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번스 저/오경아 역
야스모토 사치에 저/심수정 역
김강호 저
글로스터(박상태) 저/아피스토(신주현) 그림
임이랑 저
주부의 벗사 저
2020년 06월 15일
이제는 재미로 보고 읽는다. 식물을 키우는 이야기. Green Thumb이라는 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얼마나 식물을 오래 만지면 손가락에 초록물이 들까. 이렇게까지 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내 손도 식물을 키워 내는 경지에 이르렀으면 좋겠다.
정원 디자인을 공부하려면 영국에 가야 하나 보다. 이 작가도 영국에서 배웠다고 한다. 영국의 정원을 실제로 구경해 본 적은 없지만 책으로는 더러 읽었다. 정원 자체에 대해 아예 모르고 있는 수준이라 우리와의 차이도 모르고 있지만 이런 책을 들여다보기 시작하자 실제의 정원을 구경해 보고 싶은 마음도 든다. 딱 기본적인 호기심만큼.
식물도 살아 있는 존재라 생명을 다루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내 경우 이게 좀 지나쳐서 살리겠다는 마음보다 죽여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더 크다 보니 쉽게 다가서지 못했다. 지금도 이런 마음이 여전한데, 그래도 나서 보자는 용기를 내고 있는 중이다. 시든 식물을 뽑아서 버려야 한다는 것, 어쩌다가 시들어 버렸는지 모른다는 것은 내가 품고 답을 찾아야 할 숙제다.
책에는 정원을 가꾸는 마음을 고스란히 담은 글과 예쁜 사진들로 가득차 있다. 꽃 앞에서, 나무 앞에서 어느 누가 고운 마음을 갖지 않을까? 자신의 정원을 이미 가진 사람이든 앞으로 가지고 싶은 사람이든 번거로운 마음을 달래고 싶을 때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 안의 기운이란 솟구치게 해야 할 때도 있지만 잔잔하게 가라앉혀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니까.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정원'을 내 집 마당에 만들어 놓고 즐기는 문화가 아닌 자연 그대로를 주위에 두고 보는 것을 즐겼다. 그렇기 때문에 정원이 발달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외국을 나가보면 정원이라는 개념이 발달되어 있어 공원 같은 정원도 입장료를 받고 대중들에게 공개하는 경우들이 있다. 얼마 전 일본에 여행을 갔을 때 많은 '정원'을 보았다. 대부분의 정원들이 유료로 적게는 100엔 정도의 입장료를 내야 정원을 구경할 수 있다. 정원일뿐인데 입장료까지 내야 하는지 의문이었지만 그만큼 정성들여 가꾸고 무료보다는 더 유심히 정원을 보고 그만큼 정원을 아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서양이나 일본, 중국만 하더라도 '정원'을 '가드닝(Gardening)'이라고 해 전문적인 용품 가게나 정원사 등도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는다. 외국에는 정원 박람회까지 있고 정원사가 최고의 직업 중 하나로 인식되는 나라들도 있다. 집에서 자신의 작은 정원을 꾸미기도 하지만 공공 정원에서 전문적으로 관리를 하는 관리인까지도 있고 힐링과 여유를 삶의 중심으로 생각하게 된 생활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엔 익숙하지 않고 아직은 일반적이지 않은 정원의 일이지만 외국의 경우들을 보며 앞으로 우리 생활에도 여유를 가지고 아름다운 자연을 가꾸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그린썸, 식물을 키우는 손>은 마당에서 키울 수 있는 나무나 식물 등을 소개하고 정원사의 이야기, 정원 돌보는 법까지 알 수 있다. 정원이라고 해서 넓고 큰 마당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화분에 꽃을 심고 집의 작은 공간에 장식해도 정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고 많은 것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식물을 키우고 가꾸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안정되게 한다. 화훼 시장에서 꽃을 사서 식탁에 장식하거나 집의 작은 마당에 심는 것이 주말 아침의 일로 실천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행복이 멀리 있는 것도 아니고, 만족이 높은 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화단이라도 가꿀 수 있다면 좋겠다.
정말이지 꿈틀하는 뭔가가 책을 읽는 내내 나를 간지럽혔다.
글자를 따라 생동하는 손놀림과
땀방울을 훔치며 대지를 적시는 이슬과 흙을 쓰다듬고 사랑하는 저자의 손길이 느껴진다.
뭔가를 탄생케 하는 흙과 햇빛과 그 길을 돕는 정원사의 사랑이 소록히 담긴 책이다.
->예쁜 꽃들이 페이지만다 글로, 사진으로 선보인다. 새로 만나는 꽃들이 가슴 설레게 한다.
이 책은 정원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얼마나 멋진 일인지 알려준다.
저자가 정원일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끼게 하는데,
투박할 듯 하지만 섬세하고 생명을 잉태케 하는 손놀림이 샘도 난다.
시골에서 커서 그런지 흙을 어루만지는 저자의 글 속에서
어린 시절 땅콩을 캐며 발로 만지고 손으로 놀던 흙내음이 그리웠다.
색이 예쁘다 못해 황홀한 꽃들과 풀들과 정원의 모습에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다.
눈으로 보는 정원에서 꽃향기가 나고 흙내음이 느껴지는 듯 눈도 즐겁고 글도 편하다.
-> 저자의 작업실 이름 '오랑쥬리'에 대한 설명. 난대성 식물의 월동 장소로 시작된 오랑쥬리.
-> 저자의 약력.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에 갔다 와본 터라.. 더 신뢰가 간다.
이 책은 단순히 정원을 어떻게 가꾸어야 하는지 기술적인 부분만을 다루지 않는다.
정원일을 사랑하게 하고, 흙과 정원에 심겨질 식물들을 사랑하게 한다.
영국의 유명한 '서튼 플레이스'에서 정원일을 배웠고,
'오랑쥬리'라는 작업실을 열어 사람들에게 '가드닝 본능'을 일깨우는 일을 즐기는 예술가 같다.
정원을 예쁜 꽃으로 장식한다는 단순한 개념에서
예술가적인 감각을 보고, 생명을 잉태하는 마음을 읽는다.
영국의 정원 이야기들도 흥미롭고 정원일에 대한 새로운 개념도 얻을 수 있어 좋다.
->아름다운 색이 조화로운 정원의 꽃들. 정원사의 손길을 느끼며.. 눈이 휴식한다.
-> 색이 참.. 곱다..
->잎사귀가 꽃만큼 아름다운 나무들도 있다. 골든레몬타임. 이름도 예쁘거니와~
그린썸(Green Thumb)이란 흙을 매만지고 식물들을 가꾸느라 거칠어진 손으며,
원예에 재능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저자는.. 진정한 그린썸이다.
더욱이 식물을 기르는 데 있어서는 마이너스의 손이던 저자의 어머니가
마이더스의 손으로 변한 모습에서 희망을 본다.
가끔 물만 줘도 잘 자란다는 스킨이라는 식물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는 내가
어쩌면, 사랑과 정성을 쏟는 그린썸으로 변할는지 모르니 말이다.
-> 시골에서 농사 지으시느라 늘 풀물 든 엄마의 손가락이 생각난다.
책을 덮으며, 화분 하나 들여봐야겠다 생각한다.
식물에 관심을 갖고, 사랑과 정성을 쏟다 보면 식물도 내게 말을 걸어오지 않을는지.
언젠가 내 손으로 가꿀 작은 정원이 생기면 좋겠다,
아이들 다 키워내고 시골로 가서 흙과 꽃 어루만지는 정원일을 해 보고 싶다.
이게 가드닝 본능을 깨우려는 저자의 마음이 전해진 결과일까?^^
가을에 색다른 책읽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삭막해져 가는 책읽기에 휴식이 필요한 이들도 좋을 것이다.
자연이 느껴지고, 포근함이 느껴지고 생명이 느껴질 것이다.
책 곳곳에 보이는 꽃들에게서 쉼을 얻고,
편안한 글 속에서 휴식을 얻을 것이다.
멋진 책이다.
사진만으로도 눈이 호강한다.
이 가을에 행복한 마음을 줄 듯~
-> 영어 이름이 어렵다만.. 예쁘다. 허브 같기도 하고..
->이보다 멋진 그림이 있을까. 자연이, 식물이 만들어낸 그림만큼 아름다운 작품이 있을까.
-> 올 여름 방학숙제로 키우던 아들의 화분. 초록은 늘 이렇게 힐링의 기운을 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