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애서가 특집] 오후 2시, 서재의 풍경 – 조경국 작가
2019년 11월 06일
필사에 발을 들인지 3~4년 정도 된 거 같다.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건 백수 시절, 졸업하고 1년 동안 백수 생활하면서 가만히 있는 게 싫어서 시작했다. 그때는 뭐라도 해야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으로 느껴져서 좀 더 강박감을 가지고 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 들인 습관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취직하고 나서는 일에 치여 중간중간 필사를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일 배우기도 벅차서 필사 노트는 몇 달 동안 펼쳐보지도 못한 때도 있다. 그때 내가 느낀 감정이 책에 인용된 글로 고스란히 나와있다.
“마지막으로 글을 쓴 지 몇 달이 지났다. 나의 지성은 잠을 자고 있었고,
그 덕에 나는 마치 타인처럼 살았다.
나는 종종 남의 행복을 대신 누리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존재하지 않았고, 나는 타인이었으며, 나는 생각 없이 살았다.”
글을 읽고 무언가를 쓴다는 게 별 거 아닌 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 습관 들여 쓰기 시작하면 이게 참 생각보다 정신 건강에 좋다는 걸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이 습관을 놓지 않기 위해 필사 모임에도 들고, 필사 관련 책을 읽으면서 항상 스스로에게 자극을 줄려고 노력한다. 이 책을 읽은 이유도 그 중 하나다. 다른 사람은 어떤 식으로 글을 쓰고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작가님은 책방을 운영하면서 거의 평생 필사를 하셔서 그런지 글에 대한 애정이 듬뿍 느껴졌다.
어떤 책을 읽고 어떤 필기구로 어떤 내용의 글을 쓰는지를 상세하게 알려주신다. 그리고 인용한 글 내용이 좋아서 읽다보면 괜히 다이어리에 뭔가 적고 싶게 만든다. 이게 다년간 필사만 한 사람의 힘인가? 중간중간 좋은 글을 체크하느라 책장은 더디게 넘어갔지만 시간을 더 들여 읽은 만큼 가치가 느껴지는 독서였다. 다음에 또 읽어봐야지.
모든 것이 효율과 상업의 자본 논리에 의해 좌우되는 세상이다. 하루 중 자신의 자유와 의지대로 온전히 결정할 수 있는 일이 몇 가지나 될까? 오늘날 우리는 넓게는 24시간, 좁게는 60초로 잘잘게 세분화된 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해가 바뀐 지 어느덧 한 달이 흘렀다. 오늘이 벌써 일월의 마지막 날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신 없는 첫 달이었다. 그래도 새해를 맞아 오래전부터 다짐해 오던 필체 교정을 위해 책을 한 권 사 읽었다. 존경하는 신영복 선생의 이야기가 언급된 것을 골랐는데, 『필사의 기초』라는 책이다.
시중에서 상업적으로 대량 유통되는 교재를 지양하는 이 책은 서체라기보다는 '필사'에 방점이 찍혀 있다. 다른 무엇보다 순전히 종이에 글을 옮겨 적는 일을 즐거워하기 때문에 필사를 시작했다는 평온한 시선을 읽을 수 있어 몹시 행복했다.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만큼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공간에서 온전히 쉰다는 느낌이랄까. 내면의 여유가 돋보이는 짧은 문장이 필사의 매력을 가르쳐 주었다.
이제 "종이에 글을 옮겨 적는 일을 좋아하는 소년"의 마음으로 필사합니다. 좋은 문장을 보면 다시 곱씹고 싶기 때문이며,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라기보다 종이에 글을 옮겨 적는 일을 무엇보다 즐거워하기 때문입니다.
― 본문의 〈나는 왜 필사를 시작했나〉 중.
활동이라쓰고 유령회원이라고 읽는 펜카페의 게시판을 보다가 알게된 책이다.
펜카페나 이북카페에 있다보면 종종 필사를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나도 포함해서..), 필사를 시작하시려는 분들이 질문을 하면 다른 분들이 이 책을 추천하길래 나도 궁금해서 보기로 했다.
종이책으로는 두께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생각외로 술술 읽혀지는 책이었다.
우선 작가분이 조곤조곤 설명해주는데, 그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한 챕터가 끝나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작가분이 읽으며 좋았던 다른 책의 내용들을 필사했던 내용들을 옮겨 두었는데, 이런 글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전에 읽었던 공부의 철학처럼 원론적인 부분, 즉 필사라는 것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정리해둔 책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 같다. 물론 필사에 대한 내요을 다룬 책이다 보니, 필사의 방법에 대한 내용도 나오고, 추천책들도 나온다. 그리고.. 추천 문구류도...
그렇다 보니.. 의식의 흐름을 따라 책을 읽다보면 뽐뿌가 솟구친다. 책뽐뿌, 문구뽐뿌, 노트뽐뿌.
이 책에서 추천하는 이태준님의 문장강화는 벌써 구매해서... 책장에 들어가 있다.
그리고 문구에 대한 작가의 추천글이 인상적이었는데, 이건 조금 확 와닿았다.
사실 문구 고르는 노하우는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한 번만 만져봐도 감이 옵니다. 사람을 만날 때의 첫인상과 비슷하달까요.
자.. 우리 모두 첫사랑 같은 문구류를 찾으러 문구점으로 갑시다!! (읭???)
필사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읽으면 관심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저도 최근 필사에 관심이 생겨서, 본 책을 읽게 되었고는데 이 책 말고는 필사관련된 책이 전무하여 본책을 선택하였으나 괜찮았습니다.
필자의 자전적 수필같은 느낌이 많이 납니다. 자기일기 같은 형식이라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사진도 많이 담겨있는데 필사 한 사진이라 이북으로 읽는데도 별 문제는 없었는데 조금 아쉬웠어요
취미란에 독서라고 기입한 지가 오래되었다. 독서는 딱히 취미가 없는 사람들의 변명거리기도 하다. 그래도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는 다짐 덕분인지 책을 한 달에 두세 권은 읽는다. 개중에 인상 깊고 중요한 구절은 메모지에 쓰다 보니, 단순히 메모를 넘어서 필사를 해 볼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막상 필사를 하자니 여간 귀찮지가 않았다. 필기구를 장만하고 좋아하는 책을 골라서 한 문장씩 적었다. 처음 설렘은 온데간데 없다. 손은 저리고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자괴감에 휩싸였다. 내 짧은 필사의 역사는 그렇게 끝을 맺었다.
<필사의 기초>를 샀다. 노가다식으로 도전하기보다 요령을 알고 싶었다. 필사는 왜 하고, 효과는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가. 저자는 필사는 단순한 베껴쓰기가 아니라고 한다. 내 글쓰기의 디딤돌이 되고, 나중엔 내 생각을 적는 필사(思)로 나가가기 위한 단계다.
많은 문인들이 필사의 힘을 역설했다. 책을 읽고 나니 예전엔 문인들의 필사 예찬을 어설프게 따라한 꼴이었다. 손만 고생시켰다. 명문을 디딤돌 삼아 내 생각을 키우고 표현하는 여정이 진짜 필사다. <필사의 기초>를 읽고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