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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

폴 오스터 저/김석희,이종인,민승남,황보석 | 열린책들 | 2022년 4월 10일 한줄평 총점 10.0 (8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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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시 >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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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세계적인 작가 폴 오스터의 대표 산문 컬렉션
문학, 글쓰기, 정치 그리고 삶에 대하여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가장 잘 알려진 폴 오스터는 뛰어난 에세이스트이자 시인, 번역가,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는 그가 쌓아 올린 수많은 산문 중 대표작을 선별해 엮은 선집이다. 여기에 2020년 발표한 「스타니슬라프의 늑대들」을 열린책들에서 추가해 출간한다. 그는 에세이, 서문, 편지 등 다양한 형식을 넘나들면서 예리하고 지적이며 유머를 잃지 않는 언어로 문학과 글쓰기, 일상과 정치, 그리고 삶에 대해 말한다. 이 책에서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것은 재능 넘치는 작가가 걸어온 문학적 경로이자 평생 글을 써온 작업자의 이력이며, 자신이 속한 사회에 책임감을 느끼는 한 시민의 목소리이다.
  •  책의 일부 내용을 미리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미리보기

목차

* 작문 노트 메모들

* 굶주림의 예술

굶주림의 예술
뉴욕의 바벨탑
다다의 유골
관념과 사물
진실, 아름다움, 침묵
케이크와 돌
추방의 시
순수와 기억
죽은 자들을 위한 책
카프카의 편지들
레즈니코프 × 2
바틀부스의 어리석은 소행들

* 포의 유골 & 오펜의 파이프
I
II

* 타자기를 치켜세움

* 잡문들
『뉴욕New York』지의 질의에 대한 답변
〈찰스 번스타인〉이라는 말이 들어간 25개의 문장
고섬 핸드북
조르주 페렉을 위한 엽서들
베케트를 추모하며
바이 더 북

* 서문들
20세기 프랑스 시
말라르메의 아들
고공 줄타기
역자 후기
셰이 구장에서의 어느 저녁
전국 이야기 공모전
작은 초현실주의 시 선집
걱정의 예술
집에서의 호손
지상의 밤: 뉴욕 편
조 브레이너드
예술 인생

* 특별한 계기에 쓴 글들
살만 루슈디를 위한 기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에게 보내는 탄원서
전쟁의 최고 대체물
뉴욕에서 금지된 영국 예술
박스에 대한 단상
생각나는 대로 끄적거린 글 ― 2001년 9월 11일 ― 오후 4시
지하철
NYC = USA
1968년 컬럼비아

* 낯선 사람들에게 말 걸기

* 스타니슬라프의 늑대들



출전
옮긴이의 말
옮긴이 목록
옮긴이 소개

저자 소개 (5명)

저 : 폴 오스터 (Paul Auster)
작가 한마디 나는 어떤 위기를 견뎌 낸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뭐라고 할까, 우리는 그런 위기를 계기로 시험을 받는 거죠. 또 그런 때 우리의 존재를 정확하게 발견하게 되고요. 가령 인생이 거덜 났는데 어떻게 그것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냐,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소외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면서도, 감정에 몰입되지 않고 그 의식 세계를 심오한 지성으로 그려 내는 폴 오스터는 그 마법과도 같은 문학적 기교로 <떠오르는 미국의 별>이라는 칭호를 부여 받은 바 있는 유대계 미국 작가로 미국에서 보기 드문 순문학 작가이다. 독특한 소재의 이야기에 팽팽한 긴장이 느껴지는 현장감과 은은한 감동을 가미시키는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는 그는 현대 작가로서는 보기 드문 재능과 문학적 깊이, 문학의 기인이라 불릴 만큼 개성 있는 독창성과 담대함을 소유한 작가이기도 하다. 1947년 뉴저지의 중산층 가족에게서 태어났다. 콜럼비아 대... 소외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면서도, 감정에 몰입되지 않고 그 의식 세계를 심오한 지성으로 그려 내는 폴 오스터는 그 마법과도 같은 문학적 기교로 <떠오르는 미국의 별>이라는 칭호를 부여 받은 바 있는 유대계 미국 작가로 미국에서 보기 드문 순문학 작가이다. 독특한 소재의 이야기에 팽팽한 긴장이 느껴지는 현장감과 은은한 감동을 가미시키는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는 그는 현대 작가로서는 보기 드문 재능과 문학적 깊이, 문학의 기인이라 불릴 만큼 개성 있는 독창성과 담대함을 소유한 작가이기도 하다.

1947년 뉴저지의 중산층 가족에게서 태어났다. 콜럼비아 대학에 입학한 후 4년 동안 프랑스에서 살았으며, 1974년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1970년대에는 주로 시와 번역을 통해 활동하다가 1980년대에 『스퀴즈 플레이』를 내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미국 문학에서의 사실주의적인 경향과 신비주의적인 전통이 혼합되고, 동시에 멜로드라마적 요소와 명상적 요소가 한데 뒤섞여 있어, 문학 장르의 모든 특징적 요소들이 혼성된 "아름답게 디자인된 예술품"이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작품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문단, 특히 프랑스에서 주목 받고 있으며, 현재 2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

작품 내부를 살펴보면 기적과 상실, 고독과 열광의 이야기를 전광석화 같은 언어로 종횡 무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또한 운명적인 만남과 그리고 상징적인 이미지들을 탄탄한 문장과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결합시켜 독자들을 있을 법하지 않게 뒤얽힌 우연의 연속으로 이끌어 간다.

특히 폴 오스터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뉴욕 3부작』은 탐정 소설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는 3편의 단편을 묶은 책으로, '묻는다'는 것이 직업상의 주 활동인 탐정이라는 배치를 통해 폴 오스터의 변치 않는 주제 - 실제와 환상, 정체성 탐구, 몰두와 강박관념, 여기에 특별히 작가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여러 함의-를 들여다 보게 하는 작품이다. 각 작품에 등장하는 탐정들은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계속 사건을 추적하지만 사건은 점점 더 미궁에 빠지고, 탐정들은 정체성의 위기를 겪거나 짓궂은 우연의 장난에 휘말리던 끝에 결국 '자아'라는 거대한 괴물과 맞닥들이게 된다.

『뉴욕 3부작』의 또 다른 재미 중의 하나는 원문을 구성하는 난외주기 형식의 일화들에 있다. '자연언어'의 발견을 둘러싼 여러 제왕들의 실험과 늑대소년의 등장이 다니엘 디포우와 조나선 스위프트의 작품에 끼친 영향, 다리 설계자인 아버지가 미처 완성 못하고 사고로 죽자 그 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완성한 뉴욕의 브루클린 다리에 관한 일화, 어려서 잃은 아버지의 모습을 알프스의 얼음에 갇힌 채로 목격한 아들의 이야기, 창세기 신화와 바벨탑 신화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돈키호테』의 진짜 저자에 대해 저자인 폴 오스터가 작중 인물과 벌이는 논란... 이외에도 고금의 무수한 일화들이 글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자칫 건조해지기 쉬운 자아 탐색의 여행에 즐거운 동반자가 되어 준다. 카프카나 베케트의 주제 의식인 부조리의 현대적 변주이기도 하며 세르반테스의 『동키호테』처럼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로도 해석될 수 있는 작품이다.

뉴욕의 한 담배가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흔한 뉴요커들의 일상을 너무도 현실적으로 체감케 한 <스모크>의 시나리오를 담당하기도 했고, <블루 인 더 페이스>에서는 직접 연출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 밖의 다른 작품으로는 『달의 궁전』, 『공중 곡예사』, 『거대한 괴물』, 『우연의 음악』, 『오기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동행』, 『굶기의 예술』, 『빵굽는 타자기』, 『고독의 발명』, 『기록실로의 여행』, 『브루클린 풍자극』¸『빨간 공책』, 『마틴 프로스트의 내면의 삶』, 『어둠 속의 남자』, 『보이지 않는』 등이 있으며, 현재 그는 뉴욕 브루클린에서 아내(Siri Hustvedt), 두 자녀(Daniel and Sophie)와 함께 살고 있다.
역 : 김석희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국문학과를 중퇴했으며,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가로 데뷔했다. 영어,불어,일어를 넘나들면서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허먼 멜빌의 『모비 딕』,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 쥘 베른 걸작선집(20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15권) 등 많은 책을 번역했다. 역자 후기 모음집 『번역가의 서재』를 펴냈으며, 1997년에 제1회 한국번역대상을 수상했다.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국문학과를 중퇴했으며,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어 작가로 데뷔했다. 영어,불어,일어를 넘나들면서 존 파울즈의 『프랑스 중위의 여자』, 허먼 멜빌의 『모비 딕』,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 쥘 베른 걸작선집(20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15권) 등 많은 책을 번역했다. 역자 후기 모음집 『번역가의 서재』를 펴냈으며, 1997년에 제1회 한국번역대상을 수상했다.
역 : 이종인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 겸임 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정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최근에는 E. M. 포스터, 존 파울즈, 폴 오스터, 제임스 존스 등 현대 영미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하고 있다. 저서로 『번역은 글쓰기다』, 『번역은 내 운명』(공저)과 『지하철 헌화가』, 『살면서 마주 한...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 번역가 양성 과정 겸임 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정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250여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와 문학 서적을 많이 번역했다. 최근에는 E. M. 포스터, 존 파울즈, 폴 오스터, 제임스 존스 등 현대 영미 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하고 있다.

저서로 『번역은 글쓰기다』, 『번역은 내 운명』(공저)과 『지하철 헌화가』, 『살면서 마주 한 고전』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1984』, 『그리스인 조르바』, 『보물섬』, 『촘스키, 사상의 향연』, 『폴 오스터의 뉴욕 통신』, 『문화의 패턴』, 『호모 루덴스』, 『중세의 가을』, 『지상에서 영원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헨리 제임스 단편선』, 『조지 오웰 수필선』, 『유한계급론』(소스타인 베블런), 『리비우스 로마사 I, II』, 『로마제국 쇠망사』, 『고대 로마사』, 『숨결이 바람 될 때』, 『변신 이야기』, 『작가는 왜 쓰는가』,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마인드 헌터』, 『군주론·만드라골라·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등이 있다.
역 : 민승남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제15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아룬다티 로이의 『지복의 성자』,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 앤 카슨의 『빨강의 자서전』, 『남편의 아름다움』, 이언 매큐언의 『스위트 투스』, 『넛셀』, 메리 올리버의 『천 개의 아침』, 『완벽한 날들』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제15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아룬다티 로이의 『지복의 성자』, 유진 오닐의 『밤으로의 긴 여로』, 앤 카슨의 『빨강의 자서전』, 『남편의 아름다움』, 이언 매큐언의 『스위트 투스』, 『넛셀』, 메리 올리버의 『천 개의 아침』, 『완벽한 날들』 등이 있다.
역 : 황보석
1953년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중고교와 서울대 불어교육학과를 나왔다. 영문 잡지사 편집기자, 출판사 편집장, 주간을 거쳐 1983년 이후로는 번역을 업으로 삼았다. 150여 권의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문학작품들을 번역했고 편저로는 기초 프랑스어와 기초 프랑스어 회화가 있다. 주요 번역서로는 『셀프』(얀 마텔),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모레』(앨런 폴섬),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바스콘셀로스), 『랜트』(척 팔라뉘크), 『동방박사』(미셸 투르니에), 『25시의 증언』(비르질 게오르규), 『작은 것들의 신』(아룬다티 로이), 『백년보다 간... 1953년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중고교와 서울대 불어교육학과를 나왔다. 영문 잡지사 편집기자, 출판사 편집장, 주간을 거쳐 1983년 이후로는 번역을 업으로 삼았다. 150여 권의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문학작품들을 번역했고 편저로는 기초 프랑스어와 기초 프랑스어 회화가 있다. 주요 번역서로는 『셀프』(얀 마텔),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모레』(앨런 폴섬),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바스콘셀로스), 『랜트』(척 팔라뉘크), 『동방박사』(미셸 투르니에), 『25시의 증언』(비르질 게오르규), 『작은 것들의 신』(아룬다티 로이), 『백년보다 간 하루』(친기즈 아이트마토프), 『러브스토리』(에릭 시걸), 『갈매기의 꿈』(리처드 바크), 『다섯 번째 산』(파울로 코엘료), 『바다의 선물』(앤 모로우 린드버그), 『색채심리』(파버 비렌), 『독일인의 사랑』(막스 뮐러), 『불릿파크』(존 치버), 『존 치버 단편전집』, 『버드 송』(세바스천 포크스), 『뉴욕 삼부작』, 『달의 궁전』, 『공중곡예사』, 『환상의 책』, 『거대한 괴물』, 『브루클린 풍자극』, 『신탁의 밤』, 『고독의 발명』, 『우연의 음악』(이상 폴오스터) 등이 있다.이 있다.

출판사 리뷰

폴 오스터가 직접 엮은 대표 산문 컬렉션
문학, 글쓰기, 정치 그리고 삶에 대한 마흔다섯 편의 글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가장 잘 알려진 폴 오스터는 뛰어난 에세이스트이자 시인, 번역가,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는 그가 쌓아 올린 수많은 산문 중 대표작을 선별해 엮은 선집이다. 여기에 2020년 발표한 「스타니슬라프의 늑대들」을 열린책들에서 추가해 출간한다. 그는 에세이, 서문, 편지 등 다양한 형식을 넘나들면서 예리하고 지적이며 유머를 잃지 않는 언어로 문학과 글쓰기, 일상과 정치, 그리고 삶에 대해 말한다. 이 책에서 우리가 발견하게 되는 것은 재능 넘치는 작가가 걸어온 문학적 경로이자 평생 글을 써온 작업자의 이력이며, 자신이 속한 사회에 책임감을 느끼는 한 시민의 목소리이다.

글을 매개로 시공간을 뛰어넘어 낯선 독자와 대화하는 일,
〈오직 그것만이 제가 하고 싶었던 일입니다〉


죽은 사람들을 다시 살려 낼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의 말을 들을 수는 있고 그들의 목소리는 〈책〉 속에 살아 있는 것이다.
―「죽은 자들을 위한 책」 중에서

세계적인 작가라는 타이틀 뒤에는 〈몇 시간, 몇 날, 몇 해를 홀로 방에 틀어박혀〉 백지에 글을 써넣으려 안간힘을 쓰는 고단한 개인이 있다. 이 책 곳곳에는 평생 쓰는 혹은 써야만 하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에서 비롯한 폴 오스터의 고민과 탐색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는 가난했던 무명작가 시절 몇 푼 되지 않는 번역료마저 떼일 위기에 처해 전전긍긍하면서도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았고, 찰스 레즈니코프와 에드몽 자베스, 루이스 울프슨과 에드거 앨런 포에게서 글쓰기라는 행위는 무엇인가에 대한 힌트를 얻고자 했다. 사뮈엘 베케트 같은 작가조차 자신의 창작물이 지닌 가치를 확신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어쩌면, 더 나은 실패를 향해 나아가며 그저 계속 쓰는 수밖에 없다고 되뇌었을 것이다. 〈작가와 독자가 동등하게 기여한 협업의 결과물〉인 글 안에서,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영원히 아는 사이가 되지 못할〉 낯선 독자와 대화하는 것만이 평생토록 그가 하고 싶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목소리를 내기 위한 글쓰기

우리에게 긍지를 느끼게 해주십시오, 리지 주지사. 무미아 아부자말의 목숨을 구해 주십시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에게 보내는 탄원서」 중에서

이 책의 후반부에는 이름이 알려진 작가로서, 목소리를 멀리까지 들리게 하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시민 폴 오스터가 칼럼, 탄원서, 연설문의 형식으로 정치적인 의견을 밝히는 몇몇 글이 수록되어 있다. 그것들을 통해 우리는 2022년 현재도 〈민주 사회를 위한 작가 집단〉의 창립 멤버로 활동 중인 그가 오래전부터 사회에 참여해 온 이력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이슬람교를 모독하는 소설을 썼다는 이유로 목숨을 위협받는 살만 루슈디를 위해 기도하듯 글을 쓰는데, 〈외국 정부의 결정을 움직일 힘도 없고 영향력도 없〉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지면을 활용해 지지를 표명할 수는 있기 때문이다. 또 부당하게 사형을 선고받은 흑인 인권 운동가 무미아 아부자말을 구제하기 위해 동료들과 기자 회견을 열고, 이라크 침공을 강행하려는 부시 정권을 비판하는 칼럼을 쓰며, 노숙인들의 처지를 환기하며 날로 심각해지는 주거 불균형에 대해 말한다. 그가 조르주 페렉에게서 발견했듯, 〈세상을 향한 관심〉과 〈이야기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쓰거나 말하는 것이 그가 가장 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책에서 책들로

이제 그들은 유령이 되었어도, 나는 방문을 열고 그들을 맞이하지 않는 날이 단 하루도 없다.
―「예술 인생」 중에서

이 책에 실린 비평문과 에세이, 서문 등은 오랜 세월에 걸쳐 구축되어 온 폴 오스터의 문학 세계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여러 작가와 작품으로 이어지는 통로이다. 잘 알려진 작가의 잘 알려진 작품과 덜 알려진 작품, 덜 알려지거나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 번갈아 등장하며 우리에게 처음 혹은 새로이 말을 건다. 우리는 조르주 페렉의 방대한 장편소설, 너새니얼 호손이 혼자 아이를 돌보며 작성한 기록, 인류학자 피에르 클라스트르가 소설가적 기지를 발휘해 집필한 연구서, 고공 줄타기 곡예사 필리프 프티의 자서전, 또 어느 평범한 시민의 기막힌 가족사와 마주치게 되며, 그 만남들에서 촉발된 호기심을 계기로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 안팎의 수많은 책들로 나아갈 기회를 얻는다. 폴 오스터에게 영감을 준 작가와 작품 들이 우리를 더 넓은 독서의 장으로 이끈다. 이렇듯 우리를 만든 책들과 우리가 만들어 갈 책들이 만나는 곳에 서 있는 것이 작가라면, 폴 오스터의 이 유려한 산문들은 〈작가다움〉을 선명하게 내보이는 훌륭한 사례일 것이다.

종이책 회원 리뷰 (7건)

구매 파워문화리뷰 Paul Auster Collection: Selected Essays, Prefaces, and Other Writings, 1967-2017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책*****우 | 2023.05.28

30대에 내가 가장 좋아했던 작가 중 한 명이 폴 오스터였다. 

이미 전생처럼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지지만, 아주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서른에 발병해서 3년 동안 투병 생활을 할 때, 내가 중심을 잃지 않게 해준 작가다.

의사는 나한테 더이상의 사회생활은 불가능하니 돈 많은 남자 만나서 유한 부인으로 살라는 말로, 사회적 사망 선고를 내렸다. 나는 세상에서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주는 불안감도 컸다. 죽음 혹은 죽음에 대한 공포가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고, 게릴라처럼 불쑥불쑥 일상생활에 엄습했다.

이런 건 겪어본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리 설명해줘도 도무지 알 수 없는 거라 자세한 설명이라는 게 무의미하기도 하다.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 어느연유로인지 『달의 궁전』을 읽게 됐고, 그 이후로 폴 오스터의 작품들을 섭렵하게 됐다. 폴 오스터를 통해 소설을 읽게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폴 오스터는 내게 은인이다. 내가 죽음의 시커먼 심연에 빠져 익사하지 않도록 해줬으니 그 또한 고마운 일이다.

아무튼 폴 오스터는 30대에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한 작가가 되었다. 얼마나 좋아했냐 하면 'Complete Works of Paul Auster'로 출간된 책들을 원서로 모두 소장하고 있을 정도다. 아마 폴 오스터를 아주 좋아하지 않는 독자라면 모를 수도 있는데, 폴 오스터는 애초에 시인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그 말인즉슨 폴 오스터의 시집도 있다는 의미인데, 그 시집 역시 원서로 소장하고 있다.

이 정도면 내가 이 작가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Talking to Strangers: Selected Essays, Prefaces, and Other Writings, 1967-2017』의 번역본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1967년부터 2017년 사이 폴 오스터가 쓴 산문들 중 선별한 글들을 모은 책인데, 이 선별 작업을 폴 오스터가 직접했다. 그러니깐 본인 스스로 어떤 기준에 의해서건 그 시기를 대표한다거나, 본인이 잘 썼다고 생각되는 글들을 고른 것이니, 어떤 식으로든 폴 오스터와 그의 작품을 가장 잘 대변한다고 할 수 있겠다.

 

흥미로운 점은 번역자가 네 명이나 된다는 것인데, 내 생각에는, 넷이서 나눠서 번역을 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존에 여러 책에 수록된 각각의 글들의 번역자가 이 들이라는 의미인 것 같다. 즉, 이 책을 위해 따로 번역을 한 게 아니라, 이미 번역되었던 글들을 모아놓는 작업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아예 이 참에 한 번역가가 공들여 번역을 했으면 어땠을까. 그렇지만 이건 또 이것대로 글들이 가진 시간의 퇴적을 느낄 수 있으니 꼭 나쁘지만은 않지만, 폴 오스터 정도의 작가라면, 그리고 한 출판사에서 지속적으로 책들을 출간한다면, 한 번역자에게 꾸준히 맡기는 게 최상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이미 한 번은 읽은 적이 있는 글들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구입한 이유는 다분히 소장욕 때문이다. 가령, 여기저기 흩어진 사진들을 인화해서 앨범에 담는 작업과 유사하달까. 흩어진 기억들을 하나의 유형물 안에 담아 놓는 작업. 그래서 더 이상 기억이 흩어지지 않도록, 행여 옅어진다면 다시 꺼내볼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라 생각했고, 그 자체만으로도 이 책을 구입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더해 이 책을 구입하면 폴 오스터의 사인이 들어간 머그잔을 준다. 비록 친필 사인은 아니라 해도, 나같은 독자에겐 나름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으니까(어쩌다 보니 이번 리뷰에선 '충분히' 혹은 '충분하다'는 표현을 많이 쓰게 된다. 그게 폴 오스터가 내게 지니는 의미다. '의미'란 단어도 참 많이 쓰게 된다. 이 역시 같은이유다).

 

한 가지 재밌는 점은 30대엔 마치 아빠의 젊은 시절을 따라가듯 책을 읽었다면(실제로 폴 오스터는 우리 아빠와 동갑이다), 이제는 마치 내 예전 이야기처럼 읽게 된다. 그만큼 나도 나이를 먹었다는 의미겠지. 

 

개인적으로는 「타자기를 치켜세움」이 가장(여전히) 좋았다. 이 글은 단행본으로도 갖고 있는데, 어찌보면 가장 폴 오스터답지 않은 글이면서도(매우 낭만적이다!), 폴 오스터라는 사람을 가장 잘 보여주는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1962년에 만들어진 타자기를 지인에게 중고로 사서 1974년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사용하는 사람이 바로 폴 오스터다(그런데 다른 한 편으론 역시 독일제품이 우수하다는 걸 입증하기도 한다. 그 오랜 시간 동안 고장나거나 망가지지 않았다는 거니까). 이렇게 한결같은 사람이기에, 그의 충성스러운 독자로 사는 일이 부끄럽지 않다. 그 점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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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작가의 시 사랑, 문학 사랑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비*루 | 2022.10.30

요새야 책도 별로 못 읽고 해서 좀 그렇지만, 그래도 인생 작가를 꼽으라면 폴 오스터를 들 것 같다. 왜였나 이유도 기억 안 나는데, 수능을 마친 무렵에 [뉴욕 삼부작]을 사 읽은 청소년 추리소설 팬의 충격은 엄청난 것이었고 이후 오스터 소설들을 통해 함께 고민하고 방황하며 어른이 된 것 같다.

이제는 쓰는 속도도 뜸하고, 언제부턴가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는 듯도 하고, 나는 바쁘고… 해서 어떤 책은 사서 덜 읽고 덮기도 했는데 두꺼운 산문집이 나온다니 무엇보다 반가워서 냉큼 주문! 하고는 많이 읽진 못했다. (종이책은 두껍지만 Yes24 북클럽에도 전자책이 있어 요즘은 전자책으로 읽는 중…) 전부터도 문학 평론, 시도 쓰고 했던 것으로 아는데, 책의 앞부분은 대체로 외국 시, 시인에 대한 소개와 평론 글 위주다. 이야기하는 시와 시인을 잘 모르니 아무래도 흥미가 떨어져 한두 챕터를 읽고 금세 잠들기도 했는데, 그러는 사이사이 오스터의 시에 대한 사랑, 소설에서도 드러나던 오스터의 관심 주제들이 엿보여 즐겁다. 제목인 “낯선 사람에게 말 걸기”가 언급된 수상소감 글도 참 절절하고 좋더라. 그런 마음으로 쓰셔서 어린 저도 들을 수 있었나 봐요. 오래 건강하셔서 좋은 글들 더 남겨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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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낯선 사람에게 말걸기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 YES마니아 : 로얄 s*******4 | 2022.07.20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인 폴 오스터의 산문선이 나왔길래 망설임 없이 구매. 밑줄 칠만한 곳도 많았고 군데군데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이 있어서 역시나 실망을 시키지 않는 작가라는 것을 재확인. 폴 오스터 삶의 궤적을 엿볼 수 있어서 좋았고 이 작가는 (글으로만 봤을때) 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려 깊고 섬세함. 여전히 폴오스터의 에세이보다는 소설이 좋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은 많이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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