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2019년 09월 09일
한강 대학생 사망사건은 단기간에 여론이 얼마나 극적으로 요동칠 수 있는지 보여준 씁쓸한 사례다. 이 책에서 그려지는 상황도 그렇다. 한 달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총 네 명이 살해되고 대중은 불안과 히스테리를 거쳐 급기야 폭동을 일으킨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단, 그럴 만한 계기들이 맞물린다면. 이 점이 내가 책을 읽으며 내내 거슬린 부분이었다.
유령단지화된 맨션 단지 13층 층계참에서 갈고리에 매달린 알몸 시체가 발견된다. 현장에 남겨진 쪽지에는 어린아이의 일기 같은 필체와 어투로 '개구리를 잡아 갖고 놀다가 매달아보았다'는 식의 글이 적혀 있다. 최초 발견자가 현장 사진을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는데, 사람들 반응이 뭔가 이상하다. 어그로도 없고 궁예도 없고, 심지어 자극적인 사건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와이드쇼 진행자들도 조심스럽다. 이런 반응은 '사람을 물건처럼 보는 범인의 유아성 때문이며, 그래서 모두들 평소와 달리 겁먹고 불안에 떨며 어서 사건이 해결되길 바라는 것'이란다.
?????
소설 내내 그렇듯 이런 설명은 주인공의 선배 형사 와타세의 말로 전달된다. 이후로도 대중의 모든 반응이 평소와 다르다며 이 사건을 아주아주 특이 케이스로 다루듯 말하는데, 이런 건 상황의 디테일, 즉 스토리로 전달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과연 실제로 이 정도 엽기성에 익명의 네티즌들조차 말조심을 하고, 동일범의 다음 살인이 일어나고 그 타깃이 무작위 추첨처럼 정해진다는 걸 알았기로서니 히스테리를 부리다 못해 연말의 밤거리에 인적이 끊기고, 급기야 무기를 들고 경찰서를 습격해 폭동을 일으킬까? 물론 그럴 수 있다. 거듭 말하지만 그럴 만한 도화선들에 불이 붙었다면. 한강 사건처럼 온갖 정보가 퍼지고, 악의 또는 오해에 의해 사소한 위화감들이 부풀려지고, 소위 언론에 이런 여론이 역피드백되어 점입가경이 되는 구체적이고 납득할 만한 이상 현상이 벌어졌다면. 그런데 그게 없다. 읽으면서 '우와, 사건이 어떻게 이렇게 흘러가냐. 상황 참 기똥차네'가 나와야 되는데, 갑자기 극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와타세 경부가 말빨 좋게 설명해주면서 기정사실화하고 넘어가는 식. 계기는 제대로 표현되지 않고 사태만 극단적으로 전개되는 이런 문제점이 작가의 역량 부족인지 그냥 스타일인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엔딩 무렵 나는 이 책에 후한 점수를 매길 마음이 들었'었'다. 최고의 아이러니이자 인과응보인 멋진 결말이 아닌가! 그렇게 곱씹고 그 한 줄의 결말의 의미에 이리저리 살을 붙여보며 음미하고 있었는데, 그때 마음에 걸린 게 후속편의 존재였다. 그리고 망설이다 스포를 찾아보고 작가에게 너무너무 실망해버렸으니... 이 멋진 결말을 작가 스스로 망쳐버린 것이 아니고 뭔가! 아직 왕성히 활동하는 작가이니 단언은 못하겠지만 이 작가의 책을 더 찾아볼 마음은 지금으로선 없다.
2011년 출간이래 지금 읽어도 손색없는 사이코 미스터리로 지금 막 책을 끝내고, 리뷰를 작성하려니 여려가지 감정들이 소용돌이 친다.
과연 정신이상자와 정상인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밝지도, 어둡지도 않는 것 같다. 앞으로 형사 고테가와의 성장을 바라며 다음 편이 기대가 너무 된다.
앞으로 나카야마 시치리 작가의 책들을 가지고 올 무더운 여름을 보내면 좋지 않을까
연 쇄 살 인 마 개 구 리 남 자
스토리콜렉터 63
장르소설 순위에 오래도록 봐서 구매했다.
신문배달원 시로는 유령맨션이라 별명이 붙은 단지를 배달하던중
13층에서 쇠갈고리가 입에걸린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오늘 개구를 잡았다. 상자에 넣어 이리저리 가지고 놀았지만 점점 실증이 났다.
좋은생각이 났다. 도롱이벌레 모양으로 만들어보자.
입에 바늘을 궤어 아주아주 높은 곳에 매달아 보자
라는 내용이 담긴 쪽지가 시체를 감싼 비닐에 붙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