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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앞으로 뭘 하든 그때 우리 같았으면 좋겠어."
[우리들] [벌새] [남매의 여름밤]을 잇는 독립영화계의 새로운 물결
2022년 가장 주목받은 반짝이는 독립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을 책으로 만난다!

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주목받으며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알린 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을 책으로 만난다.

이재은·임지선, 두 신인 감독이 공동 연출한 [성적표의 김민영]은 열아홉에서 스물, 삶의 궤적이 가장 급변하는 서툴고 예민한 그 시기를 함께 통과하고 있는 두 친구의 미묘한 우정을 그리는 영화다. 그 시절을 건너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자극적인 사건 없이도 정교하게 담아내는 [성적표의 김민영]은 독특한 리듬과 유머 감각, 새롭고 통통 튀는 현대적 화법, “고요한 열기와 청정한 패기가 공존하는 듯한” 신선한 연출로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성적표의 김민영] 각본집에는 영화에선 아쉽게 편집된 미공개 시나리오를 비롯, 저마다의 시선으로 영화 속 장면들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비평 다섯 편과, ‘정희’와 ‘민영’을 연기한 배우 김주아와 윤아정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작품 안팎으로 풍성한 이해를 돕는다. 영화의 인물들을 소재로 두 감독이 나눈 대담에선 [성적표의 김민영]의 제작 비하인드는 물론, 어쩔 수 없는 ‘한국인’으로서의 진솔한 경험과 고민 들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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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여는 글 004

시나리오 009

한 시절의 마음을 매기다 / 이소영 132
멀어지는 것들 사이의 네 얼굴 / 이다혜 140
관계의 시차 / 이라영 148
회고록의 김민영 / 서솔 156
열아홉과 스물 사이, 불완전한 우정 보고서 / 이의진 164
안쓰럽고 사랑스러운 감정들에게 / 김주아 174
가끔은 미워하고 늘 좋아했던 김민영으로부터 / 윤아정 178

성적표의 뒷면 / 이재은·임지선 182

닫는 글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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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9명)

저 : 이다혜
[한겨레] 공채로 입사, 현재 영화전문지 [씨네21] 기자, 에세이스트, 북 칼럼니스트로 책과 영화에 대해 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코스모폴리탄] [바자] [보그]를 비롯한 라이센스 잡지의 영어 번역 일을 몇 년간 했다. 글 읽기를 좋아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여행의 말들』, 『내일을 위한 내 일』, 『조식: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 『출근길의 주문』, 『아무튼 스릴러』,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등을 썼다. “저항으로서의 책 읽기조차 나를 착실하게 세상살이에 길들여오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책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읽기를 즐길 방법을 모색하고 ... [한겨레] 공채로 입사, 현재 영화전문지 [씨네21] 기자, 에세이스트, 북 칼럼니스트로 책과 영화에 대해 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코스모폴리탄] [바자] [보그]를 비롯한 라이센스 잡지의 영어 번역 일을 몇 년간 했다. 글 읽기를 좋아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여행의 말들』, 『내일을 위한 내 일』, 『조식: 아침을 먹다가 생각한 것들』, 『출근길의 주문』, 『아무튼 스릴러』,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등을 썼다.

“저항으로서의 책 읽기조차 나를 착실하게 세상살이에 길들여오는 데 일조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책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읽기를 즐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아주 좁은 틀 안에서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고, 아무에게도 상처주지 않으며 살아가는 일에 만족해야 한다는 생각을 깨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저 : 이라영 (LEE Ra-Young )
예술사회학 연구자. 모든 종류의 예술을 사랑한다. 미술과 예술 경영을 공부한 후 문화 기획과 문화 교육 분야에서 일했다. 개별의 작품보다 작품을 둘러싼 사회구조와 역사에 관심이 많아 프랑스에서 예술사회학을 공부했다. 『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 『타락한 저항』 『정치적인 식탁』 『폭력의 진부함』 『여자를 위해 대신 생각해줄 필요는 없다』가 있다. 『비거닝』의 공저자로, 연극 「식사」에 공동창작자로 참여했다. 예술사회학 연구자. 모든 종류의 예술을 사랑한다. 미술과 예술 경영을 공부한 후 문화 기획과 문화 교육 분야에서 일했다. 개별의 작품보다 작품을 둘러싼 사회구조와 역사에 관심이 많아 프랑스에서 예술사회학을 공부했다. 『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 『타락한 저항』 『정치적인 식탁』 『폭력의 진부함』 『여자를 위해 대신 생각해줄 필요는 없다』가 있다. 『비거닝』의 공저자로, 연극 「식사」에 공동창작자로 참여했다.
저 : 이소영
제주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학교 옌칭 연구소,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을 거쳐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에서 연구교수를 지냈고 독일 튀빙겐대학교에서 강의했다. 현재 제주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예비 선생님’들에게 법학 과목을 강의하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인문학과 법의 정신》(공저),《법문학》(공저) 등이 있다. 2017년부터 <경향신문> 칼럼을 통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작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첨예한 사회적 현안에 서툰 논평을 한 줄 보태는 대신, 온기를 품은 ... 제주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학교 옌칭 연구소,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을 거쳐 한양대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에서 연구교수를 지냈고 독일 튀빙겐대학교에서 강의했다. 현재 제주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예비 선생님’들에게 법학 과목을 강의하며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 《인문학과 법의 정신》(공저),《법문학》(공저) 등이 있다.
2017년부터 <경향신문> 칼럼을 통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작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첨예한 사회적 현안에 서툰 논평을 한 줄 보태는 대신, 온기를 품은 일상의 순간들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쉽게 바뀌지 않을 차가운 현실 앞에서 냉소하거나 무력해지기보다 미약한 힘으로나마 우리가 서로를 돌볼 수 있기를, 상처를 주고받는 대신 공감과 연민을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한다.
저 : 이의진
현재 고등학교 국어 교사다. 쉽지 않게 살아왔다. 그 시간들이 가려진 사람들의 삶을 헤아려 보게 만들었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애처로워 거리에서 마주치는 길고양이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함께 살고 있는 ‘코코’도 길냥이였다. 일본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의 말처럼 “태어나 보니 지옥”이지만 이 지옥에서 ‘사람답게’ 살아 내는 것 역시 인간의 당위라 여긴다. 웃는 날보다 우는 날이 더 많아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햇살처럼 반짝 웃게 하는 사람들, 아득한 어둠 속에도 빛이 스며들 것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여러 칼럼을 썼고, 지금은 [서울신문] 에 ‘이의진의 교... 현재 고등학교 국어 교사다. 쉽지 않게 살아왔다. 그 시간들이 가려진 사람들의 삶을 헤아려 보게 만들었다.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애처로워 거리에서 마주치는 길고양이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함께 살고 있는 ‘코코’도 길냥이였다. 일본 소설가 마루야마 겐지의 말처럼 “태어나 보니 지옥”이지만 이 지옥에서 ‘사람답게’ 살아 내는 것 역시 인간의 당위라 여긴다. 웃는 날보다 우는 날이 더 많아도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햇살처럼 반짝 웃게 하는 사람들, 아득한 어둠 속에도 빛이 스며들 것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여러 칼럼을 썼고, 지금은 [서울신문] 에 ‘이의진의 교실 풍경’을 연재하고 있다.
저 : 이재은
199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수의학을 전공하다 과감히 휴학하고 영화를 공부했다. 경상도 출신이 아님에도 당황하면 어쩐지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2017년 단편영화 <의진 이야기>를 연출했고, 2022년 동료 임지선 감독과 함께 첫 장편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을 연출했다. 1993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수의학을 전공하다 과감히 휴학하고 영화를 공부했다. 경상도 출신이 아님에도 당황하면 어쩐지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2017년 단편영화 <의진 이야기>를 연출했고, 2022년 동료 임지선 감독과 함께 첫 장편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을 연출했다.
저 : 임지선
1992년 충남에서 태어났다. 돌고 돌아 스물일곱 살에 영화과에 입학했다. 누군가 영화에 대해 조언을 구하면 딱 한 편만 더 만들어 보고 답하겠다고 말하고 싶다. 2017년 단편영화 <노이즈>를 연출했고, 2022년 동료 이재은 감독과 함께 첫 장편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을 연출했다. 1992년 충남에서 태어났다. 돌고 돌아 스물일곱 살에 영화과에 입학했다. 누군가 영화에 대해 조언을 구하면 딱 한 편만 더 만들어 보고 답하겠다고 말하고 싶다. 2017년 단편영화 <노이즈>를 연출했고, 2022년 동료 이재은 감독과 함께 첫 장편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을 연출했다.
90년대생 여자로 태어나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사람으로 자랐다. 영화과에서 만난 동기 강민지와 함께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을 운영하며 『따님이 기가 세요』를 썼다. 최근 조선일보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90년대생 여자로 태어나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사람으로 자랐다. 영화과에서 만난 동기 강민지와 함께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을 운영하며 『따님이 기가 세요』를 썼다. 최근 조선일보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저 : 김주아
독립영화의 꽉 차 있는 정적을 사랑하는 배우. 2016년 어린이 뮤지컬 ‘기차 할머니’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단편영화 <선아의 방> <변성기> <모르는 사이> 등에 출연했고, 안주영 감독의 장편영화 <보희와 녹양>에서 녹양을 연기했다. 2022년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에 출연하여 보다 많은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성적표의 김민영>에서는 속 깊은 물음표 같은 아이, 정희 역을 맡았다. 독립영화의 꽉 차 있는 정적을 사랑하는 배우. 2016년 어린이 뮤지컬 ‘기차 할머니’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단편영화 <선아의 방> <변성기> <모르는 사이> 등에 출연했고, 안주영 감독의 장편영화 <보희와 녹양>에서 녹양을 연기했다. 2022년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에 출연하여 보다 많은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성적표의 김민영>에서는 속 깊은 물음표 같은 아이, 정희 역을 맡았다.
저 : 윤아정
관객들의 모든 후기에 ‘좋아요’를 누르는 배우. 중학생 때는 고등학생이 되면 더 강해질 줄 알았고 고등학생 때는 스무 살이 되면 다 이뤄 낼 줄 알았다. 사실은 나이를 먹어 가며 그럴듯하게 숨기는 법을 터득했을 뿐이다. 첫 장편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에서 냉소적인 느낌표 같은 아이, 민영 역을 맡았다. 관객들의 모든 후기에 ‘좋아요’를 누르는 배우. 중학생 때는 고등학생이 되면 더 강해질 줄 알았고 고등학생 때는 스무 살이 되면 다 이뤄 낼 줄 알았다. 사실은 나이를 먹어 가며 그럴듯하게 숨기는 법을 터득했을 뿐이다. 첫 장편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에서 냉소적인 느낌표 같은 아이, 민영 역을 맡았다.

출판사 리뷰

"과연 나는 너에게 몇 점짜리 친구였을까?"
‘근거 없이 씩씩하고, 기이하게 희망찬’ 스무 살의 버디 무비
가끔은 미워하고, 늘 좋아했던 김민영에게

★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장편경쟁부문(발견) 대상
★ 제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국제장편경쟁 특별 언급, 관객특별상
★ 제51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36회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삼행시클럽을 만들어 고교 시절을 함께 보낸 단짝 친구 유정희, 김민영, 최수산나. 영원할 것 같았던 그들의 우정도 졸업과 동시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대학에 가지 않고 고향에 남아 테니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정희, 경산에 있는 대학에 진학해 서울로 편입을 준비하는 민영, 하버드대학에 입학한 수산나. 정희는 화상채팅으로라도 삼행시클럽을 끌고 가려 노력하지만 멀어진 거리만큼 셋의 간극은 자꾸만 벌어진다.

민영이 자신의 서울 자취방으로 정희를 초대한 어느 여름날, 정희는 고교 시절의 추억이 담긴 갖가지 물건을 챙겨 기쁜 마음으로 민영을 찾아가지만 정작 민영은 그날 뜬 성적의 정정 메일을 보내느라 여념이 없다.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모진 말들을 친구에게 쏟아 내며 정희를 버려둔 민영. 혼자 남아 친구의 일기장을 훔쳐보곤 민영을 향한 성적표를 쓰는 정희. 과연 정희와 민영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서운함’과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화두로 이재은 감독이 기획한 단편영화에서 시작한 [성적표의 김민영]은 이재은 감독이 동료 임지선 감독에게 공동 연출을 제안하며 지금의 장편영화로 발전했다. 소중한 친구 앞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모난 감정, 대학을 둘러싼 어설픈 우월감, 한국 사회 속에 야릇하게 남아 있는 가부장제, 진로에 대한 정상성 강박… 오직 스무 살 무렵에만 느낄 수 있는 미묘한 감정과 알 수 없는 불안을 두 감독은 일상적이면서도 신선하게, 아프지만 경쾌하게, 슬프면서도 용기 있게 그려 낸다.

누군가를 악마화하거나 소외시키지 않고 스무 살의 아슬아슬한 우정을 놀랍도록 사랑스럽게 표현하는 [성적표의 김민영]은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한국경쟁(발견) 대상, 제3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관객특별상, 제99회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 대상, 제23회 정동진독립영화제 관객상 등 출품하는 영화제마다 수상하며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또한 제51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41회 하와이국제영화제, 제36회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해외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벌새], [남매의 여름밤]을 이을 한국 독립영화계의 새로운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만물이 정지한 순간에 끼어들어 오는 딸꾹질 같은 감각과 센스. 엉뚱하고도 신선한 유머 감각과 극 중 세계를 반박자 느리게 우회하며 흐르는 독특한 리듬이 도드라지는 작품. - 이동진 평론가

바쁜 당신에게 보내는 사차원 친구의 엉뚱하고도 사려 깊은 응원과 지지의 태피스트리. - [고양이를 부탁해], 정재은 감독

미공개 장면 포함 오리지널 시나리오, 영화와 ‘읽는’ 다섯 개의 시선,
김주아·윤아정 두 배우의 에세이, 이재은·임지선 감독의 대담까지
[성적표의 김민영]을 만나는 가장 오롯한 방법


[성적표의 김민영] 각본집에는 영화에선 아쉽게 편집된 미공개 장면들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비롯해, 영화 속 장면과 설정 들을 섬세하게 포착해 다양한 면면에 대한 이해를 돕는 풍성한 글들이 담겼다. 저마다의 관점으로 영화를 읽어 낸 이소영, 이다혜, 이라영, 서솔, 이의진의 비평은 [성적표의 김민영]의 세계를 작품 안팎으로 다채롭게 확장한다. [씨네21] 기자 이다혜는 영화가 시종일관 경쾌하게 넘나드는 미묘함을 중심으로 [성적표의 김민영]을 읽어 낸다. 말을 경유하지 않은 채 흘러 온 과거, 유머러스하면서도 서로에게 작은 상처 같은 인상을 남기는 장면들. 누구의 잘못, 결정적인 큰 사건이 아닌 이런 미묘한 순간들이 [성적표의 김민영] 속 갈등을 구성한다.예술사회학 연구자 이라영은 지방의 여성 청소년에게는 대학 진학이 자신을 구속하는 문화들로부터 떠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짚으며, 그럼에도 ‘더 깊은 나’를 꿈꾸며 고향에 머무르기를 선택한 청춘, 정희에게 초점을 맞춘다.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의 운영자이자 작가 서솔은 영화를 훗날 민영이 과거를 회고하며 쓰는 한 편의 반성문으로 해석하며 불완전한 기억과 미숙한 우정에 대해 성찰한다. 대학에서 법학을 강의하고 있는 교수 이소영과 오랫동안 고3 입시를 담당해 온 고등학교 국어 교사 이의진은 자신의 내밀한 경험을 기꺼이 나누며, 온몸으로 스무 살을 통과하는 중인 주인공들에게 따뜻하고 다정한 위로를 보낸다. 정희와 민영을 연기한 소회를 담백하게 이야기하는 배우 김주아와 윤아정의 반짝이는 에세이와, 영화의 인물들을 소재로 두 감독이 나눈 대담에는 [성적표의 김민영]의 제작 비하인드는 물론, 21세기 한국에서 관계 맺고 살아가는 어쩔 수 없는 ‘한국인’으로서의 진솔한 경험과 고민 들이 담겼다. 오늘도 오지 않을 미래를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외로운 정희와 민영이 들에게, [성적표의 김민영] 각본집 속 글들은 때로는 고요한 시처럼, 때로는 솔직한 일기처럼, 때로는 유쾌한 시트콤처럼 독특한 위로와 공감을 전해 줄 것이다.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한국인인 우리 모두는 늘 가식과 형식에 둘러싸여 알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에 떨겠지만, 영원히 이대로 살아가도 된다고, 아무도 한심하다고, 덜 절실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우리 영화가 그런 위로를 주는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다. - 윤아정, 가끔은 미워하고 늘 좋아했던 김민영으로부터, p.181

[성적표의 김민영]은 이상한 상실과 기대의 시간이 주는 정서를 아름답게 포착한다. 그리고 그 정서와 접속하면 이 영화를 몹시 좋아하지 않기란 힘들 것 같다. 잘 호명되지 않던 스산한 삶의 한 시기, 그 공기를 그려 준 두 감독에게 감사하다. - [벌새], 김보라 감독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장편경쟁부문(발견) 대상
*제9회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 한국장편경쟁 대상(작품상)
*제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국제장편경쟁 특별 언급, 관객특별상
*제23회 정동진독립영화제 땡그랑동전상(1일차 대상)
*제4회 고창농촌영화제 한국장편경쟁 관객
*제51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18회 홍콩아시안국제영화제, 제41회 하와이국제영화제, 제22회 샌디에이고아시아영화제, 제36회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공식 초청*

종이책 회원 리뷰 (9건)

포토리뷰 성적표의 김민영/아르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책**맘 | 2022.11.28

성적표의 김민영



 

국내외 각종 영화제에서 좋은 평으로

입소문이 난 이재은, 임지선 작가의 작품

<성적표의 김민영>을 만나보게 되었다.

책의 구성도 참 참신해서

전혀 발상을 떠올려보지 못했던 형식이라

한 권의 책이 이처럼 다양한 맛과 색을 가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독특하고 기발했다.

청주여고에서 단짝 친구로 지낸 이들은

수능 준비를 기점으로 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된다.

대입을 포기한 정희를 보면서

괜히 난 마음이 자꾸 쓰였다.

지금 사춘기를 심하게 겪고 있는 큰아이의 방황하는 시간을 보며

정희의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겹쳐보이는 듯 해서

마음이 아렸다.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과 소원해지면서

고교 시절 삼행시클럽의 위기는 불보듯 뻔해보이는데..

그렇게 학창시절 깔깔대며 울고 웃던 여고 추억은

추억으로 남게 되는 듯 이내 우정이 가진 영원성은 소멸하는 듯

불평과 의심을 낳게 되는 참사를 맞이하게 된다.

미처 그땐 깨닫지 못한 지금의 현실과의 괴리감에

조금은 마음이 서글프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 역시 대학 진학 후에 지금까지

꾸준히 연락을 유지하고 있는 친구가 없는 걸 보면

각자 살기 바빠서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대학이란 관문을 통과하고서 보면

이전의 내가 과거의 나를 벗어나

성장 또는 퇴화한 부분들이 분명 있는 것 같다.

자기계발과 미래를 계획하며 바쁘게 살다보니

점점 순수성을 잃어가게 되며 계산적인 내가 되어가는 걸 보며

슬픈 그늘을 발견하게 될 땐 참 속이 쓰린다.

너가 한국인에 대해서 얘기했던 게 생각나.

남의 눈치를 보고, 안정된 삶을 쫓는 사람들?

바쁜 일상, 좁은 땅, 인맥, 가식과 형식.

알 수 없는 불안, 기다림, 두려움, 막연한 기대,

너가 나에 대해서 얘기했던 게 맞을 수 있어.

오지 않을 미래에 대한 기다림?

음... 그래도. 앞으로 뭘 하든 그때 우리 같았으면 좋겠어.

아무도 한심하다고, 덜 절실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해.

그래서 말인데... 너는 한국이 아니라 혼혈이었으면 해.

그런 의미에서 F를 줄게.

p126

어쩌면 정희는 '더 넓은 세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더 깊은 나'를 꿈꾸는 것은 아닐까.

그가 가끔 꿈꾸는 삶은 깊은 숲속에서 홀로 약초를 캐며 사는 삶이다.

사람들에게는 잊힐 즈음 자신은 약초 박사가 되어 있는 모습을 상상한다.

은둔을 희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누구보다 세상을 알고 싶어 한다.

민영에게는 '사차원'으로 보이는 다소 엉뚱한 정희는 오히려 제 삶을 매우 현실적인 차원으로 구축한다.

민영의 현실적 충고와는 결이 다른, 정희가 만드는 현실이다.

p153-154

과거의 기억을 소환해

그때 그 시절을 떠올려 보게 만드는

꿈많던 여고 시절의 친구라는 울타리가 주는 위안이 컸던 여고 시절.

그 때가 참 그립고 애틋하면서 시린 아픔이 느껴지는 기분이다.

모처럼 추억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옛 친구들을 떠올려보며 그 때의 나를 투영해 볼 수 있었던

풋풋하고 여물지 않았던 그 시간으로 되돌아가본 시간이었다.

어른이 되어 생각해보면 입시에 얽매여 살던

공부에 찌든 삶 뒤로

친구와 함께였던 별 것 아닌 그 시간들이

그토록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웠던 걸 이제야 알 것 같다.

'친구들아, 많이 보고 싶다. 잘 지내니?'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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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성적표의 김민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s*****7 | 2022.11.26

: 김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김씨들이 모여 가장 효용 없는 사람을 추방하자 회의를 했다.

: 민영아.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변호하고 싶었다.

: 영원히 제가 이대로 살아가진 않을 거예요.

<성적표의 김민영> 中

 

내 기억으로는 대본집을 읽은 게 거의 처음이지 않나 싶다. <성적표의 김민영> 대본집을 읽게 된 계기는 블로그 이웃인 소맹님이 추천한 독립영화였기 때문이다. 관람하고 싶었지만 관람할 수 없었고, 아쉬움이 있던 중에 시나리오가 책으로 발간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제목이 '김민영의 성적표'가 아니라 '성적표의 김민영'이라는 것도 호기심을 자극했고, 4차원 고등학생들의 엽기발랄한 일상을 볼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었다. 주인공은 당연히 김민영이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주인공은 정희라는 처음 보는 이름의 인물이었다.

 

수산나: 정희야, 근데 솔직히 너네 너무 이기적이지 않아?

정희: 어?

수산나: 여기 지금 낮 12시야. 너네는 일과 다 끝내고 하는 거고, 나는 지금 시간 내서 겨우 준비해서 하는 건데. 그냥 배려를 안 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솔직히 하기 싫어. 아니다. 이건 내가 말이 심했고, 그냥 좀 피곤하고 어쨌든 그래. 다음에 얘기하자. 나중에 봐.

<성적표의 김민영> 中

<성적표의 김민영>에는 네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정희, 민영, 수산나, 정일. 입시제도 안에서 비슷비슷하게 흘러갔던 그들의 삶은 수능을 기점으로 드라마틱하게 변한다. 민영은 대구대학교로 진학하면서 청주를 떠난다. 수산나는 하버드에 진학하면서 아예 한국 땅을 떠났다. 우연히 수능 고사장에서 만난 정일은 재수생이 됐다. 정희는 진학하지 않은 채 청주에 남았고, 테니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공간적, 상황적으로 다른 길을 선택한 이들의 관계는 자연스레 멀어지는 수순을 겪는다. 영화는 특히 정희와 민영,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한다. 고등학생 때의 관계를 현재에도 계속 유지하고 싶은 정희, 대학생이 된 지금의 삶에 적응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게 버거워서 고등학교 친구들과의 관계에 충실할 수 없는 민영.

 

정희: 내 현실도 있는 거잖아. 나한텐 그래도 소중한데 그렇게 말하니까… 학점… 너가 한 만큼 나온 건데… 근데 내가 왜 이런 기분 느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 같이 약속 잡고 온 건데 내가 너한테 미안해야 돼? 내가 투명인간이야? 내가 투명해? 방문마다 통과하고 그럴까?

<성적표의 김민영> 中

두 사람의 불안한 관계는 정희가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테니스장에서 잘리고, 방학을 맞아 군대 간 오빠의 서울 자취집에 간 민영이 정희를 부르면서 더욱 고조된다.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민영은 인서울 대학으로의 편입을 결심하지만 낮은 학점으로 성적 정정에 열을 쏟는다. 그 과정에서 초대 받은 정희는 소외되며 상처 받는다.

 

민영 Narr.

6월 29일.

서울 와서 사람들을 제일 많이 본 날.

저 많은 사람들이 편입 준비를 하면

내가 들어갈 데는 없다.

<성적표의 김민영> 中

 

민영 Narr.

내가 포기해야 하는 세 가지 이유.

첫째, 너의 춤에서는 감정을 느낄 수 없어.

둘째, 처음부터 너에게 없는 걸 하려고 애썼지.

셋째, 너는 생활비가 부족해.

<성적표의 김민영> 中

 

정희가 자신의 서운함을 이야기한 후 둘은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정희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민영은 성적정정 때문에 대구에 다녀오겠다는 메모만 남긴 채 사라졌다. 혼자 남은 정희는 집을 구경하다가 고등학교 때부터 썼던 민영의 다이어리를 발견한다.

 

마음과 행동 A

내가 이상한 이야기를 해도,

"아 그러렇구나"하고 이야기를 들어줌.

물론 아닐 때도 있음.

밖이 아니라 안에서 나를 봐 주고 있다는 느낌.

괜찮은 사람이구나 싶을 때가 있어.

<성적표의 김민영> 中

 

주기도문을 외운 후 펼친 다이어리에서 정희는 민영이 말하지 않은 민영의 상처와 불안을 발견한다. 이후 정희는 햇반으로 경단떡을 만들고, 그 옆에 <김민영의 성적표>를 둔 채 다시 청주로 내려간다. 돌아온 민영은 정희가 쓴 성적표를 접어 책 사이에 대충 끼워넣는다.

인간관계에 무심한 편인 터라 시나리오를 읽을 때 '관계성' 부분에 특별히 주목하지 않았다. 초반에 내가 주목했던 건 '정희는 왜 무엇도 선택하지 않았는가?'였다. 꼭 대학을 가야 한다거나,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진학하지 않은 부분은 동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취업도 아니고 또 다른 도전도 아니었다. 정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시나리오 중반부쯤 됐을 때 특별한 계기 없이 정희는 그 무엇도 선택하지 않은 채 '부유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열아홉의 우리도 대부분 무엇이 되겠다는 생각에 진학하거나 입사하는 건 아니다. 때문에 그 후 오랜 시간 동안 방황한다. 마흔한 살에 또 퇴사할 결심을 하는 내가 정희를 재촉하다니. 어이없다.

 

또 하나 주목했던 건 수산나라는 캐릭터였다. 네 명의 캐릭터 중에 가장 어른스러워 보이고 똑부러져 보였던 수산나. 나는 수산나의 이야기가, 수산나의 입장이 영화에 더 많이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수산나라고 힘든 일이 없지 않았을 것이며, 민영에 대한 실망과 상처가 정희 못지 않게 컸을 거란 생각을 했다.

 

이 책의 절반은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감상평 겸 해석, 두 주연 배우의 소회, 두 감독의 대담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영화 '성적표의 김민영'의 팬이라면 공감하고, 감동하며 읽을 수 있는 자료들이 많다. 시나리오 부분에도 미공개 컷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주요 화제는 '나는 민영이었는가, 정희였는가'였다. 누군가에게는 민영이, 누군가에게는 정희였던 경험이 모두에게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관계는 비단 그 시기에만 오는 것은 아니다. 살면서 지나게는 변곡점마다 관계의 변화는 발생한다. 전학, 진학, 취업, 결혼, 출산, 육아 등등.

 

여러 친구들이 떠오르지만 지금 가장 많이 생각나는 친구는 내가 자신의 인생 템포에 맞춰 함께 걸으며 공감해주길 바란 친구였다.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 많이 힘들어 했음에도 내가 같이 하길 바랐던 친구. 나의 배려가 어느 순간 이용당하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게 만든 친구. (이후 내가 느꼈던 실망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과도 받았지만 관계는 예전 같아지지 않았다. 친구가 자신의 인생에 나를 끼워넣으려는 시도를 포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친구에게 나는 민영일까, 아니면 정희였을까.

나에게 그 친구는 부정적 의미에서 정희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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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성적표의 김민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m*****5 | 2022.11.26


안녕하세요

캐리입니다.


 

성적표의 김민영

일단 두가지가 눈에 띄어서 읽고 싶었던 책입니다.

제목이 왜 성적표의 김민영일까? 보통은

김민영의 성적표가 맞지 않은가?

또 하나는 책 표지가 수경을 쓰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인데

이 모습이 무얼 의미하는 것인지가 궁금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마르델플라타국제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주목받으며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알린 영화라고 해서 어떤 영화일까 궁금했는데

책으로도 만날 수 있다고 해서 즐겁게 읽기 시작했습니다.

앞부분은 시나리오로 되어있고

뒷 부분은 평론이 들어 있어서

앞에서 영화보며 스쳐 지나갔던 내용들도 평론 재밌게 읽으며

한번 더 상기 시키거나 강조되는 내용들도 있었습니다.

성적표의 김민영은 제 이름이랑도 비슷해서 더 정감이 있었구요.

김민영이 주인공이라기보다 제 생각엔 정희가 더 주인공 같아요.

정희의 시선에서 비롯된 민영의 삶에 대해 툭툭 꺼내 놓는 이야기들이에요.

P. 12

-정희: 김

-민영: 김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김씨들이 모여 가장 효용 없는 한 사람을 추방하자 회의를 했다.

-정희: 민

-민영: 민영아.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렀다. 나는 변호하고 싶었다.

-정희: 영

-민영: 영원히 제가 이대로 살아가진 않을 거예요.

=>3행시가 굉장히 독특하게 쓰여졌어요. 톡톡튀는 10대들의 세계를 엿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이 신선하기도 하고 요즘에도 이러고 노는가? 하고 궁금했는데 이소영교수님의 평론을 읽어보니(134쪽)

셋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선택한 이유와 답이

"세 친구만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놀이이자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라는 이재은 감독의 답에 이 클럽이 단 세사람으로 구성 되어 있음이 새삼 눈에 들어왔다.

이 부분이 저는 읽으면서 그들만의 문화규정의 첫번째 포인트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 73

정희, 냉장고 문을 열어 안을 구경한다.

-정희: (냉장고 속 푸딩을 집어 냄새를 맡으며) 오. 푸딩 있네?

-민영: (놀라서 뒤돌아보며) 아야, 그거 누구 줄 거야. 그거 빼고 진짜 다 먹어.

정희, 푸딩을 제자리에 내려놓는다. 푸딩 외에 파, 다진 마늘, 레몬, 불고기 양념 소스 통만이 있는 텅 빈 냉장고 안.

=> 아 정희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별 거 아니지만 먹는 걸로 마음 상하는 것인데 푸딩 작은 거 하나 친구 못주나 싶은 마음도 들고, 푸딩하나 못받는 친구대접을 받으려고 서울에 온 것은 정희는 아니지요.

 

 

이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가

정희가 보는 민영의 오디션 영상은 정희도 몰랐던 꿈이 민영에게 있었다는 놀랄 만한 사실이 있었고

누가 봐도 그 꿈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데요.

민영의 간절한 노래와 춤은 이후의 가능성은 보이지 않고오로지 간절한 노래와 춤으로만 남게 되어

서로 떨어져 있는 동안 아예 다른 시간을 살았던 두 사람의 시간이 달랐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정희와 민영은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갔던 것이죠.

 

앞으로 뭘하든 그때 우리 같았으면 좋겠어

아무도 한숨하다고도 덜 절실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해.

민영에게 경단을 만들어 주고 떠난 정희

그걸 묵묵히 먹는 민영

함축된 것들이 들어 있는 이야기겠죠..

다 말하진 않더라도 민영은 민영대로의 사정이 있었을 것이고요.

책 초반에 이 책이 쓰여질 때 정희의 섭섭함이 시작점이 있었다는 부분에 특히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별거 아니지만 섭섭함이 쌓이면 큰 간극을 만들어 내듯이..

결말에서 공모전 전시회에 나란히 걸린 두 작품에는 각각 두 인물의 이름이 적혀 있어요.

이전에 말 했듯

수상 확률을 높이기 위해 민영의 이름으로 한 작품 더 제출한 정희.

정희가 민영이 될 수도 민영이 정희가 될 수도 있고 나란히 가거나

뒤에 오더라도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다혜기자님도 146쪽 부분에 제가 한 생각에 얹어 쓰여진 부분이 있어요.

영화의 마지막 , 정희는 자신과 민영의 이름으로 완성한 그림 두 점으로 대회 입상에 성공했다. 민영의 이름으로 출품한 그림은 뜻밖에도 정희 자신의 소망을 그림으로 그린 '숲의 정령'이다. 자신이 홀로 앉아 일하던 상상 속 숲속의 자리를 민영에게 준 것이다. 그림은 정희가 민영을 위해 작성한 또 하나의 성적표가 아닐까,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여전히 거기 있는 우정을 위하여.

=>어떻게 이 그림을 성적표로 또 해석이 가능할까요? 진짜 영화관계자분들의 해석과 해설은 남다르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상실과 기대의 시간이 주는 정서를 아름답게 포착한다는 김보라감독님의 평가처럼

이 책에서는 스무살에 느낄 만한 감정들 잘 섞일 듯 섞이지 않으면서

생각보다 웃을 일도 없고 생각보다 힘든 것도 있지만

그래도 어찌어찌 버티며 지나간 그 기억들이 풋풋하게 살아 다시 저에게 상실했던 그런 소소한 기억들 속에

저는 어느 성적표에 들어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던 책입니다.

영화도 같이 봤는데 진짜 이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니 참 재미있었고, 책의 내용을 알아도 영화는 재미있었어요^^

같이 두 개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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