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재 저
신미경 저
루 버니 저/박영인 역
심너울 저
이지수 저
박햇님 저
‘한국의 빌 브라이슨’의 인문 로맨스 개고생 여행 이야기
2022년 04월 27일
세상에는 유별난 괴짜가 많다는 것을 거듭 확인하면서 책과 인문학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었다.
특별히 공감이 가고 인상에 남은 부분은 발췌하고 굵게, 다른 색으로 표시를 하였다.
p.244 신조어와 마찬가지로 시대의 트렌드를 대변한다. 이 시대와 불편 없이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준다. 에두아르를 비롯한 많은 책벌레들은 대중의 인기나 시대의 트렌드, 유행을 따르는 것을 고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렇게 생각해도 상관없다. 고상한 것을 좋아하는 것은 취향이니까. 취향이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기에 책벌레들의 태도를 지적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내가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누군가를 비난하는 태도 역시 그리 고상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베스트셀러에 문학성을 기대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베스트셀러의 가장 큰 의미는 ‘문학성’이 아니라 ‘소통’의 도구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소통’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도구이다.
p.268 우리를 행동하게 만드는 것은 뇌의 지적 작용 아니라 가슴의 공감 작용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책에서 얻은 지식과 지혜를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책을 머리로만 읽었기 때문이다. 마음으로 잃지 않은 책을 우리는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 있는가?
“아는 것이 많다고 반드시 덕망이 높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을 충분히 실생활에 활용하려고 노력하며 더 많은 지식을 얻으려고 애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한 말이란다. {후략}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내 감정 키워드는
1부에서는 짜증 폭발, 어이없음, 분노 유발, 기가 참, 헛웃음 등등..
2부에서는 진지, 인정, 수긍, 공손해짐, 공감, 따뜻한 인간미 등등이었다.
1부를 읽기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는 뭐 이런 인간이 다 있나, 인간극장에나 나올 법한 특이한 못말리는 괴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번 반복되는 덜렁댐과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피로감과 따분함이 느껴져서 책 읽는 속도가 잘 나지 않았다. 특이한 프랑스인 남편과 사는 한국인 여자의 일상과 이들 부부의 짤막짤막한 에피소드들의 모음집 정도인 책. 도서관 반납일도 이제 한참 지나서 연체가 되고 있는 것도 신경에 거슬려 읽기를 그만두고 반납이나 해버릴까 망설인 적도 있었다.
한번 읽기 시작한 책을 도중에 그만두고 싶지 않아서 (이건 또 작가와 나의 비슷한 점이라는 것을 나중에 책 후반부에 발견하게 돼서 반갑기도 했음, 이유는 서로 다르지만은..)오기로 끝까지 붙잡고 읽었다. 역시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나면 남는 것이 있는 법. 인내심을 발휘한 것이 보람이 있었다. 중간까지만 읽고 말았으면 어쩔 뻔했나하는 생각이 스쳤다.
확살히 1부와 2부의 온도차는 있었다. 1부는 가볍고 유쾌, 쾌활, 발랄한 악동의 소행에서 절규하는 아내의 애정 섞인 핀잔과 구박이라면 2부에서 진지함과 따뜻한 감동, 존중과 사랑이 잘 전해졌다. 공감가고 마음에 새겨두고 싶은 내용이었던 ’베스트셀러, 질투와 혐오 사이에서‘와 ’아리스토텔레스는 유명하지 않다‘도 2부에 나오는 부분이다. 그리고 나의 가슴이 가장 훈훈지고 남편에 대한 작가의 애정어린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은 제일 마지막 주제였던 2부의 ‘외롭지만 혼자 걸을 수 있어! 멍멍멍!’이었다.
책의 말미에 책벌레 남편 에두아르가 소개하는 그의 인생책들 또한 나의 읽고 싶은 책들이 추가되는 데에 참고가 되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도전해보고는 싶지만 아직은 엄두가 나지 않지만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꼭 한번 읽어 보고 싶다.
유쾌한 이야기. 웃고 싶을 때 읽기를 추천하는 책.
주인공 에두아르만큼 책을 많은 책을 읽지는 못했지만, 단연코 내가 태어나서 읽은 책 중에 가장 소리내서 많이 웃은 책이었다. 프롤로그 제목부터 '나는 미친놈과 결혼했다'라니.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자신의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풀어내는 작가님의 글도 한 몫했던 듯하다.
이 책은 엄청난 책벌레 남편과 결혼한 작가님의 일상 속 에피소드들이 담긴 책이다. 다툴 때도, 사과할 때도, 손님을 초대할 때도, 문제를 해결할 때도 책 속 문장을 인용하는 부부의 모습이 재미있고 신기했다. 가장 마음에 남는 장면은 우울한 작가님을 위로하려 작문 숙제를 내 준 에피소드였다.
나는 펜을 들어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것은, 수취인이 엠마 보바리인, 내게 보내는 편지였다. 에두아르가 왜 내게 이런 부탁을 했는지 알 것 같다. 그는 내가 우울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고마웠다. (p.281)
이렇게 우아한 방식으로 위로를 주고 받는 부부의 모습이 너무나도 멋있게 느껴졌다. 같은 배추전을 먹어도 한 명은 포크와 나이프로 조그맣게 썰어 먹고, 한 명은 젓가락으로 결대로 찢어 돌돌 말아 한 입에 넣을 만큼 서로 다른 부부가 서로의 다름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책을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다.
스스로의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삶. 이보다 더 성공적인 삶이 있을까? 절대 깨지지 않는 내면의 단단한 풍요로움으로 무장한 에두아르는 진정한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p.330)
언제 깨질지 모르는 돈이나 명예로 얻은 성공이 아닌 내면을 풍요롭게 하는 삶을 위해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흥미 위주로 책을 읽는 나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프랑스 책벌레가 쓴 '나의 인생책' 부분에 나오는 책들을 언젠가 읽어봐야겠다. 하지만 웃고 싶은 일이 생긴다면, 주저 없이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를 다시 집어들어 읽어야지.
나는 프랑스 책벌레와 결혼했다 (이주영 저, 나비클럽) 제목만 보고 아 진짜 부럽다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음.. 결혼은 역시 안하는편이 낫겠군!! 하는 마음이 드네요. 덜렁거리고 안치우고 여기저기 싸우고 다니는 남편은 감당하기 힘들거 같아요ㅎㅎ그래도 그냥 책으로만 접하기에는 귀여운 면도 많고 재밌네요. 수학여행에서 학생들에게 선물받은 이야기는 참 따뜻했습니다. 그리고 JSA보고 남편이 사람들에게 했던 말도 감동~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에 관한 이야기에는 관심이 저절로 갈 수밖에 없다. 책 제목을 보자 '책벌레'와 결혼한 사람이 겪는 일상이 궁금해졌다. 그냥 책벌레가 아니라 '프랑스' 책벌레라니, 심리적 거리가 살짝 벌어지면서 미지의 존재를 향한 궁금증도 생겼다. 책을 향한 집념 때문에 다른 일에는 덜렁대는 남편의 모습에 머리 아파하는 저자의 모습이 재미있다. 남편 하나로 책 한 권을 쓸 정도이니 마음의 크기가 대단한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