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역시 위화답다.
위화의 소설에는 짖밟힐지리도 꺼지지 않는 사람의 온기가 있다.
고아원에 맡기려는 대목이 기가막히다.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힘들고 고단한 밑바닥 삶이다.
인생엔 때가 있고 선택의 순간이 있다.
젊으면 경험이 부족해 선택의 순간에 엉뚱한 패를 잡을 때가 있다.
돈,인생,인연,가난,사랑,시대상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현중국체제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 있다 이렇게 말하다간 잡아간다던데 사회비평이 많아 걱정된다.
자미원88
요즘 세븐틴 덕질에 빠져있는 중학생 딸이 고르는 책들이 하나같이 세븐틴 오빠들이 추천해 준 책들이네요. 영 책을 요즘 안 읽는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세븐틴 멤버들이 양질의 책을 추천해 주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 책 역시 세븐틴 멤버와 방탄소년단 멤버가 추천해서 아이가 사 달라고 해서 구입합니다. 워낙에 베스트셀러인데다가 내용이나 구성이 보증되어 있는 책이라 아이가 재미있게 읽고 있네요.
'허삼관 매혈기'와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를 읽어봤었는데, 오랜만에 본 이 작가의 작품은 문장이 매우 매끄럽고 차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간중간 해학이라고 불릴 수도 있을 요소들이 여럿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구한 삶을 살다가 죽은 민초들의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이야기가 가슴을 조금씩 쓰리게 하는 내용들인데, 그것을 풀어낸 문장들이 참으로 수려하다는 느낌을 여러번 느꼈다. 어쩌면 번역가의 역할이 큰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내가 중국어 원문의 느낌을 알 수는 없으니까.
이처럼 깔끔하고 정돈된 문장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참으로 처연하다고 밖에는 달리 표현하기 힘든 밑바닥 인생들의 죽음과 그 이전의 삶이었다. 창세기를 본떴다고 하는 형식, 그러나 죽음후의 7일이라는 판타지적인 설정이 분위기를 살리는 부분은 있으나, 바탕이 되는 내용은 한국사회에서 살아본(대략 80년대까지? 그 이후에도 적지 않은 이들이 경험이 유사하다고도 할 수 있을 듯 하지만) 이들이라면, 그 정서를 낯설어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다. 아주 예전에 읽어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공'이나 '난지도'와 같은 작품에서 보여졌던 한국사회의 밑바닥 사람들의 삶이 이 작품을 읽어나가면서 여러차례 떠오르더라.
중국의 과거일 수도 있고, 지금 이순간에도 이어지고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사실, 한국도 이런 사회에서 아주 거리가 먼것도 아닐것이고, 소위 선진국이라 하는 곳도 여전히 여러가지 이유로 - 지역적, 민족적, 경제적 이유로 이런 삶을 살아가는 이들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으로 본다. 경제지표가 중국보다 낮은 국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그렇기에 현대 자본주의화 된 지구사회에서 이와 같이 어려운 삶을 살다가 스러져가는 다수의 평범하고 운이 없는 이들의 삶을 그리고 있는 이 이야기가 주는 처연함에 가슴한켠이 먹먹해지더라.
생물학적 죽음의 순간에 모든 것이 단절되지 않고, 이 작품의 가정에서와 같은 기간이 허용되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가질 것인지를 한번 더 생각해본다.
위화의 제7일 주인공 양페이는 연고가 없어 장례가 치러지지 못했다. 양페이는 죽은 첫 날 도시를 떠돌다가 자신의 죽음을 확인했다. 둘째 날은 죽은 아내를 만났다. 셋째 날은 아버지를 잃어버린 기억이 떠올랐고. 넷째, 다섯째, 여섯째 날은 매장되지 못한 해골 사람들과 저쪽 세계의 얘기를 나누며 아버지의 죽음을 확인했다. 일곱째 날은 아버지를 만났다. 그리고 새로 들어온 영혼에게 이곳이 어떤 곳인지 알려주며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