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분야 전체
크레마클럽 허브

그건 혐오예요

상처를 덜 주고받기 위해 해야 하는 말

홍재희 | 행성B잎새 | 2017년 5월 14일 한줄평 총점 9.6 (21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  종이책 리뷰 (4건)
  •  eBook 리뷰 (4건)
  •  한줄평 (13건)
분야
사회 정치 > 여성/남성
파일정보
EPUB(DRM) 6.40MB
지원기기
iOS Android PC Mac E-INK

이 상품의 태그

책 소개

상처 덜 주고받기 위해 해야 하는 말

한국 사회는 아직 둔감하다. 혐오를 혐오라고 부르지 않으며 혐오가 생산되는 방식도 문제 삼지 않는다. 혐오하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관대하고, 심지어 관대하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정부 또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혐오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

『그건 혐오예요』는 이러한 혐오의 주 표적인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성소수자, 동물 등 사회적 소수자를 중심으로 어떤 말과 행동들이 혐오인지 집고, 혐오가 어떤 배경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지 그 뿌리와 메커니즘도 추적한다. 아울러 혐오를 끊을 방법도 모색한다.

목차

책을 내며
1장. 여성이 혐오하는 여성은 누구인가
-경순 감독
애먼 여자들을 두들겨 패는 이유
“개새끼들 뭣도 모르면서…”
‘그 여자’와 나는 다르다는 구별 짓기
페미니즘은 실로 남성에게도 이롭다
2장. 그건 장애인 혐오라고 조목조목 알려 줘야죠-이길보라 감독
“그건 혐오야” 조목조목 알려 주기
우리는 언젠가 장애인이 된다
그의 자리에서 그의 삶을 상상할 것
“우주에선 청각장애인들이 가장 잘 소통할걸요!”
3장. 한국인들은 자기들이 백인인 줄 알아요-주현숙 감독
자기 나라에선 그들도 빛나는 존재
“한국인들은 자기들이 백인인 줄 알아요”
가장 모욕적인 말 “너희 나라로 가!”
분풀이 대상이 되는 사람들
우리는 모두 연결돼 있다
4장. ‘개인’을 지우는 군대를 거부합니다-김경묵 감독
때리는 것도 맞는 것도 싫다
군대도 감옥도 ‘자아’를 지운다
공포 사회를 기획하는 자들
군사주의와 성소수자는 공존할 수 없다
남자들은 상처받을 필요가 있다
5장. 처음은 성소수자겠지만, 마지막은 누가 될지 모른다-이영 감독
동성애 싫어한다고 말도 못해?!
어떻게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수 있죠
‘종북 게이’라는 프레임의 정체
누구나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6장. 장 보듯이 동물을 사는 사회
-황윤 감독
손쉽게 쓰다 버려지는 ‘비인간 동물’
살처분과 홀로코스트
동물이 살기 좋은 곳이 인간이 살기 좋은 곳
‘채식’은 내 먹거리를 선택하겠다는 선언
살아남고 싶다면 축산업을 해결해야
후기

출판사 리뷰

계속 이야기하겠습니다
그 말이 누군가를 아프게 한다고

한국은 혐오 사회다. 혐오는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계속 확장된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현상이다. 성소수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향했던 혐오가 세월호 유가족 등 여느 사람들에게까지 확장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아직 둔감하다. 혐오를 혐오라고 부르지 않으며 혐오가 생산되는 방식도 문제 삼지 않는다. 혐오하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관대하고, 심지어 관대하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정부 또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혐오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최근 들어 혐오하는 사람들의 적대적 발언과 행동이 급격하게 늘고 과격해지고 있다. 따라서 혐오를 혐오라고 분명하게 말하는 데서 혐오 끊기는 시작될 수 있다. 그래야 문제로 인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걸음 더 들어간 혐오 입문서

『그건 혐오예요』는 혐오의 주 표적인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성소수자, 동물 등 사회적 소수자를 중심으로 어떤 말과 행동들이 혐오인지 집고, 혐오가 어떤 배경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지 그 뿌리와 메커니즘도 추적한다. 아울러 혐오를 끊을 방법도 모색한다.
저자 홍재희는 자신의 아버지 삶을 통해 아버지 세대 가부장을 성찰한 장편 다큐멘터리 [아버지의 이메일]을 만들었고 같은 제목으로 책도 낸 작가다.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이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 가는 불안정 노동자이기도 하다. 저자 역시 사회적 약자다. 『그건 혐오예요』는 사회적 약자로서 저자 자신이 겪은 일들을 토대로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성소수자, 동물 문제에 오래 천착해 온 독립영화 감독 6인을 만나 쓴 책이다. 이 책은 혐오를 이론, 학문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려주는 르포에 더 가깝다. 저자가 만난 감독 대부분은 감독이기 전에 각 현장에서 활발하게 발언하고 실천하는 활동가들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문제의식과 감독들의 문제의식이 부딪쳐 혐오 문제에 관해 더 깊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그건 혐오예요』는 혐오에 관한 기존 논의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간 책이다.
6명의 감독은 경순, 이길보라, 주현숙, 김경묵, 이영, 황윤이다. 경순 감독은 [쇼킹 패밀리] [레드 마리아 2] 등을 통해 꾸준히 여성과 가부장제 문제를 다루고 있고, 이길보라는 청각장애인인 자신의 부모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선보였다. 주현숙 감독은 [계속된다-미등록 이주노동자 기록되다]를 비롯해 이주노동자에 관한 다큐를 찍어 왔고, ‘죽음을 부르는 군대를 거부한다’는 소견서로 유명한 김경묵은 양심적 병역거부 당사자로, 작년에 출소했다. 이영 감독은 성소수자 혐오 세력을 추적한 [불온한 당신]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고, 황윤은 동물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영화도 전무했던 2001년부터 한결같이 ‘비인간 동물’에 집중하고 있다.

오늘은 사회적 약자지만
내일은 누가 될지 모른다

강남역 살인 사건, 발달장애인 시설 설립 반대 등은 혐오 감정이 극단적으로 표출된 일례다. 굳이 이런 사건을 들지 않더라도 혐오 공격과 발언 수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혐오는 왜 생기고 어떻게 세력을 확장해 갈까. 그건 혐오의 타깃이 누구인지를 보면 극명해진다.

문제는 정치를 혐오하게 해서 정치에 무관심하게 만든다는 데 있어요. 대중매체나 언론이 정치를 혐오하게 만들고 기득권인 자기들끼리 뚝딱뚝딱 다 해 먹으려고 하는 거죠. 게다가 기존 정치에 대한 혐오를 다른 이들, 사회적 약자를 혐오하는 거로 돌리게 하고요. 사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책을 만들고 법을 바꾸고 현실정치를 바꿔야 하는데, 그걸 못하게 막으니까 다들 문제의 진원지가 아닌 곳에다 감정적으로 화를 푸는 거죠. 분노를 자기보다 약한 사회적 약자, 희생양에게 쏟아붓는 거지요. -주현숙 감독 [3장. 한국인들은 자기들이 백인인 줄 알아요]에서(111쪽)

지금까지 한국이 성장했던 방식은 다양성을 배제하는 방식이었어요. 내적 성장은 도외시하고 오로지 경제 성장 우선으로 외형만 키워 왔기 때문에 이런 혐오가 계속 나타나는 거예요. 지금 유독 혐오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지금까지 고도성장 압축성장을 했던 한국 사회가 더는 성장할 동력이 없어서죠. 그래서 기득권층이 가지고 있는 걸 지키기 위해 주변을 쳐내는 거예요.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장애인은 장애인이라서 군대에 갈 수 없다, 여성은 여성이니까 군대에 갈 수 없다 이런 식으로 배제하면서 또 그 배제를 차별의 이유로 삼는 거죠. 한마디로 비장애인-이성애자 남성 중심으로 그렇지 않은 나머지를 솎아 내 남김없이 쳐냄으로써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 지속해 왔다고 할까요. -이길보라 감독 [2장. 그건 장애인 혐오라고 조목조목 알려 줘야죠]에서(76쪽)

한국은 위협과 공포를 통해 유지되는 거죠. 불안감을 계속 조성해서 국민 개개인 목소리가 사라지길 바라는 거니까. 기득권이 힘을 가지려면 언제나 외부에 위협 세력이 있어야 하고 그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군대는 최적의 교육소인 거죠. 한국에서 군대는 하나의 시스템이고 문화고 주류 제도죠. (…) 극우 보수 정권에게 군대가 얼마나 유용한 조직이에요? 징병제라는 게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상명하복 문화, 전체주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유용하잖아요. 학교에서 배운 걸 군대에서 정교하게 체계화하고, 그걸 사회생활에서 회사에서도 똑같이 적용하고. 기득권 입장에서는 이 체제가 유지되는 게 좋겠죠. -김경묵 감독 [4장. ‘개인’을 지우는 군대를 거부합니다]에서(136, 137쪽)

사회가 불안해지고 사람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히면 문제 원인을 사회적 약자들에게 돌리려는 경향이 있다. 자신들의 억눌린 분노와 불안을 해소할 희생양으로 삼는 것이다. 문제는 그동안은 혐오 대상이 주로 사회적 약자들이었는데, 이제는 세월호 유가족 같은 여느 사람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혐오의 시대’로 접어든 셈이다.

공포와 적대를 이용한 증오의 정치가 등장하게 되면, 위험에 처하거나 손쉬운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은 사회적 약자들이에요. 저 역시 성소수자 당사자로서 염려스러웠고, 이 종북몰이가 어디로 향해 가는지 지켜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성소수자에게 향했던 혐오 공격은 세월호 유가족에게로, 평범한 시민들에게로 퍼져 갔는데 이런 상황이 되면 어느 특정한 대상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혐오’라는 사회적 공기를 마시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거지요. 이제 혐오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되어 버린 겁니다.
-이영 감독 [5장. 처음은 성소수자겠지만, 마지막은 누가 될지 모른다]에서(156쪽)

그런데도 한국 사회의 기득권층은 자신들이 도리어 피해자라고 ‘코스프레’한다. 더 많은 평등을 요구하는 사회적 약자 때문에 다수의 국민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들이 다수를 역차별한다는 이 논리야말로 혐오 세력이 기획한 전형적인 프레임이라고 저자는 간파한다. 사회적 약자들에게 차별당하는 ‘다수’는 없고, 차별받는 한 사람 한 사람, 파편화된 개인들이 모여 이룬 불특정 ‘다수’가 있을 뿐이란 지적이다.

“다들 파김치”
‘공감’을 가로막는 사회

저자는 우리가 혐오에 잠식되지 않고 혐오와 싸워 이길 유일한 방법은 “타자에 대한 공감”뿐이라고 강조한다. 저자가 말하는 공감이란 무엇일까.

연민은 내 입장에서 그를 바라보는 것이고, 공감은 그의 입장에서 그를 바라보는 것이다. 연민은 강자인 내가 약자인 그를, 가진 자인 내가 못 가진 자인 그를, 위에 있는 내가 아래에 있는 그를 내려다보는 것이다. 반면 공감은 그의 처지에 서서 그가 보는 세상을 함께 바라보는 것이다. 그의 시선으로 나를, 내가 사는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동등한 시선으로 서로 마주 보는 것이다. -97쪽에서

공감할 수 있다면 소통할 수 있고, 소통하면 이해하게 된다. 이해하면 더는 혐오할 수 없다. 공감 능력을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공감도 연습이다. 역시나 배워야 한다. 타인의 처지에 서서 그의 삶을 상상해 봐야 한다. 낯선 대상에 대한 불안과 공포는 이런 상상력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또한 저자는 혐오를 혐오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하고, 혐오를 혐오라고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혐오를 조장하고 자행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굳건히 뿌리내려야 하고, 혐오를 강력히 규제하는 사회적 제도와 문화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에게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여유와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경순 감독은 이 근원적인 문제는 정치로도 풀기 어렵고 “문화, 교육, 운동으로” 바꿔 낼 수밖에 없다고 피력한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이런 시각을 지니고 태어나진 않잖아요. 예를 들어 한국 사회에서 비장애인이자 이성애자 남성일 경우에는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해 공감할 상상력이 너무 부족해요. 한국 사회는 너무 바쁘고 경쟁적이고 숨 돌릴 수 없이 정신없는 사회예요. 우리는 뭐든 천천히 생각할 시간도 여유도 없어요.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봐요. 당장 먹고살기 급급해서 세상을 바꿀 조그마한 일에 참여할 여력도 에너지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 다들 파김치가 되어 가는 거죠. 그런데 이제 더는 나눠 먹을 게 없어요. 나눠 먹을 땅도 자본도 없고. 그러니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거지요. 그럴 때 제일 먼저 쳐내는 건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등등이죠. 사회적 약자가 가장 빨리 떨어져 나가게 되는 거죠. 헬조선이라는 것도 그래서 시작된 건 아닐까요. -이길보라 감독(72쪽)

무엇보다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려면 일단 두려움을 인정하고 상황을 판단할 수 있을 만한 시간과 여유가 필요해요. 남자나 여자나 서로 이야기를 들어 보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할 수 있을 때까지 생각하면서 기다리는 여유가 있어야 되는데요.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는 여유는커녕 생각 자체를 하기 힘들 정도로 속도에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 거. 이런 사회인 게 더 큰 위기예요. 아무튼 이 위기가 어떻게 해결되는가에 따라 여성 혐오 문제도 달라질 수 있다고 봐요. 그런데 이 과정은 정치로는 이루어 낼 수 없어요. 바로 문화로 교육으로 운동으로 바꿔 내야 해요. -경순 감독 [1장. 여성이 혐오하는 여성은 누구인가]에서(47쪽)

김경묵 감독은 최근의 페미니즘 붐에서 희망을 본다. 그건 ‘남성-이성애자-비장애인’ 중심의 사회가 뒤흔들리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경묵은 이 기회에 한국 남성들이 타자가 되어 보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

저는 타자가 되는 경험은 결국 상처를 받아 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 상처를 통해 자기라고 믿었던 견고한 틀에, 고정된 정체성에 균열이 생기는 거죠. 그 균열을 통해 자기 밖으로 외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기회, 세계를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창문을 하나 가지게 되고요. 상처에 함몰되면 자기 삶이 무너지겠지만 그 상처를 통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세계가 밖에 있다는 걸 깨닫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저는 자신을 타자화해 보는 거, 타자가 되어 보는 경험이 정말 소중하다고 봐요.
그런데 특히 한국의 비장애인-이성애자 남성들 같은 경우는 본인 스스로 타자화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요. 그건 이성애자 남성을 보편적 인간으로 삼고 있는 교육과 사회 전반적인 제도의 문제겠죠. 지금 한국은 과도기에 있다고 봐요. (…) 여성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면서부터 한번도 자기를 의심해 본 적이 없는 남성들,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생각했던 남성들조차 이제는 자신을 의심해 보기 시작했잖아요. 지금이 여성들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깨어나고 있는 시점이 아닐까요? -김경묵 감독(148쪽)

우리는 서로
연결돼 있다

『그건 혐오예요』에서는 사회적 약자 중 하나로 동물도 다룬다. 황윤 감독은 동물이 아니라 ‘비인간 동물’이라고 표현한다.

저는 ‘인간과 동물’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인간과 동물의 공존’이라는 표현도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표현이 인간 중심적 세계관을 더 공고히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동물계의 한 종일 뿐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은, 인간이 마치 동물이 아닌 것으로 착각합니다. 인간과 동물이라는 표현에는, ‘인간은 동물이 아닌 다른 존재’, ‘인간은 동물의 지배자, 관리자, 보호자’라는 생각이 함축돼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간과 동물이라는 표현 대신 ‘인간 동물’과 ‘비인간 동물’이라고 종종 표현합니다. 다소 낯설고 길지만, 우리가 동물임을 잊지 않을 때 거기서부터 많은 지배-피지배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하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황윤 감독 [6장. 장 보듯이 동물을 사는 사회]에서(213쪽)

황윤은 본래 채식 위주였던 우리 식탁이 육류 중심으로 바뀐 배경을 추적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제6의 대멸종”은 순전히 인간 때문에 벌어진 일임을 잊지 말라고 경고한다.

사실 고기를 향한 한국인들의 욕망이 진짜 우리의 욕망일까요? 언제부터인가 거리엔 고깃집밖에 없고, 급식은 매일 고기반찬 위주이고, TV만 틀면 고기 먹방, 고기 광고뿐인데. 우리 어릴 때는 이렇지 않았잖아요? 고기는 어쩌다 가끔 먹는 거였죠.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육식이 크게 비중을 차지한 건 최근 20~30년 사이의 일이에요. 1980년대에 정부가 주도해서 공장식 축산을 시작하면서, 소규모로 집집마다 돼지를 키우던 방식이 자취를 감추게 됐어요. 돼지를 대규모로 키워야만 정부 지원금이 나왔기 때문에 소규모 농장은 사라지게 됐어요. 농장은 공장이 됐고, 돼지는 가축이 아니라 축산동물, 산업동물로 전락했죠. -황윤 감독(206쪽)

현재 제6의 대멸종이 진행 중이에요. 지난 5번의 대멸종이 빙하기나 화산 등의 자연재해로 일어났었다면 현재의 멸종은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 하나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죠. 멸종이 이대로 계속되면 인간도 생존할 수 없게 돼요. 생태계는 아주 정교하게 짜인 그물망과 같아서, 고리 하나가 빠지면 연쇄적으로 다른 고리들이 빠지게 되죠. 그물망을 찢은 책임이 인간에게 있으니, 그걸 다시 이어 붙이는 일도 인간 몫이죠. 윤리적 책임뿐 아니라,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말이에요. -황윤 감독(212쪽)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태계처럼, 인간 사회도 서로에게 기대어 살 수밖에 없도록 정교하게 짜여 있다. 이것이 혐오를 끊어 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혐오야말로 ‘우리’라는 관계망을 훼손하는 대표적인 해악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4건)

혐오가 막연한 사회 - 그건 혐오예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혜* | 2020.07.22

내용 요약

1. 이성을 혐오하는 여성은 누구인가 - 경순

무엇에 대해 알고자 하지 않고, 비판하는 것은 논리적 오류에 있다. 사람들은 현 인식으로만 바라보며 자신이 차별주의인 것을 모른다.


2. 그건 장애인 혐오라고 조목조목 알려줘야죠 - 이길보라

사람들은 접하는 빈도에 따라 혐오의 수준, 앎의 수준이 달라진다. 사람들에게 알려 불편함을 주는 것은 중요하다.


3. 한국인들은 자기들이 백인인 줄 알아요 - 주현숙

같은 공기이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낀다. 한국 사람들은 이주노동자들을 낮게 여기며 공감하지 않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4. '개인'을 지유는 군대를 거부합니다. - 김경묵

한국은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 의무가 대립된 공간이다. 이분법적인 강요는 폭력이며 과거의 사실을 현재에 대입하는 것도 잘못이다.


5. 처음은 성 소수자겠지만, 마지막은 누가 될지 모른다 - 이영

차별이 막연하고 다양성이 적음에도 한국은 법적 규제가 미비하다. 그리고 자신이 당연시 여기는 것도 의심해야 하는 세상이다.


6. 장 보듯이 동물을 사는 사회 - 황윤

동물은 인간이 영향을 미친 생물 중 하나이다. 우리는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오랜 세월 동안 그들을 먹는 것에 길들여져 있다.



인상적이거나 중요한 부분 및 내용 요약

어떤 상황을 만나게 된다면, 파악 과정에서 여러 방향, 입장 고민이 필요합니다.

중립은 현 상태를 유보하는 것으로 권력층의 입장과 같습니다.

지금까지 '중립'이란 어느 한 쪽으로 편향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 또한 입장 표명이 어려울 시 이러한 표현을 종종 사용하였다. 하지만, 이를 읽고 내가 보인 '중립'은 현 상황의 유지를 뜻하며 단순히 의지가 없음을 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면화와 적용

이 책은 생활 속 혐오에 대한 독립영화감독들의 생각을 담았다. 모두 다른 주제로 이야기하지만 공통적으로 사람들의 무지를 문제 삼는다. 나도 이를 보고 무지의 무서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라는 속담처럼 모른다는 상태는 자신의 위험을 인지하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서로가 싸우도록 부추기기도 한다고 생각이 든다. 공감이 들어간 이해로 바라보는 것은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감이란 그 사람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으로 공감을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일정한 지식이 요구된다. 일정한 지식수준이 충족된다는 것은 무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결과적으로 사회의 안정적 상태 유지가 가능한 것으로 이어진다고 생각이 든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행했던 혐오도 이로 인해 깨닫고 개선해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앎'이 주며 집단 간의 갈등을 해소시켜 줄 것이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기

ㄹㄹㄹㄹㄹ


ㅇㄹㄹㄹㄹㄹㄹ

무지에서 비록 된 오류의 비판, 혐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포토리뷰 그건 혐오예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깜* | 2017.07.16
비소설일 경우 작가가 하는 말을 공감하기 어렵다면 그책을 완독하는 시간들이 길게 느껴지고 집중력도 떨어지는경우가 많다.
이 책은 임팩트 강한 제목에서 부터 소외받고 차별받는 사람들에 대한 목소리겠구나 싶어 귀기울여 듣고싶었다.
작가는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성소수자, 비인간 동물 문제에 오랜시간 활동해온 독립다큐멘터리 또는 독립영화감독 6명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사회가사회적 약자인 그들에게 행해지는 혐오들과 생겨난 배경들혐오를 끊어내야할 방법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책이 이론적이고 학문적이고 틀에박힌 글이었다면 아마도 빠른시간에 완독하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현장에서 경험한 시간들과 살아 펄떡이는 날것의 삶을 살아온 그들의 날선 목소리가 독자의 귀를 한껏 기울이게 만든다.

최근 우리나라현실을 비약적인 표현으로 '헬조선'이라 하는데 이것은 비단 경제적인 어려움만을 얘기하는것이 아닐것이다.
사회가 불안해지고 억눌린 분노의 해소로 사회적약자인 그들에게 '혐오'라는 화살이 날아가게 되고 혐오의 대상마저사회적 약자를 넘어 다양한 여느 사람들에게까지 확대된다.
책은 6개의 장으로 나뉘어 감독들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두번째 장의 장애인에 대한 이길보라감독의 이야기를
읽고 나는 부끄러운 과거가 생각났다.
둘째아이가 들어갈 유치원옆에 있는 장애인들이 다니는 복지관때문에 걱정을 하던 나는 아이아빠에게 호되게 꾸지람을 받았었다.
그때의 나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다르다'라는 것에 대한 무지함에서 온 알량한 걱정어린 마음때문이었다.
책에서 언급한 한 중학교건물 안에 발달장애인 직업훈련센터 개관을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시위내용을 읽으며 나또한 그들과 똑같이 자신들의 행동과 발언이 장애인 혐오라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했었다.

'잠시나마 생각을 바꿔보는 것, 상대방의 처지에서, 그의 편에서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수 있도록 계속 연습하는 것이다. 이것이 혐오에 맞서는 첫걸음이다'(81p)

'저는 타자가 되는 경험은 결국 상처를 받아보는 일이라고생각해요. 그 상처를 통해 자기라고 믿었던 견고한 틀에,고정된 정체성에 균열이 생기는 거죠.'(148p)

혐오 심리. 타인을 나와 차별하고 싶은 마음, 편협된 사고와 선입견으로 나역시 사회적 약자이면서 또한쪽에 서있는그들을 혐오의 말로 상처입히고 있는것은 아닌지, 불편한진실을 외면하고 살았던건 아닌지 느끼는게 많았다.
이책을 읽고 공감과 소통, 타자가 되는 경험을 통해 생각의지평을 넓히는 것이 우리사회의 혐오를 없애고
차별없는 보편적 인권이 우리 모두의 삶에 당연한 권리가되는 길이아닐까 생각해본다.

'《그건 혐오예요》를 통해 우리 마음 속 혐오가, 정의를 바로 세우고 평등을 실현하며 민주주를 복원하려는 정당한 분노로 바뀌기를 염원한다. 아울러 불편하지만 외면해선 안 되는 그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에 독자 여러분이 함께해 준다면 이 책은 의무를 다한 것이리라.' (p224 작가 후기중)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그건 혐오예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달***구 | 2017.07.14

그건 혐오예요...

맞아요,우리는 무언의 혐오를 그들에게 하고 있습니다..

인종,성별등등 그리고,우리의 또 다른 가족인 동물에게 말입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변론하겠지만,

이미 혐오는 이렇게 우리 일상속에 어느새 녹아들어 있습니다..

2016년 강남역에서 일어난 여성만을 흉기로 상해를 입혔던 사건을 예로 들수 있습니다.. 

가해자는 철저하게 여성만을 타겟으로 삼고 범죄를 일으켰다고 밝혀져서 더욱 더 충격에 빠졌던 것 같습니다..

어느새 우리는 이렇게 여성을 사회의 약자로 단정짓고 범죄의 타겟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우리는 피부의 색깔로써 사람의 평가를 어느새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백인들과 흑인,혹은 동남아 사람을 만날때의 우리의 행동을 보면 잘 알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을 본지 얼마 되지도 않아 그 사람의 피부색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한 태도를 정하고 있는 것 입니다..

동남아 사람들에게 우리는 거리감을 두고 행동을 하면서,백인들에게는 웃음을 지으며 좋은 행동을 할려 나서는 행동은

어떻게 보면 흔하디 흔한 우리의 일상이 아닌가 싶네요...

우리나라에서 일하던 동남아 사람들도 그들의 조국으로 돌아가는 멋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우리는 마치 노숙자를 바라본듯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참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네요.

이 주제를 보며,70년대 독일로 파견갔던 간호사들과 광부들이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기피하던 일을 하며 외화를 벌어들여 가족들에게 꼬박꼬박 돈을 보내던 우리 형,누나의 모습..

우리가 그렇게 겪으며 얼마나 속상하고 보이지 않는 혐오가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어느덧 그때의 기억은 잊은채 그들을 우리 아래로 바라보고 있는 실수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또 다른 혐오는 여기에도 있습니다...

우리는 어느새 또 다른 가족으로 강아지와 고양이를 길러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근데 이러한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시대에도 어두운 면이 있습니다...

바로 동물을 사고 팔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하여 동물이라는 생명이 어느새 값이 매겨지는 물건으로 전락한것은 아닌지 마음이 아파오는 것 같습니다..

또한 수 많은 육식 소비량도 어두운 면을 조장하는 주요한 문제중 하나인것 같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육식을 소비하는 문화를 학습하고 그것에 익숙해진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삼겹살과 소주,치킨과 맥주등등 육식을 조장하는 문화가 이에 대한 좋은 예인것 같습니다..

우리는 제가 이 글의 처음에서 밝혔듯이 수 많은 혐오와 문제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혐오가 조금이나마 사라지고 존중의 문화가 시작되길 소망해봅니다...

지금까지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리뷰는 "행성B잎새 출판사"와 "개츠비"님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임을 밝힙니다...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  종이책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eBook 회원 리뷰 (4건)

구매 그건 혐오예요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아******트 | 2020.06.05

어딘가에서 배우지 않으면, 누가 알려주지 않으면 내 안에 편견을 깨울 수 없다.

나를 점검하고자 구매한 책이다. 그건 혐오예요. 제목만 보고 구매했다.

여성, 장애, 병역, 동성애 등 요즘 핫한 사회적 이슈로 가득한 책이다.

인터넷 상에서 논란은 많지만 현실에서는 말하기 힘든, 변화가 더딘 주제들.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고,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몇 부분은 이해되지 않았다.

의 내용 전부가 동의되지는 않았다.

이런 시각도 있구나... 이런 생각도 있구나... 하는 시야 넓힘 도서랄까.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구매 그건 혐오예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짠**z | 2019.01.04

그건 혐오예요

 

사회적 소수자 중의 일원이면서도 더 약자, 혹은 다른 카테고리의 약자에게 혐오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이 책을 일고 깨닫고 너무 부끄러웠어요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는 책입니다.

단지 그것을 깨닫게 하는 것 뿐만 아니라서 상처를 덜 주게하는 방법, 혐오를 끊을 방법도 모색하게 되는 책인거 같아요

일기 어렵진 않았던게 어려운 얘기를 한다기 보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보면 득이 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았어요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구매 그건 혐오예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H***M | 2018.09.11

(스포일러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이 책의 제목을 가만히 눈으로 따라 읽으면서 생각했던 건 '나는 얼마나 많은 혐오를 하고 살아왔으며, 지금도 어떤 혐오를 숨쉬듯이 하고 있는가.' 라는 자문이었습니다. 인권에 대해, 페미니즘에 대해, 소수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언제든 "나의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살아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권에서 그 누구도 기득권자가 될 수 없음에도 말이지요.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접어보기
  •  eBook 상품상세 페이지에서 더 많은 리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한줄평 (13건)

0/50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