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저
임솔아 저
애나 렘키 저/김두완 역
로랑스 드빌레르 저/이주영 역
천선란 저
백온유 저
COVID-19로 약 3년동안 해외 여행을 하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는 책이었다. 해외 여행을 갈 때마다 관광지 소개, 여행 서적에는 잘 소개되지 않는 공간을 찾아 가거나 현지 미용실 가 보기, 현지 방송국 방청 등 마치 현지인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경험을 1-2가지씩은 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다음 여행지와 다음 여행지에서 할 수 있는 그런 경험들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또한 2번째 장인 "서울" 편을 읽으면서는 역으로 내가 해외 방문객들에게 추천해 줄 이 곳만의 특별한 공간, 특별한 순간이 무엇일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세계를 바라보는 더 느린 방법_ KINFOLK TRAVEL>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바라보는 세상을 향한 시선. KINFOLK
슬로 리빙과 일상의 진정성을 지향하는 예술가들의 커뮤니티 킨포크에서 이번에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이야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오랜 팬데믹으로 여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 생소할 지경에 이른 탓도 있겠지만 킨포크방식의 여행이 주는 기대감 때문이
기도했다.
오랫동안 꿈꾸던 유럽여행에 나섰을 때의 기대했던 랜드마크와 마주하고 느꼈던 아득함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잊히지 않을 만큼 과히 충격이고, 당황함으로 기억이 된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비해 보고 싶고, 봐야 할 것들이 태산같이 느껴져 여행 전 설렘보다
막연하고 당혹스러웠던 기억은 그간의 여행에 대해 느꼈던 새로운 시선을 안겨주었던 계기가
되기도 했다. TGV로 이동하는 기차에서 광활하고 웅장한 자연이 주는 감동이 그전과는 또
다르게 느껴졌던 특별한 경험으로 오래 여운이 남았다. 그래서 이번 킨포크 트래블에 대한
기대감은 책을 읽으며 나도 그들의 여행에 어느새 동화되는 느낌마저 들었다.
<킨포크 트래블>에서는 그리스, 아이슬란드, 칠레, 아랍에미리트, 뉴질랜드를 비롯한 6대륙
27개 도시의 현지 가이드들의 안내로 낯설지만 새로운 장소와 공감에서 마주할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기대로 일상 속 여행을 설렘을 갖게 한다.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 미리
그 지역에 대한 리서치를 충분히 하고 나서곤 했는데 요즘 나의 여행은 조금 느리고 즉흥적
풍경을 쫓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책에서도 현지 가이드가 간단한 활동만을 소개하고
자신들에게 집처럼 익숙한 장소에 대한 끈끈한 유대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한다. 현지인처럼! 요즘 내가 가장 지향하는 여행의 방식도 바로 킨포크
방식과 통하는 지점이 있어서 또 반갑다.
대중교통보다 목적지에 빠르게 이동하는 방식의 삶을 지향했었던 나는 요즘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며 승용차로 익숙하게 목적지로 직행하던 과정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특별한 장면들
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는 순간이 많아졌다.
같은 길을 지나는 과정에서 그간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느끼는 감정은
'일상 여행'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은 세계가 하나의 생활공동체로 연결되는 속도가 눈부시게 빨라졌다.
인스타그램은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고 피드의 파도를 타고 넘나들다 보면 사진에 담긴
장면 하나로 퍼져가는 영향력이 엄청난 시대이기도 하다. <화이트 노이즈>라는 소설에서도
등장한 사진의 영향력은 정보를 얻는데 용이하기도 하지만 자칫 왜곡된 정보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느 순간 검색창 대신 인스타그램의 피드의 정보가 더 빨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입증하기 위해, 어느 순간 사진을 수집하는 우리를 수전 손택
은 "사진을 수집하는 일은 세상을 수집하는 것이다."라는 글과 더불어 여행 사진이 사회자본
을 획득하는 수단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뉴스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사진촬영 중 위험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런 시대를 증명이라도 하는 듯 심심찮게 들려올 정도다.
이렇듯 <킨포크 트래블>에서는 여행에 대한 지역 정보가 아닌 여행과 관련된 다양한 도시들
의 다른 방식들과, 진정한 여행이라는 개념에 대한 고찰, 기념품에 대한 이야기 등을 비롯해
야생의 암벽등반, 전통요리, 자연과 여러 담론들, 그리고 다양한 이동 수단들에 대한 경험을
소개함으로 기존의 규격화된 여행에서 캐주얼한 다양한 경험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여행이란,
자신을 찬찬히 돌아보고 나와 주변 사이의 간격을 메울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다.
<킨포크 트래블 中>
우리는 대부분 일상에 매여 살다 보면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을 터득하느라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을 잃고 가끔 혼란에 빠지거나 우울해지기도 하는데 여행은 그런 일상에서 우리를
돌아보고 일상과 다른 환경에서 스스로를 객관화해 나가는 과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종종 우리에게 여행이 필요한 이유다.
다양한 나라, 다양한 자연과 날씨, 그리고 풍경들에 더해져 사람 사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은 킨포크 트래블은 그렇게 우리의 눈과, 마음과 생각을 여행이라 키워드로 환기시키고
세상의 많은 곳으로 시선을 향하게 했다. 여행은 꼭 멀리 나서지 않아도 우리 일상에서
어디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선물처럼 가까이에 있음을 깨닫게 했던 책이다.
여행이 고픈 날 더욱 와닿는 킨포크 트래블은 일상의 속도를 제어하게 하는 힘이 있다.
그간의 여행에 대한 시선을 돌아보고 싶은 이들과 여행이 그리운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여행을 자주 다니지 못하는 요즘이지만 <킨포크 트레블>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소통과 느림의 미학이라는데, 사진 표지만 보고는 포근함 정도의 느낌을 받았었다. 킨포트 시리즈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책에 이 책을 만드는 사람들만의 철학이 확고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풍경을 가만히 보다 모든 사진이 내가 좋아하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 대리만족이 되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선물하기도 딱 좋은 도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