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지 저
하루 저
밍동 글,사진
이종욱 저
여행 책은 연달아 읽는 것보다 가끔 읽는 게 더 재미있다. 보고 싶은 책이 있어도 미뤄 두었다가 읽는 게 여러 모로 좋겠다.
프랑스 시골 여행 이야기다. 먹고 마시고 노는 산업에 대해 연구한다는 작가의 이력이 독특하다. 글도 퍽 재미있게 써 놓으셨다. 와인 맛을 몰라서 안 마시고 닭고기 맛을 몰라서 안 먹는 내 처지가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이렇게 맛있다고? 그렇다면 눈으로 충분히 먹고 마셔 주겠다. 이렇게 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테니까.
글을 쓰는 작가와 사진을 찍는 세프와 다른 스텝들까지 합해서 10명 정도 되는 팀이 '태양의 차도'라고 프랑스의 유명한 와인 산지가 다 모여 있는 길을 따라 시골 여행을 한다. 작가가 팀원을 이끌고 시골로 간 이유는? 농사, 즉 식재료가 나오는 곳이기 때문이란다. 대부분의 글이 태양의 차도 근처에 있는 포도밭과 와인에 대한 내용이다. 닭고기 관련 내용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가슴살과 다릿살을 한꺼번에 맛있게 만드는 요리법이 있다고. 이게 쉽지 않노라고. 맛있는 포도주나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한 프랑스인들의 노력이 프랑스의 역사, 지리 정보와 더불어 작가의 유쾌한 글솜씨로 잘 드러나 있다. 그럴 테지, 무엇이든 쉽게 생겨나는 건 없을 테니까, 그것이 오래도록 이어지려면 더더욱.
차를 직접 몰면서 시골로 여행을 해 보라는 작가의 권유가 진심으로 와 닿는다.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이 책 속 여정 다음으로는 스페인으로 간 모양이고, 그렇게 해서 '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다'는 책도 냈고, 그 다음에 우리나라의 시골을 여행할 예정인 것 같은데 나는 이 책이 많이 궁금하다.
눈으로 보고 눈으로 먹는 일에 점점 수준이 높아진다고 믿는 나, 프랑스 시골 여행으로 충분한 책이었다.
내가 생각한 '프랑스다운' 느낌은 예술과 낭만의 도시이다. 그렇기에 꼭 가보고 싶은 나라이기도 하고, 그 곳을 마구 활보하고 다니며, 흠뻑 프랑스의 분위기에 취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 화려함을 뒤로하고 진짜 프랑스의 아름다움은 시골에 있다고 하는 저자.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을 뛰어넘어 지역의 문화와 주민의 삶과 정서에 자연스레 스며든 흙내음 가득, 와인향이 진동하는 농대교수와 쉐프의 식도락 여행
음식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풍족함'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모든 예술이 그렇지 아니한가. 허기를 채우기 위해 힘겹게 채집하고, 양을 늘리기 위해 맛없고 질긴 부위까지 끊여서 먹어야 한다면 예술과의 거리는 멀어지고 생존을 위한 절절한 현실에 더욱 가까워질 뿐이다. / 72
많은 이들에게 프랑스는 화려하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내 머릿속의 프랑스 감성이란, 과한 듯 과하지 않고 어색한 듯 세련된, 그러니까 알고 보면 겸손한 그것이다. 이게 내 마음속 '프랑스다운' 느낌이다. / 91-92
프랑스의 시골에서 만나는 향긋한 와인 이야기로 다가온 《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따분하게 와인의 정보를 나열하는 정보성 책과는 다르게 눈앞에 풍경이 먼저 그려지며 프랑스 시골의 포도밭과 와인 창고, 양조장, 오크통, 다양한 와인들과 거기에 어울리던 음식들 그리고 뒤따라 등장하는 그 지역 와인의 탄생과 관련된 원초적인 조건과 역사, 문화 다양한 이야기들로 인해 와인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 곳에 있는 나를 상상해보았다. 와인의 향과 맛을 음미하고, 빛깔을 탐닉하며, 그 순간의 날씨와 분위기까지 오롯이 내 시간을 행복으로 채워보는 그 얼마나 알딸딸 향긋한 상상인가. 보라색 라벤더로 가득 찬 프로방스에서 장밋빛이 도는 로제 와인?? 별 다섯개. 버킷리스트에 적어본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