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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위한 인간

에리히 프롬 저/강주헌 | 나무생각 | 2018년 6월 20일 한줄평 총점 10.0 (20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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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 심리/정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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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의 후속편!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은
자기를 위한 인간이 되고자 하는 용기에 달려 있다.

당신은 혼자서 설 수 있는가. 당신은 어떻게 홀로 우뚝 설 것인가.

『뉴욕포스트』는 에리히 프롬을 동시대의 가장 독창적이고도 용감한 학자 중 한 명으로 꼽는다. 『자유로부터의 도피』에 이어 1947년에 집필된 이 책 『자기를 위한 인간』에서 인간에 대한 그의 해석에는 인간 본성에 대한 시대를 꿰뚫는 통찰이 담겨 있다. 또한 인간의 자율성과 이성에 반하는 보편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윤리를 용기 있게 비판하고 인본주의적 윤리학의 타당성을 재확인한다.

“그대들의 이웃 사랑은 그대들 자신에 대한 잘못된 사랑이다. 그대들은 자신으로부터 이웃에게로 도피하며, 그 행위를 그대들의 미덕으로 삼고 싶어 한다. 그러나 나는 그대들의 헌신의 정체를 꿰뚫어 본다. 그대들은 홀로 우뚝 서지 못하고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지도 않는다.”(니체)

에리히 프롬은 이 책에서 개인을 외부의 권력에 종속시키는 철학적 전통에 반박하기 위해 니체의 말을 인용하였는데, 이는 독립적 자아로 살아가지 못하고 스스로 행복을 포기해버리는 현대인의 혼란을 잘 나타낸 것이라 하겠다. 물론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과 자신을 향한 사랑이 같지 않다는 니체의 이분법을 프롬은 동의하지 않았다. 니체가 공격한 ‘사랑’은 인간의 강점에 뿌리를 둔 사랑이 아니라 인간의 유약함에서 비롯된 사랑이기 때문이다. 인간 존재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가지고 프롬은 ‘자기애’에 대한 잘못된 의미를 밝히고, 진정한 자기애가 실현될 때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도 연결된다는 관점을 피력했다.

자기중심주의가 보편적 행복의 기초라는 생각이 경쟁 사회의 기본 원칙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사회는 이기적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윤리의식도 함께 교육하고 있다. 이 모순된 가르침이 현대인을 혼란과 죄책감, 그리고 무력감에 빠뜨리는 가장 중대한 원인임을 에리히 프롬은 논박하며 불합리하고 모순된 가치 판단의 문제를 짚고 인본주의적 윤리에 대한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전개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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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서문
01 문제의 제기
02 인본주의적 윤리학
01 인본주의적 윤리와 권위주의적 윤리
02 주관주의적 윤리와 객관주의적 윤리
03 인간 과학
04 인본주의적 윤리의 전통
05 윤리학과 정신분석학
03 인간의 본성과 성격
01 인간의 존재 조건
02 인격
04 인본주의적 윤리의 문제
01 이기심과 자기애와 자기 관심
02 양심, 자신으로의 회귀
03 쾌락과 행복
04 신앙과 성격 특성
05 인간에게 내재한 도덕력
06 절대적 윤리와 상대적 윤리
05 우리 시대의 도덕적 문제
옮긴이의 글
미주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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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에리히 프롬 (Erich Fromm)
작가 한마디 소유는 사용에 의해 감소될 수 밖에 없는 것들을 바탕에 두고 있다. 하지만 지적 창조력이나 이성, 사랑 같은 존재적 가치는 실행하면 실행할수록 증대된다. 에리히 프롬은 한평생 근대인에게 있어서 자유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물었으며 소외를 넘어선 인본주의적 공동체를 위해 보이지 않는 우리 마음 속의 적과 싸운 사람이었다. 그는 마르크스로부터 사회 구조의 변혁에 대한 감각을, 프로이트로부터 인간의 심연을 분석하고 해방하려는 의도를 배웠다. 방법론적으로는 '사회적 조건'과 '이데올로기' 사이에 '사회적 성격'이라는 개념을 설정하였으며 이 3자의 역학관계에 의해 역사와 사회의 변동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그의 이러한 시도는 사회심리학이라는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근대 사회의 숨어있던 성격이 확연히 드러났다. 그는 ... 에리히 프롬은 한평생 근대인에게 있어서 자유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물었으며 소외를 넘어선 인본주의적 공동체를 위해 보이지 않는 우리 마음 속의 적과 싸운 사람이었다. 그는 마르크스로부터 사회 구조의 변혁에 대한 감각을, 프로이트로부터 인간의 심연을 분석하고 해방하려는 의도를 배웠다. 방법론적으로는 '사회적 조건'과 '이데올로기' 사이에 '사회적 성격'이라는 개념을 설정하였으며 이 3자의 역학관계에 의해 역사와 사회의 변동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그의 이러한 시도는 사회심리학이라는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를 통해 근대 사회의 숨어있던 성격이 확연히 드러났다. 그는 이러한 방법론을 적용하여, 납득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광기로 가득찬 나치즘을 수용하고 지지한 대중들의 심리를 분석하고자 하였다. 그리하여 나온 책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에리히 프롬의 이름을 전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론이 확립되었음을 선언하는 신호탄이 되었다. 이 책은 감당할 수 없는 자유로부터 도피하고자 한 근대인의 심리적 기반이 나치즘이라는 우상을 수용했음을 밝힌 것이다.

나아가 프롬은 사회심리학적 시각으로 현대인들의 소외의 양상을 유형별로 고찰하고 근대적 세계 속에서 인간이 참다운 자기를 실현하여 가는 길을 찾고자 하였다. 『소유냐 존재냐』, 『사랑의 기술』은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야말로 인간을 소외로 몰고 가는 근본적인 틀임이 거듭 밝혀지고, 이를 넘어서고자 할 때 인간 개인의 내면적 해방과 사회구조의 변혁이 동시에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프롬은 주장한다. 이를 통해 『건전한 사회』, 즉 인본주의적 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요 삶의 보람이라는 것이 프롬의 생각이다.
이러한 프롬의 주장은 너무나 원론적인 것이어서 때로 공허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문제 인식과 방향 설정에 하나의 유효한 도구가 됨은 부인할 수 없겠다. 그 외 저서로 『너희도 신처럼 되리라』가 있다.
역 : 강주헌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브장송대학교에서 수학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등에서 언어학을 강의했으며,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권력에 맞선 이성》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등 노엄 촘스키의 저서들과 《유럽사 산책》 《문명의 붕괴》 《월든》 《습관의 힘》 《어제까지의 세계》 《12가지 인생의 법칙》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등이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브장송대학교에서 수학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등에서 언어학을 강의했으며,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권력에 맞선 이성》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등 노엄 촘스키의 저서들과 《유럽사 산책》 《문명의 붕괴》 《월든》 《습관의 힘》 《어제까지의 세계》 《12가지 인생의 법칙》 《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당신은 혼자서 설 수 있는가. 당신은 어떻게 홀로 우뚝 설 것인가.
《뉴욕포스트》는 에리히 프롬을 동시대의 가장 독창적이고도 용감한 학자 중 한 명으로 꼽는다. 《자유로부터의 도피》에 이어 1947년에 집필된 이 책 《자기를 위한 인간》에서 인간에 대한 그의 해석에는 인간 본성에 대한 시대를 꿰뚫는 통찰이 담겨 있다. 또한 인간의 자율성과 이성에 반하는 보편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윤리를 용기 있게 비판하고 인본주의적 윤리학의 타당성을 재확인한다.

“그대들의 이웃 사랑은 그대들 자신에 대한 잘못된 사랑이다. 그대들은 자신으로부터 이웃에게로 도피하며, 그 행위를 그대들의 미덕으로 삼고 싶어 한다. 그러나 나는 그대들의 헌신의 정체를 꿰뚫어 본다. 그대들은 홀로 우뚝 서지 못하고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지도 않는다.”(니체)

에리히 프롬은 이 책에서 개인을 외부의 권력에 종속시키는 철학적 전통에 반박하기 위해 니체의 말을 인용하였는데, 이는 독립적 자아로 살아가지 못하고 스스로 행복을 포기해버리는 현대인의 혼란을 잘 나타낸 것이라 하겠다. 물론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과 자신을 향한 사랑이 같지 않다는 니체의 이분법을 프롬은 동의하지 않았다. 니체가 공격한 ‘사랑’은 인간의 강점에 뿌리를 둔 사랑이 아니라 인간의 유약함에서 비롯된 사랑이기 때문이다. 인간 존재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가지고 프롬은 ‘자기애’에 대한 잘못된 의미를 밝히고, 진정한 자기애가 실현될 때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도 연결된다는 관점을 피력했다.
자기중심주의가 보편적 행복의 기초라는 생각이 경쟁 사회의 기본 원칙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사회는 이기적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윤리의식도 함께 교육하고 있다. 이 모순된 가르침이 현대인을 혼란과 죄책감, 그리고 무력감에 빠뜨리는 가장 중대한 원인임을 에리히 프롬은 논박하며 불합리하고 모순된 가치 판단의 문제를 짚고 인본주의적 윤리에 대한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전개해 나간다.

자신의 양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자기를 위한 인간》에서 에리히 프롬은 인본주의적 윤리학의 타당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윤리적 행동의 원천들을 인간의 본성 안에서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도덕적 규범들이 인간의 내재된 특성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그 규범들을 위반하는 경우 인간은 정서적이고 정신적인 붕괴를 겪게 된다는 것도 입증한다.
여기에서 에리히 프롬이 강조한 것은 현대사회에서 양심과 윤리의 개념이 변질되어 전달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양심’은 권위주의적 양심이다. 외적인 권위체, 예컨대 부모와 국가 같은 권위체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목소리가 ‘양심’인 것이다. 권위주의적 양심이 지배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독자성을 희생하며 권위체에게 종속되고, 그 일부가 되고자 노력한다. 반대로 프롬이 주장하는 인본주의적 양심은 어떤 사람에게나 존재하고, 외적인 제재와 보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 목소리, 요컨대 우리 자신의 목소리다. 양심은 우리 자신에 대한 우리 자신의 반응이며, 자신에게로 되돌아가 생산적으로 살아가며 충만하고 조화롭게 발전하도록 촉구하는 ‘참자아’의 목소리다. 이런 점에서 왜곡되지 않은 본래의 양심은 우리의 온전함을 수호하고, 우리 자아를 떳떳하게 보장하는 능력이다.
프롬이 주장하는 인본주의 윤리학에서 최고의 가치는 자신을 사랑하는 ‘자기애’이며, 독립적인 개인으로서 자기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어떤 권위체에도 종속되거나 휘둘리지 않고, 더욱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원칙을 내면에서 찾는 것이다. 자유를 두려워하고 자기파괴에 매몰된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시대를 뛰어넘어 또다시 귀중한 질문을 던질 것이다. 당신은 지금 내면의 진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

종이책 회원 리뷰 (17건)

구매 자기를 위한 인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c*********k | 2022.09.30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힘은 막강해지만

점차개인은 무력감을 느낀다.

인간 자신을상실했기 때문이다. 

이중인상깊었던  내용은 사랑에  관한 내용이다.

이기적인 사람은 자신을 지나치게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적게 사랑하는  사람이며,

실제로는 자신을 증오하는 사람이다.

자신에 대한 애정과배려가 없는  사람은  항상 공허함과 불만을  느끼고

필연적으로  불행할  수 밖에 없고 진짜 자아를보살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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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나를 알아가는 시간_[자기를 위한 인간]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v********1 | 2018.07.15



지난 2018년 서울국제도서전에 갔을 때


나무생각 출판사의 부스를 찾았다가


에리히 프롬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설렜던 것도 잠시,


신간의 두께와 제목에 압도당해서 한동안 읽기가 두려웠지만


꼭 한 번은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책을 좋은 기회로 만나게 되었다.



에리히 프롬은 이전작들에서 “인간”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제를 관철해왔다.


에리히 프롬은 이 책에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네 가지 유형의 성격 유형을 보여주었다.


인간에게 내재된 ‘생산성’이 발현되지 못하면


수용 지향형, 착취 지향형, 저장 지향형, 시장 지향형


이렇게 네 가지의 유형으로 비생산적인 성향을 보이게 되고


이것들은 단일하게 나타나지 않고 다양하게 섞여서 기질과 함께 발현된다.


이런 비생산적 유형과는 반대로


내면의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스스로의 ‘생산성’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인간에게 주어진 과제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기애’를 발휘하면 그 힘은


타인에게도 영향을 미칠 뿐더러


온전히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



모든 결정은 자신의 몫이다.


‘자기를 위한 인간’이기에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바라보고


그 어느것을 위한 존재가 아닌 스스로를 위한 존재가 되어야만 한다는 게


에리히 프롬이 말한 이 책의 가장 큰 주제인 듯하다.



사실 내 인생을 관통하는 가장 큰 고민거리는 ‘자아’였다.


지금도 물론 그 고민은 유효하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어떻게 저렇게까지


잔인하고 이기적일 수 있나 하는 생각으로


성악설을 절대적으로 믿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인간의 유형들의 형태에서


내 자신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원론적이지만 나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했기에


타인을 품을 수 없었던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물론 흉악한 범죄를 저질렀다거나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줄 수 는 없겠으나, 그들이 그렇게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제 똑바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사실 그들의 존재를 애써 무시해왔다)


타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려면


우선 내 자신의 모습부터 오래도록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생산적인 ‘사랑’의 활동도 어느 정도는 해야되지 않나,라는 생각도 했다.


너무 메마른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달까...



인간에 대한 무한한 긍정을 한 에리히 프롬은


스스로의 모습을 제대로 진지하게 바라봤을까? 문득 그런 궁금증이 든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접어보기
[서평]자기를 위한 인간_에리히 프롬 "인본주의적 양심, 자신에 이르는 길"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웃* | 2018.07.13

 

싱클레어가 배웠던 세계는 그렇지 않았다. 프란츠 크로머는 그가 알던 세계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악한 인물이었다. 충동적인 허풍에 이끌려 도둑질을 했다고 거짓말을 한 싱클레어는 크로머에게 약점을 접혀 괴롭힘을 당하게 되고, 데미안을 만나 도움을 받을 때까지 고통과 갈등과 혼란의 시간을 겪게 된다. 가까이에서 보자면 그 사건은 비극이었지만 멀리서 본다면 희극이었다. '의심'의 시작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알을 깨고 나와 아브락사스를 향해 비상할 채비를 갖추게 했기 때문이다. '자신에 이르는 길'이라는 위대한 여정의 문을 열어주었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의 이야기다.

이기와 이타의 경계에서
시대와 국가를 넘어 우리나라에서까지 '데미안'이 사랑받는 것은,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많은 영감과 의미를 전해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아의 세계는 완전하다. 사랑과 안전을 보장받는 동화같은 세계다. 하지만 학교에 입학하고 집단생활을 시작하며 우리는 묘한 괴리감을 경험하기 시작한다. 사회에서 마주치는 어떤 사람들은 '교과서의 예외'를 넘어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 있지?'라는 경악스러움마저 떠올리게 한다. 한 쪽에서는 희생과 헌신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찬양한다. 그리고 한 쪽에서는 이기심과 탐욕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사람들이 있다. 모순의 상황을 경험하며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유행어는 이런 내면의 의구심을 반영하는 표현일 것이다. 친절과 연대를 꿈꾸지만 그것이 결국은 손해와 불편으로 돌아오더라는 경험의 반영이다. 혼돈과 혼란의 시대, 우리는 무엇에 가치를 두어야만 할까? 무엇을 미덕으로 삼아, 선택의 방향을 결정하고 삶을 채워나가야 할까?

자신이라는 세계로 떠나는 여행
이 책 '자기를 위한 인간'은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는 책은 아니다. 다만 답을 찾아 떠나기 위한 모험의 문을 열어준다. 아니, 독자로 하여금 그 모험을 떠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이제껏 옳다고 믿어왔던 것에 의문을 제시하며 내면의 질서를 뒤흔든다. 타인에 의해 복제되어왔던 자신의 세계를 무너뜨리고 종국에는, 자신만의 세계를 재창조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도록 만든다. 책장을 덮자마자 소설 '데미안'이 떠올랐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 '데미안'이 싱클레어의 여정을 동경하도록 만든다면, 이 책은 논리와 근거를 바탕으로 나의 이성을 설득하며 여행의 자발적 의지를 이끌어냈다.

심리학+(윤리학+철학)이 던지는 자신을 향한 의문
7 궁극적으로 신경증은 도덕적 실패를 보여주는 징후다.  ... 우리는 많은 사례를 통해 신경증의 징후가 도덕적 갈등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이며, 치료의 성공 여부는 환자의 도덕적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것에 달려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0 이 책은 윤리학과 심리학의 문제를 명확히 하려는 이론적인 시도다. 다시 말해, 독자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 대해 의문을 품도록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저자는 전작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현대인이 자유로부터 도피하는 방법을 분석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자신과 자신의 잠재력에 대한 깨달음과 관련된 윤리와 규범과 가치의 문제를 분석한다. 이 책의 저자 '에리히 프롬'은 정신분석학자다. 그런 그가 심리학적 문제를 넘어 윤리와 규범과 가치를 다루는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 개인이 경험하는 마음의 고통에 윤리와 도덕의 문제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에 철학과 윤리학의 문제를 끌어와서 심리학의 문제를 풀어나간다. 여기서 말하는 도덕은 우리가 통념적으로 말하는 도덕과는 다르다. 따라서 신경증을 겪는 사람이 '비도덕적인 사람'이라는 말은 결코 아니다. 책에서 말하는 도덕은 외부에 의해 주어진 '권위주의적 양심' 그리고 인간 내면의 깊은곳에 자리한 '인본주의적 양심'에 기반한다. 저자는 강요된 양심과 내면의 양심이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풀어내고 '인본주의적 양심'을 따라감으로써 열어낼 수 있는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바로 생산적이고 조화로우며 충만한 삶에 이르는 길이다. 

가치의 혼란에 빠진 사람들을 위한 
18 현대인은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고, 점점 더 큰 당혹감에 사로잡힌다. 끈엄없이 일하고 노력하지만 자신의 행위가 헛되고 무익한 짓이란 자괴감을 어렴풋이 느낀다.

저자는 세계대전이라는 혼돈의 시대를 경험하며 자신의 철학을 완성했다. 논리적이며 이성적이었던 자국 독일인들이 파시즘에 휩쓸려 자유를 포기하고 전쟁에 나서는 모습은 그에게 적지않은 혼란을 던졌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 시대도 '혼란'으로 치면 결코 부족하지 않은 것 같다. 넘치는 정보만큼 확신은 줄어간다. 진실을 의심하기보다는 쓸모있는 주장을 취사 선택한다. 세상이 연결된만큼 비교는 일상이 되었다. 윤리와 도덕보다 가격과 효용이 우선시되기도 한다. 교환의 가치인 재화는 주목받지만 행위의 주체인 사람은 소외되곤 한다. 1947년에 집필된 책을 읽으며 요즘의 시대를 절실히 떠올리게 된 것은, 시대의 유사함 때문일수도 있겠지만 이 책이 변하지 않는 인간존재의 본질을 짚어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인용문에서 저자가 지목한 1947년의 현대인은, 오늘날의 현대인을 지칭하여 표현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따라서 사람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을 갖고 있는 분들께, 자신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으로 삶의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는 분들께 의미있는 독서의 시간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이해하고 깊은 곳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을 선물해줄 것이다.

'자기애'가 채워줄 '우리'의 사랑
192 진정한 사랑은 생산의 표현이며, 진정한 사랑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와 존중, 책임과 지식이 함축되어 있다. 진정한 사랑은 누군가에게 감동받는다는 의미에서의 '정서적 반응'이 아니라, 사랑받는 사람의 성장과 행복을 바라는 적극적인 열망이다.

193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 때, 즉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책임지고 그에 대해 알아갈 때 우리도 각자의 삶에서 행복을 추구하고 성장과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법이다. 따라서 우리가 생산적으로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 자신도 사랑하게 되겠지만, 다른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런 사랑은 전혀 사랑이 아니다.

다시 앞서의 의문으로 돌아가보자. 타인을 위한 삶과 자기를 위한 삶, 둘 중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만 할까? 이기적 태도는 나쁜 것이니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인간적인 태도일까? 아니면 타인에 대한 관심은 접어두고 나의 이익에만 주목하는 것이 합리적인 태도일까? 저자에 따르면 이 질문은 두 가지 측면에서 오류가 있다. 첫째, 이기심은 자기애와 구분된다. 오히려 정반대의 것이다.  이기적인 사람은 모든 대상을 유용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그 '모든 대상'에는 자기 자신도 포함된다. 타인을 사랑할 수 없는자는 자신조차도 사랑할 수 없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인 '이기심'이 아닌 '자기애'다. 둘째, 자기를 위한 삶(=자기애)와 타인을 위한 삶은 상호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다. 두 가지를 함께 달성할 수 있으며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은 다른 사람에 대한 사랑과 끊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다른 사람이 감정과 생각의 '대상'이듯 우리 자신 또한 우리에게 그러하다. 한편 타인을 향한 사랑의 경험속에서 사랑의 본질을 깨달음으로써 자신을 향한 사랑에 눈을 뜨기도 한다. 자신과 타인을 향한 사랑속에서 우리는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어린 아이에게서 어른의 모습을 볼 때
212 권위주의적 양심은 외적인 권위체, 예컨대 부모와 국가 등 어떤 문화에서 인정하는 권위체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목소리를 뜻한다. ... 우리 자신의 일부가 내면화된 권위로부터도 도피할 수 없다.  프로이트가 초자아로 묘사했던 것이다.

229 사회와 부모의 권위가 어린아이의 의지와 자발성과 독립심을 깨뜨리는 경향을 띠는 한, 어린아이는 부모로 대변되는 권위에 맞서 싸운다. ... 자동인형이 아니라 온전한 자격을 갖춘 인간, 즉 본래의 자신이 되는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서도 싸운다. ... 자아가 약화되고 가짜 자아가 빈자리를 대신하면, "나는 존재한다"라는 감정이 둔해지며 다른 사람들의 기대가 합해진 결과로 자아가 대체된다.

232 양심은 우리 자신에 대한 우리 자신의 반응이며, 자신에게로 되돌아가 생산적으로 살아가며 충만하고 조화롭게 발전하라고 촉구하는 '참자아(true self)'의 목소리다. 달리 말하면, 우리 안에 잠재된 존재가 되라는 목소리다.

"아이가 참 어른스럽네요." 누군가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보통은 아이에 대한 칭찬으로 받아들인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의 지시를 기계적으로 잘 수행하는 모습에서 이런 표현이 등장했다면, 이제 나는 슬픔을 느낄 것 같다. 부모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 삶의 목적이 되고, 그렇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죄책감을 느끼며, 의지력과 자발성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음을 염려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개인을 '두려움' 때문에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 '권위주의적 양심'의 특징이다. 반면 '인본주의적 양심'은 우리 자신의 목소리다. 삶에서 경험한 도덕적 경험의 진수를 담고 있기도 하다. '권위'에 의해서 강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자아'의 요구에 의해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옳다는 느낌을 따라 행하며 불편한 느낌을 받고 멈춘다. 이러한 양심의 목소리를 따라감으로써 우리는 본래의 자기모습을 드러낼 수 있고, 생산적인 삶을 영위하며 성장과 행복에 이르는 것이 가능하다.

"아이가 참 어른스럽네요." 유년기의 내가 참 많이 들어왔던 말이다. 나는 그러한 칭찬이 기뻤고, 칭찬에 대한 주변의 반응 또한 뿌듯하게 느껴졌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은, 늘 나의 가치체계의 최상단에 위치했다. 인정받는 것이 기쁜 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현재가, 인정받지 못하게 될 미래가 불안해지기도 했다. 아쉬움은 두려움이 되고 때로는 죄책감마저 느꼈다. 나의 잘못으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면, 나의 잘함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묘하게 합리적인 희망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 희망을 현실로 실현해내지 못했을때의 '자책감'은 늘 마음의 한 자리를 터줏대감처럼 차지하고 있었다. '좋아함'보다는 '해야함'이 먼저였고, 자발성과 자기애는 생기를 잃어갔다.

세계를 상실한 자는 자신의 세계를 획득한다
아이는 순진무구요 망각이며, 새로운 시작, 놀이, 제 힘으로 돌아가는 바퀴이며 최초의 운동이자 신성한 긍정이다.
그렇다. 형제들이여, 창조의 놀이를 위해서는 신성한 긍정이 필요하다. 정신은 이제 자기 자신의 의지를 의욕하며, 세계를 상실한 자는 자신의 세계를 획득하게 된다.
-프리드리히 니체, 정동호 역,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p. 41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 최초의 운동마저 이끌어내지 못한 사람이 자발성을 갖출 수 있을리 만무하다. 자발성이 없는 사람은 고유성을 갖출 수 없다. 세상이 요구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경우 교환가치가 있는 페르소나를 끈임없이 변검해나갈 뿐이다. 고유성이 없는 사람은 충만함을 경험할 수 없다. 소외된 자아가 계속해서 공허함의 메아리를 울려보낼테니 말이다. 그런 삶을 살아온 사람이 스스로의 삶을 납득할 수 있을리 없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받지 못한 인정을 타인에게 갈구하게 될 것이다.

타력에 의해 겨우겨우 돌아가던 수레바퀴는 신선한 긍정을 통해 비로소 제 힘으로 돌기 시작한다. 바로 양심의 소리를 향한 신선한 긍정이다. 세계를 상실한 자는 자신의 세계를 획득하게 된다. 강요된 규칙으로 설계됐던 주입적 질서를 떠나보내고, 양심에서 비롯된 강력한 의지가 구축해낸 '의미와 가치와 신념'으로 조각된 주체적 질서를 따라 흐르는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한다.  

[MV] Lucia(심규선) - 너의 존재 위에 (Upon your existence)

https://youtu.be/gBgsLFqZOEc

 

존재를 위한 존재, 자기를 위한 인간
자기를 위한 인간. 나의 존재 위에 그 무엇도 두지 않음으로써 나를 사랑하는 인간. 너의 존재 위에 그 무엇도 두지 않음으로써 너를 사랑하는 인간. 삶 위에 그 무엇도 두지 않음으로써 삶을 그 자체로 사랑하는 인간. 나와 세상의 도덕적 문제를 직시하는 의지로, 나의 삶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책임감으로, 본래의 자신이 되고 본래의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한 용기로, 비로소 자기를 위한 인간에 이를 수 있기를 꿈꿔본다. 지금 이 순간, 양심의 소리에 온전하게 귀를 기울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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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1건)

구매 자기를 위한 인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W****y | 2019.01.23

에리히 프롬 저/ 강주헌 역의 자기를 위한 인간입니다. 에리히 프롬의 저서들 중에서 사랑의 기술, 소유냐 존재냐 등의 책들을 읽고나서는 좋은 책을 읽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자기를 위한 인간이 신간으로 나오고 또한 이북으로도 나와서 이렇게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자기를 위한 인간이라는 제목에서 보이다 싶이 인간은 자기 자신을 위하고 살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을 알 수있습니다. 타인을 위해서 하려는 행위들은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아왔던 많은 기억들로부터 체화되어 왔기 때문에 정작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무감각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또한 여러의 선택지가 있을 때 그것을 자신있게 선택할 수 있는 자신의 취향에 대해서도 무지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에리히 프롬의 자기를 위한 인간을 읽어보세요. 지루할 수 있지만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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