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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닝

채식에 기웃거리는 당신에게

박규리,김산하,김사월,이라영,신소윤 저 외 5명 정보 더 보기/감추기 | 동녘 | 2021년 3월 5일 한줄평 총점 9.6 (16건)정보 더 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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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기후 위기 때문에, 동물이 불쌍해서, 건강에 좋다니까, ‘힙’해서 …

뭐라도 하고 싶지만 완벽할 자신이 없다면,
가늘고 긴 ‘회색 채식’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비건에 기웃거리거나 지향하고 있지만, 완벽하지 않아 쑥스럽고, 그렇다고 완벽해질 엄두는 나지 않아 고민인 ‘회색 채식인’들을 위한 가늘고 긴 비거니즘 이야기. 채식을 시도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도전과 실패의 기록부터, 불완전한 채식이 어째서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은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오늘날 비건 열풍을 향한 성찰적 시선까지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해온 열 명의 작가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채식과 채식인을 바라본다. ‘사라지지 않는 것’을 선뜻 말하기 어려워진 위태로운 지구에서, 채식은 변화를 위한 중요한 실마리다. 그렇기에 이 책은 빈틈이 좀 있어도 괜찮다고 말한다. 때때로 제자리여도 멈추지만 않는다면, 그래서 내일이 손톱만큼이라도 나아진다면, 그리고 우리가 그런 미래로 다 같이 걸어갈 수 있다면, 가만히 있느니 뭐라도 해보자고 말이다.

목차

뭐라도 하고 싶다면
버터 좀 주시겠어요? * 이라영
오십 보는 오십 보고 백 보는 백 보다 * 김산하
어느 불량 비건의 고백 * 김사월
고기라는 질문 * 조지 몽비오
비겐의 식탁 * 신소윤
다르게 하고 싶다면
괜히 그 책을 번역해서 * 김성한
3분의 1 채식, 누워서 식은 죽 먹기 * 박규리
지속 가능하다, 건강하다면 * 이의철
연결성을 넘어 위치성으로 * 조한진희
그것은 하나의 문이었다 * 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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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0명)

저 : 박규리
지속가능 디자인 연구원. 모든 걸 장난감으로 만들고 싶어 영국에 건너가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런데 즐겁게 만들어낸 창작의 결과가 의도치 않게 쓰레기와 환경문제를 만들어내는 데 당혹감을 느끼고, 이를 해결하고자 지속가능 디자인 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공대 산하 산업지속가능성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제품뿐 아니라 생산공정, 비즈니스 모델 차원의 시스템 디자인을 통해 지속가능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영국과 한국, 스리랑카, 태국 등 연구를 따라 세계를 누빈다. 영장류학자 김산하와 결혼해 유쾌하게 실천하는 지속가능한 삶을 함께... 지속가능 디자인 연구원. 모든 걸 장난감으로 만들고 싶어 영국에 건너가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다. 그런데 즐겁게 만들어낸 창작의 결과가 의도치 않게 쓰레기와 환경문제를 만들어내는 데 당혹감을 느끼고, 이를 해결하고자 지속가능 디자인 전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공대 산하 산업지속가능성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제품뿐 아니라 생산공정, 비즈니스 모델 차원의 시스템 디자인을 통해 지속가능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영국과 한국, 스리랑카, 태국 등 연구를 따라 세계를 누빈다.

영장류학자 김산하와 결혼해 유쾌하게 실천하는 지속가능한 삶을 함께 실험하던 중, 가는 곳마다 딱따구리 이웃을 만나는 인연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삶과 맞닿아 있음을 차근차근 깨닫게 되었다. 일과 삶 모두 의미 있고 신나면서도 그 결과가 자연에게 친절하기를 고민한다. 2020년 서울시 ‘올해의 한 책’으로 선정된 『아무튼, 딱따구리』와 『런던스트리트북』 등을 썼다.
저 : 김산하
1976년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출생했다. 외교관이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 스리랑카, 덴마크 등에서 자라면서 다양한 자연환경을 접했으며 한국 국제협력단의 단원으로 인도네시아, 페루 등지를 돌며 봉사 활동을 했다. 서울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생명과학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인도네시아 구눙할라문 국립공원에서 자바긴팔원숭이를 연구한 우리나라 최초의 야생 영장류학자로, 예술적 감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두루 갖춘 과학자다. 생태학자로서 자연과 동물을 관찰하고 연구할 뿐 아니라 생태학과 예술을 융합하는 작업에도 관심을 가져 영국 크랜필드대학교 디자인센터에서 박사... 1976년 일본 시모노세키에서 출생했다. 외교관이던 아버지를 따라 일본, 스리랑카, 덴마크 등에서 자라면서 다양한 자연환경을 접했으며 한국 국제협력단의 단원으로 인도네시아, 페루 등지를 돌며 봉사 활동을 했다. 서울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생명과학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인도네시아 구눙할라문 국립공원에서 자바긴팔원숭이를 연구한 우리나라 최초의 야생 영장류학자로, 예술적 감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두루 갖춘 과학자다. 생태학자로서 자연과 동물을 관찰하고 연구할 뿐 아니라 생태학과 예술을 융합하는 작업에도 관심을 가져 영국 크랜필드대학교 디자인센터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연구원이자 생명다양성재단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지역 사회에서 동물과 환경을 위한 보전 운동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제인 구달 연구소의 ‘뿌리와 새싹(Roots & Shoots)’ 프로그램 한국 지부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동생이자 일러스트레이션 작가인 김한민과 함께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자연 생태계와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그림 동화 『STOP!』 시리즈를 출간했으며, 저서로 『습지주의자』, 『김산하의 야생학교』, 『비숲』 등이 있다.
저 : 김사월
포크 듀오 김사월×김해원의 〈비밀〉 로 데뷔한 이후 솔로 앨범 〈수잔〉과 〈로맨스〉로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메모 같으면서도 시적인 노랫말을 쓰는 싱어송라이터로 수필 『사랑하는 미움들』을 썼고, 2020년 세 번째 솔로 앨범 「헤븐」을 발표했다. 『나의 복숭아』에 글을 썼다. 포크 듀오 김사월×김해원의 〈비밀〉 로 데뷔한 이후 솔로 앨범 〈수잔〉과 〈로맨스〉로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메모 같으면서도 시적인 노랫말을 쓰는 싱어송라이터로 수필 『사랑하는 미움들』을 썼고, 2020년 세 번째 솔로 앨범 「헤븐」을 발표했다. 『나의 복숭아』에 글을 썼다.
저 : 이라영 (LEE Ra-Young )
예술사회학 연구자. 예술과 정치, 그리고 먹을 것을 고민한다. 지은 책으로 『환대박을 권리, 환대할 용기』, 『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 『타락한 저항』, 『정치적인 식탁』, 『폭력의 진부함』, 『여자를 위해 대신 생각해줄 필요는 없다』, 『말을 부수는 말』 등이 있다. 『비거닝』과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에 공저자로, 『우리는 다 태워버릴 것이다』에 공역자로, 연극 〈식사〉에 공동창작자로 참여했다. 예술사회학 연구자. 예술과 정치, 그리고 먹을 것을 고민한다. 지은 책으로 『환대박을 권리, 환대할 용기』, 『진짜 페미니스트는 없다』, 『타락한 저항』, 『정치적인 식탁』, 『폭력의 진부함』, 『여자를 위해 대신 생각해줄 필요는 없다』, 『말을 부수는 말』 등이 있다. 『비거닝』과 『여자를 모욕하는 걸작들』에 공저자로, 『우리는 다 태워버릴 것이다』에 공역자로, 연극 〈식사〉에 공동창작자로 참여했다.
저 : 신소윤
〈한겨레〉 기자. 동물 뉴스 팀 애니멀피플에서 일하며 사람이 동물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사는지 겨우 알게 되었다. 지은 책으로는 고양이 만세와 함께 쓴 《나는 냥이로소이다》가 있다. 〈한겨레〉 기자. 동물 뉴스 팀 애니멀피플에서 일하며 사람이 동물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사는지 겨우 알게 되었다. 지은 책으로는 고양이 만세와 함께 쓴 《나는 냥이로소이다》가 있다.
저 : 김성한
전주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려 한다. 《나누고 누리며 살아가는 세상 만들기》, 《어느 철학자의 농활과 나누는 삶 이야기》 등을 썼고, 《동물해방》, 《동물에서 유래된 인간》 등을 옮겼다. 전주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려 한다. 《나누고 누리며 살아가는 세상 만들기》, 《어느 철학자의 농활과 나누는 삶 이야기》 등을 썼고, 《동물해방》, 《동물에서 유래된 인간》 등을 옮겼다.
저 : 강하라
러시아 문학을 공부했고 『요리를 멈추다』, 『따뜻한 식사』를 썼다. 서울에서 두 아이, 두 반려견과 살며 남편과 함께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글을 쓴다. 러시아 문학을 공부했고 『요리를 멈추다』, 『따뜻한 식사』를 썼다. 서울에서 두 아이, 두 반려견과 살며 남편과 함께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글을 쓴다.
저 : 조한진희 (반다)
여성·평화·장애 운동을 넘나드는 활동가. 팔레스타인에서 인권 활동을 하는 중에 건강이 손상되었고, 이후 질병에 관해 사유하게 되었다. 질병 경험을 토대로 쓴 책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를 통해 질병 문화를 통찰하며 잘 아플 권리(질병권)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2015년 〈일다〉 시민교실에서 ‘질병과 함께 춤을: 잘 아프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것들’이라는 워크숍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시민들과 질병 서사 쓰기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인권 연극 제작, 시민교육 등으로 질병과 인권 영역을 확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겨레〉, 〈일다〉, 〈민중언론참세상X워커스... 여성·평화·장애 운동을 넘나드는 활동가. 팔레스타인에서 인권 활동을 하는 중에 건강이 손상되었고, 이후 질병에 관해 사유하게 되었다. 질병 경험을 토대로 쓴 책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를 통해 질병 문화를 통찰하며 잘 아플 권리(질병권)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2015년 〈일다〉 시민교실에서 ‘질병과 함께 춤을: 잘 아프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것들’이라는 워크숍을 여는 것을 시작으로, 시민들과 질병 서사 쓰기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인권 연극 제작, 시민교육 등으로 질병과 인권 영역을 확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겨레〉, 〈일다〉, 〈민중언론참세상X워커스〉 등에 질병, 페미니즘, 진보사회에 관한 연재를 했고, 공저로 《포스트 코로나 사회》, 《비거닝》, 《라피끄:팔레스타인과 나》가 있다. 지금도 ‘완치와 투병의 중간쯤’에 살고 있다.
저 : 조지 몽비오 (George Monbiot)
탐사 저널리스트이자 환경운동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한 후 BBC에서 라디오 자연 프로그램과 환경 탐사 프로그램 등을 제작했다. 첫 르포 『독화살Poisoned Arrow』을 쓴 후 브라질로 건너가 약 2년 동안 체류하게 되는데, 이때 원주민의 땅을 지키는 저항운동에 참여하면서 광범위한 사회운동에 눈을 떴다. 이후 케냐, 탄자니아 등에서 원주민들과 저항운동을 함께했고, 영국에 돌아온 뒤 언론인과 환경운동가로 일하면서 절멸에 이르고 있는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과 협력해오고 있다. 1995년 공동 설립한 ‘모두의 땅이다The Land is Ours ... 탐사 저널리스트이자 환경운동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한 후 BBC에서 라디오 자연 프로그램과 환경 탐사 프로그램 등을 제작했다. 첫 르포 『독화살Poisoned Arrow』을 쓴 후 브라질로 건너가 약 2년 동안 체류하게 되는데, 이때 원주민의 땅을 지키는 저항운동에 참여하면서 광범위한 사회운동에 눈을 떴다. 이후 케냐, 탄자니아 등에서 원주민들과 저항운동을 함께했고, 영국에 돌아온 뒤 언론인과 환경운동가로 일하면서 절멸에 이르고 있는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과 협력해오고 있다. 1995년 공동 설립한 ‘모두의 땅이다The Land is Ours ’라는 단체는 토지 사용 결정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냈고, 1996년부터 매주 『가디언』에 기고하고 있는 칼럼은 독창적인 관점과 깊이 있는 조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주요 저서로 『무인 지대No Man’s Land』, 『도둑맞은 세계화The Age of Consent』, 『아포칼립스여 오라Bring On the Apocalypse』, 『잔해 밖으로Out of the Wreckage』 등이 있다. 탁월한 환경 업적에 대해 수여하는 ‘UN 세계 500대 상’을 넬슨 만델라로부터 받았다(1995). 2019년 대대적인 생태계 복원 캠페인의 일환으로 그레타 툰베리와 함께 출연한 다큐멘터리 〈지금 자연은Nature Now〉은 6천만 뷰를 기록하면서 웨비(Webby) 상을 수상했다.
저 : 이의철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생활습관의학 전문의. 현재 선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의 센터장을 역임 중이다. 아울러 대한생활습관의학 교육원 부원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차의과대학 통합의학대학원 겸임교수로 ‘생활습관의학’ 강의를 하고 있다. 『사람을 살리는 기후위기 교육』, 『비거닝』 등을 공저했고, 『청소년 생활습관의학 안내서』, 『당신이 병드는 이유』를 번역했으며, 『무엇을 먹을 것인가』 및 자연식물식과 관련된 다양한 번역서를 감수했다. 최근에는 건강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 동물과의 공존을 위해 자연식물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연식물식과 관련된 다...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생활습관의학 전문의. 현재 선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의 센터장을 역임 중이다. 아울러 대한생활습관의학 교육원 부원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차의과대학 통합의학대학원 겸임교수로 ‘생활습관의학’ 강의를 하고 있다. 『사람을 살리는 기후위기 교육』, 『비거닝』 등을 공저했고, 『청소년 생활습관의학 안내서』, 『당신이 병드는 이유』를 번역했으며, 『무엇을 먹을 것인가』 및 자연식물식과 관련된 다양한 번역서를 감수했다. 최근에는 건강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 동물과의 공존을 위해 자연식물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연식물식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경험담은 ‘이의철의 자연식물식(www.koreawfpb.org)’ 웹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우리는 채식이라는 대안을 피할 수 있을까?

“인류의 밥상을 위해 지구가 총동원되고 있다”(김산하)
“먹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보다 덜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조지 몽비오)

살던 대로 사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전염병과 마스크 풍경만이 아니다. 올해 있었던 유래 없는 폭우와 산불, 아찔한 속도로 녹아내리는 빙하는 인류를 향해 하나의 메시지를 보내는 중이다. 그렇게 계속 살다가는 모든 게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 거라고. 지구의 어떤 것도 지속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된 지금, 이 모든 위기의 원인들에는 교집합이 하나 있다. 바로 육식이다.

매년 축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 세계 모든 교통수단에서 발생되는 배출량을 훌쩍 넘는다. 사육 과정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와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또 가축을 기르고 사료를 재배할 땅을 확보하기 위해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산림을 비롯한 전 세계 수많은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따라서 채식은 무엇보다 인류의 생존을 좌우할 키워드다. 그러니 뭐라도 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관심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실패하는 쪽이 아예 시도조차 않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 이 책은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조금씩만 비건 방향으로 옮겨가보자고 말한다.

야생영장류학자 김산하는 지구에 사는 870만여 생물 종 중에서 단 하나의 종, 즉 인간의 식사를 감당하는 데 지구가 통째로 이용되다시피 하고 있다는 경악스러운 사실을 짚어준다. 그중에서도 육식이 지구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는 명백한 과학적 사실 앞에서, 이제는 채식을 흑백논리로 접근하거나 ‘오십보백보’라는 말 뒤에 숨지 말고, ‘생태적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검토해보자고 이야기한다.

영국의 환경운동가 조지 몽비오의 이야기도 비슷하다. 공장식 축산의 대안으로 풀어놓고 기르는 방목 축산을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대규모 잔혹 행위 대신 대규모 파괴를 가져올 뿐”이라고 단언한다. 배출되는 탄소량과 에너지의 생산 측면에서는 여전히 비효율적이며, 토지 황폐화 등의 문제를 따져봤을 때 지구에 미치는 악영향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육식이 지속 가능한 미래가 아니라는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하며, 최소한 지금보다 덜 먹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어딘가 애매해서 더 리얼한 ‘회색 채식’ 이야기

“버터에 대한 내 혀의 욕망은 끈질기게 남아 있다”(이라영)
“비건 라면 한 상자를 사고 나서는 스스로 조금 실망했다”(김사월)
“아무리 애를 써도 채식의 윤리적 정당성을 반박할 수 없었다”(김성한)
“그때의 나는, 처음 연애하는 이의 태도와 비슷했다”(신소윤)

다행히 채식은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주목받는 중이다. SNS에는 감각적인 비건 음식 사진과 글이 넘쳐나고, 동물권에 대한 인식도 점점 확산되고 있다. 올해는 특히 공공 급식의 채식 선택권 이슈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육식 소비량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방송 등에서는 육식 예찬이 여전히 인간미와 털털함의 징표처럼 소비된다. 무엇이 진짜일까?

어쩌면 현실은 둘 다일지 모른다. 그리고 우리가 놓치는 또 다른 현실도 있다. 극과 극으로 나뉜 채식 논쟁 사이에는 채식에 관심은 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미루고 있는 사람,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지만 은근히 지향하는 사람, 몇 차례 시도했고 실패도 했지만 여전히 채식을 마음속 과제로 느끼는 사람, 즉 ‘회색 채식인’들이 있다. 어쩌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할지도 모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실패하는 ‘회색 채식인’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예술사회학 연구자 이라영은 채식을 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버터’가 어떻게 채식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는지 유쾌하게 소개한다. 완벽하지 않은 채식에 대해서도 비난할 것이 아니라 “흉내내기도 반복하면 습관”이 되는 측면에 주목하자고 말한다. “완벽한 소수가 투쟁하고 희생하는 사회보다는 불완전한 다수가 연대하는 사회가 구조를 바꾸기 더 쉽다”며, 실패하면 또 작심하자고 이야기한다.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은 많은 비건 지향인들이 일상에서 한 번쯤 마주했을 법한 고민을 솔직하게 들려준다. 트위터를 통해 비건에 입문하게 된 과정, 비건 기내식을 처음 마주했을 때의 당황스러움, 다이어트를 할 때의 딜레마, 비건 집밥에 신나게 몰두하다 어느 순간 비건 라면을 사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의 당혹감 등은 채식을 시도하고 실패했던 많은 사람들이 차마 말하지 못했던 사소하지만 중요한 순간들일 것이다.

‘우연히’ 피터 싱어의 《동물 해방》을 번역하는 바람에 채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철학자 김성한은 사실은 채식을 외면하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공리주의 관점에서 도저히 채식의 정당성을 반박할 수 없었고, 그럼에도 “반박할 논리를 찾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만큼 여전히 고기에 유혹되는 자신을 돌아보며 이런 현실이기에 더 많은 ‘작은 물방울’과 회색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기자로서 취재를 하다가 비건에 입문한 신소윤은 “처음 연애를 시작할 때”처럼 몰두했던 비건 ‘시절’을 회고한다, 지금은 ‘10초 비건’이 되었지만 분명 이전보다 “조금은 주저하게 되었고, 대체할 것이 있으면 비건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의 이야기처럼 “알면,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수많은 채식 지향인들의 ‘실패’를 단지 실패로만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이다.

‘가늘고 길게’ 채식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자유의지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한다”(박규리)
“나는 즐겁고 자유로운 비거니즘이 좋다”(강하라)

그렇다면 ‘회색 채식’을 어떻게 시작해볼까? 채식이 옳다는 건 알겠는데, 잘할 엄두가 안 나거나 거듭되는 실패에 김이 새버린 기분이라면? 지속가능디자인을 연구해온 박규리가 “채식주의자라는 간판을 내건 순간 육류나 유제품 메뉴는 쳐다볼 수도 없다는 게 자유의지를 스스로 침해하는 듯 분하다”고 짚은 대목은 한 번쯤 비건을 결심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하다. “어디까지나 먹을 수 있지만 안 먹는 거라는 생각”을 유지하기 위해 “자유의지와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한다는 그는 고기를 먹는 예외적인 세 가지 상황을 소개한다. 특히 완전채식을 하는 사람 1명의 1년치 채식과 일주일에 한 번 채식을 하는 사람 7명의 1년치 채식이 거의 비슷한 양이라는 진지한 계산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비건에 관한 책을 써온 작가 강하라도 스스로를 비건이라고 굳이 구분 짓지 말라고 당부한다. “스스로가 정해놓은 틀 때문에 오히려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건이라고 우월할 이유도 없고, 비건이 아닌 사람을 가르치려 해서도 안 된다”는 대목은 양극단으로 나뉜 오늘날 채식 논쟁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슬프고 강제하는 비거니즘보다 즐겁고 자유로운 비거니즘이 좋다”고 말하는 그는, 비건이라고 정의하기보다 제철과일과 채소를 풍성하게 담아보는 쪽으로 생각해보면 어떤지 제안한다. 이러한 마음가짐들은 ‘가늘고 길게’ 채식하기 위한 심리적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채식 열풍을 넘어 ‘채식하는 사람’의 이야기로

“‘고기 흉내’를 넘어설 고민도 해야 한다”(이의철)
“어떻게 함께 채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조한진희)

이 책은 오늘날 채식 열풍에서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는, 한 번쯤 의문이 생기지만 선뜻 꺼내기 어려운 이야기도 담겨 있다. 바로 ‘건강한 채식’과 ‘평등한 채식’의 문제다. 이는 개인의 ‘결심’과 ‘의지’ 못지않게 채식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사안이다.

환자의 건강을 고민하다가 채식에 입문한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이의철은, 대체육이나 편의점 비건 식품 등 최근 주목받는 비건 음식들이 꾸준히 섭취해도 괜찮을 만큼 건강한 음식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지속 가능한 채식’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채식하는 사람이 건강해야 채식도 지속 가능한 사회운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비건 운동은 ‘고기 흉내’를 넘어 ‘고기 너머’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젠더, 질병, 장애 등의 이슈를 넘나드는 활동가 조한진희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채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팔레스타인에서 만난 주민, 쪽방에 사는 지인, 중증 장애가 있는 동료, 맥도날드 알바생의 사례를 통해 채식이 “단지 개인의 부지런함에 달린 문제”인지 묻는다. 채식이 “더 나은 선택지를 가진 이들의 고귀한 윤리적 액세서리”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가 어떻게 함께 채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이는 채식이 ‘모두’에게 지속 가능한 것이 되기 위해, 사회에서 비건 운동이 더 많은 변화와 파급효과를 일으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이야기일 것이다. 또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채식의 본질적인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종이책 회원 리뷰 (11건)

포토리뷰 비거닝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다**게 | 2023.01.18
채식에서 기웃거리는 당신에게.
비거닝.

파스텔톤의 표지에 완두콩,피망등의 야채가 자리잡았다.
재생지와 콩기름을 사용하여 글자들을 채우고 인쇄하였다.
손바닥을 쫙 편만큼의 크기를 가진책이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재생지 특유의 감촉이 좋다.
표백의 흰색이 아니라 한톤 낮추어진 종이색과
검은글씨에 초록으로 약간의 채색만 넣은 일러스트가
군더더기없이 깔끔하다.

모두 열 명의 사람들이 이야기를 전한다.
책의 앞날개 뒷날개에 다섯명씩 소개를 해준다.

*이라영-예술사회학 연구자
*김산하-생명다양성재단의 사무국장
*김사월-싱어송라이터
*조지 몽비오-영국의 환경운동가
*신소윤-(한겨레)에서 일하고 있다.

*김성한-전주대학교 윤리학과 교수
*박규리-케임브리지대학 공대 연구원
*이의철-직업환경의학.국제생활의학 전문의
*조한진희-채식하는 페미니스트 작가
*강하라-지속가능한 삶에대해 글을쓰는 작가

직업도 삶도 다양한 사람들이 하나의 주제에대해
생각하고 경험한 것을 이야기하는 책.
독자로서는 책 한권에 다양한 시각을 엿볼수 있어 좋았다.


(뭐라도 하고 싶다면)
이라영,김산하,김사월,조지 몽비오,신소윤

(다르게 하고 싶다면)
김성한,박규리,이의철,조한진희,강하라

열 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버터 좀 주시겠어요?"
"버터!...버러!....버~~~러!!"
-9페이지

식당에가면 수시로 버터를 찾아대는 이라영은 버터를 너무도 좋아한다.
어학연수 시절 갔던 "이즈니 버터"는 한 시절 그의 세계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할 정도다.
그런 그가 과연 비건 지향이 될 수 있을까..

"나는 붉은살,그러니까 육고기는 현재 먹지 않는다.
페스코 베지테리언이다."-14페이지
"내가 고기를 나의 식탁에서 치워버린 이유는 동물 자체에 대한
착취와 기후 위기의 시급함 때문이다.'-15페이지
"나는 서서히 버터와 이별하는 중이다.
나는 비건 버터를 만들었다."-20페이지

-예술사회학 연구자답게 그림,영화,작품들 속에서 보이는
고기와 여성에대한 불편한 시선들을 말한다.

단지 고기와 우유를 만들어내는 존재로서의 육식과 여성의 관계를
말할 때 생각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선을 느꼈다.
깊이 들어가면 조금 불편한 주제.
"젖을 주는 어머니로 재현되는 여성"-17페이지

육식과 여성의 관계에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아는만큼 보이고 깨달았던 것들을 계기로
이라영은 비건의 길로 들어섰다.
조금씩 식사의 방향을 바꾼다.

"완벽한 소수가 투쟁하며 희생하는 사회보다
불완전한 다수가 공감하며 연대하는 사회가 구조를
바꾸기 더 쉽다.작심 3개월,아니 작심 3일도 좋다.
실패하면 또 작심하면 된다."-24페이지

-콩비지 브라우니,청국장 라테,비건 버터...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고,
다수가 조금씩 실천해보자고 말한다.
실패하면 또 작심하며 다시 또 하면 된다고.

김성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어릴적 키우던 개 "베니".
산책도 시키지 않았고, 마당 개집에 묶인채
집안엔 들어오지 못했던 그시절의 개들.
현재의 기준에서 보자면 이것이 진정한 사랑이었나
생각되어지지만 그 시절 그것은 당연한 모습이었다.

"어떤 관행이 사회에 널리 퍼져 있을 때,우리는
그 관행을 뒤집어 볼 생각을 하기가 좀처럼 힘들다...
육식을 일상적으로 하고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육식이 문제가 있는 관행이며,이에 따라 채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할 때는 바로 이와 같은 저항을
받게 될 것이다.:-90페이지

-시대와 인식과 가치에 따라 달라지는 관행.
어떤 주제가 쉽게 자리할 수 없는 이유다.
대학에서 동물의 도덕적 지위에 대한 수업을 한 김성한.
어느 날 치킨을 뜯고 있다가 우연히 한 제자와 마주하게 된다.
그 날의 창피함과 스스로에대한 멘붕으로인해
완전채식을 다짐했다.
그러나 완전채식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고기를 너무나 좋아했고 완전채식 식당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후에 어류까지 먹는 "페스코 채식"으로 전환.
강박에서 벗어나 할 수 있는만큼의 실천을 한다.

"나는 완전채식을 하면서 그보다 덜 철저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을 불편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좀 더 부드러운
시각을 갖길 바란다."-100페이지

-완벽한 기준을 세우고 그에 못미치는 사람과 상황을
판단하지 말고 연대를 통한 변화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이전보다 비건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중간에 실패하는 상황도 생긴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불편할까봐,
괜스레 유난떠는 것 같아서,
완벽하게 실천할 자신이 없어서,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니까..
여러가지 이유로 비건이 되는 길이 멀게만 느껴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완벽하게 실천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금씩 많은 사람들이 해나가 보자고..
나도 실패했고 여전히 그러고 있다고
열 명의 작가들은 전한다.
비건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윤리적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인으로서 마땅히 지켜나가야할
자연스러운 것들이 되기를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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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 - 비겐 - 비건, 비거닝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YES마니아 : 플래티넘 u***8 | 2021.03.22

비거닝은 크게 두 단원으로 나뉜다. 첫째 단원은 뭐라도 하고 싶다면”, 둘째 단원은 다르게 하고 싶다면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전자는 채식에 기웃거리는 이들을 위한 글이고 후자는 본격적으로 비건을 실천하려는 이들을 위한 글로 보아도 무방하다.

 

나는 첫째 단원의 비겐의 식탁과 둘째 단원의 괜히 그 책을 번역해서를 가장 인상 깊게 읽었다. 비겐의 식탁은 기사를 쓰기 위해 비건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이야기이고, 괜히 그 책을 번역해서는 철학(동물해방)을 공부하며 채식을 결심한 이야기이다.

 

-

비겐의 식탁비겐은 저자(신소윤 기자님)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선배의 말에서 따온 것이다.

 

(72-73)

요즘 건강 문제 때문에 나도 비건을 시작해보려고. 그런데 나는 비건까지는 아니고 비겐 정도인 것 같아.”

, 비긴-비겐-비건 중에 비겐 말하는 거지?”

비건 신청자 선배가 웃으며 그렇다고 했다.

하하하, 무슨 그런 아재개그를……

그때는 너무 썰렁한 농담이라며 웃어넘겼지만, 이후로 그의 말이 가끔 귓전을 맴돌았다.

 

육식을 즐기다가 갑자기 완전 채식을 시도하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저자는 비건적()’으로 음식과 생활용품을 따져가며 사용했던 경험에서, 스스로를 옥죄는 채식은 실패하기 십상이라는 교훈을 얻는다. 하지만 단순 실패에 그치지 않았다고도 말한다.

 

(83)

짧고 강렬했던 경험은 내 인생의 방향을 살짝 틀었다. 알면,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나는, 다시 고기를 먹지만 조금은 주저하게 되었고, 먹는 것부터 입고 쓰는 것까지 동물의 희생을 대체할 것이 있으면 비건을 선택하는 비중이 훨씬 커졌다.

 

한 번의 비긴으로 완벽한 비건은 못 될지언정, ‘비겐의 삶이라도 계속하다보면 비건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비겐의 식탁으로 독자를 초대하고 격려한다.

 

-

괜히 그 책을 번역해서에서 그 책은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Animal Liberation)이다. 저자(김성한 교수님)은 어떤 사명감 때문이 아니라 친구의 권유로 별다른 생각 없이(!) 동물 해방을 번역했다가 혼란에 빠져버린 일화를 소개한다.

 

(92)

한참 치킨을 뜯고 있는데, 누군가가 멀리서 다가와 내게 불쑥 인사를 했다. 동물의 도덕적 지위에 대한 내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이었다.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고서 치킨을 계속 먹었지만 나는 더 이상 맛을 느끼지 못했다. 특히 창피하다는 생각과 스스로에 대한 변명이 교차하면서 결국 멘붕이 왔다. 마침내 나는 채식을, 그것도 완전채식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저자는 윤리교육과 교수답게 고기를 먹고 싶은 욕망을 무려 공리주의와 칸트(!)의 철학으로 극복한다. 내가 채식을 결심한 것도 윤리 때문(철학자의 식탁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를 읽고 설득 당함)이었는데, 덕분에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95)

이 세상의 고통을 없애고 행복을 증진하라는 공리주의의 기준으로 판단하자면 가축들이 살아가는 현실은 우리에게 그들의 고통에 관심을 둘 것을 요청하고 있었다.

 

(96)

아무리 애를 써도 채식의 윤리적 정당성을 반박할 수 없었다. 문제는 고기를 먹고자 하는 나의 욕구였다. 문득 칸트가 말하는 자유의 의미가 떠올랐다. 칸트가 말하는 진정한 자유란 우리가 원초적 욕망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욕망을 극복하면서 도덕 법칙에 따르는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기준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자 한다면 나는 고기를 먹지 않고 오히려 채식을 해야 한다.

 

이후 저자는 완전채식에 대한 부담을 덜고자 페스코(어류까지 허용) 채식을 시도했고 강박에서 벗어나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비겐의 식탁에서도 말했듯이, 처음부터 비건이 되려면 너무 어렵기 때문에 타협적인 페스코부터라도 시도하는 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나의 페스코 채식은, 가난한(?) 자취생으로서 매 끼니마다 완전 채식하기는 버겁기 때문에 선택한 일종의 타협안이다. 이 지점에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비거닝을 통해 완전 채식을 실천하지 못했다는 무거운 마음을 덜어내고 다시 비건을 향해 달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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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채식에 앞서 뭐라도 해보고 싶다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 샨**티 | 2021.02.21

   4교시 수업 마치는 종이 채 울리기도 전에 학생들은 손을 씻고 급식실로 질주한다. 열을 체크한 뒤 손소독제를 받아 손바닥을 문지른 뒤 한 줄로 서서 식판에 밥과 반찬을 받아 칸막이 식탁 앞으로 간다. 제육볶음, 감자 베이컨 볶음과 밥을 받은 아이들이 눈에 띈다. 육류 중심의 편식이 일반적인 아이들은 비타민 겉절이가 있지만 채소 반찬은 먹지 않으려 급식 때 채소 반찬은 받지 않는다.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제도 시행으로 학생들 영양까지 챙기는 단체 급식으로 편리해졌지만 육류 반찬이 안 나올 때가 거의 없어 점심시간이 불편해졌다.

   새 학기로 바쁜 봄을 보낸 여름과 먹거리가 풍성한 가을에는 도시락을 싸와 집 밥으로 점심을 해결하였는데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는 학교 급식을 이용한다. 붉은 고기를 안 먹는 대상자가 신경 쓰여서인지 조리사는 고단백 음식도 섭취해야 한다며 식이 습관을 바꾸려 하였다. 성장기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단체 급식 식단을 짜더라도 육류에 편중된 식단 구성은 달갑지 않으면서도 채소 반찬 위주로 점심을 해결한다. 돼지고기와 소고기 반찬을 안 받으니 개구쟁이 소년은 고기를 받아서 자신에게 달라며 청할 때도 있어 육식 위주의 식단에 길들여진 듯해 걱정되곤 한다.

   현대인들은 과거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질병을 앓으며 늘어난 평균 수명에 비해 삶의 질은 떨어져 건강한 생활에 대한 관심은 커졌다. 건강을 잃고 치료를 받다 고통 속에 이 세상을 뜬 지인들이 늘어날 때마다 무탈한 일상의 소중함을 재발견한다. 건강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어떤 것도 꾀하기 힘든 상황에 빠질 수 있음을 알아차리고 식생활습관에서 오는 여러 질병을 보면서 채식을 지향하며 지낸다. 동물 착취와 학대를 최소화하려는 삶의 방식인 비거니즘(veganism)을 지향하며 채식에 기웃거리는 당신에게 라는 부제가 붙은 비거닝을 살핀다. 생활 속에서 비건을 지향하는 이들의 솔직 담백한 일상은 완전 채식을 강요하지 않아 심리적 부담은 덜하다. 동물 학대 논란을 고려해 우유를 두유로 대체하고, 각종 과자와 라면을 튀기는 데 쓰이는 팜유는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등의 이유를 들어 식습관을 바꾸는 실천은 선택의지에 따른 자기결정권이다.

   구제역, 조류독감 등의 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관련 법규에 따라 수많은 동물들이 대량으로 살처분되었다. <<묻다>>의 저자는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짐승들을 매몰한 지 3년 후 그곳을 찾아 사진을 찍고 전시했다. 사진 옆에 살처분된 닭과 오리, 돼지 등의 숫자를 실어 통렬한 아픔과 강한 죄책감은 비정한 인간들의 이기심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구제역으로 돼지들을 살처분하는 현장을 담은 다큐멘터리 속 생명체의 절규는 살고 싶은 욕망을 담고 있는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이후로 육식 섭취를 줄이고 어패류와 과일, 채소, 곡류 중심으로 섭취하며 지낸다.

   '맑고 신선한 해표, 해표 식용유

   광고를 들으며 지내온 지도 꽤 오래되었다. 1971년 해표 식용유는 식생활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대두를 수입하여 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로 소와 돼지를 먹여 축산업을 장려하게 되었으며, 기름을 짜고 남은 다량의 재료들이 가축의 곡물사료로 쓰여 축산업 발달을 돕게 되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지상에 공급되는 모든 것들은 그 제품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영향을 주고받는 연결고리로 묶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겠다. 식용유와 동물성 식품들이 저렴하고 대량으로 유통되기 시작되어 가공식품 섭취를 크게 늘려왔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세계적으로 장기화된 코로나 19사태로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야하는 위기의 시대에 기존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뉴노멀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그 이후는 이전의 세계와는 확연히 달라져 미래를 대비할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 기후변화가 초래한 장기화된 장마, 폭우와 폭염, 한파를 겪으며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촉발된 환경 파괴를 멈추고 환경과 인간이 함께 살아갈 길을 모색해야 한다. 한 사람보다는 여럿이 함께하는 연대와 실천이 더 값진 때에 한 끼만이라도 자연 상태의 곡식과 채소와 과일 등을 먹으며 탄소 배출량을 줄여가려는 실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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