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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

이세라 | 나무의철학 | 2020년 8월 4일 한줄평 총점 0.0 (25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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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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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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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로 보는 책

책 소개

“인생의 어느 시기에 나를 구한 이 작품들이

이제 다른 이들에게도 힘과 위로를 줄 수 있기를.”



그림에, 화가에, 예술에 위로받고 치유되며

마음껏 행복했던 시간의 기록



KBS 기상캐스터로 7년간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던 방송인 이세라가 마이크를 내려놓은 지 1년 만에 작가가 되어 돌아왔다. 혹시 젊고 아리따운 여성 방송인의 아기자기한 일상 이야기, 사랑과 연애, 나만의 소확행 같은 달콤말랑한 내용을 짐작했다면, 그 생각은 잠시 내려놓자. 방송인 다음으로 이세라 작가가 선택한 행보는 바로 ‘미술 번역가’이다. “기상캐스터가 무슨 미술?”이라고 의아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는 KBS〈9시 뉴스〉기상캐스터로 일하던 당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으로 석사 과정을 마쳤을 만큼 미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독서와 더불어 미술 감상을 좋아하고 즐겨온 미술 애호가이다. 지금도 짬짬이 전시회를 찾아다니며 작품 앞에서 감동하고, 영감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 누구보다 캐스터 일을 사랑하고 열정적이었던 그가 KBS를 퇴사하고 결혼 소식을 전할 때 일각에서는 ‘역시 여자 방송인들은 결혼하면 일 그만둔다’라며 수근거렸지만, 그가 정든 직장을 그만둔 가장 큰 이유는 ‘오랫동안 사랑해왔고 앞으로도 사랑할 그림을 더 잘 알고, 많은 이들에게 자신만의 언어로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이세라 작가는 책에서 ‘젊은 여성 방송인’으로 사는 동안 자주, 많은 고민을 해왔다고 밝힌다. 고민의 상당 부분은 직업과 관련된 오해와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런데, 숱하게 받았던 질문과 시선 때문에 하얗게 밤을 지새울 때 그에게 곁을 내주고 응원해주었던 건 사람이 아닌 그림, 그리고 예술가들이었다.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며 굴곡진 인생을 살면서도 끝내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예술가들은 시대와 국적, 성별을 막론하고 큰 힘이 되어주었다. 예술가들이 온 삶을 바쳐 만들어낸 작품 앞에 설 때면 때로는 겸허해졌고, 때로는 주먹을 쥘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보는’ 나보다 ‘보이는’ 나를 더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나 자신의 행복보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기준 삼아 살아갔다.

내 삶에 내가 빠진 채로 살아가는 허깨비 같은 시간 속에서

나는 어떤 식으로든 돌파구를 찾고 싶었다.

이 책은 내가 나의 언어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 첫 시도다.“

_프롤로그(7p)



이세라 작가는 이 책에서 인생의 어느 시기를 지날 때 자신을 구하고 위로해준 미술작품들을 소개한다. 깊은 밤에도 다시 기운을 내어 기쁘게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솟구치게 해준 작품들, 자신에게 충분히 역할을 해주었던 작품들이 이제 자신뿐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도 힘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첫 시도가,《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이다.



보여지는 사람이기보다 보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 타인에게 판단되고 규정되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발화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면, 세상의 정답보다 자신의 목소리로 분명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이고 싶다면 올 여름, 이세라 작가가 소개하는 예술가와 작품들을 한번 만나보면 어떨까. 서툴고 부족해도 우직하게 자기 삶을 살았던 예술가들을 통해 위로와 격려를 한껏 받을 수 있을 테니.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프롤로그_ 5

1장 그림 앞에 서는 시간
내가 누구인지 누가 말해주는가_ 마리 크뢰위에르 16 / 애 없는 이모 마음_ 펠릭스 발로통 29 / 남자 없는 세상_ 존 윌리엄 고드워드 36 / 뒤러는 행복했을까_ 알브레히트 뒤러 46 / 르네상스의 시작을 알리다_ 조토 디 본도네 54 / 좁고 깊은 삶을 위해_ 조르조 모란디 61 / 내가 되고 싶은 어른 69 / 속물의 사랑을 말하다_ 잭 베트리아노 75 / 슬픈 르누아르_ 오귀스트 르누아르 86

2장 나의 모든 시작의 순간들
서울, 나의 도시 98 /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106 / 뒤돌지 않는 마음으로_ 잭슨 폴록 113 / 끝까지 살아남은 이는 누구였을까?_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123 / 더 이상 젊고 아름답지 않더라도_ 쿠엔틴 마시스 136 / 전쟁기념관을 거닐다 / 술이란 무엇인가_ 피터르 브뤼헐&에드가 드가 154 / 결국, 마지막은 사랑_ 마르크 샤갈 169 / 어떤 간절함에 대해_ 루치오 폰타나 178

3장 다시는 망설이지 않겠다
자존심은 밥도 돈도 될 수 없지만 188 / 내가 가장 예쁘게 웃던 날들_ 지나이다 세레브랴코바 195 / 외할머니를 떠나보내며 204 / 오늘도 밤잠을 설칠 당신에게_ 쉬린 네샤트 210 / 잊지 마, 남아 있는 날들을 위해서_ 트레이시 에민 220 / 굳이 세상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까_ 에리카 디만 232 / 아름답게 이별할 줄 아는 사람_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 240 / 시다의 꿈 246 / 우리는 사람이 아닌가?_ 테오도르 제리코 & 송상희 252

4장 아름다운 날들은 언제라도 온다
이 여름 낡은 책과 연애하느니_ 호아킨 소로야 & 윈슬로 호머 264 / 남의 집 귀한 딸 272 / 그 남자를 멀리해 280 / 사랑하기에 적당한 거리_리카르드 베르그 & 앙리 마르탱 287 / 이혼도 이력이 되나요? 296 / 그날의 불꽃놀이_ 제임스 맥닐 휘슬러 & 야마시타 기요시 301 / 혼자 두지 않겠다는 약속_ 카미유 코로 308 / 팝팝, 나의 캔디 앤디_ 앤디 워홀 318 / 결국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살 뿐_ 아쉴 고르키 332

상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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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저 : 이세라
2019년까지 KBS에서 기상캐스터로 근무했다. 2020년에는 첫 책 『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를 출간했고, 하나로 좁혀지지 않는 일들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2019년까지 KBS에서 기상캐스터로 근무했다. 2020년에는 첫 책 『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를 출간했고, 하나로 좁혀지지 않는 일들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출판사 리뷰

사방이 막히고 인생이 꼬인 것 같을 때 만나는
그림, 그리고 예술가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지 6개월.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마음 깊숙이 자리한 불안은 어쩔 수 없다. 코로나 이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고 2차 대유행도 곧 시작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빠르게 현실이 되면서 급속도로 위축되는 경기, 더욱 심해진 취업난과 높아진 실업률, 간단한 모임조차 조심스러워진 일상을 생각하면 ‘이 시국에 미술 감상’은 달라진 현실에도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는 일부 사람들의 한가한 취미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스스로 제 앞가림을 하는 사람들, 성실한 근로자이자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주어진 역할을 해내는 사람들, 달라져버린 일상에도 어떻게든 나다움을 지키려는 사람들, 불안하고 두려워도 오늘 하루를 긍정하고 싶은 사람들, 자신만의 장점과 고유한 감각을 잃고 싶지 않은 사람들, 현실이 팍팍해도 좋아하는 미술 한두 점 정도는 가슴에 품고 사는 여유를 갖고 싶은 사람이라면 잠시 멈춰 서서 이세라 작가가 소개하는 그림과 예술가에게 눈길을 주어도 좋다.

이세라 작가는 첫 책《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를 통해 서른한 명의 예술가를 소개한다. 어떤 예술가는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국립현대미술관 같은 곳에서 한번쯤 접했던 익숙한 인물이지만, 어떤 작가들은 이름조차 생소하다. 기존 미술 에세이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설치미술에 심지어 ‘미술 에세이에 왜 이런 주제가……?’ 싶은 글들도 있다.
그렇다면 작가는 어떤 기준으로 예술가와 작품을 골랐을까? 코로나 현실을 살아가는 바로 오늘, 지금 우리에게 용기와 위로를 주는 인물과 작품이다. 처음 마주하는 위기 앞에서 흔들리는 우리처럼 사방에서 날아오는 시련을 온몸으로 맞았던 예술가들, 그래도 속수무책으로 주저앉기보다 기꺼이 받아들이고 극복하려 애를 썼던 그들이 온 생을 바쳐 완성한 작품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뜨겁게 자신의 삶과 가치관을 지켜냈던 예술가들이 결코 특별한 유전자를 가진 인물들이 아니라는 사실, 배경지식을 알면 더 좋겠지만 그런 것쯤 몰라도 그림 앞에서 울고 웃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사실, 미술은 우아하고 화려하고 어려운 무언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세라 작가는, 인생은 누구에게도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스스로를 믿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우리도 이 책의 예술가들처럼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전한다. 작가의 친절하고 다정한 안내로 한 작품 한 작품을 따라 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좀 더 단단하고 뜨거워진 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고귀한, ‘있어 보이는’ 특별한 취미가 아닌
평범한 일상과 다를 바 없는 미술 이야기

커피 한잔을 마셔도 인스타그램에 인증부터 하는, 바야흐로 ‘있어빌리티’의 시대이다. 취미를 일만큼 중요하게 여기고 남다른 취미를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림 감상은 여전히 우리에게 조금은 특별한 취미에 속한다. 예술사도 좀 알아야 할 것 같고, 미술관에 갈 때는 옷도 차려입고 행동도 평소와 다르게 해야 할 것 같다. 유명한 작품이라니 일단 가서 보는데 ‘이게 왜?’ 하는 순간 머쓱해지기도 한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들여다보고 싶어도 다른 관객들에게 방해가 될까 봐 급히 사진만 찍고 나와야 할 것 같다. 인스타그램에 문화생활, 미술관나들이, 전시회 같은 해시태그를 달아 업로드하지만, 뭘 보고 뭘 느꼈는지보다 좋아요를 몇 개나 받을지, 어떤 각도에 어떤 어플을 써야 사진이 예쁘게 보일지 고민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그림 감상은 이런 모습이 아닐까.

그런데《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에서 소개하는 작가와 작품 상당수는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추억 등 소위 ‘예쁜 무엇’과는 거리가 멀다. 화사한 그림, 기분 좋아지는 그림이 가득한 예쁜 미술책을 기대했다면 생각보다 묵직한 이야기 앞에서 멈칫할 수도 있다. 이세라 작가가 나누고자 하는 미술은 ‘이게 정말 인간이 그린 거야?' 하는 놀라움을 불러일으키는 작품, 흠잡을 데 없는 작품이 아닌 사람 냄새가 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예술가의 아내로 남고 싶지 않았던 마리 크뢰위에르, 쏟아지는 찬사에도 평생 스스로에게 만족할 줄 몰랐던 알브레히트 뒤러, 평론가들의 비판과 조롱에도 꿋꿋하게 인간의 밑바닥 욕망을 가감없이 조망한 잭 베트리아노,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도 화폭 앞에서도 직진만 했던 잭슨 폴록, 사랑받는 게 인생의 전부였던 과거로부터 용감하게 빠져나온 트레이시 에민, 성폭력 범죄 피해자가 아닌 최초의 여성 화가로 이름을 남긴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이들의 삶은 결코 감탄할 만하지 않고 아름답다고 말하기도 애매하지만, 보통 사람인 우리의 일상과 너무나 닮아 있다. 언젠가 인정받는 날, 행복한 날, 웃는 날이 오리라는 희망 하나로 그리고 또 그리며 자신을 믿었던 예술가들은, 그래서 멀리 있지 않다. 작가가 소개하는 예술가들 중 내 마음을 사로잡는, 나와 닮은 인물 몇 명은 어렵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25건)

구매 [도서] 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g******0 | 2020.08.30

이런 류의 그림책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눈에 띄는 책들이 없어 무료하게 지냈었는데 이 책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그림을 보면서 감정을 조절하기도 하고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그렇게 많은 그림들을 보다보면 지난 번 봤던 그림들이 또 나오고 그래서 다시 기억을 더듬어봅니다.

그림은 책과 같아서 볼 때마다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아마도 그 사이에 제가 나이가 들었거나 또는 가치관이 변했거나 하는 걸테지요.

같은 그림을 두고 작가들이 각기 다른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림을 보다보면 제가 좋아하는 화풍이라는 것이 생겨서 기쁩니다.

그럼 의미에서 이 책은 요즘의 저한테 오아시스 같은 책이었습니다.

책장에 꽂아두고 갈증이 날 때마다 읽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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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한국/yes리뷰어클럽] 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 / 예술서적, 입문자 추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j********4 | 2020.08.03

책이 에세이 형식으로 되어있고

하나의 챕터를 읽는데 오랜시간이 안걸려서

매일 조금씩 힐링하며 읽기 너무 좋고 행복했다!


그리고 작가의 추천 영화와 읽은 책들 목록이 많이 나와서

읽으면서 다음번에 읽을 책, 볼 영화 정리하는게 꽤 재미있었다 ㅎㅎ

혹시 나처럼 궁금한 분들 있을까봐 정리~><


나온 책 목록

  • 90년생이 온다
  • 저는 남자고,페미니스트입니다
  • 적과 흑
  • 블랙박스
  • 인티사르의 자동차 : 현대 예멘 여성의 초상화
  • 싸울 때마다 투명해진다, 은유
  • 현남 오빠에게
  • 당신의 평화
  • 인형의 집, 헨리크 입센

나온 영화 목록

  • 브루클린
  •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 질투 , 필립 가렐
  •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아쉬가르 파라디
  • 비포선라이즈
  • 아이엠 러브



특히 이책은 처음 예술을 접하는 사람들도 힘들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인생을 바라보는 방식과, 미술을 접하면서 적혀져 있는 글이라서

약간 '미술'에 국한된것이 아니라 초심자도 입문서로 읽기 좋다!


실제로 우리 공대 모임원분들 (나포함) 도 다 어렵지 않게

힐링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 


인상깊었던 구절!!



들썩이는 여린 어깨를 쓰다듬으며 '우리 제이는 연애도 사랑도 안 했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떠올리다 마음 아파 우는 일 따위는 아예 모르고 살았으면.' 생각하다 화들짝 놀랐다. 연애도 사랑도 몰랐으면 좋겠다니, 이게 무슨 잔인한 소리인가. 힘들어도 이렇게 빌어주는 게 맞을 것 같다. 많이 사랑하고 원없이 사랑받으며 살라고. 그러다 보면 지금처럼 서러운 눈물을 흘리는 날들이 늘어가겠지만 결국 그 모든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을 더 깊게 이해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거라고. 그리하여 마침내 너에게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혜안을 갖추게 되기를.



<속물의 사랑을 말하다.> 어쨌든 원하는 건 똑같구나.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사람. 진짜 모습을 보여줘도 서로 달아나지 않을 관계. 그렇게나 차갑고 콧대 높은 척을 하고 있어도 우리는 결국 외로움 앞에 무너지는 약한 존재들이고 사랑에 있어서는 같은 꿈을 꾼다. ~~ 나는 내 소개팅남들의 뜨거운 연애를 열렬히 응원한다. 그들이 사람에게, 아니 사랑에게 아무리 심드렁한 척 가면을 쓰고 있어도 본심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버렸기에.




119page. 20대에 나는 <가을의 리듬 : NO.30>을 보면서 혼란과 무질서를 떠올렸다. 엉킨 페인트는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는 꼬인 그물같았다. 지금은 다르게 읽힌다. 그의 작품은 뒤돌지 않으며 사는 사람이 남긴 흔적 같다. 얽히고 설킨 색색의 실타래는 그때그때 판단에 따랐던 무수한 선택의 결과다. 폴록은 자신이 의지를 가지고 어딘가로 페인트를 내던지면, 그 절반은 우연의 몫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캔버스 위에서 한 번도 뒤를 돌아보거나 후회한 적이 없다. 드리핑 기법의 특성상 이미 지나온 길을 되짚어 돌아가 오류를 지우거나 수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틀렸다는 틀린 곳에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이미 일어난 일은 어떻게 해도 없던 일이 될 수 없고, 누구도 상처받지 않았던 때로 돌아갈 수도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새로운 직관과 믿음으로 다음 색을 선택해 힘껏 그것을 던져 보내는 일이다. 그렇게 또 내일을 향해 나아가면 그 뿐이다. 




<더 이상 젊고 아름답지 않더라도, 쿠엔틴 마시스> 138PAGE 젊음은 언제나 늙음보다 좋은 것이고 지는 쪽은 늙음일 수 밖에 없을까. 나이든다는 게 승리도 패배도 아닌, 어디까지나 현상 그대로 존재할 수 는 없을까.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나는 중이라고 여기면서 말이다.

139p. <늙은 남자의 초상> 에서는 늙음 자체가 부정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추파를 던지는 여성을 만류하는 듯한 남성의 단호한 손짓과 근엄한 표정은 정도를 아는 지혜로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 남성의 나이 듦은 성숙과 지혜의 표지가 될 수 있지만 여성의 노화는 좋은 면보다 나쁜 면이 훨씬 더 많다는 의미일까.




<아름답게 이별할 줄 아는 사람>

연애는, 시작보다 끝이 더 중요하단 걸.

  1. 많은 좋았던 순간에도 불구하고 지난 연애를 줄초상,개박살로 정리하는 이유는 ‘이별하는 과정’ 에 있는 듯하다. 이별도 사랑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당시에는 나도 그들도 알지 못했다.


살다 보면 과거에 사랑했지만 헤어진 연인을 잠시 잊을 수는 있어도, 그를 향한 마음이 완전히 사라질 수 없는 것처럼.

토레스의 이별 연가는 우리에게 더 큰 사랑을 제안해온다. 그들과 우리, 이쪽과 저쪽, 정상과 비정상 따위를 구분 짓고 편 가르지 않는 사랑 말이다.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은 사랑할 줄 아는 사람. 토레스가 들려준 건 결국 이별이 아니라 사랑 이야기다.



<남의 집 귀한 딸>


  • 비포 선라이즈의 대사 중, 이별 후에는 마음에 딱 그 사람 만큼 구멍이 남는데, 그건 어떻게 해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절대 메워지지 않는다고, 이별이 그래서 무서운 거라고. 이 장면을 보고 나는 슬퍼졌다. 자고로 이별은 이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속에 영원히 그 사람의 빈자리가 남는, 그래서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도 문득 애틋하고 마음 시려오는, 그런 게 사랑이고 이별이지 않을까 싶어서.



<그 남자를 멀리해>

리카르드 베르그, <북유럽의 여름밤>

  1. 어느 한쪽도 많이 바뀌거나 많이 참을 필요가 없는 관계, 그건 사랑의 출발점이자 도착점이다.
  1. 불행지려고 사는 것이 아니듯, 누구도 외로워지려고 사랑하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이에게 주고 싶고 받고 싶은 건, 혼자 외롭게 내버려두지 않는 마음이다. 함께 거닐 때는 물론이고 잠시 떨어져 있을 때도 ‘나는 언제나 당신 곁에 있을 것’ 이라는 마음을 힘껏 밀어 보내고 싶다. 우리의 모든 눈빛, 생각, 몸짓이 서로에게 따뜻하게 가 닿기 위한 시도였으면, 그러려고 사랑하는 거니까 결국 그 사랑을 알기 위해 살아가는 거니까.


<그날의 불꽃놀이 - 제임스 맥날 휘슬러&야마시타 기요시>

상승과 절정, 소멸까지 인간이 평생에 걸쳐 겪는 전 과정을 어떻게 저렇게 간단하면서도 강렬하게 보여줄까. 폭죽이 사람이라면 분명 망설임 없이 사는 사람일 거다.

휘슬러의 그림에는 화려한 것의 이면을 보는 마음이 깃들어 있었다. 아름다운 것이 쓸쓸히 스러져 완전히 자취를 감출때까지도 자리를 뜨지 않는 누군가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기분이었다. 아마도 그는 빛과 어둠, 나타남과 사라짐,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를 모두 공평히 받아들이는 사람이리라. 


제임스 맥닐 휘슬러, 검정과 금빛의 야상곡: 떨어지는 불꽃



삶을 부정하는 일은 너무나 쉽다. 어려운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희망을 갖는 일, 다시 사랑하는 일이다. 그날 밤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들을 마주하며 나는 내가 그럴 수 있기를 기도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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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나'를 드러내는 시간, 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키*스 | 2020.08.02

가끔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날때면 종종 박물관이나 기념관에 들리게 되는데 고대유물이나 우리나라 서예, 수묵화 등 동양화는 그래도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인데 서양화 등 예술작품은 좀처럼 접하기 어렵고 전시회도 일부러 찾아가기는 여의치 않아서 여러 예술작품이 담긴 책을 만날때면 어쩐지 반가운 친구를 만난 느낌이 든다. 


너무나도 유명해 잘 아는 예술가가 있는가하면 전혀 모르는 예술가들도 있는데 그들의 그림을, 작품을 책을 통해서라도 만나고 알게될 때면 묘한 기쁨에 사로잡히곤 했었다. 그리고 단순히 그림만 보는 게 아니라 예술가들이 어떤 마음으로 그렸고 또 만들었을지, 그 사람의 상황과 시대적 배경 등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이번에 그림을 보다 잘 보이게 해주면서도 '나'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게 될 책을 만났다.


새하얀 밤을 견디게 해준 내 인생의 그림, 화가 그리고 예술에 관하여

<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유명한 기상 캐스터였으며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종종 TV에 등장하곤 했는데 일을 하면서 느껴야 했던 감정들로 고민을 겪게 되지만 그림과 전시물에서 위로를 받고 그렇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미술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녀는 어쩌면 잘 할 수 있는 일에서 결코 쉽지 않은, 하고 싶은 일로 삶의 방향을 바꾼 게 아닐까...?



여기에 실린 그림들은 왠지 어디선가 한번쯤 본 듯하지만 예술가들은 꽤 많이 낯설었는데 화가, '페더 세버린 크뢰위에르'의 아내 '마리 크뢰위에르'라는 인물과 어쩐지 시선을 뺏기고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그림 속 인물과 눈을 맞추고 싶어지는 '젊은 시절에'라는 제목의 그림을 그린 '존 윌리엄 고드워드'란 인물에 대해 알게 되고 그리고 그나마 여기저기에서 자주 본 탓에 조금 아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오귀스트 루누아르의 그림은 머리를 빗다말고 금방이라도 고개를 휙 돌려서 나를 쳐다볼 것만 같다.



또 이 그림의 경우, 지그시 바라보고 있노라면 같은 곳을 바라보는 듯 하면서도 남녀 사이에 왠지 묘한 거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는데 거기엔 뜻밖의 반전이랄까 전혀 생각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이 이야기의 진실은 직접 확인해보시길!)

 

이밖에도 여러 예술가와 작품이 등장하고 그들의 삶과 사연 그리고 때때로 저자가 지금껏 미처 소리내어 말하지 못했던 내밀한 이야기와 생각들...오직 그녀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를 담고 있는데 마음에 와닿은 말들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때로는 잃은 것도 얻은 것도 없이 그저 처음 그 자리일 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를테면 하루 일과가 끝나고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로 텅 빈 밤과 마주할 때.

...(중략)...

산다는 건 참 한결같으면서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다. p105


꿈꾸는 삶보다 중요한 건 내 꿈에 내가 갇혀 질식하지 않는 일이다.

꿈이 나보다 더 커지고 중요해지지 않도록 살피는 일이다. p185


자존심은 밥도 돈도 될 수 없지만 때로는 밥과 돈보다 더 소중한, 온몸을 던져 지켜내야 하는 어떤 것이 된다. 존엄을 갖춘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 동시에 타인이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것. 이 둘 모두가 우리에게는 똑같이 중요하다. p194


미술을 비롯한 모든 예술은 결국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보는 것 아닌가?

언제나 마음에 오래 남는 건 사람과 삶을 말하는 작가이고, 작품이다. p247


덧붙여 저자는 이 책의 전체 주제와는 좀 거리가 있어보이지만 '전쟁기념관'과 관련해 꼭 알아야할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쟁기념관 내부의 균형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전체에도 보다 균형잡힌 시각을 가진 전시 공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p153 


또 책 속엔 몇몇 영화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이 책과 함께 언젠가 그 영화들도 꼭 한번 만나보고 싶어졌다. 글도, 그림도, 예술가도, 저자도 그 모두에게 매혹당한 듯 몹시 매력적인 이 책, 꼬옥 한번 만나보길...!



***



이 책을 읽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는 예술 작품 속의 대상을, 세상 모든 것들을, 어쩌면 그 자신을 투영해 재창조해내는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특히 그림의 경우, 저자의 설명과 함께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마치 순간적으로 그림을 그린 이의 희노애락을 잠시나마 엿본 듯한 착각에 빠져들고 그림 속의 인물이 나에게 무언의 질문을 던지는 것만 같다. 


'지금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잘 살고 있는지...'


그리고 저자는 이야기 내내 한 목소리로 계속 힘주어 말한다.


'살아가면서 반드시 지켜야될 것이 있다고.

내가 나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누군가의 말과 행동, 순간순간 벌어지는 상황들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온전히 내가 '나'로 살아갈 수 있어야겠다. 그럴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삶이든 분명 그 속에서 '나만이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찾아 잘 살아갈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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