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 쿡 저/조은영 역
김희경 저
사이토 고헤이 저/김영현 역
다른몸들 기획/김창엽,김현미,박목우,백영경,안숙영,염윤선,오승은,전근배,조한진희 등저
리처드 로티 저/김동식,이유선 역
임소연 저
앞서 조선 말기, 일본식민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읽고 리뷰를 올렸었다. 그때의 감정이 아직 채 가시지않은 상태에서, 도시적이고 문학적이며 지식인층의 이야기들이었다면, 이번엔 신식(?)의 사고가 채 여물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사냥꾼과 기생, 군인, 그리고 보통사람들, 또한 전쟁의 고통 속에 빈민층의 사람들, 그리고 대한제국의 독립이라는, 시대의 아픔을 어떻게든 훑고 겪어내야만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많이 공감하기도 답답해하기도 했다. 실상 우리에게 더 가까운 친근한 우리의 민낯이 아닐까 싶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작가가 9살에 이민을 간(본인은 한국어를 늘 사용해 한국어에 자부심을 갖는다하였지만서도), 주관이 확립될 시기를 외국에서 보낸 저자는, 한국식 정서보다는 타인의 사고 정서에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는 글체와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낯설기도 했던 이야기들이다. 물론 많은 고증과 함께 "한국이라는 작은 땅의 역사를 장대한 스케일로 펼쳐낸" 것은 맞고 놀라웠고 경탄했다. 그리고 이미 작품 자체로 부족한 것은 거의 없다는 것도 인정하고 작가의 능력에 칭찬한다. 이 작품은 작가 6여년에 걸쳐 집필하였다 한다.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이는 "한국의 역사를 전 세계 독자에게 알리는 동시에 자연 파괴, 전쟁, 기아를 맞이한 지금 우리가 어떻게 의미 있게 살아야 하는지 제시하는 소설을 썼다" 말한다.
이 책은 전 세계 13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하며, 영미권 40여개 주요 매체에서 극찬하였다. 특히나 출간 1주년을 맞아 출간된 리커버 판은 특별하게 '호랑이'라는 콘셉을 갖고 출간되었으며, 이 호랑이는 일제강점기 때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대한민국 국민의 사기를 북돋아 주었다. 당시 일본은 우리 민족의 정신을 말살하기 위한 일환으로 호랑이 사냥을 했다, 호랑이가 우리 국민에게 연민의 대상이자 용기를 불어놓어 주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작은 땅덩이인 한반도에서 오천 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호랑이 같은 맹수가 인간과 공존하며 살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민족의 자연에 대한 경의와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뜻을 기려 참혹햇던 시대를 견기도 살아남은 한국인의 기개를 표지에 담았다.
우리 역사속 인물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참으로 현실감이 떨러지지않나 하는 느낌을 항상 떨칠 수 없었다. 이 작품 속 인물들 역시 몇몇 부분에서 그러한 감을 느꼈다. 하지만 또 고집스러운 부분도 있고, 뭐랄까 '인연'이라는 것을 중시하게되고, '운명' 역시 비중이 크게 보인다. 삶과 상황의 순응보다는 야수의 모습을 보이고자했지만, 정작 등장인물들의 역할이-심경이 축소되었다고 느껴질정도로 조금 더 적극적이고 조금은 난폭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일본군은 눈하나 깜짝 않고 살인을 벌이거나 시간을 하면서도 짐승의 본능에 충실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의 모습은 호랑이의 야수같은 기백을 기대할 수 없다. 조국을 위해 의사나 열사와 같은 모습으로 자신을 희생하는 긴박한 모습에서조차 강인함과 기백보다는 왠지 로맨스 속 주인공 같은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모습을-역사를 알리고자 했던 작가의 의도는 최소 책을 접한 모든 나라에서는 통했을 것이다.
<작은 땅의 야수들>은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를 호랑이에 비유하고, 호랑의 기상과 정신을 가진 나라로 보는 작가와 그의 작품에 독자의 입장에서 '국뽕'에 차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저자는 "한국의 독립운동과 근대사는 고리타분한 역사가 아니라 현실의 한 부분이었다. 그의 조부 시절로만 거슬러 올라가도 한반도는 왜적을 피로 물리쳤으며, 야수들은 아직 분단되지 않은 남과 북의 영토를 넘나들었다. 저자는 이렇게 가까운 한국의 역사를 전 세계 독자에게 알리고 싶었고, 나아가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의미 있는 사람을 살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야수는 짐승을 말하기도 한다. 이중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어떠한 삶을 살 것인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삶의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할 지 생각하게 한다. 그 속에서 "한국의 근대사는 고리타분한 역사가 아니라 현실의 한 부분이며, <작은 땅의 애수들>은 단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저 멀리 작은 땅에 살았던 한국인에 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전 인류의 인간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강조하는 저자의 메시지에 공감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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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와 해방 이후를 배경으로 하는 역사 소설이다. 특징적인 것이 한국계 미국인이 영어로 쓴 소설이다. 한국으로 번역되어 읽게 된다.
작가의 인터뷰를 보면, 작가는 한국어를 매우 잘하고, 한국에 대한 긍지를 가지고 있다. 즉 수치스러운 역사가 아니라, 자신감있게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 내용은 매우 슬프다. 특히 3.1 운동이 일본 군에 의해 학살 행위가 되는 부분이 참 안타깝고, 주인공들이 성공적인 청년 시절을 멋지게 보내지만, 일생을 전체적으로 보면 안타까운 부분들이 많다.
소설의 주인공은 서민의 자식들이다. 정호와 옥희이다. 사냥꾼의 아들은 고아가 되고 결국 생존을 위해 경성으로 들어온다. 이후 거리의 아이로 자라게 되고, 특유의 싸움 실력과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게 된다. 농민의 딸은 입을 하나 줄이려고, 하녀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특이한 인연으로 기생이 되게 된다. 그후 뛰어난 춤 실력으로 예술인으로 성공한다.
소설은 평면적으로 우파와 좌파 지식인을 대비하고 있다. 좌파 지식으로는 이명보라는 인물이고, 평등하고 세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는 이상적인 내용을 꿈꾸고 있다. 정호는 이 인물과 깊은 관계를 맺고, 스승으로 모시고 인간적으로 매우 존경하게 된다.
한편 우파 지식인으로는 김성수란 인물이 나온다. 친일파 집안의 자손이고, 그도 친일로 일제 강점기를 지내온다. 위의 이 둘은 유학을 가서 만난 친구이며, 당시에는 아주 친하게 지낸 사이였다. 하지만 졸업 후에는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되고, 이 책에서는 이 둘이 주요 기둥이다.
김성수의 사위가 성공한 기업인으로 등장한다. 젊었을 때는 매우 가난한 사람이었는데, 운과 주변에서 좋게 봐주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많은 성공을 이루게 된다. 20세기 대한민국의 재벌의 전형을 보여주는 느낌이다. 정치와 경제가 서로 부패하여 결합된 전형을 보여주고,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옥희와의 관계를 보면, 서민들이 열심히 투자하여 키워줬는데, 서민의 돈으로 부자가 된 재벌은 서민을 배신하다. 그런 느낌이다.
일본인 군인이 2명 나오는데, 그 중 하나는 재산이 많아, 전역을 하고 조선에서 귀족처럼 살아간다. 또 한 명의 군인은 좋은 집안과 훌륭한 자질로 군내에서 성공하여 사령관까지 오른다. 아마 이 책에 이 군인들의 최후는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지만, 둘 다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뒤에 언급하는 군인은 프롤로그부터 등장하여 여러 부분에서 감초처럼 등장한다.
작가는 이 일본 군인을 통해서 일본 제국주의의 비 인도적인 잔학 살인 행위를 고발하고, 침략 전쟁에 대한 비 인도주의 만행도 살짝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의 망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 나온다. 악질적인 군인이고, 이를 통해서 악질적인 일본 제국주의를 드러낸다.
실제 중요한 내용은 정호와 옥희에 대한 내용이다. 옥희는 자매 같은 기생 친구들과 그들을 지켜준 엄마 같은 두 분의 선배 기생들에 대한 이야기가 핵심이다. 기생은 권력을 가질 수 없는 약자로 묘사되고, 일본군에게 희생을 당하고, 자본을 가진 부자에게 버림 받는 모습으로 나온다. 돈도 많고, 재능도 많은 인기인이지만, 이 소설에서의 위치는 낮게 나온다. 그래도 가족의 따뜻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정호는 의리의 사나이이고, 정호 패밀리의 인물들에 대해서 나온다. 그리고 각각의 인물들의 됨됨이를 보여 주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게 되면 가는 길이 달라지고, 또 배신이라는 부분도 존재하게 된다.
이야기의 중심이 정호와 옥희의 러브 스토리일 것 같은데, 연결될 듯 연결될 듯 하지만, 뚝뚝 끊어진다. 주인공인데 어떻게 연결될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작가는 슬픈 인연으로 작정한 것 같다.
대하소설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길고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 소설이다. 미국소설로 우리 나라의 역사를 좀 멀찍히 볼 수 있는 소설이다. 어려운 시기에는 다들 힘들게 산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