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뭔가를 산다면, 그 반대편에는 파는 사람이 있다. 당신이 구매행위를 할 때 판매자는 물건을 팔기 위해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그래서 당신의 구매행위가 누군가에게는 중요한 마케팅의 일부가 된다. 당신의 구매행위 자체가 마케팅이고, 그것은 회의실이 아니라 당신의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다. --- p.18
‘베네피트’를 네 가지 마케팅 이론 중 제일 먼저 소개한 이유는 이것이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마케팅의 본질은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팔고, 그 대가로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는 일이다. 고객은 자신이 얻는 가치가 지불하는 대가보다 크다고 느낄 때 물건을 사기로 결정한다. 여기서 고객이 얻는 가치가 ‘베네피트’이고, 그것은 욕구에 기반한다.
--- p.40
인기 상품은 앞서 이야기한 인간의 3대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경우가 많다. 각각의 욕구는 흔히 동시에 발생하곤 하는데, 최대한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더 좋다는 뜻이다. 인기 있는 레스토랑은 당연히 맛도 좋고(생존욕구) 분위기도 좋아서 다른 사람을 데려가도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사회욕구). 이러한 의미에서 마케팅이란 고객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학문체계라고도 말할 수 있다.
--- p.49
타깃의 범위를 좁히는 이유는 단순하다. 좁히지 않으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30대 남성이라면 누구든 보라고 만든 잡지와 30대 남성을 대상으로 만든 잡지 중에서 어느 쪽을 구매할까? 보통은 후자를 택할 것이다. 이런 상황은 다른 세그먼트에서도 일어난다. 결국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책은 모든 사람이 본다는 이유로 아무도 사지 않는 아이러니에 빠진다.
--- p.81
시장에는 경쟁자가 존재하므로,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고객이 경쟁자가 아닌 당신의 상품을 선택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차별화’다. 차별화란 글자 그대로 ‘다르게 만드는 것’인데, 그냥 다르게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차이점이 경쟁사 상품보다 못하다면 의미가 없다. 그것이 차별화의 본질이다.
--- p.104
가격은 고객이 판매자에게 치르는 직접적인 대가다. 기본적으로는 ‘값을 비싸게 매길 것인가 싸게 매길 것인가’ 하는 단순한 선택이지만, 가격은 ‘가치를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다’는 마케팅의 본질 중에서 ‘대가를 받는다’는 부분의 핵심이다. 그래서 4P 중 하나로 치기에는 그 의미가 훨씬 크다. 또 어떻게 대가를 받을 것인가는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이기도 하다. 예외인 경우도 있겠지만, 가격은 ‘원가’를 웃돌아야 한다. 대개 가격은 원가에 마진을 얹어서 책정하게 되는데, 너무 싸면 이익이 나지 않고 너무 비싸면 팔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가격은 어디까지 올릴 수 있을까?
이때도 역시 ‘고객의 가치’로 돌아가서 생각해야 한다.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크면 가격이 비싸도 돈을 낼 것이고, 가치가 작으면 아무리 싸도 사지 않을 것이다. 당신은 맛없는 라면이나 덮밥을 단지 싸다는 이유로 먹겠는가?
--- p.153
마케팅에 잘 팔리고 안 팔리고는 있어도 좋은 마케팅, 나쁜 마케팅은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설명한 베네피트(고객이 원하는 가치), 타깃, 차별화 전략, 4P의 일관성은 좋은 마케팅의 필요조건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전략적인 마케팅이다. 타깃 전략과 차별화 전략이 4P라는 전술을 통해 실현되어, 결과적으로 전략에서 전술까지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이것을 실천하기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즉, 진리는 단순하지만, 그 단순한 것을 뚝심 있게 진행하기가 어려운 법이다.
--- p.161
TDR의 평균 체류 시간은 무려 8.4시간에 이른다. 상당히 긴 시간이다. 여덟 시간 동안 머무르면 적어도 식사를 두 번은 할 것이다. 또 일렉트릭 퍼레이드와 같은 이벤트는 밤에 진행하니, 점심 식사는 핫도그에 콜라로 괜찮았을지 모르지만 저녁 식사는 든든하게 먹고 싶을 것이다. 그런 고객을 위해 객단가 수천 엔의 고급 레스토랑도 준비해놨다. 놀이기구를 마음껏 탈 수 있게 해서 체류 시간을 늘린 후 음식이나 기념품 판매로 대가를 받는 셈이다. 기념품점에 들어간다면 기념품 수요가 발생한다. 게다가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한 일렉트릭 퍼레이드는 밤에 진행되므로 멀리서 오는 사람들을 위주로 공식 호텔의 숙박 수요가 또 발생한다. (…) 이미 다양한 책에서 TDR을 분석하고 있지만, TDR의 가장 훌륭한 점은 바로 이 ‘대가를 받는 전략’이라는 마케팅 이론을 철두철미하게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 p.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