 삶을 이룬다. 어린 시절부터 장성하여 청년이 된다. 그리고 언제나 청년의 때를 보낼 것처럼 시간을 보내지만, 그리고 언제나 청년이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우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나이 들고, 중년이 되어간다. 중년. 그리고 노년의 삶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어느덧 나도 중년의 시기에 접어든 것 같다. 애써 아직은 아니라고 말하려면 아직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 시기. 하지만 애써 아직은 아니라고 말하는, 그 애씀도 씁쓸한 듯 웃기고, 굳이 아직은 아니라고 말할 필요도 느끼지는 못하겠다. 이른 중년 정도 되려나? 저자는 중년의 위기라고 표현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젊을 때 하는 스포츠와는 달리 중년의 장거리 달리기의 자유에서 육체와 정신의 경계는 흐려지기보다는 더 뚜렷해지는 것 같다고 표현하고 있다.
책을 계속해서 읽어가다보면 물리학자들이 시간은 엔트로피의 표현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엔트로피는 무질서이다. 물리학자들의 말을 따르면 시간은 질서가 무질서로 변화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우리를 파괴하는 것은 시간의 화살이 아니라 시간의 범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그리고 각 장마다 언제, 어디에서의 달리기인지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각 달리기에서 저자가 느끼고 깨달은 바를 철학자의 관점에서 기술하고 있다. 이것은 철학책도, 그렇다고 에세이도 아니다. 철학책이라고 하기엔 삶의 내용이 들어있어 읽기 수월한 느낌이지만 에세이라고 하기엔 철학적 사유가 함께 있어 수월하게 읽혀지지 않는 느낌이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중년의 위기의 시절을 보내면서 저자의 달리기를 통해서 깨달은 내용들이 우리 삶에, 그리고 우리에게 어떤 울림을 준다는 것이다. 출산과 육아를 하고, 최근엔 가벼운 사고로 반깁스를 4주간 했었다. 운동, 특히 달리기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오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기를 통해서 나를, 그리고 자유를 깨닫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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