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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사람과 동물의 윤리적 공존을 위하여

셸리 케이건 저/김후 | 안타레스 | 2020년 7월 2일 한줄평 총점 0.0 (11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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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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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베스트셀러 『죽음이란 무엇인가』 이후 8년 만의 신작
내 인생은 돼지의 삶보다 가치 있는가?
‘죽음’의 철학자, ‘동물’의 삶으로 ‘인간’의 가치를 논하다!


‘죽음’의 철학자 예일대학교 셸리 케이건 교수가 8년 만에 돌아왔다. 『죽음이란 무엇인가(DEATH)』를 통해 ‘죽음의 본질’과 ‘인생의 의미’를 탐구했던 그가, 이번에는 동물윤리 한복판에 뛰어들어 ‘동물의 삶’과 ‘인간의 자격’을 역설한다. 이 책은 케이건 교수가 옥스퍼드대학교 우에히로 실천윤리 센터(Uehiro Centre for Practical Ethics)의 초청을 받아 진행한 특별 강좌를 재구성한 것으로, 인간과 동물의 도덕적 ‘지위’와 의무론적 ‘권리’ 그리고 윤리적 ‘공존’에 관해 고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써 그의 윤리적 관심은 ‘인간의 죽음’을 넘어 ‘동물의 삶’을 아우르는 데까지 이르렀다. 케이건 교수 특유의 유머 감각과 재치 있는 입담은 여전하다. 논증은 훨씬 정교하고 집요해졌다. 이 책에서도 그는 독자의 지적 호기심과 윤리적 양심을 일깨우는 다양한 질문을 던지지만, 대표적인 현대 철학자답게 신념과 감정을 완전히 배제한 채 오직 이성과 논리로만 동물의 권리와 인간의 가치를 파헤친다.

이 책은 두 가지 방향으로 읽힌다. 하나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잘사는 ‘윤리적 공존’을 모색하는 작업이며, 다른 하나는 지구상에 가장 월등한 존재로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삶의 참된 가치’를 되새기는 기회다. 오늘날 동물윤리 분야의 지배적 견해에 강력한 반론을 제기하는 동시에, 사람과 동물의 도덕적 차이를 철학적으로 살핌으로써 ‘무엇이 인간을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드는지’ 곱씹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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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감사의 말

들어가며_사람과 동물은 동등하지 않다

제1장_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존재들

도덕적 입장과 도덕적 지위/도덕적 존재는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가-지각 능력/도덕적 존재는 욕구에 따라 행동하는가-행동 능력/행동 능력만으로 충분한 도덕적 입장/도덕적 존재가 누려야 할 복지

제2장_사람과 동물은 평등해야 하는가

사람과 동물이 동등하다는 관점-단일주의/누가 더 많은 복지를 잃는가/사람의 삶과 동물의 삶/도덕적 지위는 계층마다 다르다는 관점-계층주의

제3장_동물에게 복지를 나눠주는 방법

복지 분배의 원칙들/단일주의가 분배 문제를 대하는 방식/교착 상태에 빠진 단일주의

제4장_복지의 가치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복지 분배와 계층주의/적절하게 조정된 복지 수준/도덕적 지위는 복지의 가치에 차이를 만드는가/고통은 똑같이 고통일 뿐이라는 주장/도덕적 지위를 감안한 복지의 가치

제5장_무엇이 도덕적 지위를 결정하는가

도덕적 지위를 갖게 하는 특성들/모든 돼지가 아닌 ‘이’ 돼지와 ‘저’ 돼지-개체주의/도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들/무엇이 될 수 있는가-잠재적 지위/무엇이 되었는가-양식적 지위

제6장_계층주의에 대한 몇 가지 우려들

도덕적으로 치명적인 차별-엘리트주의/사람보다 더 높은 도덕적 지위-우월한 존재/심각한 정신 장애인을 바라보는 문제-가장자리 상황/평범한 사람들 사이의 능력 차이-정상적 편차

제7장_단일주의는 의무론이 될 수 있는가

결과주의와 의무론/절대적 의무론과 단일주의/온건한 의무론과 단일주의/몇 가지 계산

제8장_동물에게는 의무론적 권리가 없는가

동물은 의무론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제한적 의무론/자율성은 사람만의 특성인가/충분한 자율성이라는 어불성설/전부냐 전무냐, 이분법적 특성

제9장_동물을 아우르는 계층적 의무론

약한 권리 강한 권리/권리의 임계치와 도덕적 지위에 관한 방정식/동물의 권리를 침해하기 위한 조건/더 살펴야 할 도덕 원칙

제10장_동물에게 자기방어권이 있는가

스스로를 지킬 권리/사람에 대한 동물의 자기방어권/동물에 대한 사람의 자기방어권/동물에 대한 동물의 자기방어권/더 살펴야 할 비례 원칙

제11장_제한적 계층주의라는 대안

적절한 계단 함수/실천적 현실주의/새롭게 태어난 계층주의/제한적 계층주의는 편리한 허구인가

나오며_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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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저 : 셸리 케이건 (Shelly Kagan)
예일대학교 철학 교수(사회사상·윤리학). 미국을 대표하는 현대 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1976년 웨슬리언대학교 철학부를 최우등(summa cum laude)으로 졸업한 뒤, 1979년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석사학위와 1982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86년까지 피츠버그대학교, 1995년까지 일리노이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1995년부터 현재까지 예일대학교 철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6년에는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Sciences) 회원으로 위촉됐다. 그의 철학은 도덕철학과 규범윤리학 관점에서 철저히 현실에 기... 예일대학교 철학 교수(사회사상·윤리학). 미국을 대표하는 현대 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1976년 웨슬리언대학교 철학부를 최우등(summa cum laude)으로 졸업한 뒤, 1979년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석사학위와 1982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86년까지 피츠버그대학교, 1995년까지 일리노이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1995년부터 현재까지 예일대학교 철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16년에는 미국예술과학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Sciences) 회원으로 위촉됐다.
그의 철학은 도덕철학과 규범윤리학 관점에서 철저히 현실에 기반을 두고 삶과 죽음의 문제, 행복과 도덕적 가치, 공공의 선, 인간의 본성, 동물의 권리 등을 다루며, 공리주의로 대표되는 결과주의와 칸트주의로 대표되는 의무론 사이의 논쟁에서 중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대표 저작 《도덕의 한계(The Limits of Morality)》(1989)와 《규범윤리학(Normative Ethics)》(1998)은 전세계 유수 대학에서 철학 교재로 채택하고 있으며, 《응보의 기하학(The Geometry of Desert)》(2012)은 미국출판협회(Association of American Publishers)가 그 해 최고의 연구 결과가 담긴 출판물에 수여하는 프로즈상(PROSE award) 철학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또한 아이비리그 3대 명강으로 널리 알려진 열린예일강좌(Open Yale Course) 최고 인기 강연 ‘죽음(DEATH)’을 기반으로 2012년 출간된 동명의 책은 미국 외 국가로는 최초로 같은 해 가을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한국어판이 출간되면서 국내에 ‘죽음’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2013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케이건 교수는 서울대학교 특강, 네이버 TV캐스트 강연, SBS 〈아이러브人〉 시즌 3에 출연했고, 2014년에는 그와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EBS 다큐프라임 생사탐구대기획 〈DEATH〉가 방영된 바 있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독립연구가로서 역사·철학·문화·정치·사회·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바탕으로 저술 및 번역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활이 바꾼 세계사》(제43회 한국백상출판문화상 수상)와 《불멸의 여인들》《불멸의 제왕들》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밀수 이야기》《전쟁 연대기》《맛의 제국 이탈리아의 음식문화사 Al dente》《세상이 버린 위대한 폐허 60》《설명할 수 있는 경제학》《일자리의 미래》 등이 있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독립연구가로서 역사·철학·문화·정치·사회·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바탕으로 저술 및 번역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활이 바꾼 세계사》(제43회 한국백상출판문화상 수상)와 《불멸의 여인들》《불멸의 제왕들》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밀수 이야기》《전쟁 연대기》《맛의 제국 이탈리아의 음식문화사 Al dente》《세상이 버린 위대한 폐허 60》《설명할 수 있는 경제학》《일자리의 미래》 등이 있다.

출판사 리뷰

오직 이성과 논리로 파헤친 동물의 권리와 인간의 가치
“가장 막연한 주제, 가장 현실적인 강의”


셸리 케이건 교수의 전작 『죽음이란 무엇인가』의 ‘죽음’이 가장 ‘끔찍한’ 주제였다면, 이 책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의 ‘동물’은 가장 ‘막연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어떤 동물도 인간과 토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물은 스스로를 대변할 수 없다. 동물을 윤리적 틀 안에서 도덕적 존재로 헤아리는 것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 가운데 오직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동물윤리는 동물에 대한 사람의 윤리적 책임을 다루는 도덕철학의 한 분야다. 또한 모든 윤리학이 그렇듯 동물윤리 역시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인류의 자유, 평등, 권리, 복지 등이 모두 그렇게 발전해왔다. 그리고 이제껏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 도덕 이론을 동물로까지 확대해 적용하기 위해서는 “도덕적 입장을 취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도덕적 지위가 동물의 삶에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 “동물의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와 같은 논점들을 살펴야 하며, 이에 답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사람의 고통과 동물의 고통은 같은가?”, “인간이면 누구나 똑같이 사람인가?”, “동물보다 못한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 “사람과 동물의 도덕적 차이는 무엇인가?”

그런데 이 모든 질문은 결국 동물보다 압도적으로 더 많은 것들을 누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단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무엇이 나를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드는가?”

―사람과 동물은 동등하지 않다

불과 50년 전만 하더라도 “동물을 어떤 식으로 대우할 것인가?”와 관련한 철학적 주제는 사실상 존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50년이 흐르는 동안 추(錘)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동물윤리는 도덕철학에서 가장 견고하게 자리 잡은 분야가 됐다. 이 주제를 다룬 저작과 논문과 기사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며, 정기 간행물 발행이나 학술회의 개최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서 동물윤리 분야에 거대한 ‘철학적 관점’이 형성됐다.

이 책에서 셸리 케이건 교수는 아예 처음부터 자신의 관점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다음 논증을 시작한다. ‘도덕적 입장(moral standing)’을 가진 존재는 마땅히 도덕적 헤아림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모든 개체가 동일한 ‘도덕적 지위(moral status)’를 갖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도덕적 지위는 동물보다 월등히 높으며 동물들 사이에서도 각각 다르다. 이른바 ‘계층적(hierarchical)’ 관점이다.

그러나 누구든 직관적으로 당연하게 여길 것 같은 이 관점은 동물윤리 분야의 주류가 아니다. 오늘날 동물윤리를 지배하는 견해, 즉 ‘철학적 관점’은 “사람과 동물은 동등하다”는 입장이며, 케이건 교수는 이 관점을 ‘단 하나’의 도덕적 지위만을 인정한다고 해서 ‘단일주의(unitarianism)’라고 부른다. 그는 인간 사회의 도덕 이론을 동물에 적용한 단일주의자들의 노고를 인정하면서도, 동물윤리 분야가 교착 상태에 빠진 이유 또한 이들의 잘못된 관점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사람과 동물이 동등하다는 견해가 “동물을 사람과 같이 헤아려야 한다”는 일반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괴상한 논리로 발전해 공론을 이끌어내기는커녕 분열만 야기하고 있다. 개나 고양이는 ‘가족’과 같은 헤아림을 받는 반면 소나 돼지는 ‘고기’로 식탁에 오르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단일주의 관점에서는 그저 ‘옳지 못한’ 행위일 뿐이다. 그것이 전부다. 더 이상 논의의 여지는 없다.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존재들

“도덕적 입장을 가진 존재는 도덕적 헤아림을 받아야 한다”고 할 때, 우리는 해당 존재가 ‘도덕적 입장’을 취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케이건 교수는 “고통은 고통(Pain is Pain)”이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지각 능력(sentience)’, 즉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는 도덕적 입장을 갖는다”는 단일주의의 기존 견해를 소개한 뒤, 이 능력은 도덕적 입장 설정의 근거가 되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고통이나 쾌락은 해당 개체만이 느낄 수 있는 주관적 경험이므로, 지각 능력은 이를테면 학대당하는 고양이를 보고도 그저 몸부림칠 뿐이지 고통을 느끼는 게 아니라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압도할 수 있는 개념이 못된다. 그래서 해당 개체가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지의 여부는 케이건 교수가 ‘행동 능력(agency)’이라고 명명한 개념을 통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행동 능력은 스스로의 의지와 욕구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을 말하며, 우리가 해당 개체의 행동 양상만 관찰하면 도덕적 입장의 확보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는 나아가 사람과 동물의 도덕적 지위 차이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인간의 삶과 동물의 삶을 비교하면서, 사람인 우리가 동물보다 더 가질 수 있는 ‘좋은 것들’에 관해 고찰한다.

―사람과 동물은 평등해야 하는가

이 책 전반에서 케이건 교수는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모든 존재는 동일한 도덕적 지위를 갖는다”는 ‘단일주의’를 논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람이 개, 고양이, 소, 돼지 등보다 높은 도덕적 지위를 갖고 있으며, 동물들 사이에서는 이들의 도덕적 지위가 개구리, 도마뱀, 물고기, 곤충 등보다 높다는 거의 상식에 가까운 생각을 단일주의자들은 거부하기 때문이다.

“사람과 동물이 평등하다”는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사고방식은 동물을 인간의 윤리적 척도 위에 올려놓기 위한 작업이 무엇보다 시급했던 시절 태동했다. 그것이 50년을 발전하면서 더욱 공고해졌다. 이 ‘단일주의’가 현재 동물윤리 분야의 주류다. 케이건 교수는 이를 배격하지 못하면 동물윤리는 단일주의가 장악한 채 그들만의 리그가 될 뿐이라고 개탄한다. 한쪽에서는 동물을 하염없이 배려하고 한쪽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학대하는 모순된 현실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케이건 교수의 단일주의 논박은 이 책의 거의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성공(?)한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얼핏 우스꽝스럽게 들릴지 모르는 이들의 견해가 생각만큼 무리지 않고 깨뜨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갖가지 윤리적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꽤 오랫동안 이어지는 ‘단일주의를 거부해야 하는 이유’에 관한 논증은 그 자체로 훌륭한 논리 수업이며 무척 흥미진진하다.

―동물에게 복지를 나눠주는 방법

동물윤리의 핵심은 ‘복지(welfare)’ 분배와 ‘권리(rights)’ 부여에 있다. 이 두 가지 요소가 동물의 삶을 결정한다. 따라서 적절한 도덕 이론은 적절한 분배 원칙을 포함해야 한다. 케이건 교수는 복지 분배의 대표 원칙인 ‘평등주의(egalitarianism)’, ‘충분주의(sufficientarianism)’, ‘우선주의(prioritarianism)’, ‘응보 이론(desert theory)’을 동물복지의 분배 문제에 대입함으로써 단일주의가 그 어떤 분배 원칙에도 적용될 수 없음을 밝혀낸다. 달리 말해 단일주의를 거부하지 않으면 동물복지 논의 자체를 시작할 수 없음을 증명한다.

단일주의자들은 동물에게 복지를 나눠줘야 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면 논리적 모순에 직면하고, 거부하면 윤리적 교착 상태에 빠진다. 케이건 교수는 “압도적 다수는 아니더라도 상당수의 공감과 이해를 얻어야 하는 동물윤리 분야에서 단일주의를 치워내지 않으면 동물에게 복지를 분배하는 일은 요원해진다”고 강조하면서, 실제로 현재 동물복지에 관한 논의 단계가 여기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한다. 그리고 적절한 분배 원칙에 따른 동물복지를 수용하려면 개체의 도덕적 지위에 따라 차등적으로 분배하는 ‘계층적 관점’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그의 이 ‘계층적 관점’을 동물윤리의 이론적 토대로 완성해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복지의 가치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이 장에서 케이건 교수는 계층적 접근방식을 적용해 동물 각각의 도덕적 지위에 따라 복지를 분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핀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분배 원칙들에 계층주의를 대입했을 때 조정되는 복지 수준을 간단한 계산식으로 산출하고, 동물윤리가 형이상학적 문제가 아닌 실질적이고 실천적인 이론이 돼야 하는 이유에 관해 역설한다.

아울러 케이건 교수는 개체의 도덕적 지위 차이가 복지 가치에서도 차이를 야기한다는 사실을 논증한 다음, 단일주의의 핵심 원칙 중 하나인 모든 개체의 이해관계에 대해 “도덕적 관점에서 ‘유사한’ 이익을 ‘동일한’ 가중치로 고려해야 한다”는 ‘이익 평등 고려(equal consideration of interests)’ 원칙을 감안하더라도 동물복지에서 계층주의 접근방식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음을 입증한다.

―무엇이 도덕적 지위를 결정하는가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존재들에게 높고 낮은 도덕적 지위를 갖게 하는 특성은 무엇일까? 무엇이 도덕적 지위와 격차를 만들까? 케이건 교수는 다름 아닌 ‘정신적 능력’에서의 차이가 도덕적 지위를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정신 능력은 ‘행동 능력’과 이어진다. 사람이 동물보다 높은 도덕적 지위를 갖는 것도, 개와 고양이가 물고기나 곤충보다 도덕적 지위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같은 종(種)의 동물들끼리도 그 능력에 따라 도덕적 지위는 달라진다. 모든 돼지가 아닌, ‘이’ 돼지와 ‘저’ 돼지가 저마다 확보한 능력이 도덕적 지위의 차이를 초래한다는 ‘개체주의(individualism)’ 시각이다. 케이건 교수는 심지어 사람들 사이에서도 도덕적 지위가 다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심각한 뇌 손상을 입어 정신적 능력이 결여된 인간은 통상적인 사람들보다 도덕적 지위가 낮다. 이는 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예민한 사안이지만, 케이건 교수는 ‘잠재적(potential)’ 지위와 ‘양식적(modal)’ 지위라는 대안적 개념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계층적 관점을 유지한다.

―계층주의에 대한 몇 가지 우려들

계층적 관점은 용어의 뉘앙스부터 오해를 살 만한 견해다. 차등, 차별, 차이, 격차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장에서 케이건 교수는 계층적 관점에 대해 제기될 수 있는 몇 가지 우려(공격 포인트)를 설정하고 하나씩 반박한다. 우려는 네 가지다. 계층주의가 ‘엘리트주의(elitism)’라는 비판, 사람보다 도덕적 지위가 높은 ‘우월한(superior) 존재’가 실재한다면 윤리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의 문제, 심각한 정신 장애를 가진 이른바 ‘가장자리 상황(marginal cases)’에 처한 존재의 도덕적 지위를 설명하는 방식, 그리고 일반적인 사람들 사이에서도 능력 차이로 인한 도덕적 지위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정상적 편차(normal variation)’ 문제의 설득력 있는 논증 여부가 그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그는 ‘엘리트주의’, ‘우월한 존재’, ‘가장자리 상황’은 간단히 우려를 불식시키면서도, ‘정상적 편차’ 문제만큼은 일종의 ‘약속 어음’을 발행하고는 뒤에서 반드시 회수하겠다고만 약속한다. 그리고 이때부터 이 책은 현대 철학 논리 전개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후 케이건 교수는 단일주의가 의무론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지, 동물에게 의무론적 권리를 부여하려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등을 집요할 정도로 꼼꼼히 논증한다. 그렇게 해서 계층적 관점 말고는 의무론과 결합 가능한 견해가 없음을 증명한 뒤 최종적으로 ‘제한적 계층주의’를 동물윤리 분야의 새로운 이론적 토대로 정립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케이건 교수는 독자에게 발행한 약속 어음을 회수하며 ‘정상적 편차’ 문제도 해결된다. 그가 펼치는 논리의 향연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함께 따라가보자.

종이책 회원 리뷰 (10건)

구매 동물은 헤아리는 모습은 그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a*******i | 2020.12.22
강아지나 돼지나 닭이나 같은 생명이지만 대한민국에서 닭은 13억마리가 무창계사에서 키워지고 한 기업이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닭의 백신도 그 계열사가 공급을 한다. 그 닭이 손질되어서 피를 빼는 데 그 과정은 그 지역의 지하수를 고갈시키기에 인구가 줄어들어 세수가 필요한 지역에 지어져서 그 마을에 피해를 초래한다. 강아지는 동거의 대상이지만 어느순간 버려지고 식용은 타부로 보이고 그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돼지는 먹기를 좋아하지만 비유되면 싫어한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맞을까? 같은 고민될 때 읽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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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오**리 | 2020.12.17

동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는 책이라 생각된다. 


다음은 책의 내용 중 인상적이었던 내용이다.


"동물은 비록 사람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가 지금껏 가져온 생각보다는 훨씬 더 많은 헤아림을 받아야 한다.사람은 모든 것을 가졌다. 이제 동물의 몫을 생각할 때다. 무엇을 줄 수 있느냐가 사람의 가치를 결정한다. 동물을 학대해온 인류의 기나긴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그 같은 행위가 불명예스럽고 치욕스럽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인식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직 그 날은 오지 않았다. 우리가 오게 하지 않으면 오지 않을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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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w****e | 2020.08.03
쥐와 사람이 동시에 물에 빠졌다면 어느 쪽을 먼저 구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에 대한 윤리적인 대답은 무엇인가?

사람과 동물에 대한 윤리적인 관점에서의 고찰을 논한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는 동물윤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저자 셸리 케이건은 단일주의자들에 대해 반박하며 동물윤리의 계층적 접근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단일주의자들은 사람과 동물이 동일한 도덕적 지위를 갖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자는 사람이 동물보다 더 높은 도덕적 지위를 갖고 있으며 이를 계층적인 접근으로 이야기한다. 

초반에는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데 기준이 되는 전제는 무엇이며, 동물에게 복지를 나눠주는 방법에 대해서 서술한다. 동물들에게 해당되는 복지 분배의 원칙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던터라 이 부분에 대한 논증을 자세하게 살펴보게 되었다. 단일주의자들의 주장을 평등주의, 우선주의, 충분주의, 응보주의라는 원칙과 결합을 해보며 모든 원칙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를 만들게 된다. 따라서 동물이 사람과 똑같은 지위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복지의 분배도 사람과 동물 양쪽을 고려할 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사람의 고통과 동물의 고통은 같은 것인가? 동물보다 못한 인간은 어떻게 볼 것인가? 와 같은 가장 현실적인 주제들을 통해서 셸리 케이건 교수의 이야기는 더욱 진정성이 느껴진다. 복지 분배의 원칙을 세울 때는 방정식을 세워가며 계산을 하기도 하고, 단일주의를 온건한 의무론과 결합할 때에도 사례들을 들며 이야기 한다. 결국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의무론의 틀 안에서 동물윤리를 올바르게 다루려면 단일주의가 아닌 계층주의를 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셸리 케이건 교수의 주장은 도덕적 지위의 차이를 고려해 동물을 차등적으로 헤아리는 동물윤리의 이론적 토대(계층주의)를 만드는 것이다. 기존 동물윤리의 관점을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통해서 자신의 주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아울러 도덕철학의 시급한 과제가 동물을 진정으로 헤아리는 것이며, 끔찍한 학대를 멈추는 것이다.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로 책을 마무리하는 것은 우리에게 '사람'으로서 동물의 몫을 생각해달라는 것이 아닐까? 

뉴스에 나오는 동물학대를 보며 사람이 동물에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실천적 현실주의의 입장에서 계층주의 관점을 생각해보는 일이다.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동물윤리가 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게 아닐까. 이 책을 통해서 동물윤리의 모든 것을 생각해 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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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1건)

어렵지만 유익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R*****^ | 2021.04.27
이 책은 '죽음이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셸리 케이건' 교수가 옥스포드대학의 초청 강좌를 재구성 한 것으로 동물윤리에 대한 이야기다.

케이건 교수는 현대 주류를 이루는 견해, 사람과 동물이 동등한 도덕적 지위를 갖는다는 '단일주의'를 반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단일주의를 여러 원칙에 대입해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반박해서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한계를 보여준다. 인간과 동물의 도덕적 지위와 절대적 의무론, 온건한 의무론, 제한적 의무론을 예를 들어서 설명하기도 하고 수식으로 설명하며 도덕적 지위의 차이를 반영해서 동물을 차등적으로 헤아리는 계층주의에 이른다.

''도덕철학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동물을 진정으로 헤아리는 것이며,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학대를 멈추게 하는 '실천'인 것이다.'' 라고 강조한다. 실천은 사회적 공론화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사람과 동물이 동등한 도덕적 지위를 갖는다는 단일주의 관점은 사회적 공론을 저해하고 있을 뿐이며 ''사회적 공론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동물윤리 이론은 반드시 제한적 계층주의 관점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사람의 윤리적 문제들을 동물의 삶에 투영하는 것이 유의미한 이유는 그것이 곧 '사람으로서의 가치'와 연결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이 두껍고 어려운 철학책을 민아가 골랐다. 몇장 읽어보고 아니다 싶어 다른 책을 읽자고 꼬셨다. 민아는 자기가 얼마나 '심사숙고'해서 고른 책인데 포기할 수 없다며 어려운 책도 봐야 한다고 끝까지 우겼다. 그 바람에 나까지 이 어려운 책을 결국 다 읽었다. 동물들을 헤아리는 것이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헤아리게 하는 것임을 알게 해줬고, 평소 크게 생각지 않던 끔찍한 동물 학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했다. 민아가 이해했는가는 차치하고 이 책을 완독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함이 큰 독서였다.
이런 책도 읽어야지~ 암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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