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엽(송도부자) 저
가지가야 요코 저/김수정 역
아라이 시마 저/박승희 역
정은주 저
한은화 저
하우스앱 저
안녕하세요 :)
https://blog.naver.com/greenmint12/222034615772
에서 본 포스팅 리뷰를 좀 더 상세히 서술했어요!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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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
우리의 삶을 공간과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기에, 공간의 모습과 분위기는 그곳을 사용하는 사람을 나타내어 주기도 한다. 깔끔하고 심플한 것을 좋아하고 청소를 귀찮아하는 나는 잡다한 물건은 서랍에 넣고, 가급적 뚜껑이나 문이 달려 있는 수납함을 선호하며, 가급적 물건은 바닥에 놓지 않고 벽에 걸려고 하는 편이다. 때문에 다른 사람의 집에 방문 하거나 다른 사람의 집 사진을 보면서 나는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일지를 추측하며 그 사람의 취향을 짐작해 보거나 나와 성격의 차이를 비교해 보기도 한다.
사람마다 생각과 취향이 다르듯이, 집의 모습도 사람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래서 나에게 모든 '집'이라는 공간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과정처럼 설레기도 하고 자세히 알아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똑같은 소파와 TV의 위치이다 하더라도 어떤 색깔의 소파와 쿠션을 놓았는지, TV주변이나 소파 뒤 벽에는 어떤 장식품들이 있는지는 저마다 다르다. 대강 보면 비슷해보여도 세세히 살펴보면 모두 다른 사람들처럼...
이 책은 나만의 공간을 하나하나 만들어나가기 좋아하는 저자 슬로우어가 자신의 공간을 꾸민 방법을 공유하고, 소품에 대한 애정과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책이다. 소품이 그 사람의 취향을 분명히 드러내어주는 것이며 변화를 주기 좋다고 생각한 인테리어의 요소라고는 생각했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소품은 사실 인테리어의 마지막 단계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소품은 인테리어를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첫 공간꾸미기였던, 유학 후 돌아온 내 방 꾸미기의 경험과 실패(?)를 통한 경험을 공유한다. 예쁘다고 차곡차곡 모았던 소품들이 놓여진 공간과 어울리지 않아서 그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경험을 말이다. 나는 인테리어 책을 종종 읽는 편인데, 대부분은 공간의 전체 분위기와 톤을 조절할 색깔을 정하고, 큰 가구를 먼저 배치한 후 강약을 주거나 포인트가 될 작은 소품을 매치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었다. 그래서 저자의 이런 시각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반면에 일견 동의가 되기도 했다.
마음 먹고 집을 다 뜯어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 이상에야 벽지나 큰 가구들은 바꾸기가 쉽지 않다. 반면 적은 금액으로 나의 취향을 바로 반영할 수 있는 소품들은 자주 바뀌기도 하고, 쉽게 바꿀 수도 있다. 기존 사고방식에서는 소품이 공간의 포인트를 주는 요소로서 기능한다면, 슬로우어가 말하는 소품은 공간을 빛내주기 위한 조연이 아닌 내가 아끼고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이라는 주연으로서 기능하기 때문에 이를 잘 어울어지게 하고 돋보여줄 수 있는 전체 배경을 나중에 고려하는 것이 아닐까? 소품의 대한 인식이 전환되는 순간이었다.
내가 이 책을 알게 된 곳이기도 하며 즐겨찾는 네이버밴드 '꿀하우스'에는 많은 사람들의 공간 사진이 나온다. 그런데 다른 인테리어 책이나 잡지, 블로그 글 등과 차별을 보이는 것이 있다면 꿀하우스에는 대부분 집 전체의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나오게 된다면 보통 오피스텔이나 원룸으로 추정되는 작은 공간이다. 나는 하나의 방 또는 거실 등 적은 수의 혹은 작은 공간의 사진을 보며, 이는 아직 큰 집을 마련하지 못한 젊은 층이나 신혼부부, 혹은 부모와 아직 함께 살고 있는 성인 자녀, 전세나 월세 등 임대 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어렵지않게 따라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보통 멋진 인테리어로 소개된 집들은 거액을 들여 전문 인테리어업체에 리모델링을 맡긴 사진, 3-40평 이상의 확장된 큰 아파트, 비싸고 고급진 가구, 짜 맞춘 가구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압도되기는 할 지언정 와닿지는 않았다. 반면에 꿀하우스에 소개된 사진은 작은 가구들의 배치, 특색있는 소품이 돋보이는 사진이 많아서 개성도 있고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사실 진정한 내 소유가 아닌 공간(부모님 댁, 임대주택 등)에 큰 돈을 들이거나 집 전체를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방 하나 정도는 나만의 스타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에서 자신의 방을 자신의 스타일로 바꾸는 것으로 부터 시작한다. 그 다음에는 신혼집을 꾸미는 데 친정 부모님께서 사시는 아파트의 방 두 칸을 신혼 집(신혼 방)으로 꾸미고, 소품샾인 슬로우어를 꾸민다. 모두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고, 온전히 자신의 소유도 아닌 공간이지만 충분히 개성을 발휘하여 멋진 자신의 공간을 창조한다.
소품에 대한 저자의 인식, 저자가 애정하는 소품에 대한 글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지만,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신혼방의 가구와 마루, 창문 등을 부부가 직접 목공작업을 통해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었다.
어쩌면 뻔하디 뻔한 아파트 구조에서 방 두 개를 부부만의 신혼집으로 바꾸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마루를 높여 침대의 위치를 바닥보다 낮게한 발상, 아파트 섀시를 원목의 창문으로 바꾼 점, 실용적인 화장대와 작은 주방 등은 신선함 그 자체일 뿐 아니라 세상 어디에도 없는 그들만의 공간을 창조한 것이라 놀라웠다. 그리고 저자의 닉네임처럼 서두르지 않고, 번거롭고 힘들더라도 그 과정 하나하나 부부의 손길을 담아 완성했다는 점도 감동적이었다.
그녀의 소품샾 또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로변 1층 상가, 사람들의 눈길과 발길이 쉽게 닿는 곳이 아니라 어딘가 비밀스러운 곳, 하지만 느낌이 좋은 곳을 저자가 전문업자의 손을 빌리지 않고, 자신이 좋은대로 꾸미고 운영했다는 점에서 그녀의 개성과 그녀만의 고집이 느껴졌다. 이 책을 읽고 나자 그녀의 소품샾인 슬로우어에 나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이처럼 내가 머무는 공간 전체가 다 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물건, 앉으면 힐링이 되는 의자 하나, 마음 편히 머물 수 있는 방 한 칸이라도 있다면 지친 몸과 마음에 큰 위로가 되는 것이다.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의 취향은 무엇인지. 거창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작은 소품에서 부터 취향 찾기를 시작해 보자. 또 거창하게 시작해서 지레 지치기 보다는 주변에 나에게 안식을 주는 공간에서 부터 서서히 변화를 시도해보자. 그 곳이 침실이든, 주방이든, 발코니이든간에...
이 책은 나의 힘으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공간 연출에 대해 용기를 주는 책이었다.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내 방'이 생기면서였습니다.
독립적인 내 방!
특히나 '내' 방이라는 것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였기에 남들의 인테리어를 보며 이것저것 사 모으고 꾸몄었습니다.
근데!
왜!
남들의 소품을 사고 남들처럼 벽지를 선택하였는데!
'내' 방은 유독 예쁘지않고 오히려 복잡하고 어지러운 것인지......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하였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
이 문구에 이끌렸습니다.
내 방이
내 방다워지는
소품 인테리어
노하우
남들과 다른 '내 방'다워지는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었습니다.
제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소품들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그냥 여기저기 눈에 띄는 소품 가게를 다니며 이것저것 '예쁜 것'들을 사왔다. 때론 귀여운 것, 심플한 것들을 샀다.
...
어떠한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통일감 없는, 방 꾸미기 아닌 방 꾸미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결국 방 안에는 넘치는 가구들과 함께 물건들까지 점점 더 늘어났다. - page 19 ~ 20
저도 방을 꾸미겠다는 마음만 앞서 물건들을 사 모으다보니 결국 멋진 소품들이 '잡동사니'로 전략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 저에게 시작된 조언은 우선 '비우기'였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히려 뒤늦게 가치가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시간을 품어야 더더욱 가치가 높아지는 것들이 있다. 무엇을 버려야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개인이 살아오면서 생각하고 느낀 물건에 대한 가치를 바탕으로 결정하면 될 것이다. 나처럼 후회하는 선택을 하지 않으려면, 지속적으로 자신의 공간과 물건을 살피고 생각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공간을 이왕 비웠으면 미련도, 후회도 훨훨 털어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비워진 공간에 오롯이 자신의 취향이 반영된 무언가를 채울 생각에 오히려 설레기도 할 것이다.
자신이 늘 있는 공간을 멋지게 꾸미고 싶은데 '뭐부터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먼저 '버려라'라고 말할 것이다. 버리는 과정을 겪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취향이 드러나기도 하고 나중에 꼭 필요한 것만 사는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page 34 ~ 35
그리고나서 공간을 꾸미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특히나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는 방법.
어느 공간에서든 한번 본 인테리어를 단지 '예쁘다'라고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궁금해 하고, 호기심에서 끝내지 않고, 귀찮다고 포기하지 않고, 찾아보고 익혀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쳤으면 한다. 그것이 바로 온전히 자신의 감각을 만들고 채우는 길이 아닐까.
실제로 수백 자아의 이미지를 꼼꼼히 뜯어 보며 궁금한 걸 스스로 찾아보니 공간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작은 소품 가게를 오픈하기로 결정하고 공간을 계약한 후 인테리어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을 때, 나의 취향과 인테리어의 방향에 대한 의심이 없었다. 이런저런 이미지를 많이 찾아볼 필요 없이, 처음부터 이 공간이 어떻게 꾸며지기를 원하는지 알았다는 것은 나에게 어울리는 옷이나 스타일에 대한 취향이 분명하듯 공간에 대한 취향이 분명했다는 뜻이다. 평소 많은 이미지를 보고 이런저런 다른 방식으로 상상하다 보면, 어느 날 내 공간을 꾸밀 기회가 생겼을 때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이미지가 그려지고 완성된 모습이 상상될 것이다.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자신만의 감각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 page 62
그렇게 자료 수집부터 시작하여 작은 소품들을 배치하는 것까지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천천히', 하지만 '또렷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슬로우어'라는 말이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인상적으로 남았었습니다.
슬로우어, Slow.er
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
더불어 예전의 나처럼, 어쩌면 앞으로의 나에게도, 혹은 가족이나 친구,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살면서 흔들리고 불안할 때, 자신만의 공간에서만큼은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그리고 그 공간 안에 슬로우어의 어떤 것이 편안함이나 작은 즐거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를 비롯해 여전히 불안함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page 7
이런 저자의 바람이 고스란히 묻어있던 이 책.
읽으면서 그녀의 공간이, 그녀의 소품들이 저에게 살며시 다가와 '편안함', '안정'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왠지 심적으로 힘들 때 이 곳에 찾아가고 싶었습니다.
'슬로우어(Slow.er)'
그곳에 가면 가구들이, 소품들이 저에게 위로를 전해줄 것 같았습니다.
언젠가 시간이 나면 혼자,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채우기 위해 꼭 한 번은 방문해야겠습니다.
잠시 눈을 돌려 우리집의 바라보았습니다.
그동안 그저 무심히 공간을, 가구들을, 소품들을 버려둔 것은 아닌지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날이 좋은 날.
그날 하나 둘 정리를 하며, 소품들과 이야기를 하며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