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저/최고은 역
피터 스완슨 저/노진선 역
피터 스완슨 저/노진선 역
알렉스 노스 저/김지선 역
기도 소타 저/부윤아 역
제목에서부터 대놓고 살인 클럽이라는 책을 보고 스릴을 기대했는데 시작이 실버타운의 노인들 이야기라 무슨 재미가 있을지 의아했지만 곧 그런 게 사라질 정도로 점점 흥미롭고 몰입되는게 느껴질 정도로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면서 뭉클함과 안타까움이 전해져 오는 언발란스한 추리 소설이었습니다. 조용한 동네에서 갑자기 두 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고급 요양원에 있던 4명의 노인들이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엄청난 추리력과 추진력, 재빠른 행동력으로 수사 진행을 장악하는 모습들에 놀라기도 하고 과거의 슬픈 사랑과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어쩔수없이 드러나면서 가슴 한 켠이 살짝 먹먹해지기도 했습니다.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아온 노인들이 한 공간에서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어주고 배려하면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친근한 사립 탐정 같아서 그들의 활약을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 다른 분들께도 추천합니다.
나이는 그냥 먹는게 아니야, <목요일 살인 클럽>
최근 들어서, 정년 은퇴 후 노년기의 삶을 즐겁고 편안하게 보내기 위해 실버타운 등과 같은 입주 시설에 들어가려고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도 않고 개인적인 삶 자체를 중요시하는 요즘의 사회 분위기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실버타운에서 살고 있는 네 명의 노인들이 여러 미해결 사건들을 해결한다는 매우 독특한 설정이 이 소설에 담겨져 있다. 먼저 엘리자베스와 페니가 목요일 살인 클럽이라는 모임을 만들었고, 그 다음에 이브라힘과 론이 합류했다. 그런데 페니의 병세가 짙어져 치료소인 윌로우스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 빈자리를 간호사 출신의 조이스가 들어오게 된 것이다. 이렇게 네 명의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목요일 살인 클럽은 매주 실버타운 퍼즐실에 모여 사건들을 분석하고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영국 출신의 방송 프로듀서, 텔레비전 진행자인 저자는 이 시리즈로 작가로서의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기존 형사나 탐정이 아닌 네 명의 노인들이 사건을 해결한다는 설정을 싫어할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엘리자베스, 조이스, 이브라힘, 론 이 네 명의 캐릭터가 너무 개성이 넘쳐서 무척 매력적이었다. 먼저 정보기관에서 일했던 것으로 확신되는 엘리자베스는 매우 추진력이 강한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을 도발하기도 하고 허점을 찾아내 공격하기도 하는 역할이다. 그 다음 조이스는 순진하고 귀여워 보이는 외면과 다르게 매우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정신과 의사인 이브라힘은 회원들 가운데 가장 신중한 편이고, 론은 행동파 스타일이다. 이렇게 각자의 성격과 행동 방식이 너무나도 달라서 오히려 그런 조합이 독자에게 흥미로 다가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리즈의 문을 여는 이 소설에서는 쿠퍼스 체이스 실버타운을 운영하는 이언 벤섬과 그의 심부름꾼인 토니 커런과의 갈등으로 촉발된 것으로 보이는 연쇄 살인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론의 아들이자 복서인 제이슨이 과거 토니와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며 양상이 더욱 복잡해진다. 작가는 몇 가지 힌트와 용의자들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독자들에게 제공하면서 두뇌싸움을 벌인다. 처음에는 수사 권한이 없는 네 명의 실버타운 노인들이 어떻게 이 살인사건을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살아가며 쌓은 경력과 인간관계 그리고 연륜을 바탕으로 사건의 진상에 접근하는 이들의 방식을 보여주면서 독자들을 설득해나간다. 그동안 비슷한 스릴러와 미스터리 작품에 질린 독자라면 기분 전환 겸 이 시리지를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