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아인의 멜랑콜리는 실재하는가?”
- 민족적 특징 VS. 문학적 환상
서양 세계에서는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하면 으레 우울하고 음침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저자는 북유럽에 대해 어두운 이미지가 형성된 원인을 찾아 나서며 가장 먼저 스칸디나비아의 종교개혁에 주목한다. 하지만 실마리를 찾아가는 도중 이 모든 이야기가 그저 신화에 불과한 것은 아닐지 의문을 품는다.
“멜랑콜리 이미지가 ‘다들 우리더러 우울하다고 하니 정말 그런가 보다’ 식의 자가 검증적 진단으로 굳어지면서 진짜 이미지와 인위적 이미지가 뒤섞인 것은 아닐까?” (89쪽)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는 스칸디나비아 문학에서 특히 부각되어 왔다.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로 대표되는 ‘노르딕 누아르’도 하나의 예다. 노르웨이의 극작가 라르스 노렌은 멜랑콜리 이미지의 원인을 지형에서 찾았다. 추운 기후에서 서로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지내다 보니, 타인을 향한 관심은 시들해지고 고독에 빠진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나 저자의 노르웨이인 친구는 스칸디나비아인의 멜랑콜리가 문학적 환상이자 예술적 허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은 노르웨이의 숲길을 거닐며 북유럽인의 우울함을 이해하는 것에 대한 논쟁을 이어가기도 한다. 이를 통해 스칸디나비아의 우울한 모습이 정확한 문화적 반영이라기보다 외부인의 강요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끌어낸다.
“표현의 자유에 한계는 없는가?”
-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향한 총구
18세기 덴마크의 궁정 의사 슈트루엔제는 왕의 신임을 얻고 왕비와는 불륜 관계에 있던 인물이다. 그는 절대 권력의 지지 아래 무보수 강제 노동 철폐, 표현의 자유 등 민주적 개혁안을 펼쳐나갔다. 덕분에 덴마크인은 유럽 최초로 완전한 언론의 자유를 누린 국민이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슈트루엔제가 덴마크인에게 표현의 자유를 쥐여 주자 사람들은 너도나도 슈트루엔제와 왕비를 겨냥한 모욕적인 시를 지어냈다.
“덴마크인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그대로 표현하고, 서로서로 가르치고, 서로에게 건설적 비판을 나누고, 높은 자리의 힘 있는 이들에게 대담하게 이의를 제기할 자유를 얻었어요. 그런데 그 결과로 슈트루엔제가 얻은 것은 오히려 고전판 인터넷 트롤이 판치는 사회였어요.” (249-250쪽)
21세기에는 한 청년이 코펜하겐의 카페에 총기를 난사한 일이 벌어진다. 2015년 파리에서 벌어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에 감응을 받아 저지른 사건이었다. 카페 안에서는 무함마드 풍자 만평가 라르스 빌크스가 표현의 자유에 대해 논하고 있었다. 그는 이미 수년간 테러 위협을 받아왔지만 “살해 협박 때문에 표현의 자유라는 신념을 포기해야 한다면 그 또한 비극”이라고 밝혀왔다. 표현의 자유는 스칸디나비아 시민 정신의 일부와 다름없다. 하지만 위 사건에서도 드러나듯 이는 위협받기 쉬운 가치이기도 하다. 오늘날 표현의 자유에서 비롯된 사회 문제 및 그 허용 범위 등에 대해 숙고해보게 되는 대목이다.
“가장 행복한 나라도 완벽한 세상은 아니다“
- 인간에 대한 믿음을 고수한다는 것
노르웨이 정부청사에 폭탄을 터뜨리고 노동당 청소년 캠프에 총기를 난사하여 77명을 살해한 아네르스 브레이비크는 노르웨이 법 ‘최대’ 형량인 21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브레이비크는 5년의 복역 기간 중 오랜 시간 독방에 감금된 것을 두고 인권 침해라며 노르웨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이후 법정에선 브레이비크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졌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향하는 국가라면 제아무리 흉악범이라도 인도주의적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는 원칙이 우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인간의 기본권과 평등권을 최대한 존중하고 평등한 복지를 시행하는 북유럽 국가들에게는 ‘행복한 나라’라는 별칭이 언제나 따라붙는다. 하지만 인도주의에 앞장서온 북유럽에도 부정적 평가는 존재한다. 실제로 《뉴욕 타임스》는 브레이비크가 머무는 교도소를 호텔 스위트룸과 비교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인간 본성에 대한 스칸디나비아인의 믿음에 금이 가게 한 몇몇 사건들은, 우리가 이상적이라 생각하는 국가조차 완벽한 세상은 아님을 보여준다.
“스칸디나비아 2천 년의 역사, 문화, 사회를 발견하는 여행. 깊은 지식과 열정으로 쓰여진 매력적인 책.”
─ 영국 BBC
“스칸디나비아의 매력적인 풍경, 특성, 역사,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다.”
─ 리처드 이어(영화감독)
“알 듯 말 듯 한 신비로운 북유럽을 흡인력 있게 파헤쳤다. 역사와 더불어 저자 자신의 지식과 통찰을 다각도로 풀어내면서 북유럽 사람들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생동감 있게 들려준다.”
─ 《아이리시 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