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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델리아 오언스 “사랑은 삶을 지속하기 위한 전제 조건”
2019년 07월 12일
[이주의 신간] 『정신의 삶』 『가재가 노래하는 곳』 외
2019년 06월 19일
리즈 위더스푼이 운영하는 북클럽에서 추천한 책이었다고 한다.
폭발적인 인기를 힘입어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다고 한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그래, 저기 어디 가재들이 노래하는 곳에 가서 꼭꼭 숨어야겠네. 누군지 몰라도 카야를 데리고 가서 키워야 되는 사람들 참 안됐다. 테이트가 만면에 웃음을 띠었다. "
" 무슨 말이야 ,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니? 엄마도 그런 말을 했었어."
엄마는 언제나 습지를 탐험해보라고 독려하며 말했다. "갈 수 있는 한 멀리까지 가봐. 저 멀리 가재가 노래하는 곳까지"
이 말은 작가의 어머니가 진짜로 작가에게 들려주었던 말이라고 한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웬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정되지 않은 먼 곳, 어디든 될 수 있는 마법의 장소 말이에요.
생물이 여전히 야성을 간직하고 수백 년에 걸쳐 살아온, 존재하고 있는 장소를 의미했지요.
이 소설에서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주는 어떤 불확실성이 있는 장소가 관계성으로도 표현된다. 여기, 저기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카야로 대변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습지다.
폭력성이 짙은 아빠는 엄마를 비롯해서 온가족을 모두 학대한다.
그렇게 하나 둘씩 습지의 판자집을 떠난다.
마지막 카야와 그위에 조디만 남았는데 조디 마저 떠나버린다.
카야는 혼자 그 습지에서 밥을 짓고 생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너무나 외롭고 무섭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아직 있다는 사실은 드문드문 들어와도 술에 취해도 위로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의 편지가 오고 아버지는 격분한 후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카야는 아버지의 보트를 타고 다니면서 주유소 겸 만물상인 흑인 점핑 아저씨와 유일하게 교류를 한다. 그러다가 보트를 타고 있는 테이트를 만나게 된다.
테이트와는 습지에 대한 관심과 조디와의 친분의 끈으로 카야와 친분을 맺기 시작한다.
"너무나 확고하면서도 편안한 행동거지였다. 그냥 근처에만 있었는데, 그렇게 가까이 간 것도 아닌데, 딱딱하게 뭉쳐 있던 카야의 응어리가 한결 느슨해졌다. 엄마와 조디가 떠나고 처음으로 숨 쉴 때 아픔이 느껴지지 않았다. 상처 말고 다른 무언가가 느껴졌다. 카야에게는 이 보트와 그 소년이 필요했다. "
버림받은 카야에게는 한줄기 따뜻한 바람이었다.
습지는 이제 그녀에게는 떠날 수 없는 가족이었다.
" 아니 , 갈매기랑 왜가리랑 판잣집을 떠날 수는 없어. 나한테 가족은 습지뿐인걸"
테이트는 학교 교육을 받지 못해서 글을 읽고 쓸 수 없는 카야에게 시로 글을 가르치고 숫자를 가르쳤다. 그렇게 카야는 시를 접했다. (마지막 반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 )
" 카야는 말들이 손아귀로 강렬한 의미를 움켜쥐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 손을 활짝 펼쳐 의미를 풀어낼 수는 없었다. 혹시라도 시인이 된다면 카야는 메시지를 명료하게 쓰고 싶었다. "
그렇게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던 시기 테이트가 대학을 위해 카야를 떠난다.
그리고 5년 이란 세월동안 카야를 찾지 않는다.
그 사이 동네 스타 체이스가 카야를 찾는다.
화려한 날개를 피고 암컷을 찾는 수컷 마냥 찾아와서 도둑 둥지를 틀려고 했으나 카야가 지방신문을 읽던 중 약혼사실을 알게되고 상처를 받고 끝낸다. 체이스는 결혼을 하고도 카야를 찾아와 무력으로 카야를 제압하려 했다. 카야는 폭력에 노출되있는 자신의 생활이 참을 수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 체이스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된다.
여러가지 정황상 타살로 추정하고 용의자를 찾던 중 카야가 법정에 서게 된다.
후반 부는 법정에 서게 되는 카야의 모습에서 카야의 일생 중에 가장 동네의 깊숙이 많은 사람들과 접하게 되면서 카야의 위치가 극명하게 표현된다.
지루할 틈이 없이 너무 재미있고 습지에 대한 표현들이 생소한 것들도 있지만 어렵지 않고 습지가 그려지는 듯한 느낌이다. 전문가만이 그려낼 수 있는 필력이다.
"왜 상처받은 사람들이, 아직도 피흘리고 있는 사람들이, 용서의 부담까지 짊어져야 하는 걸까? "
"예측 가능한 올챙이들의 순환고리와 반딧불이의 춤 속으로 돌아온 카야는 언어가 없는 야생의 세계로 더 깊이 파고들었다. 한창 냇물을 건너는데 발밑에서 허망하게 쑥 빠져버리는 징검돌처럼 누구도 못 믿을 세상에서 자연만큼은 한결같았다.
스스로 인간으로 부터 고립시키고 자연의 야생에 머물렀다는 작가의 인터뷰를 읽고 나니 소설 속의 모든 인물들과 설정들이 더욱 다가 왔다. 인터뷰 버전을 꼭 찾아 읽어보시길...
넷플릭스에 영화로도 나와있어서 전부터 궁금했는데, 이번달에 기회가 생겨 읽어보게 되었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인것을 알고봐서, 책의 결말이 대충 예상되었는데 역시나 반전없이 예상한대로 결말이 들어 맞았다. 뻔한 스토리였지만 너무나도 생생한 습지에 관한 표현 덕분에 뻔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작가의 풍부한 표현력 덕분에 직접 눈에 카야의 집 풍경이 그려졌다. 버림받은 카야의 슬픔과 아픔도 그대로 느껴졌다. 넷플릭스 시청 전에 꼭 소설부터 완독하고 영화를 보면 더 좋을것 같다. 간만에 집중에서 한번에 읽었던 소설이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정말 페이지가 잘 넘어가지 않았다.
다른 문화권, 낯선 시대, 잘 모르는 장소에 대한 설명, 익숙하지 않은 시대와 배경을 상징하는 여러 사물들의 명칭, 후반에 다시 등장할지 어떨지 알 수 없는 보조 출연자 같은 인물들에 대한 사족 같은 설명들...... 페이지가 안 넘어갔다.
그럼에도 겨우 읽어나가는데, 한 3분의 1? 4분의 1? 정도가 지났을까. 방치되어 야생에서 홀로 생존해야 했던 불행하고 외로운 소녀가 테이트를 지속적으로 만나 글을 배우고, 그외 많은 것들을 학습하며, 두 사람 만의 서사와 감정 교류들이 그려지고, 믿고 보던 다정남의 배신과 이후 새로이 등장한 매력남과의 에피소드 등에서 무슨 일흔 넘은 생물학자 노 교수님이 로맨스를 이렇게 잘 썼나 감탄하며 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카야의 과거 시간들이 페이지가 넘어가며 점차 작중 현재 시간(체이스가 사망한 이후)에 가까워져 갈수록 그 일과 관련된 이런저런 세세한 것들이 밝혀지고, 카야의 구속 이후 법정 싸움 전개 또한 탄탄하고 몰압감 있게 짜여있어서 읽다가 도저히 멈출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뭉뚱그려 이렇게 축약해 쓰는 게 미안할 정도로 이 책의 스토리 안에는 자연에 대한 소중함과 사랑, 생명체들과의 교감과 배움, 가족애, 가정폭력, 여성, 약자, 차별, 성장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담겨 있다. 작심하고 계몽하고자 티를 내는 게 아니라 정말 흥미롭고 흡입력 있는 스토리 전개 속에 정교하게 잘 짜여있는 것들이라서 이 또한 작가가 글을 정말 잘 썼구나 하는 깨달음 속에 감탄이 나온다.
그래서 올해 초 페이백으로 읽고 소장 구매함.
영화로 유명해서 원작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페이백으로 나와서 좋은 기회였네요. 그리고 헐리웃 스타인 리즈 위더스푼이 이 책을 발굴했다는 비하인드도 덕분에 알게 되었네요. 제목부터 호기심이 생기는데 미스터리인데 서사도 마지막 반전도 상당히 여운이 있었네요. 생태학자가 쓴 소설답게 소설배경도 흥미로웠구요. 이제 소설을 읽었으니 영화도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