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루 밀러 저/정지인 역
이창현 글/유희 그림
팀 페리스 저/박선령,정지현 공역
엠제이 드마코 저/신소영 역
김초엽 저
2019년 10월 17일
노희경 작가님의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계정판압니다. 한편의 드라마같은 제목으로 임팩트있는 책이었습니다. 친구의 추천으로 보긴했으나 오 책 좋다라고 생각했는데 유명학 작가분것이었군요. 이런느낌의 에세이는 처음이었기에 신선했습니다. 노희경작가님에대한 사랑의 철학을 보면서 아 이런식으로 사랑이 해석되는 구나 사랑의 여러형태를 볼수있어서 좋았고 다른분들에게도 추천해보고픈 책이었습니다. 꼭 보시길
기가 막힌 제목이다.
드라마 만큼 드라마틱한 제목같으다. 안방 아랫목같이 편하고 따듯한 책이였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모두 유죄다.
자신에게 사랑받을 대상 하나를 유기했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모든 기억은 내 편의대로 조작될수 있다는 것. 하여, 이제 말하려는 우리 둘 사이에 있었던 에피소드는
어쩌면 또다시 나만의 기억일 뿐 그대와는 무관한 어떤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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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난다. 좀더 나중까지 사랑한게 뭐 그리 대단한 유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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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부하건데, 해보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해도 안되는것이 있는 게 인생임도 알았음 한다.
근데 그 어떤 것이 안 된다고 해서 인생이 어떻게 되는 것은 또 아니란 것도 알았음 싶다.
100퍼센트는 아니지만, 70퍼센트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뭐 어쨌건 밥은 먹고 사니까.
그리고 그 순간엔 나름 최선을 다 했다고 생각하니까.
자기합리화라해도 뭐 어쩌겠는가.
자기학대보다 낫지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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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찐한 사랑 한번에 여자가 될 줄 알았었고
실연은 절대로 안 당할 줄 알았었다.
이제는 그런 내 바람들이 당치않은 기대였던 것을 안다.
조금은 날긋하게 닳은 여자에게 순수는 반갑지 않다.
순수가 사랑을 얼마나 방해하는지 모르는 사람만이 순수를 동경한다.
사랑이 운명이나 숙명이 아닌 일상의 연장선에 있다고 믿는 대개의 경험있는 사람에겐
(사랑의 열정을 몇번씩 반복해서 느껴본 사람) 순수는 정돈된 일상을 방해하고
그로 인해 사랑을 좀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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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모든걸 지배하던 시절이 있었다.
온몸의 촉수가 그를 향해 있던 안타까운 그 시절엔 그가 없는 공간에서도
그의 주시를 받는 것처럼 모든게 조심스러웠다.
책임질 수 없는 말은 하지 말자.
내가 한 말에 대한 책임 때문에 올가미를 쓸 수도 있다.
가볍게 하자, 가볍게.
보고는 싶지라고 말하고, 지금은 사랑해라고 말하고,
변할 수도 있다고 끊임없이 상대와 내게 주입시키자. (13쪽)
사랑에 배신은 없다. 사랑이 거래가 아닌 이상, 둘 중 한 사람이 변하면 자연 그 관계는 깨어져야 옳다. 미안해할 일이 아니다. 마음을 다 잡지 못 한 게 후회로 남으면 다음 사랑에선 조금 마음을 다잡아볼 일이 있을 뿐, 죄의식은 버려라. 이미 설레지도 아리지도 않은 애인을 어찌 옆에 두겠느냐. 마흔에도 힘든 일을 비리디 비린 스무 살에, 가당치 않은 일이다. 가당해서도 안 될 일이다. 그대의 잘못이 아니었다. 어쩌면 우린 모두 오십보백보다. 더 사랑했다 한들 한 계절 두 계절이고, 일찍 변했다 한들 평생에 견주면 찰나일 뿐이다. 모두 과정이었다. 그러므로 다 괜찮다. (24쪽)
그때 내 어머니의 나이는 서른한 살의 꽃다운 나이. 자식은 여섯에, 남편은 남만 못한 남자. 힘도 들었겠다. 자식이 짐스럽다 못해 원망도 스러웠겠다. 없었으면 천번만번도 바랐겠다. 굳이 출생 즈음의 이야기는 안 해도 되는 걸 거짓말까지 해가며 나에게 해준 건, 죄의식이었겠다. 너무나 미안해서였겠다. 이후에, 나를 참 예뻐라 했으니, 그것으로 다 됐다. (32쪽)
슬프다는 말로 시작되는 시가 있다.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완전히 망가지면서 완전히 망가뜨려놓고 가는 것,
그 징표 없이는 진실로 사랑했다 말할 수 없는 건지,
나에게 왔던 모든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참 좋은 시였는데, 다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게 첫 구절과 마지막 구절, 한 구절만 생각이 난다. 마지막은 이렇다.
아무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는 것,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황지우, 뼈아픈 후회
내 자존심을 지킨답시고, 나는 그녀를 버렸는데, 그럼 지켜진 내 자존심은 지금 대체 어디에 있는걸까? (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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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제목이 문제인 것 같다.
제목이 어쩐지 너무 진부하여 한참을 보지 않았던 책이었다.
노희경이라는 드라마 작가를 좋아하면서도 어쩐지 낯간지러운 제목이, 그냥 그저 그런 사랑 이야기를 들이밀면 어쩌나 싶어 실망할까 안 읽었기도 했다. 그러나 그 책을 읽고 몇 장 넘기지 않았을 때, 나는 알았다. 나의 인생 책 중 한 권이 되겠구나. 라는 것을. 드라마보다 더 깊이 있는 사람에 대한 작가의 이야기들이 적혀 있었다. 이때 알았다. 좋은 작가의 에세이를 읽어야겠구나. 그게 진짜 좋은 작가를 알게 되는 길이구나.
이 책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것이 예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이기에 가지는 수없이 많은 감정들과 어쩌면 못난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좀 무서울만큼 노희경 작가는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드러낸다. 그리고 말한다. 그래, 내가 찌질했다. 그래, 내가 못났었다. 그리고 어쩌겠냐. 사람이란게 완벽할 수가 없는데.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시작하자.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인정하고 나니 결국 사랑, 사랑을 해야 하는 거더라. 라는 생각까지 작가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아니 현실이어서 더 드라마틱해보이는 문장으로 나를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 책을 내가 10대때나 20대 초에 읽었다면 아마 그냥 좋은 드라마 쓰는 작가의 사랑에 관한 멋진 문장이 있는 책 정도로 생각했을 텐데, 20대 후반을 넘어 30대가 되어 읽으니 이것은 그냥 삶의 고백 그 자체였다. 그녀가 고백을 하니 나도 고백을 할 용기가 생긴달까. 아주 힘든 사랑의 끝에 서 있는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 사랑은 단지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 주변에 대한 사랑까지 모두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노희경은 역시 노희경이다.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를 읽었습니다. 여러 드라마 작품으로 유명한 노희경 작가의 에세이집입니다. 원래 2008년도에 처음 출간되었는데 여러 이야기들은 더 추가해서 이번에 새로 발간되어 구입해 읽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들이 차분하고 담백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러 이야기들을 읽으며 그녀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그녀의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녀가 직접 친필로 적은 메시지들을 보며 감동을 얻었고 그녀의 드라마 속 명대사들을 보며 그녀의 작품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여러 에세이들을 통해 사랑의 여러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사랑해야 하지만 사랑하지 못하는분들이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 중 하나입니다.
[eBook]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그 시절은 이제 와 내게 좋은 글감들을 제공한다. 나는 한때 내 성장과정에 회의를 품은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가 만약 가난을 몰랐다면 인생의 고단을 어찌 알았겠는가. 내가 만약 범생이였다면 낙오자들의 울분을 어찌 말할 수 있었겠으며, 실패 뒤에 어찌 살아남을 수 있었겠는가.
나는 작가에겐 아픈 기억이 많을수록 좋단 생각이다. 아니, 작가가 아니더라도 그 누구에게나 아픈 기억이 필요하다. 내가 아파야 남의 아픔을 알 수 있고, 패배해야 패배자의 마음을 달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희경 작가의 엄청난 골수팬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다수의 드라마는 꼬박꼬박 챙겨보는 편이다.
뭔가 가슴속에 콕 박히는 대사들이 항상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나의 베스트는 '그들이 사는 세상'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읽은 뒤
마음속에 남은 좋은 글이 많았기에 다시 또 이북으로 구매했다.
평소 노희경의 드라마를 좋아했다면 이 책도 좋아할 것이라 생각한다.