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호 저
김민식 저
임철웅 저
캐서린 메이 저/이유진 역
김혜령 저
유진 T. 젠들린 저/김성준 역
이런 류의 그림책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눈에 띄는 책들이 없어 무료하게 지냈었는데 이 책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그림을 보면서 감정을 조절하기도 하고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그렇게 많은 그림들을 보다보면 지난 번 봤던 그림들이 또 나오고 그래서 다시 기억을 더듬어봅니다.
그림은 책과 같아서 볼 때마다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아마도 그 사이에 제가 나이가 들었거나 또는 가치관이 변했거나 하는 걸테지요.
같은 그림을 두고 작가들이 각기 다른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림을 보다보면 제가 좋아하는 화풍이라는 것이 생겨서 기쁩니다.
그럼 의미에서 이 책은 요즘의 저한테 오아시스 같은 책이었습니다.
책장에 꽂아두고 갈증이 날 때마다 읽어볼 생각입니다.
책이 에세이 형식으로 되어있고
하나의 챕터를 읽는데 오랜시간이 안걸려서
매일 조금씩 힐링하며 읽기 너무 좋고 행복했다!
그리고 작가의 추천 영화와 읽은 책들 목록이 많이 나와서
읽으면서 다음번에 읽을 책, 볼 영화 정리하는게 꽤 재미있었다 ㅎㅎ
혹시 나처럼 궁금한 분들 있을까봐 정리~><
특히 이책은 처음 예술을 접하는 사람들도 힘들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인생을 바라보는 방식과, 미술을 접하면서 적혀져 있는 글이라서
약간 '미술'에 국한된것이 아니라 초심자도 입문서로 읽기 좋다!
실제로 우리 공대 모임원분들 (나포함) 도 다 어렵지 않게
힐링하면서 재밌게 읽었다 :)
인상깊었던 구절!!
들썩이는 여린 어깨를 쓰다듬으며 '우리 제이는 연애도 사랑도 안 했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떠올리다 마음 아파 우는 일 따위는 아예 모르고 살았으면.' 생각하다 화들짝 놀랐다. 연애도 사랑도 몰랐으면 좋겠다니, 이게 무슨 잔인한 소리인가. 힘들어도 이렇게 빌어주는 게 맞을 것 같다. 많이 사랑하고 원없이 사랑받으며 살라고. 그러다 보면 지금처럼 서러운 눈물을 흘리는 날들이 늘어가겠지만 결국 그 모든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을 더 깊게 이해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거라고. 그리하여 마침내 너에게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혜안을 갖추게 되기를.
<속물의 사랑을 말하다.> 어쨌든 원하는 건 똑같구나.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사람. 진짜 모습을 보여줘도 서로 달아나지 않을 관계. 그렇게나 차갑고 콧대 높은 척을 하고 있어도 우리는 결국 외로움 앞에 무너지는 약한 존재들이고 사랑에 있어서는 같은 꿈을 꾼다. ~~ 나는 내 소개팅남들의 뜨거운 연애를 열렬히 응원한다. 그들이 사람에게, 아니 사랑에게 아무리 심드렁한 척 가면을 쓰고 있어도 본심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버렸기에.
119page. 20대에 나는 <가을의 리듬 : NO.30>을 보면서 혼란과 무질서를 떠올렸다. 엉킨 페인트는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는 꼬인 그물같았다. 지금은 다르게 읽힌다. 그의 작품은 뒤돌지 않으며 사는 사람이 남긴 흔적 같다. 얽히고 설킨 색색의 실타래는 그때그때 판단에 따랐던 무수한 선택의 결과다. 폴록은 자신이 의지를 가지고 어딘가로 페인트를 내던지면, 그 절반은 우연의 몫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캔버스 위에서 한 번도 뒤를 돌아보거나 후회한 적이 없다. 드리핑 기법의 특성상 이미 지나온 길을 되짚어 돌아가 오류를 지우거나 수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틀렸다는 틀린 곳에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 이미 일어난 일은 어떻게 해도 없던 일이 될 수 없고, 누구도 상처받지 않았던 때로 돌아갈 수도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새로운 직관과 믿음으로 다음 색을 선택해 힘껏 그것을 던져 보내는 일이다. 그렇게 또 내일을 향해 나아가면 그 뿐이다.
<더 이상 젊고 아름답지 않더라도, 쿠엔틴 마시스> 138PAGE 젊음은 언제나 늙음보다 좋은 것이고 지는 쪽은 늙음일 수 밖에 없을까. 나이든다는 게 승리도 패배도 아닌, 어디까지나 현상 그대로 존재할 수 는 없을까.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나는 중이라고 여기면서 말이다.
139p. <늙은 남자의 초상> 에서는 늙음 자체가 부정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추파를 던지는 여성을 만류하는 듯한 남성의 단호한 손짓과 근엄한 표정은 정도를 아는 지혜로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 남성의 나이 듦은 성숙과 지혜의 표지가 될 수 있지만 여성의 노화는 좋은 면보다 나쁜 면이 훨씬 더 많다는 의미일까.
연애는, 시작보다 끝이 더 중요하단 걸.
살다 보면 과거에 사랑했지만 헤어진 연인을 잠시 잊을 수는 있어도, 그를 향한 마음이 완전히 사라질 수 없는 것처럼.
토레스의 이별 연가는 우리에게 더 큰 사랑을 제안해온다. 그들과 우리, 이쪽과 저쪽, 정상과 비정상 따위를 구분 짓고 편 가르지 않는 사랑 말이다.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은 사랑할 줄 아는 사람. 토레스가 들려준 건 결국 이별이 아니라 사랑 이야기다.
상승과 절정, 소멸까지 인간이 평생에 걸쳐 겪는 전 과정을 어떻게 저렇게 간단하면서도 강렬하게 보여줄까. 폭죽이 사람이라면 분명 망설임 없이 사는 사람일 거다.
휘슬러의 그림에는 화려한 것의 이면을 보는 마음이 깃들어 있었다. 아름다운 것이 쓸쓸히 스러져 완전히 자취를 감출때까지도 자리를 뜨지 않는 누군가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기분이었다. 아마도 그는 빛과 어둠, 나타남과 사라짐,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를 모두 공평히 받아들이는 사람이리라.
제임스 맥닐 휘슬러, 검정과 금빛의 야상곡: 떨어지는 불꽃
삶을 부정하는 일은 너무나 쉽다. 어려운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희망을 갖는 일, 다시 사랑하는 일이다. 그날 밤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들을 마주하며 나는 내가 그럴 수 있기를 기도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끔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날때면 종종 박물관이나 기념관에 들리게 되는데 고대유물이나 우리나라 서예, 수묵화 등 동양화는 그래도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인데 서양화 등 예술작품은 좀처럼 접하기 어렵고 전시회도 일부러 찾아가기는 여의치 않아서 여러 예술작품이 담긴 책을 만날때면 어쩐지 반가운 친구를 만난 느낌이 든다.
너무나도 유명해 잘 아는 예술가가 있는가하면 전혀 모르는 예술가들도 있는데 그들의 그림을, 작품을 책을 통해서라도 만나고 알게될 때면 묘한 기쁨에 사로잡히곤 했었다. 그리고 단순히 그림만 보는 게 아니라 예술가들이 어떤 마음으로 그렸고 또 만들었을지, 그 사람의 상황과 시대적 배경 등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이번에 그림을 보다 잘 보이게 해주면서도 '나'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게 될 책을 만났다.
새하얀 밤을 견디게 해준 내 인생의 그림, 화가 그리고 예술에 관하여
<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유명한 기상 캐스터였으며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종종 TV에 등장하곤 했는데 일을 하면서 느껴야 했던 감정들로 고민을 겪게 되지만 그림과 전시물에서 위로를 받고 그렇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미술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녀는 어쩌면 잘 할 수 있는 일에서 결코 쉽지 않은, 하고 싶은 일로 삶의 방향을 바꾼 게 아닐까...?
여기에 실린 그림들은 왠지 어디선가 한번쯤 본 듯하지만 예술가들은 꽤 많이 낯설었는데 화가, '페더 세버린 크뢰위에르'의 아내 '마리 크뢰위에르'라는 인물과 어쩐지 시선을 뺏기고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그림 속 인물과 눈을 맞추고 싶어지는 '젊은 시절에'라는 제목의 그림을 그린 '존 윌리엄 고드워드'란 인물에 대해 알게 되고 그리고 그나마 여기저기에서 자주 본 탓에 조금 아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오귀스트 루누아르의 그림은 머리를 빗다말고 금방이라도 고개를 휙 돌려서 나를 쳐다볼 것만 같다.
또 이 그림의 경우, 지그시 바라보고 있노라면 같은 곳을 바라보는 듯 하면서도 남녀 사이에 왠지 묘한 거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는데 거기엔 뜻밖의 반전이랄까 전혀 생각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이 이야기의 진실은 직접 확인해보시길!)
이밖에도 여러 예술가와 작품이 등장하고 그들의 삶과 사연 그리고 때때로 저자가 지금껏 미처 소리내어 말하지 못했던 내밀한 이야기와 생각들...오직 그녀만이 낼 수 있는 목소리를 담고 있는데 마음에 와닿은 말들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때로는 잃은 것도 얻은 것도 없이 그저 처음 그 자리일 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를테면 하루 일과가 끝나고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로 텅 빈 밤과 마주할 때.
...(중략)...
산다는 건 참 한결같으면서도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다. p105
꿈꾸는 삶보다 중요한 건 내 꿈에 내가 갇혀 질식하지 않는 일이다.
꿈이 나보다 더 커지고 중요해지지 않도록 살피는 일이다. p185
자존심은 밥도 돈도 될 수 없지만 때로는 밥과 돈보다 더 소중한, 온몸을 던져 지켜내야 하는 어떤 것이 된다. 존엄을 갖춘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 동시에 타인이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 것. 이 둘 모두가 우리에게는 똑같이 중요하다. p194
미술을 비롯한 모든 예술은 결국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보는 것 아닌가?
언제나 마음에 오래 남는 건 사람과 삶을 말하는 작가이고, 작품이다. p247
덧붙여 저자는 이 책의 전체 주제와는 좀 거리가 있어보이지만 '전쟁기념관'과 관련해 꼭 알아야할 이야기를 들려준다.
전쟁기념관 내부의 균형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전체에도 보다 균형잡힌 시각을 가진 전시 공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p153
또 책 속엔 몇몇 영화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이 책과 함께 언젠가 그 영화들도 꼭 한번 만나보고 싶어졌다. 글도, 그림도, 예술가도, 저자도 그 모두에게 매혹당한 듯 몹시 매력적인 이 책, 꼬옥 한번 만나보길...!
***
이 책을 읽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는 예술 작품 속의 대상을, 세상 모든 것들을, 어쩌면 그 자신을 투영해 재창조해내는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특히 그림의 경우, 저자의 설명과 함께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마치 순간적으로 그림을 그린 이의 희노애락을 잠시나마 엿본 듯한 착각에 빠져들고 그림 속의 인물이 나에게 무언의 질문을 던지는 것만 같다.
'지금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잘 살고 있는지...'
그리고 저자는 이야기 내내 한 목소리로 계속 힘주어 말한다.
'살아가면서 반드시 지켜야될 것이 있다고.
내가 나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누군가의 말과 행동, 순간순간 벌어지는 상황들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온전히 내가 '나'로 살아갈 수 있어야겠다. 그럴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삶이든 분명 그 속에서 '나만이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찾아 잘 살아갈 수 있을 테니...!!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