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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어때서

문명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다

양동신 | 사이드웨이 | 2021년 1월 15일 한줄평 총점 0.0 (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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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 교육/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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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을 읽고 나면 도시의 작동 원리가 완전히 다르게 보일 것이다”
당신이 살고 있는 공간의 비밀을 밝힌다
사회와 문명을 투시하는 공학적 인문학의 향연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 부는 갈대숲을 지나, 언제나 나를,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너의 아파트….” 1989년에 발표된 윤수일의 메가히트송 [아파트]의 한 대목이다. 이 노래는 1990년대 우리 국민의 어떤 감성, 어떤 삶의 결을 건드리면서 지금까지도 널리 애창되고 있다. 노래가 처음 나온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어떨까. 지금 우리나라에선 국민의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향후 10명 중 7명이 아파트로 이사할 계획이라 밝혔으니 이 비율은 앞으로도 줄어들 가능성은 적다. (국토교통부 ‘2019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 과연 아파트는 한국 주거 형태의 명실상부한 대세가 된 것이다. 우리는 아파트와 함께 2020년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파트에 관한 사회와 많은 이들의 시각은 복잡하고 분열적이다. 한국의 기형적인 전·월세 및 부동산 시장과 맞물려 아파트는 ‘중상층의 전유물’이라는 관념이 뿌리 깊고, 아파트에 ‘거주하는 일’을 사회문화적으로 또는 공학적으로 찬찬히 되돌아보는 작업은 찾기 힘들다. 여기에 더하여 ‘시골의 삶’, ‘고고한 전원생활’에 대한 예찬 혹은 환상이 큰 것도 사실이다. 예컨대 조용하고 한적한 교외에서 단독주택을 짓고 사는 게 도심의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연친화적’일 거라는 인식도 엄연히 존재한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쓰인 프랑스의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의 『아파트 공화국』이 국내에 출간된 지도 10년이 넘었다. 이 책은 우리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일을 ‘성냥갑 문화’라고 비하하는 데 일등공신이 되었다.

10여 년간 전 세계를 누비면서 터널과 교량, 댐과 항만, 그리고 지하철을 지어온 건설 엔지니어 양동신은 말한다. 아파트를 둘러싼 이 같은 부정적인 인식과 사회적인 시선은 굉장한 편견이자 고정관념이며, 아파트라는 공동주택 건축물은 생각보다 우리에게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우리는 이 건축 구조물에 관해서 훨씬 더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양동신은 이번 책 『아파트가 어때서』에서 아파트라는 거주 형태를 통하여, 우리가 문명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혁신적으로 뒤바꾼다. 우리 사회에서 ‘아파트’란, 한 사회의 인프라에 관한 대중적인 편견과 몰지각을 깨고 우리가 ‘토건 사업’에 관해 손쉽게 규정하고 비판하는 어떤 분위기를 진지하게 환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아파트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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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부 겨울왕국에 정말로 댐이 사라진다면

1. 겨울왕국, 노르웨이, 그리고 대한민국의 댐
2. 강원도 산불을 바라본 어느 토목 엔지니어의 생각
3. 알프스산맥의 환경 보전을 위해 스위스 사람들은
4. ‘연트럴파크’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들
5. 콘크리트, 현대 문명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
6. 보도블록을 위한 변명
7. 싱가포르의 수자원 이야기
8. 한강의 ‘월드컵대교’는 어느 월드컵을 기념하나
9. 공학이란 무엇이고, 무엇이어야 하는가

제2부 인공적인 것은 아름답다

1. 크루거 국립공원 이야기
2. 백운호수를 거닐며
3. 강화도는 어떻게 지금의 강화도가 되었나
4. 조선의 신도시, 수원 화성
5. 항구의 낭만, 방파제의 낭만
6. 미세먼지에 관한 어떤 오해
7. 제주도의 ‘개발’에 관하여
8. 국가의 탄생, 조용한 혁명
9. 자연, 그리고 인공에 대하여

제3부 도시란 우리에게 무엇인가

1. 덕선이네 집은 어디 있는가
2. 아파트가 어때서
3. 서울의 출근길 단상
4. 남들이 걷는 도시, 내가 살고 싶은 도시
5. 주택보급률 100% 시대, 공급은 이제 필요 없을까
6. 선분양과 후분양 제도에 대하여
7. 안양천을 걸으면서
8. 입체적이고도 빛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하여
9. 홍콩 기행

제4부 보이지 않는 것들의 힘

1. 하이바를 집어 던지고
2. 하이바를 뛰어넘어서
3. 신뢰사회
4. 노동의 가치, 그리고 경쟁
5.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는 어떤 기술이 필요할까
6.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7. 내가 누리는 것과 누리지 못하는 것
8. 세대론에 대한 단상
9. 통일이 꼭 대박은 아니겠지만

저자 소개 (1명)

저 : 양동신
홍익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학사,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석사를 거쳐 공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15년간 대기업 건설사 및 에너지 회사에서 국내외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건설 엔지니어로서의 경험을 쌓아왔다. 엔지니어로 시작해 중동, 유럽, 아프리카, 서남아, 동남아 등을 고루 다니며 지하철, 발전소, 해저터널, 육·해상교량 등 인프라 프로젝트 건설에 참여했으며, 현재는 재생에너지 사업을 개발하는 디벨로퍼developer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업무를 하며 형성된 시각을 바탕으로 도시와 인프라를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가끔 갈팡질팡하지만 인류는 끊임없이 진보해 나간다고... 홍익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학사,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석사를 거쳐 공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15년간 대기업 건설사 및 에너지 회사에서 국내외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건설 엔지니어로서의 경험을 쌓아왔다. 엔지니어로 시작해 중동, 유럽, 아프리카, 서남아, 동남아 등을 고루 다니며 지하철, 발전소, 해저터널, 육·해상교량 등 인프라 프로젝트 건설에 참여했으며, 현재는 재생에너지 사업을 개발하는 디벨로퍼developer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업무를 하며 형성된 시각을 바탕으로 도시와 인프라를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가끔 갈팡질팡하지만 인류는 끊임없이 진보해 나간다고 생각하며, 그 결말은 해피엔딩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빛나는 도시, 지속가능한 공간을 만들어가는 데 보탬이 되기 위해 《아파트가 어때서》를 출간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이 사회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벽돌 한 장이라도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별히, 살아가는 동안 우리 사회가 탄소중립을 이루어 지속가능한 사회로 변모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길 꿈꾼다.

출판사 리뷰

겨울왕국에 정말로 댐이 사라진다면 발생하는 일은?
‘토건’이라고 다 같은 ‘토건’이 아님을 역설하다


저자에 따르면, 아파트와 공동주택을 향한 복합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의 근저에는 무엇보다도 ‘친환경성’에 대한 해묵은 오해가 있다. 이 사회적 오해와 단단한 반감을 풀지 않고서는 ‘토건 사업’을 향한 우리 사회의 피상적이고 비생산적인 분열이 계속될 수밖에 없으며, 사회 인프라에 관한 발전적인 에너지를 결집할 수 없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선 토목 구조물과 사회기반시설인 인프라 건설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책에서 저자가 밝히고 있듯 과거 4대강 사업의 환경영향평가는 졸속으로 이뤄진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토건이라고 다 같은 토건이라 몰아붙일 수 있는가? 저자는 전문기관에서 오래전부터 연구 및 검토된 후 최근 서초구청장이 다시 내세운 경부고속도로 시점부 지하화 프로젝트를 상기하고, 이러한 적극적인 상상력이 우리 사회에 널리 수용되지 못하는 여러 맥락을 살피고 있다.
저자가 “아파트가 어때서?”라고 아파트의 의미를 본격적으로 묻는 일을 시작하며, 이처럼 한 국가에서 사회 인프라가 구축되는 일을 총체적으로 되돌아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는 인프라가 줄 수 있는 사회적 혜택을 명료하게 인식하고, 그 힘과 가치에 대하여 더욱 전환적으로 사고할 필요가 있다. [겨울왕국2]를 살펴보자. 디즈니 애니메이션이자 1,374만 명이라는 놀라운 관객 수를 기록한 [겨울왕국2]에선 주인공들이 정령의 힘을 동원해 콘크리트 아치형 댐을 허물어버리고 해피엔딩을 맞이한다. 저자는 묻는다. 그런데 정말로 댐이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이 작품의 배경이라 할 수 있는 노르웨이는 댐을 통해 한 자릿수 미세먼지 농도의 청정한 환경을 누리며 국가 전체의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의 댐만 그런 게 아니다. 스위스의 터널도 마찬가지다. 알프스산맥에 세계에서 가장 긴 고트하르트 베이스 터널을 뚫은 스위스는 늘 지속가능성 및 환경성과지수에서 전 세계 1, 2위를 다툰다. 저자는 묻는다. 터널이 환경을 파괴한다고 스위스 정부가 산을 구불구불 넘어가는 아리랑 도로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훨씬 더 많은 이산화탄소로 알프스가 시달리지 않았을까?
『아파트가 어때서』의 저자가 책에서 들고 있는 또 하나의 사례가 있다. 국토의 70퍼센트가 산지인 우리나라에서 고속도로를 충분히 깔아놓지 않았다면, 2019년 강원도 속초의 산불에서 전국의 수많은 소방차가 한밤중에 산불 현장으로 집결하여 빠르게 화재를 진압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될 수 있었을까? 책에 따르면, 절대 그럴 수 없었다. 인프라는 그만큼 한 사회를 지탱하는 훌륭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물론 토건 사업을 둘러싼 무분별한 개발 열풍과 투기 세력, 비리와 담합 등에 대해선 충분히 경계할 만하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 인프라의 힘은 여전히 구성원들의 풍요롭고 편리한 삶을 담보한다. 십 년 넘게 토목 엔지니어로 현장을 지켰던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학기술이 어떻게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지 치열하게 논증하며, 인프라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한다.

자연과 인공에 대한 새롭고 획기적인 관점
‘인공적인 것’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말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콘크리트 문명에 대해서 처음부터 다시 근본적으로 성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나아가 우리는 한 사회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가 얼마나 많은 것을 ‘혁명적으로’ 뒤바꿀 수 있는지에 관하여 묻지 않으면 안 된다. 책의 1부에서 서울 연남동의 ‘연트럴파크’와 광화문의 보도블록, 한강의 월드컵대교를 두루 세심하게 살피던 저자는 2부에선 국내와 전 세계를 아우르며 시민들의 편리한 생활을 담보하는 ‘인공의 힘’에 주목하기 시작한다. 많은 이들이 자연 호수로 알고 있는 백운호수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과정을 톺아보고, 고려 시대 이후 강화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대규모 간척 사업이 남긴 유산을 되짚는다. 조선의 신도시, 수원 화성에 관해 말하면서 도시계획의 중요성을 말하던 저자는, LA항과 인도 뭄바이로 눈을 돌려 방파제라는 구조물이 지닌 문명적인 가치를 설파한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과학혁명의 역사적 유산과 가치, 그 공학적 비전을 성숙하게 긍정하는 일이다. 저자는 『아파트가 어때서』에서 한 사회가 공학기술을 발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인프라적인 접근을 취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를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과 일상적인 생활 수준을 고취하는 일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역설한다. 예컨대 우리는 산업화에 따른 미세먼지로 고통을 받고 있고 이는 기술 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연결되기도 쉽지만, 막상 선진국과 후진국 대표 도시들의 미세먼지 농도에는 격심한 차이가 존재한다. 미세먼지에 관한 엄격한 규제와 친환경 에너지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해 이미 선진국들은 미세먼지를 억제하는 놀라운 결과물들을 내놓고 있다. 한 사회의 공학적 자원과 첨단기술이 집대성된 교통 인프라, 방재(防災) 인프라 또한 마찬가지다. “다리 하나를 짓는 일이 뭐 대수인가?”, “그건 쓸데없는 토건 사업 아닌가?”라고 묻기엔, 여전히 우리나라엔 전라남도 신안의 천사대교를 비롯해 지역의 물류와 의료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사례들이 존재한다. 2020년 여름 강과 하천의 범람을 막지 못해 전국에 많은 사상자를 낸 홍수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물 부족에 시달리며 인프라적인 고민과 투자를 멈추지 않는 싱가포르의 사례, 사장교 하나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국가들의 생생한 사례들을 전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와 국토 곳곳에는 인간 문명을 풍요롭게 만드는 과학기술의 흔적들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 덕을 입으면서 살아가며, 앞으로도 이에 관한 관심을 놓으면 안 된다. 우리는 흔히 ‘회색빛의’ ‘무미건조한’ 콘크리트 구조물들을 비판하지만, 그런 겉모습에 속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아파트가 어때서』의 저자 양동신은 오히려 저 철근 콘크리트야말로 인류의 축복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보편화 된 하수도 시설 덕분에 인류는 수인성 전염병에서 해방되었고 평균수명이 약 35년가량 늘어날 수 있었는데, 이러한 하수 처리 인프라는 콘크리트가 없었다면 결코 개발될 수 없었던 기술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세심하게 주목하고 더욱 관심을 기울인다면, 콘크리트를 비롯한 인공적인 기술과 시설들은 앞으로도 인간의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

‘판상형 아파트’의 진보적인 가치를 되짚다
‘아파트 공화국’의 관점이 틀린 이유는 무엇인가


인프라의 본질과 역할, 그 사회적 가치에 대하여 차분하게 조망한 저자는 이제 3부에서 한 국가의 도시 문제,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에 관해서 분석하고 “아파트가 어때서?”라는 질문에 직접적으로 답한다. 저자는 서울과 안양, 화성과 세종, 제주와 홍콩을 종횡하는 폭넓은 시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도시계획의 전망을 밝히며, 과거 도시와 현재 도시의 차이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건폐율과 용적률의 차이’라고 말한다. 그는 ‘도시화’를 둘러싼 여러 오해와는 정반대로, 고층 아파트처럼 ‘낮은 건폐율’과 ‘높은 용적률’의 구조물은 한정된 자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가장 진보한 방식일 수 있으며, 현대 도시는 앞으로도 건물의 용적률을 높이고 건폐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녹지를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단호하게 역설한다. 나아가 그런 방향만이 우리에게 ‘입체적이고도 빛나는 도시’를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런 주장은 많은 이들의 섣부른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진 않은가? 우리는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배경,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살던 ‘덕선이네’의 풍경을 기억한다. 어느 주거 지역에 단층 혹은 다세대주택이 빽빽하게 들어선 풍경을 돌아보면서, 30여 년 전 우리네 삶의 터전이 간직했던 아련한 향수에 잠긴다. 그렇지만 1인당 주거면적은 물론이요, 녹지 확대와 주차 문제, 환경 보호 등 그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그러한 주거 양식은 아파트 단지와 비교하면 더 나은 것이라 할 수 없다.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에는 고압으로 유틸리티가 공급되어 전기, 수도, 가스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교통의 관점에서도 더 많은 사람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출 수 있다. 『도시의 승리』를 쓴 하버드대 경제학과의 에드워드 글레이저의 주장처럼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전원주택에 사는 사람들보다 더 적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게 사실이다. 요컨대 콘크리트 벽에 둘러싸여 사는 것이 나무에 둘러싸여 사는 것보다 훨씬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발레리 줄레조의 “아파트 공화국”이란 관점에서 나오는 아파트에 관한 반감에 대해선 어떻게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이에 대한 반론 격으로 20세기 초에 활동했던 세계 건축계의 거장인 르 코르뷔지예의 구상을 꺼내든다. 코르뷔지예는 1920년대에 주창했던 부아쟁 계획(Plan Voisin)에서 파리의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대건축의 5원칙으로 필로티(pilotis), 옥상 정원(roof garden), 자유로운 파사드(free facade), 자유로운 평면(free plan), 가로로 긴 창(horizontal window)을 꼽았던 바 있다. 양동신은 대한민국 신도시의 판상형 아파트엔 놀랍게도 이러한 요소들이 거의 다 적용되었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프랑스의 공공주택 문화를 깊이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에서만 독특하게 형성된 아파트 중심 문화 및 도시 형태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 프랑스의 아파트 정책은 전 세계적으로 실패한 정책의 대명사라는 것을 지적한다. 저자는 『아파트 공화국』을 쓴 프랑스 지리학자의 비판 중에서 취할 것은 취하되, 그것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얼마나 그릇된 일인지를 이 책에서 조목조목 설파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프라의 가치를 설파하는 역작
어느 엔지니어의 탁월하고 혁신적인 통찰!


『아파트가 어때서』의 저자 양동신은 20년 전부터 도시계획과 토목공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후 인도, 이라크, 베트남, 남아공, 카타르, 우즈벡, 오만, 덴마크 등등 십여 개의 국가들을 오가며 해저터널, 지하철, 발전소, 해상교량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건설 엔지니어다. 그는 2018년부터 중앙 일간지(《서울신문》)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는 칼럼니스트이며, 지금도 여전히 국경을 넘나들면서 다양한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현직 엔지니어다. 우리는 보통 과학과 공학, 인프라의 중요성을 머릿속으로 이해하지만, 그는 10여 년간 침매함체와 가설 호이스트를 넘나들며 현장에서 몸으로 그 인프라의 가치를 속속들이 체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때로는 책에 적혀있듯 위험천만하게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말이다.
결국, 이 책의 작가 양동신은 우리에게 인프라의 가치를 치열하게 강조한다. 일부 건축가들과 같이 도시를 미적으로만 보는 관성적 사고를 거부하며, 실용적인 관점에서 더 많은 사람이 더 행복하고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우리가 흔히 근거 없는 거부감을 느끼거나, 막무가내로 비판 혹은 비하하는 ‘아파트 단지’에서 우리 문명의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지속가능성, 충분한 강점과 가치들을 발견한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주거 형태이면서도 여전히 “비인간적이다”, “반자연적이다”, “성냥갑 같다”라고 묘사되기에 십상인 공동주택, 특히 판상형 아파트에는 분명 억울한 것이 많다. 저자에 따르면, 르 코르뷔지예는 결코 틀린 것이 아니었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우리의 공동주택 양식이 지닌 잠재력과 친환경성, 그리고 사회 인프라의 힘과 가치를 예견했던 건축가였다.
이번 책의 추천사를 쓴 명지대 경제학과 김두얼 교수의 말처럼, 저자는 터널과 교량, 댐과 공공주택을 ‘직접 만들어봄으로써’ 우리를 진정한 성찰로 이끄는 획기적인 관점을 획득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대중교통을 매일 2시간이 넘게 직접 이용함으로써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 관점에서 더 필요한 인프라에 관하여 논할 수 있었으며, ‘남들이 걷는 도시’가 아닌 ‘내가 살고 싶은 도시’는 무엇인지를 고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저자는 더 이상 중앙집권 권력이 ‘전진 앞으로’ 하는 인프라가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는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가 녹아 들어가 개선되는 인프라 문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런 문화를 만들기 위해선 오래도록 현직을 지키고 직접 콘크리트를 타설해보았던 어느 엔지니어의 통찰을 듣는 일이 필수적일 것이다.
아파트라고 해서 완벽한 건축 구조물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도시를 비롯한 전 세계의 메트로폴리스는 저마다의 문제로 고통을 앓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랬듯, 인간은 현재의 불안과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답을 찾아낼 것이다. 그 답을 찾아낼 때 오랫동안 해저터널을 만들고, 지하철을 만들고, 공동주택을 만들고, 해상교량을 만들어 온 어느 엔지니어의 독창적인 시선을 참조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아파트]의 노랫말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 위로 별빛이 흐르고, 그 곁에는 바람 부는 녹지가 가득하며,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는 사랑하는 이의 존재가 그 터전에 함께하길 바란다. 저자의 말처럼 용적률이 높은 아파트 및 공동주택은 바로 그러한 생활 양식을 담보해줄 수 있다. 그러니 우리는 이 책을 읽고 진심으로 이렇게 물을 수 있을 것이다. 아파트가 어때서?

종이책 회원 리뷰 (7건)

현대 건축과 토목기술에 대한 당신의 입장은?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e****e | 2021.03.12

 

 아파트가 어떻냐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이 책은 '집 값'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자본, 자산에 대한 것과는 전혀 관계 없는 아파트로 대변되는 현대 건축과 토목 기술에 대한 당신의 입장을 묻는 책입니다. 그렇다면 대답은? 어떤 입장이 있기에는 우리가 아는 것도 별로 없고 생각도 별로 안 해봤다는 거지요.

 

 당신은 환경주의자입니까라고 물어보면 보통은 "글쎄 환경을 보전할 수 있으면 좋겠지요" 정도일껍니다. 그러나 환경주의자이냐 개발주의자이냐 이건 그런 피상적인 대답으로는 피해갈 수 없는 질문입니다. 환경을 보전하면 물론 좋죠. 그렇지만 그러면 포장도로를 피하자는 얘기인가요? 그러면 또 아닌거 같고, 다리를 놓지 말자는 얘긴가요? 댐도 피할까요? 이러면 또 그건 아닌거 같고... 이러다보면 대체 어디까지가 환경파괴이고 어디까지가 개발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자기 직업이 아닌 분야에 대해서 피상적인 인상만 가지고 있는 것은 대부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지구 환경에 대해서는 나름 전문가라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왜냐하면 태어날 때부터 거기서 살아왔거든요. 그렇지만 이 책을 보다 보면 참 내가 모르는 구석도 많구나 싶으실 테고, 이런 것까지 고민해봐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들겁니다. 이를테면 연말마다 갈아엎는 보도 블럭을 욕하기는 쉽지만 이 책에선 말합니다. 보도 블럭은 갈아야 한다고요. 안 갈면 어떻게 되는지 듣다보면 또 그건 그렇네 싶습니다. 요는 인간 기술에 대한 신뢰를 해야 한다... 이런 건 아니고, 적어도 반대하려면 무엇을 반대하려는지, 찬성하려면 무엇을 찬성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것은 월드컵 대교 이야기였습니다. 지나가면서 볼 때마다 대체 왜 저건 완성이 안 되나 싶었거든요. 어차피 다 인공호수인데 인공호수 주변에서 자연이 어떻고.. 이것도 이상하단 것도 재밌네요. 조선시대에 팠으면 자연이고 대한민국시대에 팠으면 인공이고 이건 이상하죠. 결국 지구를 뿌수고 고쳐가며 쓰는건 옛날부터 그랬으니까 사실 이제 와서 안 하는 척 하는 것도 이상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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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적인 것도 아름답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g*******g | 2020.12.24

개발과 보존에 관한 상식적 통념과 선입견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책이다. 우린 자연적 vs. 인공적이란 이분법적인 사고를 많아 한다. 자연적이라는 말은 노장철학을 바탕으로 개발되지 않은 순수한 존재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지닌 개념인데 반해, 여기에 인공이 가미된 개념은 뭔가 부자연스럽고 열등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저자는 문명사회의 대표적 존재인 도시의 건설과정을 살펴보면서 이러한 기존의 통념에 도전한다. 건물을 짓고 터널을 만들어보면서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더 환경에 도움이 되고 인류의 삶을 쾌적하게 만들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이 책에는 노르웨이 댐에서부터 알프스의 터널, 싱가포르의 수자원시설, 우리나라의 인공저수지, 수원화성을 거쳐 서울의 출퇴근길에 이르기까지 도시와 인프라 건설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흔히 도시에 살던 사람들은 은퇴후 귀농생활을 이야기하면서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과연 막연하게 동경하는 농촌생활과 삶의 하나로서 농촌생활이 같은 것일까?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의 숲속생활이 과연 친환경적이었을까 반문하면서, 그가 숲속에서 수프를 만들다가 300에이커의 숲을 태운 일화를 소개한다. '성냥갑'같은 도시 아파트를 비난하는 말을 많이 하지만, 그 많은 도시사람들이 아파트 생활을 통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우리의 삶을 혁명적으로 개선했는지 생각해 보았는지를 반문하다. 사회와 문명의 측면에서 도시의 기능과 작동원리를 살펴보면서 과감하게 우리의 상식에 도전한다. "아파트가 어때서'라고.

 

저자의 결론을 단적으로 표현하면 "인공적인 것도 아름답다"는 것이다. 인공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을 2분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4대강 건설에 비난의 목소리가 많지만 자연에 인공의 기능을 보태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물론 생태적 측면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존재하지만 말이다. 우리사회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은 잘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도시를 기반으로 발전한 인류문명사에서 토건사업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함을 역설한다. 저자는 이 분야에서 오래 근무한 엔지니어로서 자신이 본 인프라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이것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정당하게 평가하자고 역설한다. 장기적으로 보아 과학기술의 발달이 인류의 삶을 나아지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돌아보자는 것이다. 결국 자연의 모습에 기술이 바탕이 둔 인공을 더해 더 멋진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윤수일이 부른 <아파트>의 노랫말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 위로 별빛이 흐르고, 그 곁에는 바람 부는 녹지가 가득하며,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는 사랑하는 이의 존재가 그 터전에 함께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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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아파트가 어때서_ 양동신 지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청**구 | 2020.12.16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 집에 책장을 조금은 정리중이다. 내 책장이 이렇게 훤할 때가 있다니!)
 

사실 제목만 보고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와 도시 이야기인줄 알았다. 아니면 적어도 르 코르뷔지에 같은 건축가의 도시 재생 프로젝트나 콘크리트를 사용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공간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일거라 지레짐작 하며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내용도 물론 일부 있지만 저자의 건축 경험담이 뒷받침된 건축 인문에세이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저자는 '인간의 힘과 기술'에 관하여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자연은 사실 인류 문명이 자연을 '인간적으로' 다스리고 길들인 '인공적인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저서 <사피엔스>에서 인류는 산업화가 아닌 애초에 수렵 채집 및 농경 단계의 초기부터 지구에 해를 끼쳤다고 주장한다. 인류는 그렇게 자연이란 이름의 혹독한 야생을 극복하지 못하면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존재라는게 그의 논지다.

 

사실 우리는 이 '인공적'이라는 것에 일종의 불편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 반대말인 유기농, 내츄럴 같은 것이 각광받는다.

집이나 주거에 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거주하면서도 이를 ‘성냥갑’으로 낮춰 표현하며 전원주택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아파트와 같이 낮은 건폐율과 높은 용적률의 구조물은 한정된 자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가장 진보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도시에 고밀도로 모여 사는 것이 시골에 홀로 거주하는 것보다 오히려 훨씬 더 친환경적인 시스템을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책은 크게 네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겨울왕국에 정말로 댐이 사라진다면'에서는 우리 사회를 이루고 있지만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인프라의 효용에 대해 이야기한다. 겨울왕국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댐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고, 강원도 산불 진화를 통해 도로의 효용성을 설명한다.

현존하는 세계 최장 터널을 만든 스위스와 두 개의 철도가 지나가면서도 공원으로 재탄생된 연트럴 파크, 그리고 싱카포르의 하수처리시스템 등을 통해 눈에 잘 띄지 않는 인프라와 그 역할을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2019년 개봉한 <겨울왕국2>는 세계 에니메이션 흥행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사실 시기를 잘 타기도 했다. 올해 개봉했으면 분명 관객이 반도 안되었으리라.

극중 북쪽 노덜드라 부족이 사는 지역에는 댐이 있었다. 노덜브라 족이 물을 다스릴 수 있도록 아렌델 왕국(주인공들의 나라)이 우정의 표시로 만들어준 것이었다. 하지만 우정의 표시인줄 알았던 이 댐이 알고 보니 해당 지역 정령의 기반을 약화시킨 원인이었고 주인공인 안나 공주는 이 댐을 무너뜨리는 일이 관계를 복원하는 길이라 판단하여 정령의 힘을 동원해 댐을 허물어 버린다. 댐이 무너지고 난 후 어두웠던 두 왕국에는 다시 빛이 찾아오고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저자는 댐이라는 인공물이 악의 축으로 되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토목 건축가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노르웨이는 약 18,000개가 넘는 댐이 존재한다. 가히 댐의 왕국이라 할 수 있다. 수자원에너지국에 등록된 댐만 해도 약 3,800개 수준이다.

노르웨이는 이 많은 댐을 이용해 수력발전을 해서 청정 에너지를 생산해 낸다. 노르웨이의 피오르드를 잘 이용한 것이 이유다.

저자는 건축학을 전공하고 건설사에 입사해서 여러 현장을 거친 건축 전문가다. 우리나라의 여러 오지 건설현장과 해외 건설현장을 거치면서 건축가의 시각으로 인간이 만든 건축 구조물을 이야기 하고 있다.

콘크리트 하면 주로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저자는 콘크리트야말로 인간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은 현재의 인류 삶을 받치는 가장 아랫지반의 역할을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일견 동의한다.

 

2부 '인공적인 것은 아름답다'에서는 본격적으로 '인공'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있다. 남아공의 크루거 국립공원을 통해 자연의 또 다른 이름인 '야생'을 이야기하고 있고, 백운호수와 강화도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현재 국토가 만들어진 과정까지 살펴본다.

종횡무진으로 우리 삶의 공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물류가 가능케 했던 항구, 교량, 철도, 도로 등이 형성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일본과 네덜란드의 사례를 통해 자연의 리스크를 끊임없이 감소시키며 문명을 형성한 과정도 분석한다.

 

백운호수와 우리의 삶을 통해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물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이름부터 평평한 1기 신도시 평촌은 아파트로 개발되기 전 별다를 것 없던 논밭이었다. 과거 이러한 논밭에 물을 댈 수 있었던 것은 백운호수라는 인공의 저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백운호수 뿐만 아니라 과천의 청계저수지, 수원의 광교저수지, 시흥의 물왕저수지 등 논농사를 위한 저수지는 전국에 1만 7천개가 넘게 있으며, 이는 삼국시대 이전까지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강수량이 주로 여름에 집중되기 때문에 이러한 삶의 지혜가 필요했던 것이다.

역사시험에도 많이 나오지만 전북 김제의 벽골제, 경남 밀양의 수산제, 충북 제천의 의림지 등이 있으며, 의림지는 무려 2천년 넘게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 역사속에 몽골이나 청나라 등 북방 이민족이 침입해 오면 피난을 가던 강화도는 무려 800년의 역사를 통해 간척을 해서 섬의 크기를 키우고, 이 속에서 식량 증산을 이뤄낸 것이기도 하다. 현재 강화도 면적의 3분의 1은 인공으로 조성된 땅이라고 한다. 놀라웠다. 교동도나 석모도 역시 지금의 큰 섬이 아니라 몇개의 섬을 간척으로 키운 것이다.

내가 사는 수원 화성의 건설과정과 그 과정에서 나온 많은 호수 지금의 광교호수(원천저수지), 파장 저수지, 만석거 등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알아보고 있다.

 

저자는 다만 자연에 있어 인공 그 자체를 너무 죄악시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물은 가급적 흘러야겠지만, 필요하면 가둘 수도 있는 것이고, 유역을 변경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환경론자들이 들으면 큰일 날 소리기는 하다.) 가만히 두면 홍수로 범람하여 수천 명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으니 고수부지나 안벽을 두어 강폭을 줄일 수도 있는 것이다. ---p.174

 

3부 '도시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통해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철근 콘크리트로 점철된 도시를 돌아보며, 다른 나라가 아닌 우리나라에서만 독특하게 형성된 아파트 주거 문화와 아파트 중심의 도시개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또 대중교통을 통해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 관점에서 더 필요한 인프라에 관하여 논하고 있고, '남들이 걷는 도시'가 아닌 '내가 살고 싶은 도시'는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여기서 그 유명한 (이제는 나도 잘 알고 있는) 20세기 유명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주창하는 빛나는 도시는 현재 어디인지, 우리나라 도시들이 혹시나 그 르 코르뷔지에가 꿈꾸던 도시는 아닐지, 정말 그런 이상적인 도시를 위해서 더 필요한 조건들은 무엇이 있을지도 이야기한다.

 

용적률과 건폐율을 이야기하면서 일반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 보다 오히려 아파트를 지으면서 잘 조성된 조경을 좋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최근 아파트 개발 붐으로 이러한 조경을 가지지 못한 정말 '닭장'같은 아파트도 많지만 말이다.

저자는 경부고속도로 시점부를 지하화 하기를 바라면서 그 지하화한 윗 공간을 모두 녹지로 만들어 도심의 허파와 쉼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 역시 오늘의 경부고속도로는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또 저자는 오늘의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결국 홍콩의 구룡반도 처럼 용적률과 건폐율을 높여 사람들이 모여 살게 하고, 나머지 공간을 자연 녹지나 다른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있다.

 

마지막 4부 '보이지 않는 것들의 힘'에는 국내외 건설현장을 돌아다니며 겪은 단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넘나들며 느낀 소회,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세대론에 대한 단상 등 쉽게 풀리지는 않지만 우리가 끊임없이 풀려고 노력해야 할 사회적 과제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과학혁명의 역사적 의의와 그 이로움이 주는 가치, 그리고 공학적 비전을 성숙하게 긍정하는 것을 말한다. 일견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직까지 문과생 마인드가 있어서 그런지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때로는 인위적인 것보다 아닌 것이 우리에게 더 큰 만족과 장기적인 행복을 줄 수도 있다고 나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문과생이지만 전자부품회사에 다니면서 또 전자기기가 주는 이로움과 결국 인류에게 어떤 것이 행복을 줄 수 있는가, 이 발전의 종착역은 무엇인가를 고민해 봤기 때문이다.

인프라 물론 중요하다. 오늘의 많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중용은 필요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나같은 직장인으로 책을 써 낸 저자의 부지런함에 감탄하며 또 해박한 지식과 깊은 생각 때문에 재미있게 잘 읽은 책이다.

 

저자는 『아파트가 어때서』에서 우리 사회가 공학기술을 발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인프라적인 접근을 취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또한 이를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과 일상적인 생활 수준을 고취하는 일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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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회원 리뷰 (1건)

구매 보편적 복지로서의 토건 인프라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b*****3 | 2021.02.03

그동안의 한국경제가 토건경제였으며, 그로 인해 실물경제가 더 이상 그것을 버티지 못하고 거품이 붕괴하는 디커플링에 접어들었다고 일갈한 학자가 있다. 그는 토건경제는 반생태적이어서 생태계에 위기가 오는 건 불가피한 일이고, 더욱 심각한 것은 국민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국경제를 생태적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 탈토건 경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디 그 학자뿐이겠는가. 토건을 사회악으로 여기고 그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토건족이라고 하며 배척해야할 무리 정도로 여기는 모습은 하도 여러 번 봐서 새롭지도 않다. 그렇기는 해도 평생 그 토건족의 무리에 들어 살았으니 마음이 편할 리는 없다.

 

그런 가운데 한 토건기술자가 토건 인프라가 생태계 파괴를 어떻게 최소화했는지 사례를 들어가며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책이 출간되었다고 했다. <아파트가 어때서라는 책인데, 책 제목만큼이나 그의 주장도 도발적으로 여겨질 만 하다고 했다. 추천사를 쓴 이들도 늘 신뢰할만한 글을 쓰는 이들이어서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노르웨이는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건설한 댐에서 전체 소비전력의 95%를 생산해 청정 환경을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해유전에서 생산한 석유와 천연가스 대부분을 수출해 얻은 수익으로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세계 최대 규모로 키워냈다. 자연환경 훼손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터널은 도로나 터널을 건설할 때 일어나는 훼손을 오히려 최소화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철도나 도로의 고속주행이 점점 더 요구되는데 이를 감당하려면 노선의 경사도는 낮아지고 곡선반경은 커져야 한다. 이럴수록 훼손범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니 터널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지는 셈이다.)”

 

콘크리트는 환경을 악화시키고 도시 미관을 해치는 주범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모든 토건구조물의 뼈대가 되는 요소로 그것을 빼놓고 현대문명 사회를 말할 수 없다. 고층건물을 가능하게 함으로서 건폐율을 낮추고 용적률을 높여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만들었다.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문제 삼지만, 이를 철이나 나무로 대신할 경우 그로 인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은 비교할 바가 아니다. 콘크리트는 재활용이 늘어나 차츰 순환골재로 자리 잡아 간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댐을 설치함으로서 우리 조상들이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한강수계에 건설한 댐은 수도권 주민들을 홍수 피해로부터 보호했고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서 주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었다. 이탈리아네덜란드프랑스일본 할 것 없이 제방축조간척운하 같은 구조물들을 건설함으로서 자연을 극복하고 인류가 오랜 수명을 누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네덜란드에 암스테르담로테르담과 같이 이름에 dam’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도시가 많은데, 모두 간척의 흔적이다.)”

 

물론 열거한 바와 같이 이점만 있는 것은 아니고 토건 인프라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지적하는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저자는 그런 문제를 부정하지 않는다. (토건 인프라의 문제로 지적되는 것을 몇 가지라도 열거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밝혔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다만 문제 이전에 그로서 우리 삶이 엄청나게 개선되었다는 사실과, 그것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피해는 대부분 어려운 사람들에게 돌아가 그들의 삶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토건 인프라는 보편적 복지라는 점을 말하려 한다.

 

저자는 토건기술자로 국내 뿐 아니라 중동아시아아프리카 현장을 다니면서 치수 인프라가 부족할 때 비가 조금만 내려도 다리가 무너지고 마을과 마을이 분리될 수밖에 없으며, 담수화 시설이 없으면 맑은 물도 마실 수 없고, 발전소가 없으면 산업도 시작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이라크에서는 석유매장량이 엄청남에도 불구하고 항구와 철도망이 없어서 수출하지 못하는 것을 목격한다. 결국 그 토건이라는 인프라가 없으면 인류가 지구에서 이렇게 풍족한 삶을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몸으로 깨닫게 되면서 토건인프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억울하게 느껴졌을 것이고, 그것이 이 책의 집필동기가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책의 후반부에서 주택 인프라, 특히 아파트에 대한 세간의 비판적 시각에 이의를 제기한다. <아파트가 어때서라는 조금은 도발적인 책 제목이 여기서 비롯되었다.

 

저자는 아파트는 건폐율을 높여(좁고 높게 지어) 지상공간을 확대함으로서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었으며, 집합주택으로 냉난방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절약하였고, 고압으로 전기수도가스와 같은 유틸리티를 공급해 비용을 절약하였고, 인구밀집으로 오히려 온실가스가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물론 합리적인 설명이다. 그러나 나는 그보다는 한정된 땅에 천 만 인구를 수용하자면 아파트 말고는 방법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선택의 문제도 호불호의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사는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는 면적이 서울의 3.3배에 달하는데 인구는 80%에 미치지 못한다. 인구밀도로 보면 리야드의 4.3배에 달하는 것이니 서울에서는 주택을 위로 쌓는 것 말고 어떤 다른 해결방법이 있을 수 있겠나.

 

그래서 나는 그것보다는 건축비는 앞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으며, 아파트 후분양은 궁극적으로 공급을 위축시키고 건축비를 높이기 때문에 오히려 소비자에게 불리한 제도일 것이라는 주장에 눈길이 끌렸다.

 

주택 건축비는 모든 토목건축공사와 마찬가지로 재료비노무비경비로 이루어지는데, 그 세 가지 요소는 시간이 지나면서 인상되기 마련이어서 그 요소의 합인 건축비는 당연히 인상될 수밖에 없다. 집값은 건축비 말고도 여러 요인으로 결정된다. 요즘의 집값 변동 추이를 보면 건축비는 집값의 결정적 요소가 아니라 부차적인 요소로 보일 정도이다. 그렇기는 해도 건축비의 비중이 결코 무시될 수 있는 요소가 아니므로 건축비 인상이 집값 인상의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도 집값 등락을 예측할 때 건축비 인상이 고려되지 않는 걸 보면 지금 집값은 상식의 틀 밖에서 결정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저자는 후분양제가 아파트 공급을 위축시키고 금융조달비용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결국 그 피해가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언젠가 그룹 신년인사 자리에서 건설건축자재를 총괄하시던 회장께서 기업으로서는 선분양제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기는 하지만 비상식적인 모델이니 후분양제로 바뀌는 것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셔서 놀란 일이 있다. 나는 평생 토건분야에서 일해 왔고 그룹의 주축사가 아파트를 공급하고 있지만 아파트 선분양제에는 부정적이다. 그런 내게도 그 발언은 놀랄만한 일이었다.

 

저자는 우선 후분양일 경우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 차액이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말한다. 또한 건설업체의 자금 여력이 취약할 경우 금리 부담이 더욱 커지며, 그렇기 때문에 그런 업체는 사업이 더욱 위축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아파트 건설에 최소한 2~3년이 걸리는데 준공 이후 주택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태에서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건설업체가 얼마나 되겠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후분양제는 전체적으로 아파트 공급을 위축시켜 소비자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한다. 물론 평생 재산인 아파트를 실물도 보지 않고 산다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원론적 지적도 그렇고, 하자 확인이 어렵다는 실질적인 지적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후분양이더라도 하자를 확인할 수 있는 건 일부분에 국한될 뿐이고, 하자 발생은 분양제도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니라 건설업체의 품질관리능력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선분양제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선분양은 신뢰가 전제된 사회에서 모두가 리스크를 함께 줄여가자는 진보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에게는 후분양 선택권을 주고, 리스크를 감내하겠다는 이에게는 선분양 선택권을 돌려주자는 것이다. 다만 획일적으로 강제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토건회사에서 평생 일했지만 토목 인프라사업에 참여했을 뿐 건축에는 참여할 기회가 없었다. 따라서 선분양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일반 소비자의 시각이었지 건축업 종사자의 시각은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가졌던 분양제도에 대한 이해는 피상적인 것에 그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며칠 전에 서울 아파트 값의 평균이 고가 주택의 기준인 9억 원에 육박한다는 보도도 있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공급확대만이 유일한 해법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 관점에서 후분양제가 아파트 공급을 위축시킬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거의 그럴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강제하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 아닌가 한다. 저자가 제안한 대로 선택권을 소비자와 건설업체에 돌려주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당초 이 책이 토건 인프라를 부정하는 시각에 대한 반박일 것으로 짐작하고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일부 사례를 제외하고는 추천사에 언급된 것 같이 개발과 보전의 낡은 이분법을 깼다거나, “인텔리겐치아를 머뭇거리게 만들었다거나, “지자체장으로 출마할 사람들이 숙지하고 공약으로 채택해야 할 내용을 찾지 못했다. 추천사야 홍보용 글이니 크게 비중을 둘 일이 아니었는데 그만 추천한 이의 이름에 걸려들었다. 이미 몇 번 겪고도 같은 실수를 되풀이 했다.

 

토건기술자로 살아오면서 적지 않은 경험을 겪었겠으나 토건 인프라와 관련한 내용 중에 아쉬운 부분이 몇몇 눈에 띄었다. 오류로 보이는 것도 있었고 견강부회라고 여길 부분에 있었다. 하나 예를 들자면,

 

저자는 보도블록을 매년 교체해야 하는 것은 우리나라 도시 지역 대부분이 조성된 지 얼마 되지 않는 비교적 젊은 지층이어서 압밀침하로 보도블록 밑의 지층이 가라앉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인천공항의 공사 중 침하량이 0.5미터 향후 20년간 잔류침하량이 2.5센티미터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도시에 조성된 지층이 젊은 것하고 압밀침하가 일어나는 것은 별 상관이 없다. 압밀침하는 점성토(진흙)에서 일어나는 것이고, 사질토(모래흙)에서는 즉시침하가 일어나 공사가 끝날 때쯤이면 침하가 모두 끝난다. 낙동강 유역은 압밀침하의 대표적인 지역이기 때문에 그런 주장이 적용되지만, 내가 아는 한 이런 경우는 극히 일부 하구지역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압밀침하 때문에 보도블록을 매년 교체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은 없느니만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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